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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우리 시대 노동의 풍경

박점규, 노순택 저 | 한겨레출판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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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400786 / 296쪽 144 x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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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스물네 개의 연장,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의 연장전


노동운동가 박점규와 사진가 노순택이 스물네 개의 직업을 가진 노동자들을 만나 이 땅의 노동 현실을 기록한 《연장전》이 출간되었다. 노동자의 ‘연장’을 중심으로 우리 시대 노동의 풍경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스물네 개의 일터에서 진짜 노동을 목격하다

노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연장을 갖고 있다. 연장에는 노동하는 사람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십 년 망치를 손에 들고 집을 지어온 목수, 현란한 솜씨로 다양한 칼을 써서 생선회를 치는 일식요리사,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주사기를 드는 간호사. 노동운동가 박점규와 사진가 노순택은 노동에 대한 기획을 시작하면서 바로 그 ‘연장’을 떠올렸다. 박점규는 “밥벌이 수단이자 노동자의 분신인 연장에 주목해 직업의 명암과 노동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자 이 기획을 시작했다. 그는 통계청 직업분류표에서 스물네 개의 직업을 고르고, 스물네 곳의 현장에 찾아가 노동자들의 진짜 목소리를 기록했다. 노순택은 연장이 작동하는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해 노동의 풍경을 담아냈다. 미용사가 몇 번의 가위질로 스타일을 창조해내는 순간, 대형 선박에서 완벽한 용접을 해내는 베테랑 용접사의 모습. 그러나 《연장전》의 연장들이 직업적 특성이나 숙련된 기술만 선보이는 건 아니다. “고용의 차별이 안전의 차별, 생명의 차별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장은 이 시대를 사는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증거로 기능하기도 한다.

한국사회를 괴물로 만든 비정규직 노동의 진풍경

2017년 대한민국 비정규직은 1110만이다. 이 나라에서 일하는 사람 둘 중 하나는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는 비정규직인 셈이다. “비정규직 노동, 오늘날 한국사회를 괴물로 만든 이 야비한 노동의 형태에 주목하기로” 한 노순택과 박점규는 비정규직 일터를 찾아다니며 이 책을 완성했다. 취재 약속은 자주 불발되었고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연장전》에 등장하는 스물네 개의 노동 현장에는 그들이 목격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겼다.
칼판 위에서 망치를 두드리고 한 땀 한 땀 꿰매 완성한 수제화. 유명브랜드를 달고 27만 원에 판매되는 이 구두를 만든 장인은 얼마를 가져갈까. 고작 만이천 원이다. 40년 구두 장인의 시급이 5천 원도 안 되는 셈이다. 백화점에 걸릴 신상 여성복을 만들어내는 특1급 재봉사의 현실은 어떨까. 신의 솜씨에 가까운 손놀림으로 고급 코트를 뚝딱 만들어내지만 10시간 일하고 그가 받는 돈은 고작 7만 5천 원이다. 우리나라 집배원의 1인당 담당 인구는 일본의 네 배가 넘고 택배기사는 20킬로그램이 넘는 물건을 배달하고 고작 라면 한 개 값을 받기도 한다. 수십 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아파트를 지어올린 굴삭기 기사는 여전히 쪽방촌 신세고, 한평생 집 짓는 귀한 일을 해온 목수는 노가다라고 천대받는다. 고된 현실은 현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성수동 제화의 거리 막내는 쉰 살, 고급스웨터 공장의 막내는 예순다섯 살이다. “8500원 받는 극장 알바”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노동에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는 없다.

살 만한 나라를 넘어 일할 만한 나라로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을 과연 법과 제도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수영장에서 사고가 나면 안전요원이 욕을 먹고, 어린이집 학대 사건에서 교사는 악마로 매도되지만,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노동’은 오랫동안 무관심과 외면의 대상이었다. “한국사회에서 노동이라는 단어는 왠지 불편하고 부담스럽다는 누명을 쓰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원으로 불리고 싶어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동조합을 이익집단으로 매도하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폭력으로 묵살하는 나라. 구의역 사고와 콜센터 여고생 사망 사건이 잠시 관심을 끌 뿐, 지하철 정비사와 콜센터 상담원은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연대’의 순간은 더욱 눈물겹다. 일자리를 지키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싸움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지키려는 바깥의 싸움을 통해 《연장전》은 희망의 장면들을 보여준다. 구조조정을 앞두고 파업으로 맞서고 임금 동결을 감내해 비정규직 없는 공장을 일궈낸 대한이연 노동자들, 건설 노동조합에 가입해 지역을 근거지로 일하며 임금 안정을 이룬 안산지회 건설 노동자들. 해고노동자 주점에서 요리하는 셰프와 해고노동자를 위한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
이 책에 등장하는 호텔 일식요리사 고진수 씨는 지난 4월 14일 광화문광장 사거리의 40미터 광고탑에 올라갔다. 비정규직 일터의 현실을 알리고자 삭발을 하고 단식까지 했다. 인기직종으로 각광받는다는 요리사지만, 대다수가 하루 10시간 주6일 노동을 하고도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는 걸 사람들은 알까. 그가 내려다본 거리는 촛불의 힘으로 불의한 권력을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되찾은 바로 그곳이었다. 수천수백 만의 국민이 한 마음으로 ‘살 만한 나라’를 부르짖었던 바로 그 거리. ‘살 만한 나라’만큼 ‘일할 만한 일터’도 소중하다는 걸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민주사회를 위한 투쟁을 넘어 또 다른 싸움을 응원하며, 이제 《연장전》이 시작되었다.

