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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292141 / 272쪽 129 x 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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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의 문장에는 애뜻한 세상의 무늬들이 숨겨있다 ◈ 책 소개 사랑은 시작하는 순간부터 낡아간다 무릎의 흔적들을 본다. 통증은 사라졌지만 새살이 올라오며 만든 무늬들 속에 유년의 달음박질과 엉뚱한 실수와 아찔했던 사고의 정지화면이 들어 있다. 촛대뼈의 우묵함은 병영 시절 허락도 없이 내 전신을 휩쓸었던 폭력의 발자국이다. 상처에서 솟아오르던 통증들이 다 휘발되었을 때에야 우리는 그 자리를 흉터라고 부른다. 인터넷 시대의 화법으로 말하자면 흉터란 일상과 함께 하는 팝업이다. 클릭하는 순간 실행되는 영상이다. 어느 ... 시인의 문장에는 애뜻한 세상의 무늬들이 숨겨있다 ◈ 책 소개 사랑은 시작하는 순간부터 낡아간다 무릎의 흔적들을 본다. 통증은 사라졌지만 새살이 올라오며 만든 무늬들 속에 유년의 달음박질과 엉뚱한 실수와 아찔했던 사고의 정지화면이 들어 있다. 촛대뼈의 우묵함은 병영 시절 허락도 없이 내 전신을 휩쓸었던 폭력의 발자국이다. 상처에서 솟아오르던 통증들이 다 휘발되었을 때에야 우리는 그 자리를 흉터라고 부른다. 인터넷 시대의 화법으로 말하자면 흉터란 일상과 함께 하는 팝업이다. 클릭하는 순간 실행되는 영상이다. 어느 날 문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장착된 USB다. 눈으로 흉터를 본다는 건 클릭하는 것과 같다. 자동으로 폴더들이 펼쳐진다. 자주 클릭하는 건 아무래도 사랑이라 명명된 폴더다. 그 내부에는 각각의 이름을 가진 파일들이 존재하고 모양도 자료량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것은 열리는 순간 댐이 터지듯 방 안의 모든 것이 둥둥 떠오르고 나만 바닥에 가라앉아 익사 직전까지 허우적거리게 된다. 다른 폴더를 클릭하면 도무지 변하지 않는 것들이 미라처럼 나란하다. 그렇지, 눈물로 염장되었으니 쉽사리 변질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나는 상처와 치유를 반복하며 견딘다. 삶이 그런 거라고 내 스스로를 다독인다. 상처는 두려움을 버리고 정면으로 응시할 때 비로소 새살을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때론 돌아보며 앞을 예감하고 앞을 보며 흐트러진 지난날들의 부스러기들을 마음의 서랍, 제자리에 담는다. 종교가 스승이고 학자도 스승이고 스치는 모두가 스승일 수 있으나, 항시 함께해주는 스승이란 자기 자신이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일 뿐, 쓰라림의 진원이 어디인지 자신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자기 자신에게 배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미혹에 빠지는 경우가 점차로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풍경과 기억과 상처와 상상들을 문장으로 옮겼다.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을 세밀화로 남겼다. 사람 하나 일어선 자리에 남아 있던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채집했다. 나의 이야기이고 그대들의 사랑이고 누군가의 추억이며 우리 주변에 서성거리는 안색이다. 어느 갈피에선가 눈가에 달무리 진 사내를 만난다면 그대의 자화상이니 외면하지 마시라. 혼자 앉은 카페의 흐린 창에 비친 얼굴이 바보 같아도 아름다운 자신이니 가늘게 웃어주시라.
