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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일기 디킨스의 만찬에서 하루키의 맥주까지, 26명의 명사들이 사랑한 음식 이야기

정세진 저 | 파피에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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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5901819 / 272쪽 223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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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그들이 사랑한 것은 혀끝에 감긴 음식의 맛이 아니라 아스라한 기억과 끝없는 그리움이었다! 화려한 왕비 카트린 드 메디치가 즐겼던 아티초크, 음악의 아버지 바흐를 사로잡은 ‘이슬람의 음료’ 커피, 디킨스가 차린 크리스마스 만찬 식탁에 오른 트웰프스 케이크와 플럼 푸딩, 1950년대 유럽의 한국인 유학생 전혜린이 잊지 못한 헝가리언 굴라시, 아름다운 배우 오드리 헵번을 구해준 초콜릿,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맥주……. ‘눈물 젖은 빵’의 시대에서 식탐의 시대로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이 먹는 것을 나에게 말해보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음식’은 어떤 사람을 규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명사들은 어떤 음식에 왜 취했을까.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그야말로 미식의 시대다. 세상이 글로벌화되면서 식탁도 글로벌화되어 이제는 우리 한식이나 중식, 일식, 이태리식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도, 멕시코, 북유럽 음식들까지 낯설지 않게 된 세상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듯이, 오랫동안 음식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음식을 생존을 넘어 탐하는 대상이 된 시대에 살고 있다. <식탐일기>는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맛있는 음식 속에 담긴 파란만장한 사람들의 이야기, 희로애락이 담긴 한 그릇의 음식과 한 잔의 음료가 전하는 색다른 역사 이야기다. 운치에 죽고 운치에 살았던 조선 선비 송강 정철의 못 말리는 술 사랑,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몰아서 글을 쓰고 폭식과 폭음을 일삼았던 발자크, 여자들끼리 갖는 티타임의 수다에서 인생의 본질을 발견한 제인 오스틴의 홍차 한 잔, 음악가로서만큼 미식가로 유명했던 로시니를 울게 한 음식, 빅토리아시대 영국 음식 문화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준 찰스 디킨스의 명작들, 우아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배우 오드리 헵번이 사랑한 초콜릿과의 인연 등, 역사 속 인물 26명의 어깨 너머로 그들의 식탁을 훔쳐보면서, 그들의 삶과 그들이 사랑한 음식과 그 안에 담긴 애틋한 감정까지를 추적한다. ‘혼밥’하는 왕비, ‘이교도의 음료’를 사랑한 음악가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사람은 16세기 이탈리아 명문가의 딸로 태어나 앙리 2세의 왕비로 프랑스로 시집온 당대 최고의 ‘엄친딸’ 카트린 드 메디치다. 서양 음식의 역사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존재인 카트린 드 메디치는 당시 음식 선진국 이탈리아의 ‘선진적인’ 음식 문화를 프랑스에 전수한 당사자였다. 손가락으로 음식을 먹던 프랑스 궁정의 식탁에 포크를 올린 것도 그녀였다. 자신의 결혼식날 하이힐을 신을 정도로 패셔니스타였던 그녀는 포크와 셔벗, 마카롱 같은 음식 이외에도 향수, 발레 등 고급스러운 문화를 프랑스에 이식한 전파자로서 역할을 다했다. 그런 그녀가 사랑했던 음식은 수탉의 볏과 신장, 그리고 아티초크의 심이었다. 고급스럽고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권력의 한가운데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정작 남편의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자식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녀의 식탁은 산해진미는 산더미같이 쌓여 있으나 ‘혼밥하는’ 식탁이었다. 바로크 음악의 대가로 ‘음악의 아버지’로까지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사랑한 음료는 이교도인 이슬람의 음료인 커피였다. 이슬람의 땅에서 태어나 유럽까지 건너온 커피는 수많은 권력자들과 예술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이 이교도의 음료에게 세례를 주겠다.”며 교황의 공식적인 인정까지 받는다. 수많은 교회음악과 칸타타 등 종교음악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는 바흐 역시 커피의 매력에 빠진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바흐의 커피 사랑은 <커피 칸타타>를 작곡한 데서 드러난다. 커피를 사랑하는 딸과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려는 아버지의 갈등을 그린 이 작품에서 당시의 사회상을 읽을 수 있다. 남녀차별이 심하던 18세기에 라이프치히의 커피하우스에 여성은 출입할 수 없었고, 커피를 마시면 불임이 된다는 등의 루머까지 돌았다. 커피하우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사회 변혁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앙시앵 레짐 말기의 프랑스 지식인들이 파리의 커피하우스에 모여 토론을 벌이며 혁명의 불씨를 피웠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커피 칸타타>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을 막으려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여성들에게 금기시되던 ‘커피’를 쟁취하려는 ‘개혁적인’ 딸의 대결은 재치 있는 딸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12첩 반상보다 풍성한 이야기의 식탁이 차려지다 지은이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은 “명사들이 사랑했던 음식”이다. 지은이는 “‘녹색의 요정’으로 불리던 마성의 술 압생트나 아랍에서 전래돼 기독교로 ‘개종’한 커피, 옛 우리 조상들의 고픈 배를 채우고 망국의 한조차 잊게 한 메밀 등은 인간과 함께하면서 때로는 한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기도 했다.”라고 음식과 사람의 관계를 규정한다.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음식의 역사도 계속될 것이다. “다채로운 인류의 역사를 써 나가는 데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해줄 12첩 반상 음식 이야기가 펼쳐져 있는 <식탐일기>, 숟가락을 들고 책장을 열어보자.