저자 소개

지나간 한국전쟁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전쟁과 분단을 고정된 역사의 장에 편입시킨 채 시시때때로 아전인수식 해석잔치를 벌이는 ‘분단 권력’의 빈틈을 보려는 것이다. 분단 권력은 남북한에서 작동하는 동시에 오작동하는 현실의 괴물이다. 그 괴물의 틈바구니에서 흘러나오는 광기와 침묵, 수혜와 피해, 폭소와 냉소, 정지와 유동의 장면들을 주워 담았다가 글과 엮어 다시금 흘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붉은 틀>, <비상국가>, <좋은, 살인> 등의 국내ㆍ외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이름의 사진집을 펴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대학원에서 사진학을 공부하다 멈췄다. 지나간 한국전쟁이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전쟁과 분단을 고정된 역사의 장에 편입시킨 채 시시때때로 아전인수식 해석잔치를 벌이는 ‘분단권력’의 빈틈을 보려는 것이다. 분단권력은 남북한에서 작동하는 동시에 오작동하는 현실의 괴물이다. 그 괴물의 틈바구니에서 흘러나오는 광기와 침묵, 수혜와 피해, 폭소와 냉소, 정지와 유동의 장면들을 주워 담았다가 글과 엮어 다시금 흘려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분단의 향기> <얄읏한 공> <붉은 틀> <비상국가> <좋은 살인> <망각기계> 등의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고, 같은 이름의 사진집을 펴냈다. 독일의 예술전문출판사 하체칸츠에서 펴낸 로 '올해의 독일사진집'(2009) 은상을 받았으며, 제11회 동강사진상(2012)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림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코리아나 미술관, F.C. Gundlach Collection(독일)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국의 노동현장을 온몸으로 경험했고,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장에 함께해온 노동운동가다. 1971년 태어나 인천 연안부두와 송림동, 서울 용산중앙시장에서 살며 노동자 어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민주노조 활동으로 이어졌다. 1998년부터 민주노총에서 홍보와 투쟁을 담당했고, 2003년 금속노조로 옮겨 2011년까지 선전홍보, 단체교섭, 비정규직 사업을 했다.


그는 기륭전자, 쌍용자동차, 현대자동차, 삼성전자서비스 등 시급하고 절박한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 적극 참여해왔다. 특히 2010년 11월 15일부터 25일간 진행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점거파업에 함께했는데, 파업이 끝난 후 체포영장이 발부돼 7개월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수배 기간 중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파업의 생생한 내용을 기록해 《25일》을 펴냈다. 그후 노동운동을 계속 이어가며 2011년 한진중공업, 2013년 현대자동차, 밀양 희망버스 등의 기획단으로 활동했다.


또한 노동 ‘투쟁’만이 아니라 ‘기록’의 중요성에 눈떠 2015년 현직 언론사 노동기자들과 함께 <굴뚝신문>을 만들었다. 여러 인터넷신문에 ‘박점규의 현장편지’를 연재했고,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에 ‘박점규의 동행’을 연재하고 있다. 지금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비정규직과 함께 부딪치고 투쟁하며 현장을 기록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책 속에서

P.7 : 한국사회에서 노동이라는 단어는 왠지 불편하고 부담스럽다는 누명을 쓰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원으로 불리고 싶어 한다. 유럽에선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노동교육을 대학 졸업 때까지 한 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이 나라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임금을 어떻게 계산하는지,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오늘도 노동을 하고 있다.

 

P.13 : 지하철 정비 노동자를 취재할 때 그가 무심코 보여준 방진마스크에서 눈을 떼기 힘들었다.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노동을 하는데도 정규직 노동자에겐 얼굴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전면마스크가 지급됐고, 비정규직 노동자에겐 호흡기만 보호하는 반면마스크가 지급됐다. 고용의 차별이 안전의 차별, 생명의 차별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럴 때 정규직 노동자는, 이럴 때 비정규직 노동자는, 이럴 때 국가는, 이럴 때 저널리즘은, 무엇을 항의하고 무엇을 바로잡아야 할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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