사랑은 시작하는 순간부터 낡아간다
무릎의 흔적들을 본다. 통증은 사라졌지만 새살이 올라오며 만든 무늬들 속에 유년의 달음박질과 엉뚱한 실수와 아찔했던 사고의 정지화면이 들어 있다. 촛대뼈의 우묵함은 병영 시절 허락도 없이 내 전신을 휩쓸었던 폭력의 발자국이다. 상처에서 솟아오르던 통증들이 다 휘발되었을 때에야 우리는 그 자리를 흉터라고 부른다. 인터넷 시대의 화법으로 말하자면 흉터란 일상과 함께 하는 팝업이다. 클릭하는 순간 실행되는 영상이다. 어느 날 문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장착된 USB다. 눈으로 흉터를 본다는 건 클릭하는 것과 같다. 자동으로 폴더들이 펼쳐진다. 자주 클릭하는 건 아무래도 사랑이라 명명된 폴더다. 그 내부에는 각각의 이름을 가진 파일들이 존재하고 모양도 자료량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것은 열리는 순간 댐이 터지듯 방 안의 모든 것이 둥둥 떠오르고 나만 바닥에 가라앉아 익사 직전까지 허우적거리게 된다. 다른 폴더를 클릭하면 도무지 변하지 않는 것들이 미라처럼 나란하다. 그렇지, 눈물로 염장되었으니 쉽사리 변질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나는 상처와 치유를 반복하며 견딘다. 삶이 그런 거라고 내 스스로를 다독인다. 상처는 두려움을 버리고 정면으로 응시할 때 비로소 새살을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때론 돌아보며 앞을 예감하고 앞을 보며 흐트러진 지난날들의 부스러기들을 마음의 서랍, 제자리에 담는다. 종교가 스승이고 학자도 스승이고 스치는 모두가 스승일 수 있으나, 항시 함께해주는 스승이란 자기 자신이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일 뿐, 쓰라림의 진원이 어디인지 자신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자기 자신에게 배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미혹에 빠지는 경우가 점차로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풍경과 기억과 상처와 상상들을 문장으로 옮겼다. 사랑에 아파하는 사람들을 세밀화로 남겼다. 사람 하나 일어선 자리에 남아 있던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채집했다. 나의 이야기이고 그대들의 사랑이고 누군가의 추억이며 우리 주변에 서성거리는 안색이다.
어느 갈피에선가 눈가에 달무리 진 사내를 만난다면 그대의 자화상이니 외면하지 마시라. 혼자 앉은 카페의 흐린 창에 비친 얼굴이 바보 같아도 아름다운 자신이니 가늘게 웃어주시라.
《작가의 말》
1. 사랑에 대한 부재증명
폭설 다음 날
저 멀리 등대가 보일 때
노을이 필 때마다 전화를
영원과 찰나와 동안
어두운 건 당신
거리의 우산들
착각
돌아오지 않았어야 했다
고백
소용없는 일
불안한 사랑
잠자리의 잠자리
턴 오버
사바나에서의 연애
하늘에서 만든
여진餘震
지옥에서 당신보다 절실한 것
다정한 길항拮抗
그 겨울의 찻집
우리들 약속은 몇 만 화소pixel일까
그대는 사랑이라 하지만
외로운 함수
연인
비문非文의 계절
몽유夢遺의 행로
외면할 때의 내면
착각의 뒷모습
네일Nail 판타지아
포옹
엽흔葉痕
태양의 독백
문득
캄캄하면 슬프고 환해지면 그리운
따르릉 따르릉, 깜빡 깜빡, 띵똥
사랑을 사랑했네
2. 세상의 무늬들
타임머신
차가워서 따듯한
지금 창밖엔
공항과 공상
한 번이라도 성공하고 싶었다
산타에게 미리 보내는 편지
추위 때문만은 아니라서
알고도 모르는 것
단풍상점 경영학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배[船]다
풍경의 잔혹사
겨울을 위한 에스키스esquisse
가슴 밋밋한 남자여서
사이[間] ― 시월을 보내며
날마다 마지막
마음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아껴 써도 모자라는 봄날
소리가 남긴 무늬들
결심
편도만 고집하는 것들
접?
바람에게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겨울에게 보내는 주문서
시절을 아는 나이
이럴까 봐 당신을
씨 뿌리기
잡념과 잠언의 간극
완성이라는 껍질을 벗기면
표류하는 손목
권태倦怠와 탈태奪胎
무게와 존재감
가야 할 곳이 남아 있다
3. 맑은 거울을 찾아서
화살이 아닌 화살표라서 다행이지만
기다리는데 오지 않으면 우리가
버리고 얻는 것, 남겨서 이루는 것
그늘도 폭풍에 지워지던 날
반복되는 일
가만두면 제자리를 찾는 것들
설국에 계신 아버지
경계에서 흔들리기
높이에 대하여
미필적고의
자해自害
그늘에 대한 거짓말
자기 자신으로 살기
모르고 살았던 맛
친절과 오지랖
기울지지 않는 천칭이 될까
불행할 수 있는 자유
이별과 이별하기
사부인곡思婦人曲
수직과 수평
소원도 희망도 아니지만
흔해도 내게는 한 번이니까
오랜만에 한 번
저 혼자 가는 시간
북청 물장수
전煎 뒤에 남는 것
굳은, 살을 먹는 밤
구속의 이면에 대한 복기復棋
시 분 초, 홉 되 말
회식의 속살들
청량사에 가시려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