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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먼 말

시리즈 : 현대시세계 시인선 [101]

유기택 저 | 북인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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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413752 / 136쪽 129 x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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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유기택의 시집 『참 먼 말』은 ‘산책시편’이라 할 만큼 시인의 생활 근거지인 ‘샘밭’을 거닐며 마주치는 사물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사색한다. 아내와 잠을 자는 중에도,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중에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중에도 그는 늘 사물과 대화하며 시를 떠올린다. 시는 그의 생활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생활 그 자체다. 이번 시집의 특징 중 하나는 아내를 대상으로 한 시가 돋보인다. 「미리 봄날」은 늦겨울 새벽잠을 자는 아내의 잠꼬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불을 돌돌 말고/ 번데기처럼 새벽잠”이 든 아내를 ... 유기택의 시집 『참 먼 말』은 ‘산책시편’이라 할 만큼 시인의 생활 근거지인 ‘샘밭’을 거닐며 마주치는 사물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사색한다. 아내와 잠을 자는 중에도,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중에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중에도 그는 늘 사물과 대화하며 시를 떠올린다. 시는 그의 생활에서 떼래야 뗄 수 없는 생활 그 자체다. 이번 시집의 특징 중 하나는 아내를 대상으로 한 시가 돋보인다. 「미리 봄날」은 늦겨울 새벽잠을 자는 아내의 잠꼬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불을 돌돌 말고/ 번데기처럼 새벽잠”이 든 아내를 본 시인은 아내가 나비가 되고 싶은가 보다고 생각한다. “슬며시 이불을 밀어주고” 일어나는데 아내가 “무슨 원망 같은 잠꼬대”를 한다. 순간 시인은 우리가 “너무 오래 함께 살”아 아내가 잠을 자면서도 자신을 원망한다고 자책한다. 그때 아내가 “아유, 곱기두 해라!”라고 잠꼬대를 한다. 아내의 잠꼬대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아내의 봄은 너무나 먼 데”있다고 또 자책한다. 아내가 잠꼬대하는 순간에도 오해하고 원망하는, 거리감을 느낀 데 대한 시인의 반성이 “아내의 봄은 너무나 먼 데” 있다는 시구에 다 들어 있다. 아내에 대한 미안하고도 고마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들길을 걷다 당신은」은 산책시의 전형이다. 산책길 골목에서 만난 “쑥부쟁이/ 벌개미취/ 구절초”는 다 각자의 ‘길’을 가지고 있으며, 산과 들, 자연에 있어야 할 꽃들이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사람의 뒤란”에서 또 다른 길을 내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길은 많이 존재하지만 꽃들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겨우 하늘로 길을 낼 뿐이다. 하지만 꽃은 “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활짝 웃”는 긍정의 마인드를 보여준다. 시인은 “꽃 이름인 저 골목들”에 환한 가로등을 밝힌다. 평소 산책하면서 사색을 즐기는 시인에게 “세상은 춤판”(「발견」)과 다름없다. “막연히 살고 싶은 생각이 모두 춤”이다. “사는 일” 또한 “우줄거리며 춤추는 노동”이다. 살고 싶은 생각과 사는 일이 다 춤이라는 발견은 “무엇에 머물지 않으려고/ 무엇이 되고야 마는 무상”(「꽃, 개미지옥 」)과 다르지 않다. “아무렇지도 않은 저녁이 아무렇게나 와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 데로나 가버리”(「아무라는 미상의 미상불」)므로 시인은 삶과 죽음, 깨달음, 소유와 무소유, 사색하는 나까지도 무의미하다. 나를 발견하는 일이나 말, “진실은 뜻밖에 짧다”(「뻥 1」)는 사실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유기택의 시세계는 노장의 소요유(逍遙遊)나 지북유(知北遊), 불교의 공(空)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그의 시는 음미하면 할수록 참 깊고도 넓다.

저자 소개

1958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3살 이후 춘천에서 살았다. 2012년 시집 『둥근 집』으로 데뷔했으며, 시집으로 『둥근 집』, 『긴 시』가 있다. 춘천 ‘시문 동인’이다.

