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거대한 후퇴 불신과 공포, 분노와 적개심에 사로잡힌 시대의 길찾기
지그문트 바우만, 슬라버보예 지젝, 아르준 아파두라이 외 저 | 박지영, 박효은, 신승미 외 역 | 살림 | 2017년 06월
ISBN : 9788952236029 / 384쪽 155 x 22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홍진기
-
댄 왕
-
원은지
- 13,500
- 19,800
- 21,600
- 17,010
출판사 리뷰
전 세계에 휘몰아친 민주주의의 위기와 포퓰리즘의 득세 이 대격변의 시대에 역사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세상은 왜 후퇴하고 있는가? 대중은 왜 포퓰리즘에 열광하는가? 세계 최고의 지성들이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며 펼쳐나가는 혜안과 통찰의 현장에 동참한다! 최근 세계는 크나큰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를 강타한 권위주의 포퓰리즘의 득세와 그에 따른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징후가 뚜렷하다. 유럽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극단적인 우경화 움직임에서부터 배타적 민족주의?국가주의와 외국인?소수자 혐오주의의 극성스러... 전 세계에 휘몰아친 민주주의의 위기와 포퓰리즘의 득세 이 대격변의 시대에 역사는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세상은 왜 후퇴하고 있는가? 대중은 왜 포퓰리즘에 열광하는가? 세계 최고의 지성들이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며 펼쳐나가는 혜안과 통찰의 현장에 동참한다! 최근 세계는 크나큰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전 세계를 강타한 권위주의 포퓰리즘의 득세와 그에 따른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징후가 뚜렷하다. 유럽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극단적인 우경화 움직임에서부터 배타적 민족주의?국가주의와 외국인?소수자 혐오주의의 극성스러운 부활, 세계시민주의와 관련된 자유주의 가치와 이상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이르기까지. 갑자기 몇 년 전만 해도 거의 상상할 수 없었던, 많은 이들 눈에 크게 후퇴하고 있는 듯 보이는 세상이 찾아온 것이다. 이 극적인 ‘퇴행’ 전환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과연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책은 그러한 ‘거대한 후퇴’의 뒤에 도사린 힘의 본질을 이해, 분석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세계 최고 지식인과 석학 15인이 공동으로 참여한 기획의 성과물이다. 슬라보예 지젝, 지그문트 바우만, 아르준 아파두라이, 폴 메이슨, 판카지 미슈라, 볼프강 슈트렉, 에바 일루즈 등 다양한 국적의 저자들은 독창적이면서 열린 관점으로 다채롭게 문제에 접근한다. 이들은 현재까지 역사가 걸어온 과정과 예상 가능한 미래의 행보를 논하고, 이 퇴행 움직임에 대응할 길을 숙고하면서, 더 폭넓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현재 우리가 처한 난국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한다. 『거대한 후퇴』는 오늘날 전 세계에 몰아닥친 자유민주주의와 세계시민주의에 대한 이 전례 없는 도전에 맞설 최선의 방책을 찾고자 하는, 최근 역사의 흐름을 우려하는 모든 이들에게 크나큰 가치를 지닌 중요한 공론장이 되어줄 것이다. 불신과 두려움, 분노와 적개심에 휩싸인 대중이 선택한 길, 권위주의 포퓰리즘 2016년 6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어 탈퇴 찬성으로 결정 났다. 2016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사이 프랑스 니스에서는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고, 터키에서는 군부 쿠데타가 불발되었다. 브렉시트로 대표되는 국가주의의 부활과 트럼프로 대변되는 포퓰리즘의 거센 물결이 전 세계를 뒤흔들어놓았다. 물론 이 두 가지 사례가 전부는 아니다. 러시아의 푸틴,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폴란드의 안드레이 두다는 권위주의 선동 정치가로서 정권을 장악한 국가?민족주의 포퓰리스트의 전형이다. 여기에 극우 정당인 프랑스의 ‘국민전선’,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 오스트리아의 ‘오스트리아 자유당’과 극우 단체인 미국의 티파티, 독일의 페기다(서양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 유럽인), 영국의 영국수호동맹, 프랑스의 정체성연합, 이탈리아의 카사파운드도 있다. “이런 국가들의 총인구는 세계 인구의 거의 3분의 1에 달한다”고 한 저자는 지적한다. 