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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인간과 순수지속

조중훈 저 | 스리체어스 | 2018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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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984239 / 307쪽 / 342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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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머리말

[저자 서문 - 순간의 지속]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Henri Bergson, 1859~1941)은 ‘공간화를 모면한 참된 시간의 존재 방식’을 ‘순수지속(純粹持續)’이라 명했다. 철학과 사유의 폭이 좁고 얕은 나로서는 그의 사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허술한 지식에 약간의 경험을 보태 나름의 해석을 내려 보려 한다.
요약하자면, 어제는 없다. 분과 초는 실재하지 않는다. 분절된 시간은 인간이 만든 관념이자 규격화된 삶의 지침이다. 인간은 하루를 24시간, 한 달을 30일, 1년을 365일로 나누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단순하고 명료한 사고를 사랑하는 인류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을 수량화하고 계측하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시간을 지배하면서 ─ 엄밀히 말하자면 지배한다고 착각하면서 ─ 생산성과 보편성을 얻었지만 대가는 컸다.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의 왜곡이었다.
베르그송은 기억의 역원뿔 모형을 제시했다. 원뿔의 꼭짓점은 현재의 지각이고, 평평한 부분으로 올라갈수록 오래된 기억이 자리한다. 몸이 외부 세계를 지각하면 원뿔 밑바닥에 고인 기억이 피어올라 지각과 뒤섞인다. 현재의 지각과 과거의 기억은 풍선처럼 수축, 이완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똑같은 불꽃놀이를 봐도 저마다 다른 기억을 불러와 다르게 지각한다.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부산 광안리 앞바다를 추억하는 사람도 있다. 더러는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의 한 장면을 회상할지 모른다.
베르그송의 뒤집어진 원뿔을 보면서 나는 내가 보낸 시간의 총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년 전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거나,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20년 전의 나, 어제의 나, 오늘의 나는 모두 내 안에서 나를 이룬다.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종유석을 떠올리면 간단히 이해되는 문제다. 우리는 동굴 천장에 매달린 광물의 뾰족한 부분만을 따로 떼어 종유석이라 부르지 않는다. 수십만 년 전에 흘러내린 물방울 하나까지, 그러니까 원추형의 두툼한 밑동까지 종유석이라 지칭한다. 음악도 그러하다. 청각 기관은 음표 단위로 분절된 소리 자극을 순서대로 감지하지만 앞선 음과의 조화, 지속이 곡의 전체 분위기를 결정한다. 우리는 지속하는 동시에 변화한다.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던 우리는, 매 순간 스스로를 갱신하는 존재다.
2집 앨범 수록곡 중에 이런 가사가 있다.
“오늘이 다 가기도 전에 내일 할 일 생각에 볼 일 하나 볼 엄두도 없는 건 참 별일이란 말이야. 이랴 이랴 말 몰고 쫓듯 세월을 보내니 말이야. (…중략…) 순간이 모인 거란다, 인생이란.”
돌아보면 나는 늘 지금을 살았다. 미래를 크게 염려하지 않았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았다. 삶이라는 미완의 교향곡에 음표 하나를 찍는 마음으로 순간에 전력했다. 퍽 낭만적인 삶이었다. 나라고 거창한 삶의 목표가 없을까만 오늘이 모여 생을 이룸을 잊지 않으려 애썼다. 운이 좋다면 훗날 내가 찍은 점들을 이었을 때 그럴듯한 곡이 하나 나올지도 모른다. 계통 없는 음조의 집합이 나타나도 슬퍼할 일은 아니다. 바라지 않았기에 애석할 까닭이 없다.
지난겨울부터 올가을까지 계절이 몇 번 바뀌도록 원고를 만졌다. 유년 시절과 데뷔 에피소드, 사업 이야기 같은 자전적 내용을 일부 실었지만, 행적을 기록하기 위함이 아니라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도구였기에 자서전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에세이라기엔 주워들은 얘기에다 편협한 생각을 버무린 논평 형식의 글도 많다. 때로는 인터뷰이가 되었고 난생처음 인터뷰어가 되기도 했다. 일상에서 찍은 사진도 담았다. 종합하자면 이 책은 나의 삶과 음악, 내가 경험한 사람과 사건이라는 종유석의 종단면이다.
베르그송이 말한 ‘생의 약동’에 의한 ‘창조적 진화’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독자 여러분이 날마다 약동하는 삶을 사는 데 나의 글이 작은 보탬이 되기를 소망한다. 음악처럼 종유석처럼, 순간의 지속이 모여 삶이 된다.

