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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착지 인천작가회의 시분과 신작 시선집

이경림 외 저 | 삶창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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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6550876 / 182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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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인천작가회의 시분과 소속 시인 31인이 신작 93편을 모아 신작 시선집을 냈다.
개개인의 독특한 서정으로 씌어진 이 신작 시선집은 시인 자신의 개인적인 정서에 의한 것도 있지만, 인천 지역이 아니면 갖기 힘든 서정에서부터 노동 현실, 분단으로 인한 흉터로 남은 삶 등을 노래한 것까지 수록된 시들이 다채롭다.

예를 들면 정세훈 시인은 「생소한 꽃」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천막 분향소”가 있던 “대한문”이라는 장소를 다시 호출해 노동 현실을 “생소한 꽃”을 통해 객관화하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이 땅의 노동 현실을 “꽃”에 비춰보면서 이해할 수 없는 ‘생소함’으로 자리바꿈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 이세기 시인은 「산집」에서 “서포리 골/자기 집 한 채”가 “달랑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통해 점점 멀어져 가는 오래된 기억과 문화를 위한 만가를 읊조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바탕에 지속하는 시간이 있음을 넌지시 표현하고 있다.

박완섭 시인의 경우는 “황해도 평산에서 13살에” “소풍 오듯이 파난 온” 조정화 할머니에 대한 서사를 썼으며 「철조망 앞에 꽃다발을 바치자」에서는 분단된 현실을 “사랑하는 여인에게 꽃다발을 바치듯” 대하자는 능동적인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

이렇듯 이 신작시선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현단계 인천지역 시인들의 성과를 오롯이 담고 있으며, 앞으로 펼쳐나갈 시 세계의 단초를 이루는 것들로 빛나고 있다.

참여 시인
신현수, 이경림, 정세훈, 김영언, 고광식, 천금순, 문계봉, 이명희, 이세기, 박완섭, 정민나
조정인, 이기인, 김명남, 박인자, 조혜영, 류 명, 최기순, 지창영, 김경철, 심명수, 이성혜
이설야, 김금희, 이병국, 김송포, 김 림, 옥효정, 이 권, 정우림, 한도훈

저자 소개

  • 저자 : 이경림 외
지은이 : 인천작가회의
  

책 속에서

빨간 사과의 뿌연 속을 먹는 밤
뿌연 속의 달짝지근한 국물을 먹는 밤
달짝지근한 국물 속 끈적한 점액에 들러붙는 밤
점액 속 헤아릴 수도 없는 발에 붙잡히는 밤

발들의 촉수가 발기발기 찢는 밤이
깊다

누가 먹다버린 빨간 사과 반쪽이
앞 동 피뢰침에 찔려 노랗게 흘러내리는 밤
집들이 온통 사과 국물로 번들거리는 밤

거대한 쓰레기통 속에서 상피 붙은 쥐새끼들이
사과 국물에 빠져 헐떡거리는 밤

―이경림, 「빨간 사과를 먹는 밤」


겨울이 가고 봄이 올 즈음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 천막 분향소
철거당하고,
철거당한 자리에 화단이 들어섰다

반드시
투쟁한 자리에
봄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피 흘린 자리에
봄이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소한 꽃, 피었다

―정세훈, 「생소한 꽃」 전문


조그맣게 움츠러든 몸
바람에 날린 구겨진 낙엽
풀잎의 기척에 놀라
숨죽인 긴장 단숨에 깨지고
띄엄띄엄 날아서 나무 그늘로 숨는다

가끔씩 회유당하는
유리 속 세상인줄 모르고
뛰어들었다 날개는 꺾이고
정지된 박새 한 마리
감았던 눈 천천히 뜬다

―이명희, 「불완전한 착지」 전문


두엇 할멈을 내려놓은 선창가
죄를 동여맨 짐밖에 없다

뒷짐을 지고 괜한 헛기침을 하며
손수레를 끌고 마중을 나온 수줍게 웃는 사람이 있다

임자를 못 만나 팔지 못했다며
귀하다는 하수오를 신문지에 곱게 싼
영험이 있는 약초라며 보여주는 사람도 있고

헛걸음으로 본전도 못했다며
본섬으로 굴을 팔러 갔다 오는 길이라는 사람도 있다

군입에는 상어고기 말린 것이 좋다며
입이 심심할 터이니 먹으라며
문틈으로 슬며시 밀어주고 가는 사람도 있다

―이세기, 「빼아리라는 곳」 전문

목차

008__ 신현수 눈 먼 사랑 / 사랑은 왜 늘 / ‘사랑은 특별한 것이다’
014__ 이경림 빨간 사과를 먹는 밤 / 그 때 우리가 할 수 있었던 일은 / 기억 2
020__ 정세훈 모형 십자가 / 생소한 꽃 / 위장된 꽃향기
025__ 김영언 금고추 흙고추 / 역전 / 다시, 세월호의 항해
030__ 고광식 빈센트 반 고흐 류의 작업시간 / 마시란 해변 / 둥글다, MTB
035__ 천금순 무추無秋 / 그대 / 눈보라
040__ 문계봉 동화同化 / 불면 / 상강霜降
044__ 이명희 불완전한 착지 / 섬 / 벽에 기대 잠수 중인 남자
048__ 이세기 저녁 새 / 빼아리라는 곳 / 산집
052__ 박완섭 조정화 할머니 1 / 조정화 할머니 2 / 철조망 앞에 꽃다발을 바치자
061__ 정민나 백두산이 계속해서 / 마카오 / 타이베이, 해초 캐는 여자
067__ 조정인 어둠의 지문 / 큰 바보 무현 씨 / 그.
075__ 이기인 수제비 / 불타는 의자 / 이루어지도록
078__ 김명남 브라보 마이 라이프 / 투명함이었다 / 완벽해진다는 것
088__ 박인자 비눗방울 / 사진 속 7 / 위대한 유산
094__ 조혜영 밥 / 보릿고개 / 보신탕집
099__ 류 명 안정기 / 봄밤 장례식장 / 뒷바퀴가 앞바퀴를
104__ 최기순 무의도舞衣島 / 주홍의 내력 / 꽃피는 밤
109__ 지창영 점화 / 행성들의 조우 / 피아골에서
114__ 김경철 외우면 잊는다 / 플래시램프 / 뜀틀
118__ 심명수 모란앵무 뚱 / 참새, 수묵화첩 / 코스모스 주유소
124__ 이성혜 아직, 있었다 / 물소뼈빗 / 소통과 불통으로 달리는 버스
129__ 이설야 난민 / 비밀 / 봄의 감정
134__ 김금희 틈 / 바람의 무진 / 우리는 재생될 수 있을까
140__ 이병국 한 겹의 무게 / 갈납과 동그랑땡 / 가위
146__ 김송포 휴게소 / 혹이 사라질 즈음 / 새우
152__ 김 림 옥선玉蟬/ 바람의 성지 / 교동喬桐에서
157__ 옥효정 폭염 / 꼬리 2 / 분류번호 18212
162__ 이 권 검은 새 / 구월동 로데오거리 / 옐로우하우스
168__ 정우림 죽은 자의 한식寒食/ 책의 무덤 / 순간, 장미문신
173__ 한도훈 갇힌 개 / 김치찌개 / 낮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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