마치 전 세계 시민 대중 대다수가 불신에 휩싸인 채, 두려움에 떨면서, 분노와 적개심을 한꺼번에 폭발시키고 있는 듯하다. 이들은 때로는 투표로, 때로는 직접적인 저항운동으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거나 관철해내고 있다. 그리고 포퓰리스트들은 이들의 지지를 받으며 또는 이들의 지지를 결집하여 먹고살면서 권력을 거머쥐는 주인공이 된다. 포퓰리즘은 이탈?탈퇴?배제?경계?장벽?분리?구분?차이?경멸?혐오?증오의 서사로 도배되어 있으며, 민족주의?국가주의?정체성?순수성?우월성?정통성?근본주의를 모토로 삼는다. 특히 포퓰리스트들은 권위주의(가부장주의)로 가득 차 있으며 민주주의를 싫어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들은 모두 “아무 거리낌 없이 소수자와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고, 언론 자유를 억압하고, 반대자를 제거하기 위해 법을 이용한다.” 오늘날 그토록 많은 시민들이 도대체 왜 이러한 인종차별주의자, 독재자, 폭군, 제국주의자 포퓰리스트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고, 의지하고, 그들의 헛된 승리의 약속을 맹신하면서 자신의 인생과 사회와 국가를 이끌어달라고 내맡기는 것일까?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희생하는 대가를 기꺼이 치르면서까지 말이다. 이들은 도대체 누구이고, 무슨 생각을 품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바로 이 책 『거대한 후퇴』의 핵심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에서 자유민주주의 거부까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들은 다양한 이론적?실질적 논거와 예시를 동원한다. 칼 폴라니를 필두로 움베르토 에코, 토크빌, 노베르트 엘리아스,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 등 대가들의 예리한 통찰력은 이미 이 시대를 예견한다. 그중 칼 폴라니의 견해는 중요한 준거로 인용된다. 폴라니는 대표작 『거대한 전환』에서 사회가 자유시장경제로 전환한 뒤에는 사회보호(social protection)를 요구하는 대항운동(countermovement)이 등장한다고 내다보았는데, 20세기 후반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질서 아래에서 일어난 변화는 그것과 대단히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폴라니는 노동, 토지, 화폐의 무분별한 상품화가 결국 사회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뚜렷해진 거대한 후퇴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저자들이 한목소리로 지적하는 것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위기다. 신자유주의의 본질은 다음과 같은 마거릿 대처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대안은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 “사회 같은 것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society).” 이 책에서는 이를 이런 말로 달리 표현한다. ‘신자유주의적 민주주의사회는 스스로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전제조건 아래 존재한다.’ 신자유주의는 여러 가지 구조 변화를 일으켰다. 제조업의 해외 이전, 기업을 더 작은 회사들의 ‘가치 사슬’로 만드는 구조조정, 정부 역할을 축소시키는 감세 정책,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 일상생활의 금융화 등이 그렇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긴축정책은 세계화와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기획이다. 세계화는 무엇보다 세계경제 질서의 금융화, 상업화다. 이 과정에서 각 국민국가는 경제 주권을 시장에 고스란히 내주었다. 저자들이 누누이 강조하듯이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서 개별 국가의 주권, 특히 경제 주권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위기가 터져 나와 전 지구 차원으로 확산되었고, 서서히 실패해가던 신자유주의는 벼랑 끝에 내몰렸으며,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지구를 하나로 묶으며 약속한 번영과 안정은 불가능한 일로 판명 났다. “칼 폴라니가 예견한 시장경제 중심 사회 통합과 그로 인한 세계화의 위기는 오늘날 모두 현실이 되었다. 국제 테러리즘과 기후변화, 금융과 화폐 위기, 그리고 대규모 이주 움직임까지. 이 모든 현상은 이미 오래전 예측 가능한 일이었음에도 우리 사회는 제도적?정치적으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사회를 이루는 시민 개개인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화로 통합된 질서 속에서, 사람들은 ‘세계시민주의’식 공감대를 견고하게 확립하지 못한 채 여전히 ‘우리’와 ‘타자’를 나누고 있다. 오히려 오늘날에는 인종과 국가 그리고 종교를 기준으로 우리와 그들을 명확하게 구분 짓는 일이 더욱 빈번하다. 냉전 종식으로 세계는 이른바 ‘역사의 종언’을 맞이했지만, 냉전 시대 ‘적과 동지’라는 틀이