 

2017년 겨울
 조중훈

책 속에서

20년 전의 나와 오늘의 나는 다르다거나,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20년 전의 나, 어제의 나, 오늘의 나는 모두 내 안에서 나를 이룬다. (본문 11p)


우리는 지속하는 동시에 변화한다. 단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던 우리는, 매 순간 스스로를 갱신하는 존재다. (본문 12p)


나라고 거창한 삶의 목표가 없을까만 오늘이 모여 생을 이룸을 잊지 않으려 애썼다. 운이 좋다면 훗날 내가 찍은 점들을 이었을 때 그럴듯한 곡이 하나 나올지도 모른다. 계통 없는 음조의 집합이 나타나도 슬퍼할 일은 아니다. 바라지 않았기에 애석할 까닭이 없다. (본문 12p)


직관은 발현되지 않은 재능과 축적된 경험, 숙련된 기량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났을 때 발생하는 화학 작용이다. (본문 17p)


매직 모멘트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아주 잠깐, 드물게 신세계가 펼쳐지면 몇 분 안에 쭉 써나가야 한다. 운전을 한다거나 시끄러운 장소에 있어서 단숨에 기록하지 못하면 까먹기 십상이다. (본문 19p)


경험은 직관을 담는 그릇이다. (본문 27p)


성공의 비법은 간단하다. 실패하는 확률을 낮추고 성공하는 확률을 높이면 된다. (본문 27p)


데이터에만 의존한 결정은 불확실성이라는 변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수치화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직관에 주목해야 한다. (본문 41p)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진짜 경험을 하고, 경험에서 비롯한 직관을 활용해 확신이 드는 일을 발견해야 한다. (본문 50p)


똑같은 경험을 해도 성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자리에 머무는 사람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자극 자체가 아니라 자극에 대처하는 반응이다. (본문 74p)


직업에 대한 확고한 프로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변의 시선에 위축되고 만다. (본문 105p)


무수한 장애물 속에서, 제아무리 뛰어난 감독이라도 벗어날 수 없는 사각의 프레임 속에서 조금이라도 새롭게, 남다르게 하려는 노력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창작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본문 131p)


제약을 창조의 적이라 생각하는 것이 사회 통념이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사고 능력은 무한하기 때문에 적당한 제약은 선택과 집중을 돕는다. (본문 131p)


창조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 만드는 일이다. 당연히 기존 질서를 파괴하며 태어난다. (본문 148p)


반대를 위한 반대는 경계해야 한다. 청개구리처럼 대세의 반대 방향만을 쫓는 얼치기들은 금방 티가 난다. 권위 있는 것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본문 149p)


모범 답안이 없을 때는 빈칸으로 놔두는 것보단 뭐라도 적는 편이 낫다. 무턱대고 결정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인생의 큰 방향을 숙고해서 결정했다면, 그 뒤에는 빠르게 실행하고 빈번히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다. (본문 167p)


잘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 때는 실행만 한 계획이 없다. 일단 그 분야에 발을 담가야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고, 그 뒤에야 비로소 계획다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본문 174p)


나는 인류의 고유한 특징인 깊이 있는 사고가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역량이라 생각한다. 사고하는 능력은 생각하면 할수록 향상된다. (본문 204p)


기성세대에게 모바일은 핸드폰에 인터넷 기능을 더한 물건에 불과하지만, 미래 세대에게 모바일은 전혀 다른 의미다. 신체의 연장에 가깝다. (본문 212p)


사실 현실에서 마주하는 이슈들이 전부 공부할 거리다. (본문 266p)


세상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유하다 여겼던 역할이 달라진다. (본문 276p)


많은 사람이 오늘을 알차게 보내야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오히려 과거가 좋아진다고 믿는다. (본문 299p)


생을 마치기 전에 뭔가를 이루겠다는 목적도 숭고하지만, 이번 주에는 어떤 일을 해야지, 오늘은 어떤 일을 해야지, 다짐하고 실천하는 것도 충분히 훌륭하다. (본문 307p)

목차

서문
순간의 지속

1장 직관은 이성보다 합리적이다
매직 모멘트
미래 전망과 오랜 경험
사람을 보는 눈, 직관
불확실성의 시대, 직관의 부상
내 인생의 A/B 테스트
진짜 경험과 가짜 경험
AI의 연산 vs 인간의 직관

2장 세상에 버릴 경험은 없다
자극과 반응 사이
북 스마트와 스트리트 스마트
여행의 발견
나의 사업 이야기
두 가지 장애물
아버지가 된다는 것

3장 창조는 권위를 부수고 탄생한다
PC통신으로 데뷔하다
4차 산업 시대, 제조업 사고방식
창조에서 파괴까지
음반 업계의 민주화와 뮤지션의 내공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다음은 없다
권위를 부숴라
프로의 창작법

4장 실행이 최상의 계획이다
린 스타트업의 시대
음악도 린 스타트업
Better late than never
싸이의 들이대기
그렇다고 무작정 덤비는 건 금물
위험하지만 안전한 계획, 쇼 비즈

5장 본래의 나를 찾아서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
스마트한 디지털 라이프
Like it
자발적 고립의 즐거움
본래의 나를 찾아서
1996년 뉴욕

6장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살며 사랑하며
콜라보레이션은 곱하기다
함께하며 배운다
대학이 사라진다
철든 아이, 철없는 사회
탄핵 이후

7장 일상이 예술이 되는 순간
성공이란 무엇인가
밴드 같은 인생
유년 시절의 밴드
오늘이 어제를 만든다
점을 잇는 마음
The mo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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