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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9224419 / 104쪽 135 x 217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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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자기 회복을 꿈꾸는 여성 서사의 주체적 인식! 최양숙 시인은 첫 시집 『활짝, 피었습니다만』을 통해 자기 내면에 갇힌 여러 화자들을 호명하며 생명의 꽃을 피운다. 그 중에서도 그녀는 여성 화자의 삶에 주목하면서 지금 여기에 놓인 시·공간의 빛과 어둠을 함께 껴안는다. 작품 속에 주된 목소리로 설정되는 여성 화자, 여성적 운율, 여성 화자의 목소리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유되는, 여성 이미지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여성성’은 현실적으로 구성되는 여성적 삶의 모습을 재현하는 기제다. 최양숙 시인의 시집에서 돋보이는 것은 ... 자기 회복을 꿈꾸는 여성 서사의 주체적 인식! 최양숙 시인은 첫 시집 『활짝, 피었습니다만』을 통해 자기 내면에 갇힌 여러 화자들을 호명하며 생명의 꽃을 피운다. 그 중에서도 그녀는 여성 화자의 삶에 주목하면서 지금 여기에 놓인 시·공간의 빛과 어둠을 함께 껴안는다. 작품 속에 주된 목소리로 설정되는 여성 화자, 여성적 운율, 여성 화자의 목소리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유되는, 여성 이미지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여성성’은 현실적으로 구성되는 여성적 삶의 모습을 재현하는 기제다. 최양숙 시인의 시집에서 돋보이는 것은 자기 치유로서 기능하는 여성성의 이미지를 세련된 감각과 낯선 언어의 조합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양숙 시세계의 미학은 현대시조에서 여성 서사의 한 국면을 제시해 주었다는 점과 오늘의 현대시조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성의 몸의 글쓰기가 어떻게 여성의 삶에 대한 주체적 글쓰기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서 찾을 수 있겠다. -이송희, ‘해설’ 중에서
오래 된 시절을 만지는 동안
세상에 깃들지 못한 그녀들이
늘 옆에 있어 주었다.
애틋한 손 잡아 준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
결코 나 혼자의 힘만은 아니었음도 안다.
이제 다시 그리운 그녀들과 함께
깊은 가을을 어루만지며
어디론가 흘러가야하리…
2017년 가을에 최양숙
그녀는,
바르게 서기 위해 거꾸로 매달린다
단정히 입으려고 알몸에 꽃잎 올리고
억울해
악무는 날은
칸초네를 부른다
꾹 다문 입술에 그늘이 물려 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회색빛 너울 쓰고
어디에
닿을 것인가
눈썹은 어디 앉나
활짝 피었습니다
수시로 혈압 재고
맥박 수 체크하고
이완제 맞고서야 아슬아슬 풀리는 봄
난간에
민들레 홀씨
후후 불어 만나는 봄
그대는 어디만큼
피어 오고 있나요
거리마다 수만 송이
속삭이며 지나가고
나 오늘
견디다 못해
활짝 피었습니다만,
백련사 동백
뒤틀리고 거꾸러졌다고
사무치게 보지 마라
온몸에 박혀버린
종양도 내 살인 걸
폭풍우
치는 밤에도
그대 올까 꽃문 여네
반짝 세일
고로,
나는 액체다
견고한 것을 녹인다
하여,
나는 고체다
부드러움에 중독된다
그래서,
나는 기체다
유혹에 여유롭다
마스크와
선글라스가
발등에 떨어진다
잽싸게
밀치고 가
카트를 채워간다
할인에
양보는 금물
인생은 반짝이니까
대치 중
낚이지
않으려고
물살 따라 몸 굴린다
빛나는 눈
거친 꼬리로
벼랑을 끌어안고
거꾸로
치솟는 날은
온 하늘이 파랗다
꿈꾸듯
떠오르다
물비늘에 흔들린 순간
걸렸다
아래턱이다
푸드득 몸이 떤다
닳아서
어긋난 뼈 사이
쇠비늘이 돋는다
설說, 설, 설…
알을 낳을 수 없는 깊고 둥근 뱃속에
희끗한 눈송이를 남기고 떠나갔다
섬으로
갔다고 하고
동굴로 갔다 하고
날개를 젖지 않고도 바다 위 날았다는데
아무도 못 봤다고 그럴 리 없을 거라고
알 속에
봉인된 눈꽃
만삭되어 가는데
달팽이 집 나가다
긴 가뭄 흙덩이들 반란이 시작된다
뭘 먹여 꽃 피우지 어떻게 갈아엎지
아 뿔 사
물 동냥 가셨나
빈 집만 가물거리네
오지리의 가을
해는 마당을 지나 울타리에 걸려 있다
덕석에 널린 나락 지키는 다섯 살 순이
몇 밤만 자면 오겠다던
엄마 보러 낮잠 잔다
사립문에 졸던 감이 나락 위로 떨어진다
깜짝 놀라 간짓대로 단꿈을 몰아낼 때
닭들이 눈치를 보며
남은 꿈을 쪼고 있다
아이들 불러 모으는 굴뚝 연기 피어나고
아궁이에 타닥타닥 깻단이 타오를 때
들국화 향기가 난다
머루알이 터진다
소신공양
과꽃 맨드라미가 피어 있는 돌담 아래
단물이 말라가는 대추알 떨어져 있다
한 마리
벌 올라앉아
온 몸으로 공양 중…
밥그릇
몇 년째 풀지 못한 짐들을 내려놓고
남편은 옹색하게 푸시시 웃었다
줄줄이
보자기 안에
식솔들 따라왔다
숟가락 찌그러진 냄비 주전자 근심 한 솥
아침이면 저들처럼 새 일터로 갈 것이다
참으로
변하지 않는
비정규직 여래다
구겨진 옷을 벗고 절은 땀 물에 헹구며
밥 한 그릇 시래기 국에 말없이 말아 먹는다
나는 저
밥그릇 뒤에서
참 편히도 살았다
해빙
꽁꽁 언
팔당댐에 와서야 너를 본다
얼음의 더께보다
더 두꺼운 벽을 깨고
맺힌 속
다 풀어내듯
천 길 헐어 네가 왔다
시인의 말
제1부│생생해라 꽃 몸살
그녀는,
활짝 피었습니다
백련사 동백
반짝 세일
대치 중
설說, 설, 설…
달팽이 집 나가다
오지리의 가을
소신공양
밥그릇
첫사랑
해빙
혈투
산들은 그리운 곳에
진도를 가다
제2부│익숙한 살내가 난다
다시,
지나가는 강
불어온다-화가 한부철
조류상회
편지
그랬으면 좋겠다
고드름
시누대
참새와 담쟁이
빈 집
공사장에서
머물고 싶은
전화
산세베리아
출구는 있다
제3부│너에게 가고 싶은 밤이면
새, 허공을 뚫다
위로
흘러가고
블라인드 내리다
레테
혼자 사는 남자
한때
가슴의 씨
그 겨울
C에게
관계
내어 주다
씨앗의 노래
산으로 간 저녁
구지가 풍으로
제4부│몇 생을 지나는 걸까
삼짇날
혹, 베짱이 다리 보셨나요
어루만지다
돌아갈 수 없다
첫눈
쏟아지다
바람집
마른 꽃
뿐…
무심중無心中
어머니
불현듯
일곱 살 무렵
오래 된 친구에게
나를 내보낸다
■해설/이송희-자기 회복을 꿈꾸는 여성 서사의 주체적 인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