새로운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은 국권이 위기에 처한 시대에 국가 대표직을 노린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국권 위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증상은 현대의 어떤 국민국가도 자국의 이른바 국가 경제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부유한 국가와 빈곤한 국가 모두에 똑같이 문제다. 미국 경제는 실질적으로 중국 손에 달려 있고, 중국은 아시아 여러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원자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모든 국가가 중동의 석유에 어느 정도 의지하고, 현대의 모든 국민국가가 사실상 소수 부유한 국가의 군비에 의존한다. 국권의 기반으로서 경제 주권은 늘 미심쩍은 원칙이었다. 오늘날 경제 주권은 갈수록 무의미해지고 있다.
오늘날 국가가 보호하고 발전시키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 국가 경제가 없는 상황이라, 효율 위주 국가와 야심에 찬 많은 포퓰리즘 운동에서 문화적 다수결주의, 민족국가주의, 내부의 지적・문화적 반대 의견에 대한 억압을 지향함으로써 국권을 행사하려는 경향이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해 세계적인 경제 주권 상실 때문에 문화 주권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국권 자리를 대신하는 문화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형태는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_23~24쪽
오늘날 우리는 최근까지 효과적으로 사용한 모든 수단과 전략의 유효일이 지났거나 곧 지날 것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그런 수단과 전략을 무엇으로 대체할지는 거의 알지 못한다. 역사를 인간이 통제하려는 바람과 이에 따른 행동 결정은 거의 의미가 없어졌다. 인류 역사의 잇따른 비약적 발전은 예상과 통제가 불가능한 자연재해와 각축을 벌였고, 마침내 이를 능가했다.
우리가 여전히 (결코 뻔한 결론이 아닌) ‘발전’을 믿는다면, 이제는 발전을 축복과 저주의 혼합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축복은 갈수록 줄어들고 드물게 나타나는 반면 저주는 꾸준히 증가한다. 최근의 우리 선조들은 희망을 투자할 가장 안전하고 유망한 곳이 미래라고 믿었지만, 지금 우리는 주로 다양한 두려움과 불안과 우려를 안고 미래를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 미래에는 일자리 부족이 증가하고, 소득이 떨어져 자녀를 위한 삶의 기회가 줄어들고, 사회적 지위가 대폭 하락하고, 삶의 성취가 일시적이고, 마음대로 이용 가능한 도구와 자원과 기술에서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되리라고 말이다. 무엇보다 삶의 통제권이 우리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서, 우리 요구에 무관심한 모르는 사람들 손에 좌우되어 앞뒤로 움직이는 장기판 졸의 신세로 전락한다고 느낀다. 그나마 이 정도면 나은 신세다. 심하면 장기판을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대놓고 적대시하거나 잔인하게 굴지는 않는다 치더라도, 자신들의 목표를 추구하려고 우리를 희생시킬 수도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래는 더 편하고 덜 불편하리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업무에 서투르고 부적합한 사람으로 파악되거나 분류되어 가치와 위엄이 부정되고 그런 이유로 하찮은 존재로 취급받고 소외되고 따돌림당하는 섬뜩하고 위협적인 상황이 자주 떠오른다. _42~43쪽
그렇지만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 관련 초기 자료는 육체노동자와 신분 하락 중산층이 유럽연합 ‘탈퇴’ 운동과 도널드 트럼프의 유일한(또는 주된) 지지자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오히려 부유층과 고학력자도 그들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었다. 이러한 우익의 승리에는 돈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기업과 풍부한 자금 지원을 받는 두뇌 집단이 먼저 보수 단체 ‘티파티’를 지원한 데 이어 트럼프 선거전을 지원했다. 뻔뻔스러울 정도로 거짓투성이인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는 언론전에 돈이 투입되었고, 이런 언론전은 미국에서 공화당의 전통 보수주의 사회 기반 조직을 동원하는 한편 대중의 분노를 다양한 희생양에게 돌리고 두려움에 호소했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잊으면 안 된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퇴행적인 대항운동은 99퍼센트와 연대를 표명하는 척하면서 권력을 가진 상위 1퍼센트의 지지를 만끽한다(트럼프의 승리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이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_73쪽
