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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링 맨

신희 저 | 자음과모음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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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436632 / 212쪽 147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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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우리는 이 소설에서 새로운 카프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제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작가 신희의 첫번째 장편소설 평범한 일상에 자신만의 숨결을 불어넣음으로써, 독특한 이야기의 질감을 만들어내는 신희 소설가의 첫번째 장편소설. 201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치밀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단조로운 일상의 풍경에서 일말의 진실을 길어 올리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등단 당시부터 탄탄한 작품 실력을 인정받아온 작가는 첫 장편소설에서 신인답지 않은 스케일을 선보인다. 친구인 세 ... 우리는 이 소설에서 새로운 카프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제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수상작가 신희의 첫번째 장편소설 평범한 일상에 자신만의 숨결을 불어넣음으로써, 독특한 이야기의 질감을 만들어내는 신희 소설가의 첫번째 장편소설. 201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치밀하고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단조로운 일상의 풍경에서 일말의 진실을 길어 올리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등단 당시부터 탄탄한 작품 실력을 인정받아온 작가는 첫 장편소설에서 신인답지 않은 스케일을 선보인다. 친구인 세 남자(인디고, 그린, 블루)가 하루 반나절 동안 겪게 되는 낯설고 기이한 경험들을 통해 현대사회 속 인간의 존재와 허무를 낱낱이 드러낸 『해머링 맨』에서 우리는 단순히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카프카를 만나게 될 것이다. “낯설고 이상한 미시감에 빠져들다……” 해머링 맨의 바이올린 연주가 시작되면 매혹적이면서도 섬뜩한 환상이 펼쳐진다!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어느 날, 인디고는 그린의 집에서 열릴 조촐한 랍스터 파티를 기다리며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계속해나간다. 하지만 새로 출시된 냉장고의 소비자 반응을 알아보고 회사로 돌아가던 중, 갑작스러운 피로감을 느낀다. 늘 근사하게만 보였던 도시의 풍경들조차 아무런 생명도 깃들지 않은 사막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차들로 붐비는 도로 한가운데서 푸르른 빌딩 옆에 서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는 타이탄처럼 커다란 거인을 목격하게 된다. 거인은 아직도 손에 활을 들고 있었다. 흐린 하늘 저편을 향해 활을 천천히 올리고 또 올렸다. (……) 음악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지도 모를 그 거인 연주자는, 이 거리에서 몹시 고독해 보였다. (12쪽)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거인이 사실은 쉼 없이 망치질을 반복하고 있는 대형 조형물(해머링 맨)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 인디고는 이상한 미시감에 빠져들게 된다. 항상 드나들었던 회전문 안에 갇히는가 하면, 건물의 비상계단이 드넓게 펼쳐진 들판으로 뒤바뀌는 환상적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가까스로 도착한 사무실에서 인디고는 머리와 양팔이 떨어져 나간 채 자신을 비웃는 듯한 동료들의 기이한 모습과 마주한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동시에 환상적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출구 없는 잿빛 도시 안에 갇힌 세 사람 인디고와 마찬가지로 그린, 블루도 현실 사이로 수시로 침범하는 낯선 경험들을 하게 된다. 그린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찾은 레스토랑에서 “나는 악의에 차 있고 완고하고 인간을 혐오하는 악종 인간이 아니란 말이에요. 난, 억울해요”(86쪽) 하고 울부짖는 베토벤과 만나게 된다. 블루 역시 랍스터 파티에 가지고 갈 와인을 고르기 위해 와인 가게에 들렀다가 유리창의 사각 프레임이 엔젤피쉬와 키싱구라미들이 헤엄쳐 다니는 관상어들의 세상으로 뒤바뀌는 환상을 경험한다. 장면이란 게 정지되는 법은 없었다. 거리에 사람들이 자꾸 흘러가듯이, 장면도 자꾸만 이동했다. 거리의 사람들은 되돌아갈 집이 있었고, 장면도 어디론가 도착하기 위해 자꾸만 몸을 뒤트는 것 같았다. (165쪽) 이처럼 『해머링 맨』에서 현실은 끊임없이 몸을 바꾸며 환상에서 또 다른 환상으로 이어진다. 그 낯선 장면들 속에서 인디고, 그린, 블루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욕망 또는 지독한 외로움이다. 그들이 겪고 있는 내면의 극심한 변화들이 현실의 삶마저 일그러뜨리고야 만 것이다. 그리고 그 예측 불가능한 환상들은 랍스터 파티를 유예시킨 채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해머링 맨』이 자아내는 환상적 분위기가 우리에게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 소개

2010년 계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에 단편 「제(祭)」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3 젊은 소설에 단편 「아직 오지 않은 거리」가 선정되었다. 

