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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5119020 / 512쪽 147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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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동아 X 카카오페이지 공모전 수상작
빈민가 출신 소녀, 로제 코티.
화려한 귀족의 세계를 동경해 집을 뛰쳐나왔지만,
그녀에게 내밀어진 달콤한 손길들은 온몸을 옭아매는 덫일 뿐이었다.
로제는 폭풍 속을 정처 없이 떠돌다 이름 모를 노신사를 만나게 된다.
“로제리타, 마이 달링! 내가 널 얼마나 찾았는지 모른단다.”
로제와 로제리타.
같은 나이에 닮은 외모, 거기다 이름마저 비슷한 두 사람.
로제는 놀랍게도 노신사의 죽은 손녀와 똑 닮아 있었다.
뒤이어 나타난 그의 비서는 로제에게 귀족 아가씨의 대역을 제안한다.
“새로운 삶을 살아 보는 건 어떤가?”
춥고 배고픈 겨울을 그만 끝내고 싶었다.
푸름이 가득할 여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로제는 항시 햇빛처럼 찬란한 그를 보며 생각했다.
“……네가 나의 여름이 되어 줄 순 없을까?”
“레, 레이!”
레이몬드는 로제의 가는 허리를 당겨 안고, 몸을 강하게 밀착해 왔다. 그날 밤보다 더 열정적인 키스가 돌아왔다. 엉겁결에 받은 고백이었다. 물론 로제도 하늘을 날듯이 기뻤다. 하지만 이는 옳지 않은 흐름이었다.
“자, 잠깐만, 레이, 흡! 으읍.”
“싫어, 로제타. 더 이상은 못 기다려.”
잠시 입술이 떼어진 사이에도 레이몬드는 황홀한 듯이 로제의 이름을 속삭였다. 가슴을 간질이는 소리에 로제의 복잡했던 마음도 나른해졌다. 그의 따스한 손길에, 농도 짙은 입맞춤에 그저 집중하고 싶었다.
그날 밤처럼, 하지만 이번에는 부탁에서가 아닌 서로가 원하고 있었다. 아주 간절히 갈망하고 있었다. 억지로 억누르고 외면해 왔던 욕망인 만큼 두 사람은 서로의 입술을 머금고, 몸을 밀착한 채 어루만졌다.
“아, 앗!”
레이몬드가 로제의 귀에서부터 턱까지 자잘한 키스를 이어 나갔다. 다시 입술로 돌아왔을 땐, 그의 맹렬한 눈빛에 로제의 가슴이 들떠 올랐다. 오직 자신만을 간절히 원하는 눈빛이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로제는 더 이상 이성적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로제는 잠시 양심의 가책을 접어 두었다. 정말로 미안하고, 몹쓸 짓이지만. 진실을 고백해야 할 때 더 복잡한 심경이 되겠지만. 아주 잠시만, 아니 지금 딱 한번만이라도 그가 주는 사랑을 만끽하고자 했다.
“……레이.”
로제가 그의 목에 팔을 감고 매달렸다. 그리도 원하던 대로 그를 어루만졌고, 힘껏 끌어안았다. 응답해 주는 로제의 반응에 레이몬드는 더 강한 기쁨을 선사해 왔다. 이따금씩 눈이 마주칠 때면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았고, 로제가 가느다란 숨을 조금이라도 내뱉으려하면 곧장 숨 쉴 틈조차 주지 않고 입술을 탐했다.
아래층은 이리저리 바삐 오가는 고용인들로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두 사람이 있는 이 층 집무실은 작은 등불 하나만 타들어 갈 뿐, 고요함 속에 서로를 향한 마음만이 나직이 속삭여 나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