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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3192543 / 134쪽 15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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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수상한 아파트』, 『수상한 식당』의 작가 100여 권의 동화를 펴낸 박현숙 작가의 첫 단편집! 가족은 든든한 울타리이면서 동시에 어깨를 무겁게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건 보호자의 보호 속에서 어리광이나 부리며 살 것 같은 초등학생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인생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를 어른으로 만들기도 하니까. 『기다려』에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크든 작든,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모종의 역할을 맡게 된 아이들이 등장한다. 자기를 돌보아 주던 할머니를 이제는 자기가 돌봐 드려야 하는[먼 길...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수상한 아파트』, 『수상한 식당』의 작가 100여 권의 동화를 펴낸 박현숙 작가의 첫 단편집! 가족은 든든한 울타리이면서 동시에 어깨를 무겁게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그건 보호자의 보호 속에서 어리광이나 부리며 살 것 같은 초등학생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인생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를 어른으로 만들기도 하니까. 『기다려』에는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크든 작든,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모종의 역할을 맡게 된 아이들이 등장한다. 자기를 돌보아 주던 할머니를 이제는 자기가 돌봐 드려야 하는[먼 길]의 소진이, 아픈 엄마를 대신해 어린 동생을 챙겨야 하는[기다려]의 미호, 영화 속 영웅 같이 든든한 아빠였지만 이제는 아기처럼 약해진 아빠를 돕고 싶은[불량과자]의 송이, 꼬장꼬장 밉기만 한 할아버지였지만 할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이 마음에 걸리는[마지막 손님]의 동석이, 남한으로 오다 중국 공안에 끌려간 엄마 아빠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운동화]의 성식이.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마음 속 부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걸 하고 싶고 놀고 싶은 나만의 욕구, 아이들이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지 않다. ‘왕자가 아닌 아이들은 아버지가/ 죽을 때까지 어리지 않아도 되고/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어도 된다는 것을/ 동화책을 읽으며 나는 깨닫는다.’ (오규원 시[환상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중에서)
내가 다섯 작품을 쓰며 마음이 따뜻해졌듯 읽는 독자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잠든 엄마 아빠의 얼굴을, 형재자매의 얼굴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한번 싱긋 웃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해 주면 더 좋겠고요.
〔먼 길〕
“소진아, 오늘 무슨 일 있니? 오늘 왜 그러니?” 할머니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쏘아붙이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_19쪽
나는 강둑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점점 거세졌다. 스웨터 안이 금세 축축해졌다. ‘할머니는 어떻게 하고 계실까? 비를 맞고 계신 건가?’ 나는 생일잔치에 간 것이 후회되었다._24쪽
나는 뛰면서 간절하게 기도했다. 이렇게 간절하게 기도하기는 처음이었다. 할머니만 무사히 찾을 수 있다면 앞으로는 정말 착한 아이가 될 거라고 맹세했다._27쪽
〔기다려〕
“오빠, 배고파.” 스르르 잠이 들려는 찰나 미솔이가 내 어깨를 흔들었다. “아악! 내가 정말 미쳐.” 나는 다리를 버둥거리며 짜증을 부렸다. “똥 눴으니까 배고프지. 라면 끓여 줘.” 아이고, 밥도 아니고 이 새벽에 라면을 끓여 내라고? 허! 헛웃음이 나왔다._39쪽
다른 날 같으면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을 거다. 아무리 늦어도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졸리지 않아도 일찍 자려고 누웠다. 혹시 엄마가 아빠한테 생일 선물이 어쩌고, 티셔츠가 어쩌고, 이런 말을 했으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엄마가 아픈데 속 썩인다고 아빠가 야단칠 게 뻔하다._51쪽
기다리라는 말에 숨이 탁 멈추는 것 같았다. 얼마나 혼을 내려고 기다리라고까지 할까. 오늘은 ‘엄마는 미호를 믿어.’라는 말도 없다._53쪽
〔불량 과자〕
나는 조심조심 아빠가 있는 방으로 다가갔어. 가슴이 쿵쿵거렸어. 요즘은 늘 그래. 아빠 방문을 열려면 잘못을 한 아이처럼 가슴이 떨리고 무섭기도 해._64쪽
“아빠.” 나는 이불을 걷었어. 아빠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었어. 앙상한 어깨가 내 어깨만큼 작아 보였어. 그네가 되어 주던 팔뚝도 내 팔뚝처럼 가늘었어._71쪽
아빠는 불량 과자를 추억이라고 말했어. 무슨 말인지 너무 어려워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어. 아빠는 다시 설명해 주었어. 추억이란 다시 돌아가고 싶은 아름다운 기억이라고 했어. 아빠는 가끔 어린아이 때로 돌아가고 싶댔어. 그 말도 어려웠어.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어. 왜냐하면 있지. 아빠는 이미 내 편이 되었거든._75쪽
〔마지막 손님〕
한자리에서 육십 년 동안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발사. 고래 힘줄처럼 질기고 질긴 그 이발사가 바로 우리 할아버지다._90쪽
“아, 영감님 손자입니까? 아주 잘생겼네요. 그런데 손자는 할아버지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지 않았나 봅니다. 하하하. 하기야 요즘 아이들이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려고 하지 않지요. 이발소를 정리하기로 하신 건 정말 탁월한 선택입니다.” 회 센터 사장이 나를 보고 큰 소리로 웃었다. 순간 할아버지 얼굴이 벌게졌다._96쪽
엄마가 약속대로 염색할 돈을 내밀었다. 얼른 손이 나가지 않았다. “염색하라니까?”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돈을 흔들었다. “됐어!”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집을 나왔다._101
[운동화〕
“내래 압록강을 걸어서 건넜슴매.” 내가 한 말은 그 말뿐이었다. 그런데 그 짧은 한마디에 교실에는 금세 웃음소리가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_109쪽
“야! 이 거지야. 너 거지니까 거지 같은 운동화 신지?” 동진이는 코피를 쏟으면서 욕을 해 댔다. “운동화 욕하지 마라. 우리 어머니가 사 준 운동화다.” 나는 동진이를 흠씬 두들겨 팼다._116쪽
나는 담장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밤하늘을 바라봤다. “어머니!” 나는 북쪽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아버지!” 내 목소리가 어두운 밤하늘에 윙윙 울렸다. “어머니, 내래 운동화 잃어버렸다. 날래 와서 새 운동화 사 주시오.”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_121쪽
먼 길 7 / 기다려 33 / 불량 과자 59 / 마지막 손님 83 / 운동화 105 / 글쓴이의 말 1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