버니 샌더스는 적어도 예비선거 때까지는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에서 나온 호소를 받아들여 대치하는 양측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했다. 군림하는 신자유주의 상식을 타파하면서, 그는 지난 30년 동안 대규모 부와 소득을 극소수 부유층에 편중되게 재분배해온 ‘조작된 경제’에 반대하는 선거전을 펼쳤다. 또한 민주당원들과 공화당원들이 구조 개혁을 위한 중대한 제안을 억압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결탁해온 가운데, 그런 조작된 경제를 지원하고 보호해온 ‘조작된 정치체제’를 비판의 표적으로 삼았다. 샌더스는 ‘민주사회주의 democratic socialism’라는 기치를 내걸고 월 가 시위 이후로 잠복해 있던 정서를 강력한 정치 봉기로 결집시켰다.
샌더스의 반란은 민주당 처지에서는 트럼프의 반란과 유사했다. 트럼프의 반란이 공화당의 기득권을 뒤엎고 있던 바로 그 순간에, 샌더스는 민주당 내 모든 권력을 쥔 오바마의 후임자를 이기기 직전까지 갔다. 샌더스와 트럼프는 미국 유권자 중 대다수를 자극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포퓰리즘만 살아남았다. 트럼프가 거액 기부자들과 정당 당수들이 선호하는 인물들을 포함한 공화당 경쟁자들을 쉽게 궤멸시킨 반면, 샌더스의 반란 사태는 덜 민주적인 민주당에 의해 확실하게 저지되었다. 총선 무렵 좌익 대안 세력은 이미 진압된 상태였다.
남은 것은 반동 포퓰리즘과 진보 신자유주의 사이 ‘홉슨의 선택 Hobson’s choice(아무 대안 없이 주어진 것 중에서만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옮긴이)’뿐이었다. _88~89쪽
조윗은 자유민주주의에 도전할 새로운 보편 이데올로기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후쿠야마의 의견에는 동의했지만, 과거의 민족・종교・부족 정체성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세계화의 역설적인 점은 사람・자본・상품・아이디어의 자유로운 이동이 사람들을 서로 가깝게 하는 반면에 국가가 이방인을 통합하는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아르준 아파두라이는 10년 전 “국민국가는 완벽한 지배력을 행사할 마지막 문화 자원인 민족 집단으로 축소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안이 없다”는 주문을 따른 거시경제정책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정체성 정치 identity politics(민족, 종교, 계급, 성, 언어, 세대, 직업 등에 따라 개인의 관심과 세계관이 나뉜 집단들이 각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정치-옮긴이)가 유럽 정치의 중심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시장과 인터넷은 개인 선택권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강력한 세력임을 입증했지만, 서양의 사회 결속력을 약화시켰다. 시장과 인터넷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접촉을 좋아하고 이방인을 멀리하는 것과 같은 타고난 선호를 만족시키려는 개인 성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연결되었지만 덜 통합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세계화는 연결시키는 동시에 단절시킨다. 조윗은 이런 연결되고 단절된 세계에서 우리는 약화된 국민국가의 잿더미에서 비롯될 분노의 폭발과 ‘격노의 움직임’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윗이 보기에 냉전 후 질서는 일종의 ‘독신 남녀 전용 술집’과 비슷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서 어울리다가 집에 가서 섹스를 하고, 다시 만나지 않고,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다시 그 술집에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 그러므로 단절로 이루어진 세계다.” 경험이 풍부한 세계지만, 안정된 정체성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충성심을 불러일으키지도 않는다. 당연히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망하던 경계인 바리케이드가 되살아난다.