저자 소개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여고와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명품 옷은 안 사입어도 밥은 한 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집안에서 자랐으며, 학교 공부보다 잡지식을 쌓는 데서 인생의 낙을 찾기 시작했다. 대하소설을 쓰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졌다가 세상에 대해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자를 꿈꿨다. 몇몇 언론사에서 증권, 금융, 국제경제, 교육 등 이런저런 분야를 담당하다 ‘자유의 몸’이 된 지금은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현실 적응력은 떨어져도 아는 건 많다는 터무니없는 배짱 하나로 오늘도 세상의 재미난 이야기와 흥미진진한 인물들을 찾아 헤매는 중이다. 디오니소스의 와인부터 이소연 박사가 먹은 우주식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식문화를 총망라하는 글을 쓰는 것이 꿈이다.

책 속에서

서양 음식의 역사에서 대식과 미식을 구별 짓고, ‘많이 먹는 문화’ 대신 ‘우아하게 먹는 문화’를 태어나게 한 주인공은 16세기 이탈리아 명문가 출신의 한 여인, 프랑스 발루아 왕조시대 앙리 2세의 왕비인 카트린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s, 1519~1589)였다. 13살의 나이로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시집 온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 날,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하이힐을 신을 정도로 멋과 유행에 민감했다. 카트린은 포크 사용법도 몰랐던 프랑스인들에게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를 전파했으며, 발레를 들여오고 최초의 향수 판매점을 열기도 한다.
카트린 드 메디치는 각종 과자와 와인, 그밖에 사치스러운 요리들을 프랑스에 전했다. 르네상스 시대 당시 이탈리아는 유럽 최고의 선진 문화를 누리던 지역이었다. 음식에 있어서도 자부심이 강해 오늘날에도 이탈리아 사람들은 “세상에는 이탈리아 요리와 다른 나라 ‘식량’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신대륙에서 가져온 갖가지 값비싼 향신료는 귀족들의 식생활을 더욱 풍성하고 호화롭게 만들었다. (중략)
카트린 드 메디치가 전파한 음식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은 그녀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대접한 셔벗으로, 오늘날에도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 가면 식사 중간의 입가심으로 셔벗이 나온다. 또한 어린 시절 수녀원에서 배운 콩피즈리(confiserie, 사탕과 캐러멜, 누가 같은 캔디류) 만드는 법도 선보였다. 아몬드 크림이 들어간 타르트나 머랭을 사용한 마카롱도 그녀가 들여온 것이다. 프랑스 왕실은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귀하고 달콤한 과자 맛에 금방 빠져들었다. ---- 본문 15~17쪽에서

