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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24110379 / 224쪽 / 291g / 137 x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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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일본 고대사 및 한일 관계사 분야의 권위자인 니토 아쓰시(仁藤敦史) 교수의 「가야/임나」는 이러한 식민주의적 편향과 이념적 대립에서 벗어나, 문헌 사료와 최신 고고학 성과를 정밀하게 재해석한 역작이다. 저자는 ‘임나’라는 호칭이 지닌 역사적 층위를 분석하고, 가야 제국(諸國)이 동아시아 교역망에서 수행한 주도적 역할과 왜(倭) 정권과의 실제적 관계를 객관적으로 복원해 냈다. 이 책은 일국사적 틀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의 네트워크 속에서 가야사 및 한일 고대사의 참모습을 이해하게 만드는 학술적 이정표다.
출판사 리뷰
고대 한국과 일본의 관계사에서 ‘가야(加耶)’와 ‘임나(任那)’만큼 치열한 이념적 대립과 오해가 누적된 영역은 없다. 과거 일제 관학자들이 정당화했던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은 근대 제국주의의 침략 논리로 악용되었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한국과 일본의 역사학계는 수십 년간 팽팽한 논쟁을 이어왔다.
일본 고대사 및 한일 관계사 분야의 권위자인 니토 아쓰시(仁藤敦史) 교수의 「가야/임나」는 이러한 식민주의적 편향과 이념적 대립에서 벗어나, 문헌 사료와 최신 고고학 성과를 정밀하게 재해석한 역작이다. 저자는 ‘임나’라는 호칭이 지닌 역사적 층위를 분석하고, 가야 제국(諸國)이 동아시아 교역망에서 수행한 주도적 역할과 왜(倭) 정권과의 실제적 관계를 객관적으로 복원해 냈다. 이 책은 일국사적 틀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의 네트워크 속에서 가야사 및 한일 고대사의 참모습을 이해하게 만드는 학술적 이정표다.
‘가야’는 한반도 남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던 세력체들의 자칭이자 한국 측 기록의 주된 명칭이며, ‘임나’는 중국과 일본의 문헌, 그리고 광개토대왕능비 등에서 주로 확인되는 호칭이다. 저자는 ‘임나’라는 호칭이 당시 동아시아 외교 무대에서 가야 세력을 지칭하던 국제적 명칭이었음을 밝혀낸다. 명칭의 출현 배경과 변천 과정을 사료학적으로 검증함으로써, 두 용어가 지닌 역사적 맥락과 차이를 명확히 구분했다.
가야가 동아시아 고대사에서 독자적인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풍부한 철 자원과 해상 교역망이었다. 저자는 3~5세기 낙동강 하류의 금관가야와 대가야를 중심으로 전개된 철 생산 및 유통 체계를 집중 조명했다. 백제, 신라, 고구려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열도의 여러 세력까지 가야의 철과 선진 문물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저자는 가야를 단순한 침략의 대상이 아니라, 동아시아 물류와 문화 교류를 중개하던 ‘연안 교역의 허브’로 재정의했다.
과거 일본 학계 일각에서 주장했던 ‘임나일본부’는 야마토 정권이 한반도 남부를 직접 군사 통치했던 기관으로 묘사되었다. 니토 아쓰시 교수는 《일본서기》 등의 사료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하여 이 허구를 철저히 해체했다. 6세기 사료에 등장하는 ‘일본부’ 혹은 ‘재안라일본부(在安羅日本府)’ 등은 야마토 정권의 직할 통치 기구가 아니라, 가야 제국의 요청과 외교적 필요에 따라 파견된 왜 세력의 사절단이거나, 가야 내부에서 활약한 잉류(仍留) 외교관·교역 중개인 집단이었음을 입증했다.
5세기 후반 이후 고구려의 남진, 백제와 신라의 세력 확장 속에서 가야 제국이 겪은 정치적 위기와 해체 과정을 다루었다. 대가야를 중심으로 한 후기 가야 연맹의 자구책과 왜 정권과의 외교적 연대 시도, 그리고 백제·신라 간의 패권 다툼 속에서 가야 세력이 점차 흡수되는 역학 관계를 입증했다. 가야의 소멸은 단순한 일국적 사건이 아니라, 동아시아 고대 국가들이 중앙집권적 체제로 재편되는 거대한 역사적 전환점이었음을 일깨워준다.
이 책의 가장 큰 학술적 미덕은 일본 학자의 시각이면서도 자국 중심주의적 역사관을 엄격히 배제하고, 실증적 사료 비판에 철저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일본서기》의 과장되거나 후대에 윤색된 기사들을 가려내고, 이를 한반도 사료 및 고고학적 발굴 성과와 교차 검증함으로써 역사적 진실에 다가섰다. 고대 한일 관계를 단절과 침략의 역사로만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상호 의존적이고 역동적이었던 고대 동아시아 교류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