바로 이런 전환(1990년대의 단절된 세계로부터 오늘날 등장하고 있는 바리케이드 쳐진 세계로의 이동)이 민주주의 체제의 역할을 변화시킨다. 이제 민주주의는 소수의 해방에 찬성하는 체제에서 다수 세력을 보호하는 정체 체제로 바뀐다. _128~129쪽
포퓰리즘은 형성 단계에서 이미 적을 외부 침입자로 설정해놓기 때문에 내재하는 사회적 적대감을 부정한다. 이런 이유로 포퓰리즘은, 비록 대중 담론의 천박한 붕괴와 꼭 겹치지는 않지만, 천박한 단순화와 공격성의 개인화로 빠져드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좌익 포퓰리스트는 적의 기본 전제를 너무 빠르게 받아들인다. 보편주의는 끝났다고, 그것은 ‘뿌리 없는’ 세계 자본과 그 금융 전문가의 생명 없는 정치적・문화적 상대에 불과하다고, 기껏해야 사람 중심 세계자본주의를 옹호하는 하버마스식 사회민주주의자의 이데올로기일 뿐이라고 말이다.
이런 국가주의의 재발견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익 국가주의 포퓰리즘이 서유럽에서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주장하는 가장 강력한 정치 세력인 동시에 적절한 정치 열정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쟁점은 이렇다. 왜 좌익이 국가주의 열정의 장을 극우에게 넘겨줘야 하는가, 왜 ‘국민전선으로부터 조국을 되찾으려고’ 하면 안 되는가? 극좌가 이런 국민주의 열정을, 오늘날 세계 사회가 직면한 주요한 현실, 즉 갈수록 규제가 풀리는 뿌리 없는 금융자본에 대항하는 강력한 도구로 동원할 수는 없을까? _353쪽
머리말_하인리히 가이젤베르거
제1장 민주주의의 약화 _아르준 아파두라이
제2장 목표와 이름 찾기의 증상들 _지그문트 바우만
제3장 후기신자유주의에서 나타나는 진보 정치와 퇴행 정치 _도나텔라 델라 포르타
제4장 진보 신자유주의 대 반동 포퓰리즘: 홉슨의 선택 _낸시 프레이저
제5장 해방의 역설에서 자유주의 엘리트의 종말까지 _에바 일루즈
제6장 다수결주의의 미래 _이반 크라스테브
제7장 유럽은 피난처가 될 것인가 _브뤼노 라투르
제8장 자유에 대한 두려움 극복하기 _폴 메이슨
제9장 경멸 시대의 정치학: 계몽주의가 남긴 어두운 유산 _판카지 미슈라
제10장 담대한 용기 _로베르트 미직
제11장 탈문명화: 서양 사회의 역행에 대한 고찰 _올리버 나흐트바이
제12장 세계 경제 위기에서 후기자본주의 반대 운동까지 _세사르 렌두엘레스
제13장 강요된 후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종말의 서막 _볼프강 슈트렉
제14장 친애하는 융커 위원장에게 _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
제15장 포퓰리스트의 유혹 _슬라보예 지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