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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036333 / 143쪽 125 x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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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b판시선 21번째로 하종오의 시집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가 나왔다. <웃음과 울음의 순서>를 낸 지 정확히 1년만이다. 전작 <웃음과 울음의 순서>가 새로운 생명(외손녀)이 태어나서 자라는 모습을 61편의 시에 담아낸 ‘육아 시집’이라면,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는 시인 자신의 지난 삶을 반성하면서 쓴 ‘유언 시집’이다. 그래서 전혀 다른 성격의 시집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속편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왜냐하면 한 생명의 성장은 다른 생명의 쇠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웃음과 울음의 순서> 후기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들어가 있다. “초로에 영유아에게서 시상을 얻는다는 건 경이로운 경험이다. 죽어감과 태어남의 교차 지점에서 느낄 수 있는 실감이기도 하다.”
신작 <죽음에 다다가는 절차>는 일상 속에서 삶과 죽음, 즉 수많은 생명들의 시작과 끝을 경험하면서 쓴 반성문이다. 앞선 세대가 늙고 사라져야 후세대가 젊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듯이 어제가 있으니 오늘이 있으며, 열매를 거둬들인 땅은 잠시 불모의 상태 있은 후에야 비로소 다시 싹을 틔울 수 있다는 깨달음이 담겨 있다. 따라서 시인은 죽음을 늙음의 종착역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거부하는데, 모든 생명들은 이미 저마다의 죽음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그런 죽음으로 인해 숨을 쉬면서 때론 사랑하고 때론 실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종오 시인에게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란 노년에 되어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자세로 충실히 삶을 살아가는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인은 외손녀에 대한 시를 쓰면서 “젊어서 이런 시들을 쓸 줄 알았더라면 나는 행간이 깊고 넓고 아늑한 시를 쓰는 시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탄한 적이 있는데, 비록 지금의 그가 그런 시인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에 실린 55편의 시들만큼은 행간이 깊고 아늑하기 그지없다.
중년을 넘기면서부터 유언장을 쓰기 시작했다.
심경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고쳐 썼는데, 고치다가 보면 유언의 문장이 어느 해엔 늘고 어느 해엔 줄어들기를 반복하다가 해가 갈수록 늘어나지 않고 줄어들어서 최근엔 아예 몇 줄만 남았다.
아마도 유언의 문장 대신에 이 연작시가 써진 것이 아닐까 싶은데 유언장을 대신하기보다 운문으로 쓴 생의 반성문이기를 원한다.
태어난 우리 모두는 죽는다.
강화에서 새벽에
하종오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24>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두 시절 아기를 업는다
한 시절엔 자식을 아기 때 업고
한 시절엔 손자를 아기 때 업는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두 시절 자신이 업힌다
한 시절엔 아기 때 부모님에게 업히고
한 시절엔 말년 때 자식에게 업힌다
두 시절 업는 일, 두 시절 업히는 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두 가지 다 했다면
충분히 산 사람이다
* * * * * *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42>
아무렴 내가 살아온 절차가
내가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가 아닐까
새벽이나 해거름에 책상 앞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보면
어둠이 햇빛 속에 스며드는지
햇빛이 어둠 속에 스며드는지
햇빛은 밝고 어둠은 어두워서
내가 살다가 죽는 상황이
새벽이나 해거름 같기를 원한다
내가 살아 있다가 죽고 나면
언제까지나 나를 만나지 못하고
어디에서도 내가 쓰던 모자를 보지 못하고
아무도 내가 중얼거리던 말소리를 듣지 못하더라도
내 시집 한 권쯤, 내 시 한 편쯤은
마을도서관에서 읽을 수 있으리라는
헛된 기대를 하면서
나는 시를 쓰는 시간이면
시를 쓰다가 죽기를 원한다
이렇게 내가 살아온 절차가
내가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다
시인의 말 5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 1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 1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 1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 1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5 1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6 2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7 2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8 2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9 2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0 2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1 3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2 31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3 3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4 33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5 3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6 3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7 3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8 4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19 4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0 4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1 4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2 4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3 5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4 5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5 53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6 5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7 55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8 5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29 5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0 6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1 6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2 6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3 6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4 6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5 7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6 7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7 7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8 7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39 7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0 8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1 81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2 8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3 8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4 8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5 87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6 8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7 9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8 91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49 9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50 94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51 96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52 98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53 100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54 102
죽음에 다가가는 절차 55 104
해설 홍승진 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