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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3203 /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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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2012년 계간 <시작>으로 등단한 류명순의 첫 시집이 시작시인선 229번으로 출간되었다. 류명순 시의 특장은 상상력과 현실의 조화에 있다.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뇌를 상상력으로 발전시켜 우리가 미처 예견치 못한 이미지들을 만들어낸다. 그 이미지들은 때로 플라톤의 모습이 되어 나타나고 칭기즈칸, 달리, 앤디워홀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어 현실의 우리 모습을 보여준다. 류명순의 시는 일상과 상상력이 만나 일상을 상상력의 세계로 확장시키고 상상 속의 세계를 현실의 세계로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시인은 때로 민들레 백발처럼 삶의 구석진 내면을 다 알아버린 듯한 표정으로 개인의 보편적 삶을 ‘무쇠 밭솥’이라는 대체물로 드러내기도 하고 ‘옥탑방에 가기 위한 몇 개의 텍스트’라는 시에서는 별 다른 기법 없이 이미지의 묘사만으로도 고독한 심상을 담담히 드러내기도 한다. 이병철 평론가는 이를 ‘상상력과 체험이 결합한 이른바 ‘퓨전’의 시학이라고 명했고 유성호 평론가는 시인만의 ‘근원적인 성찰과 치유의 기록을 담고’ 있다고 평했다.
부족함을 안고 첫 시집을 낸다
시를 잘 쓰는 재주가 없어서
그저 진실만을 이야기하다 보니
지루하기도 하고 억지스러움도 있을 것이다
재주 없는 사람의 변명 같은 것
그러나 내 식견은 거기까지인 것 같다
다른 시인들이 잘 가지고 노는 언어들이
내게는 왜 겉도는 건지
늘 이런 의문을 안고 고민해보지만
나에겐 자연과 사물과의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나 보다
무한한 사유의 세계에서 누구와 겨루는 것은 힘에 부친다
첫 번째 시집을 내면서 방황하는 바람처럼 흔들린다
그저 누군가 먼저 간 길을 맨발로 가고 있다
발가벗긴 느낌이라 숨고 싶다
2017년 4월 류명순
새들도 변종을 꿈꾼다
어디선가 새가 운다
새가 새 울음을 물고 새를 부른다
지하철 내부는 새 울음소리 가득하다
새들의 먹이는 톡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톡을 주는 사람들
의자에도 통로에도 이 칸도 저 칸도
톡을 먹은 새들의 배설물이 수북하다
톡끼리 착각하여 더러는 모방에 걸려든다
조건 반사에 낀 손을 확인하며 계면쩍게 웃는다
눈으로 슬쩍 톡을 훔쳐 먹는다
응시하던 시선 빼지 못해 잘라버린다
온통 톡을 먹은 새에 중독된 사람들의 외면外面이다
새들은 늘 변종을 꿈꾼다
지문의 기호들을 모두 탐독하여
GPS도 없이 정확하게 날아간다
강남으로 명동으로 때론 지구 밖으로
사람의 생각을 읽고, 아바타를 들고
이 집 저 집 벨을 누른다
톡을 먹고 사는 저 새들의 지능이 점점 우월해진다
새들이 날아가는 속도만큼 지구는 돌아가고
오늘도 순환선은 한강을 건너가고 있다
시인의 말
제1부
글자 쓰는 골목 13
오래 닫힌 窓 15
고문의 진화 17
사의 품 19
형법 제38조 21
바람의 본적 23
무덤으로 가는 앤디워홀 24
소리의 판화 26
플라톤 모티브 27
바람의 유목 29
석장石墻의 비밀 31
내통하다 33
생각 한 벌 34
하루가 발치되다 36
폭풍의 이동 경로 38
제2부
비색에 젖다 43
지하도 44
새들도 변종을 꿈꾼다 45
염천炎天 47
강력한 수군水軍 49
물구나무의 삶 51
둥근 울음 53
아라족들의 복화술 54
사바나 미술관 56
알리바이 레시피 57
no 59
달리의 방 61
과녁 63
식물도 말을 키운다 65
옥탑방 가기 위한 몇 개의 텍스트 67
제3부
산세비에리아 스토리텔링 71
사디즘의 만족 73
우산 74
말 질주하다 75
직업 있는 여자 77
무쇠 밥솥 78
바람의 세일즈 79
이방인異邦人 81
삼색등의 유래 82
악어구두는 악어의 눈물이다 83
레인보우 85
오래된 영농일기日記 87
구멍가게 그 남자 89
부활절 90
길은 생각한다 92
소국 93
제4부
검은 얼룩 97
명예퇴직 98
고음 실종되다 99
국지성 폭우 100
백 년을 수술하다 101
횡단보도 103
Delta 104
나는 학습된다 106
공원도 관절통을 앓는다 107
삭제 108
모나리자의 미소 109
에덴동산에 사는 이브 110
어지러운 반란 111
공휴일 113
허공의 회로 115
해 설
이병철 상상력과 구체성의 협화음 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