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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0006408 / 296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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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사회학자 송호근이 소설가로 변신한 이유는?
신헌(申櫶, 1811~1888)이 지은《심행일기》(沁行日記)는 강화도 수호조규를 맺은 1876년(고종 13) 2월 한 달간의 기록이다. 일본은 이 조규를 통해 무사의 불만을 밖으로 돌리고 미국과 맺은 불평등 조약을 보완하고자 했다. 반면, 조선은 이 조규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한다. 조규를 체결할 때 전권을 위임받고 협상대표로 나선 신헌. 그가 바라본 19세기 후반의 조선과 세계사 움직임을《강화도: 심행일기》에 담아냈다. 이 책은 우리 시대 사회학계를 대표하는 송호근 서울대 교수의 수많은 저서 가운데 첫 장편소설이다. 사회학자가 소설가로 변신한 필연의 이유는 무엇일까. 30여 년 학자 경험은 앞으로 펼쳐질 ‘소설가 송호근’의 도저(到底)한 도정(道程)의 디딤돌이 아닐까.
언어의 바다에서 벼려 낸 경계인 신헌
주인공인 신헌의 고뇌와 갈등에서 격동하는 구한말을 바라보는 사회학자의 시선이 보인다. 저자는 신헌을 봉건과 근대에 선 경계인으로 봤다. 신헌은 조선의 유학자로 유학을 배우며 성장했다. 무관인데도 뛰어난 학문적 소양을 보여 유장(儒將)으로도 불렸다. 다산 정약용 아래에서 배우기도 했고 개화파 인물과도 폭넓게 교류했다. 그리고 1876년, 신헌은 쇄국의 가치를 고집하는 조선 조정의 대표가 되어 세계화의 시발점이 되는 조규 협상에 나선다. 작가는 봉건과 근대가 부딪히는 시대의 격랑 앞에 돌올하게 선 신헌을 통해 봉건과 근대 사이의 경계인을 실감 나게 담았다.
오랜 세월 수많은 저술로 단련된 저자의 탄탄한 필력이 정교하면서도 감수성 넘치는 언어를 벼려 냄으로써 작품은 마치 처음부터 끝까지 강화도를 향해 힘차게 질주하는 준마처럼 생동감을 주며 빠른 속도로 읽힌다. 인물을 감싼 사회와 시대를 그려내는 데도 탁월하다. 공간의 변화를 통해 시대를 드러내며 그 안에 놓인 인물의 넘치는 개성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실존 인물과 운명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모습에서 문학적 향기가 물씬 풍긴다. 이 책은 격변하는 구한말 시대 상황에 ‘소설가 송호근’의 상상력과 필력이 더해지며 탄생한 걸작이자 강대국에 둘러싸인 오늘날의 한반도 자화상이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에게 마지막 조선은 비관적이고 비난의 대상이다. 망국. 결과적으로 나라가 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만으로 모든 것을 오도하지는 않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결과가 그러니 모든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이제 송호근 교수가 건져 올린 조선의 마지막 사회를 들여다보자. 그 안에서 임시정부를 거쳐 대한민국으로 가는 원동력을 찾을 수 있다. 또한 20세기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비극의 씨앗이 심겨진 강화도를 볼 수 있다. 사회학자가 강화도에 주목한 이유는 그의 고백처럼 수많은 저술과 논문만으로는 화해시킬 수 없는 세상현실을 언어의 바다에 절이고자 하는 열정이다.
봉건과 근대의 변곡점에서 고뇌하는 인간, 신음하는 사회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두되 소설적 장치로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켰다. 작품에서 신헌이 연심을 품은 혜련과 그녀의 딸 옥이다. 혜련은 천주교 신자로 신헌에게 십자가를 선물한다. 신헌은 봉건에서 밀려 근대로 다가서며 기존의 가치관이 흔들릴 때마다 혜련이 준 주머니 속 십자가를 만진다. 십자가는 사랑의 징표이자 구원의 상징물이다.
배로 세계를 누비던 시대의 강화도는 수도에 이르기 위한 첫 관문이었다. 그래서 강화도의 별칭이 심도(沁都)였다. 신헌은 강화도를 통해 조선에 왔다가 붙잡혀 문초받는 서양인 신부를 보며 그들의 대답에서 유교적 가치관의 혼란을 느낀다. 유교적 가치의 수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인간의 목숨보다 값진 것인가? 세계가 밀려드는데 빗장만 단단히 잠그면 될 일인가? 한편, 1876년 2월 일본은 운요호 사건의 책임을 물으며 조약을 요구해온다. 신헌은 접견대관이 되어 협상을 위해 강화도로 향하는데…. 격동하는 구한말 역사를 공부삼아, 장쾌한 파노라마처럼 전개되는 스토리에서 재미를, 개성 넘치는 인물에서 감동을 볼 수 있는 작품은 흔치 않다. 추후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면 원작으로서의《강화도》를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일러두기 4
서序 경계인, 신헌 6
발진
발진發進 19
서계書契 26
의정부議政府 33
강화도 40
마재
마재馬峴 55
경기중영 69
경기감영 76
송추 노룻골 83
앵베르 주교 92
금위영 97
녹도鹿島 115
초의선사 126
양화진
양화진楊花鎭 137
양적洋敵 145
혜련 155
교전 163
새남터 171
광화문
풍도風島 183
초지진草芝鎭 194
광화문光化門 203
과천 212
계동댁宅 219
국정골 226
강화도
동헌東軒 245
회오悔悟 253
완충緩衝 260
결렬決裂 267
회유 275
이별離別 283
미주 292
신헌 연보 2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