 

목차

머리말

1. 화려한 왕비의 쓸쓸한 산해진미
_ 카트린 드 메디치가 프랑스 음식 문화에 끼친 영향

2. 조선 선비의 못 말리는 술 사랑
_ 송강 정철과 자연의 운치를 담아낸 전통주의 세계

3. 음악의 아버지, ‘이슬람의 음료’를 찬양하다
_ 종교음악의 대가 바흐가 사랑한 커피, 그리고「커피 칸타타」

4. 생굴, 커피와 함께한 어느 작가의 일생
_ 발자크의 구강기 애착 성향과 그의 식탐

5. 제인 오스틴과 홍차 한 잔을
_ 명작을 탄생시킨 티타임의 수다

6. 칠면조 요리가 물에 빠졌을 때, 그는 울었네
_ 시대를 풍미한 작곡가 로시니의 음악 사랑, 음식 사랑

7. 취하라, 위험한 초록빛 액체에
_ 랭보와 고흐 등 예술가들이 사랑한 술 압생트와 19세기 예술의 풍경

8. 디킨스가 차린 크리스마스 만찬
_ 빅토리아시대 영국 음식 문화의 빛과 그림자

9. 망국의 한을 달랜 냉면 한 사발
_ 고종 황제의 ‘초딩’ 입맛과 냉면 이야기

10. 미식의 신세계를 열어젖힌 ‘꼰대’
_ 20세기 일본이 사랑한 미식가 기타오지 로산진의 소박한 까칠함

11. 삶은 부츠와 신발끈 스파게티
_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 시대와 인간 소외를 풍자한 음식 이야기

12. 고통을 이겨낸 예술가의 레시피
_ 프리다 칼로와 그녀가 만든 음식들

13. 그녀, 전혜린과 아련한 유럽의 맛
_ 한국 여성이 엿본 1950년대 유럽 식문화

14. ‘상남자’가 사랑한 술
_ 헤밍웨이가 사랑한 럼과 시가로 느끼는 쿠바의 정취

15. 나쁜 남자, 뱀장어 스튜를 그리다
_ 피카소의 화려한 여성 편력, 소박한 식탁

16. 1930년대 경성, 술 권하는 뒷골목
_ 현진건이 본 식민지시대 선술집 풍경과 내장 요리

17. 세기의 미녀, 달콤쌉싸름한 유혹 속으로
_ 오드리 헵번의 숨겨진 초콜릿 사랑

18. 로큰롤 제왕의 소울푸드는?
_ 샌드위치와 1960년대 미국 음식 문화

19. 빵 굽는 혁명가
_ 함께 먹는 밥 한 그릇의 소중함을 실천한 베트남의 국부 ‘호 아저씨’

20. 자유로운 영혼, 캐비어를 탐하다
_ 현대무용의 창시자 이사도라 덩컨이 즐긴 음식들

21. 아Q의 아버지가 사랑한 고향의 맛
_ 중국의 대문호 루쉰과 샤오싱 요리

22. 젓가락에 콕 찍은 새까만 게장의 추억
_ 박완서의 작품에 녹아 있는 개성 음식

23. 조각 같은 몸매, 비밀의 음식
_ 이탈리아 국민배우 소피아 로렌이 사랑한 파스타

24. 매운맛을 사랑한 중국의 붉은 별
_ 마오쩌둥의 사상과 화끈한 후난 요리의 매력

25. 디바에게 바쳐진 환상의 디저트
_ 호주가 자랑하는 디바 넬리 멜바와 전설의 셰프 에스코피에의 인연

26. 맥주 한 캔을 놓고 하루키를 논하다
_ 경계를 넘나드는 모호함의 매력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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