책 속에서

[표제시]

참 먼 말
-

저기요

사월 저녁 바람결엔
왜 그런 말이 그리운 거지

자꾸만 덧나는 거지


[대표시]

미리 봄날
-

아내는 나비가 되려나 봅니다

며칠 춥고 눈도 내리더니
꿈이 시린지, 이불을 돌돌 말고
번데기처럼 새벽잠이 들었습니다

슬며시 이불을 밀어주고
잠을 터는데
무슨 원망 같은 잠꼬대를 듣는데

우린 너무 오래 함께 살았습니다
눈꽃은 꽃이 아닌 걸
나는 꽃이 아닌 걸
꿈은 손 시린 꽃인 걸

“아유, 곱기두 해라!”
아내는 꽃꿈을 꾸고 있나 봅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아내의 봄은 너무나 먼 데입니다
-


발견
-

세상은 춤판입니다
요지경 따위는 없습니다
막연히 살고 싶은 생각이 모두 춤입니다

길 위로 갑자기 나타난 사람들 몇이
빠른 춤으로 길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좋은 꿈을 꾸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새가 직선으로 날 때는
추락하고 있을 때뿐입니다

사는 일은 우줄거리며 춤추는 노동입니다

같이 춤추실래요

막춤이라고 한들 누가 뭐라긴 하겠는지요
-

목차

제1부
아는 말ㆍ13
뻥 1ㆍ14
할머니와 유모차ㆍ16
꽃ㆍ17
아무라는 미상의 미상불ㆍ18
그늘의 우호적 소모에 관해ㆍ19
꽃, 개미지옥ㆍ20
부사(副詞)의 힘ㆍ21
하현달, 그대ㆍ22
나는 참ㆍ23
!ㆍ24
신 입춘첩ㆍ25
미술관 여자를 사랑했네ㆍ26
김유정역에서ㆍ28
봄비 오려나 봐ㆍ29
술의 백성ㆍ30
낚시ㆍ31
희망가ㆍ32
빨래집게에 딱 걸렸다ㆍ33
중얼중얼ㆍ34

제2부
말 가시ㆍ37
지금ㆍ38
참 먼 말ㆍ39
갈비뼈의 골절 유감ㆍ40
바람이 나를 지나갈 때ㆍ41
감자꽃 피면ㆍ42
틈ㆍ43
아내ㆍ44
참새 씨ㆍ45
뿔ㆍ46
거룩한 영업의 계보ㆍ47
감ㆍ48
도청 일지ㆍ49
꽃의 절정은 언제인가ㆍ50
애물ㆍ51
거진항에서ㆍ52
이름 살기ㆍ53
밥그릇 수에 관한 명제ㆍ54
뭐지ㆍ55
텅ㆍ56

제3부
무당벌레ㆍ59
휴일ㆍ60
우제ㆍ61
안개주의보ㆍ62
두 줄 엽서ㆍ63
휴일 서정ㆍ64
11월은ㆍ66
지옥철ㆍ67
혼잣말ㆍ68
괜찮은 걸까ㆍ69
눈 내리는 저녁ㆍ70
호수를 베고 잠들다ㆍ72
어리봄ㆍ74
미리 봄날ㆍ75
문ㆍ76
뿌리들이 하는 거라곤 줄곧ㆍ78
허물어진 담에 대문만 서 있다ㆍ79
어떤 오독ㆍ80
위대한 삽질ㆍ81
부나비ㆍ82

제4부
위험한 대낮ㆍ85
뻐꾸기 날리다ㆍ86
노잣돈ㆍ87
부창부수(婦唱夫隨)ㆍ88
새ㆍ90
생의 반성은 가렵다ㆍ91
지(智)ㆍ92
나무ㆍ93
뻥 2ㆍ94
무슨 나무였는지ㆍ95
누가 지났다ㆍ96
저녁 소나기ㆍ97
벙어리 사랑ㆍ98
허사(虛辭)ㆍ99
폭염ㆍ100
까마귀ㆍ101
멍ㆍ102
화요일의 전망은 대체로 맑음ㆍ103
수요일의 전망은 대체로 맑음ㆍ104
귀둔 정담ㆍ106

제5부
들길을 걷다 당신은ㆍ109
환승ㆍ110
헛방애ㆍ112
흐르는 섬돌ㆍ113
과태료ㆍ114
콧노래ㆍ116
발견ㆍ117
한파ㆍ118
풍장ㆍ119
나는 일어서는 것들을 보았다ㆍ120
촛불ㆍ121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하네ㆍ122
절름발이 애인들ㆍ124
사소한 풍유ㆍ126
달빛에 천 리를 간다ㆍ128
이야기꽃, 그 꽃ㆍ129
오독ㆍ130
다녀가다 마는 봄 이야기ㆍ132
괜찮아ㆍ133
어제는ㆍ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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