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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2242765 / 520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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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승은궁녀 스캔들 [4]
출판사 리뷰
“왕세자는 사내구실을 못한답디다.” “밤만 되면 미치광이가 된다지요?” “요부 장희빈의 아들이 일국의 세자라니…….” 고자, 광인, 죄인의 아들, 그리고 왕의 장자(長子). 불행한 왕세자, 이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삶이 없다 하였습니다. 비록 천한 궁녀 나부랭이라 여기시겠지만, 이런 제 삶도 소인에게는 무척 귀중했단 말입니다!” 한낱 궁녀 신분이지만 행복한 여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봄날처럼 생동하는 생과방 나인, 김순심. 연꽃 만발한 창덕궁 후원, 그들의 연(緣)이 닿았다. “누군가... “왕세자는 사내구실을 못한답디다.” “밤만 되면 미치광이가 된다지요?” “요부 장희빈의 아들이 일국의 세자라니…….” 고자, 광인, 죄인의 아들, 그리고 왕의 장자(長子). 불행한 왕세자, 이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삶이 없다 하였습니다. 비록 천한 궁녀 나부랭이라 여기시겠지만, 이런 제 삶도 소인에게는 무척 귀중했단 말입니다!” 한낱 궁녀 신분이지만 행복한 여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봄날처럼 생동하는 생과방 나인, 김순심. 연꽃 만발한 창덕궁 후원, 그들의 연(緣)이 닿았다. “누군가 묻거들랑, 간밤에 나와 동침하였다 고하라.” “도, 도, 동침이라고요?” “싫으면, 그 보따리를 들고 궐 밖으로 나가면 되겠지.” “아닙니다. 약조합니다. 저는 이제부터 승은궁녀입니다!” ‘고자인 척’ 해야 하는 왕세자와 ‘승은을 입은 척’ 해야 하는 궁녀의 조선 초유 승은 스캔들! 숙종 44년부터 경종 4년까지- 환국(換局)과 사화(士禍)를 넘나들며 역사와 상상을 아우르는, 역사에 남은 왕과 역사에 남지 않은 승은궁녀의 실록에 기록되지 않은 궁궐 연애담.
순심에게서는 생기가 넘쳐흘렀다. 그녀의 생김새며 표정, 태도, 울고 웃으며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까지, 모든 것이 생생한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단지 이목구비가 수려하다거나 용모가 빼어난 것과는 다른 매력이었다. 순심의 얼굴은 달리 웃지 않아도 타고난 듯 화사했다. 총기가 빛나는 눈동자는 새봄 꽃송이가 피어나는 순간처럼 생동하고 있었다.
윤은 제 평생 보았던 궁인들의 모습을 되새긴다. 근엄하며 경직된 얼굴, 감정을 절제하는 데 익숙한 얼굴들을. 그는 지금껏 순심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표정을 가진 이를 본 적이 없었다.
“순심아, 어찌해야 하겠느냐?”
“무, 무엇을요?”
어지러이 흔들리는 순심의 눈을 본 윤이 낮게 웃었다.
“여인에게 처음 처소를 내리면, 첫 밤을 함께 보내야 한다는 관습이 있는 모양이다. 내관이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얘기해주더구나.”
“아, 그럼 저하께서 오늘밤 여기서…….”
“되었다. 내 장난이 지나쳐 또 너를 놀라게 한 모양이구나. 잊었느냐? 나는 사내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아.”
대화의 내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도, 윤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러나 순심은 웃어야 할지, 슬픈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세자가 사내구실을 못한다는 소문이 궐 안에 파다한 마당에, 굳이 서로가 불편하게 함께 밤을 보낼 이유는 없겠지. 편안히 침소에 들도록 해라. 들른 것은 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혼자 잠들 수 있어 기뻐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진짜 승은을 입을 기회를 잃은 것을 슬퍼해야 하나. 복잡한 속마음을 들킬까 두려워 순심은 급히 입을 열었다.
“제가 동궁전에서 경거망동할까 저어되어 나오신 것 아닙니까? 소인, 결코 저하께 누가 될 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까는 나를 만난 것을 크게 후회하는 눈치던데.”
“그, 그거야…….”
순심이 눈치를 살폈다.
“동무도 없고, 아는 이도 없는 이곳에 갑자기 뚝 떨어지게 되어 낯설고 외롭습니다. 서글픈 마음이 들어, 저도 모르게 그만…….”
순심이 얼굴을 붉혔다. 윤이 더 이야기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어쩌겠습니까. 궐에서 쫓겨났다면 더욱 막막했을 것입니다. 저하 덕에 출궁만은 면하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일입니다.”
“내가 아니었다면 애당초 출궁을 해야 할 이유조차 없지 않았겠느냐?”
“그렇긴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순심이 고개를 들었다. 용기를 내 윤을 올려다보니 키가 장대같이 큰 세자 저하의 용모가 참으로 수려하다.
“그것이 소인의 운명이었던 것이라고요.”
“운명?”
“예, 저하를 마주칠 운명이요.”
“하면 너는 우리의 만남이 운명이라 얘기하는 것이냐?”
순심이 고개를 저었다.
“어찌 하늘같은 저하와 미천한 소인이 같다 할 수 있겠습니까. 이 만남이 저하께는 별거 아닌 일일지언정, 소인에게는 삶을 바꿀 만큼 큰일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꿈보다 해몽이 좋구나.”
진지한 소리를 늘어놓는 순심 앞에서 윤이 엷게 웃었다.
“당부를 전하러 온 것이다. 순심아, 나와의 거래를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된다. 손만 잡고 잔 것이다. 알겠느냐?”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하.”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한 나라의 지존이 될 자가 어찌하여 사내구실을 하지 못하는 듯 행동한단 말인가.
序章.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一章. 고자(鼓子) 세자
二章. 승은계약
三章. 취선당의 밤
四章. 태화당(泰和堂)
五章. 윤의 향(香)
六章. 운종가(雲從街)
七章. 고백
八章. 언약(言約)
九章. 늦은 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