머리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슬픔이나 고독 따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아니, 말하지 못한다. 이 소설 속 인물들 또한 치열한 경쟁사회에 내몰린, 그래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대도시는 문명의 공간이면서 생명이 깃들기 어려운 사막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나는 생명의 빛깔인 그린, 블루, 인디고를 떠올렸다. 그리고 만남이 약속된 그 하루의 반나절만큼이라도 그들의 억눌린 욕망이 굴절된 방식으로나마 회복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이 인물들 역시 근본적으로 자기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

책 속에서

그는 쭈뼛거리다 손가락으로 거대한 연주자를 가리키며 호소하는 어투로 말을 이었다.
저기 좀 보세요.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지 않았나요? 저기 저 고독한 연주자의 음악 소리가 들리지 않았나요?
바이올린 소리요? 아, 혹시 저기 저 까만 조형물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렇다면, 하하, 그건 당신이 잘못 본 거예요. 저 사람, 망치질하고 있잖아요. (15쪽)

저 사람은 삼 톤이 넘는 팔을 움직여 일 분마다 일 회씩 위아래로 쉼 없이 망치질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말이죠. 아, 그러고 보니 얼핏 보면 저 사람,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왼손에 무엇을 잡고 있는데, 꼭 바이올린 끝머리를 잡고 있는 듯도 하고요. 하지만 망치질을 하는 겁니다. 해머링 맨이라고요. (16쪽)

K가 완전히 몸을 돌렸을 땐 K의 목이 댕강 잘려 나가 있었다. 어디 목뿐인가. 뒷짐을 지고 있던 양팔도 깨끗이 잘려 나가고 없었다. 그는 까무러칠 듯 놀랐다. K의 몸통에서 얼굴과 양팔이 떨어져 나가서가 아니라 여전히 자기를 골탕 먹이려는 K 때문이었다. 평소의 K라면 이럴 수는 없었다. 함께 점심식사를 나눈 뒤면 호주머니 깊은 곳에서 박하 맛이 나는 사탕을 남몰래 꺼내 자신의 손바닥에 쥐어주곤 했던 절친한 동료가 왜 이렇게 가혹하게 구는지 알 수 없었다. (53쪽)

그는 무덤으로 바투 다가갔다. 그러고는 허리를 꺾고 고개를 움직여 이 얼굴 저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들의 얼굴은 분칠한 듯 하얬지만 어디서 본 듯 낯설지가 않았다. 아니, 굉장히 낯익은 얼굴들이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쳇, 좀 전에 사무실에서 아무리 뒤져도 꼭꼭 숨어 있던 머리들이 바로 여기에 있었군, 하며 그는 낮게 투덜댔다. (……) 두두룩이 잘 쌓여진 창백한 백색의 무덤은 물론 피라미드 모양이었다. (62쪽)

왜 하필 반딧불 생각을 한 거지? (……) 그는 이 대도시의 삶을 버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오히려 대도시의 삶에 지극히 만족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는 일 없이 꽉 짜여진 견고한 일상 속에서 이루어내는 사업적 성취감을 즐기는 편이었다. 그러니까 반딧불 따위를 생각하며 감상적인 기분에 빠지기에는 너무 바빴다. 그는 사실 반딧불이 반짝거리는 어느 깜깜한 숲 속에 있어본 적도 없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72~73쪽)

그는 난데없는 베토벤의 출현에 놀라 기겁을 하는 대신 인상을 썼다. 지금은 식사 중이었고 어느 누구와도 한담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 베토벤은 몽유병자처럼 밤낮없이 어딜 헤매고 왔는지 무척 지쳐 보였다. 거기다 병색이 완연한, 해골처럼 깡마르고 파리한 얼굴빛이었다. 그 창백한 얼굴엔 베토벤 특유의, 뭘 보든 그럴 것 같은, 부리부리하고 저돌적으로 치뜬 눈망울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그 사내는 분명 베토벤이었고, 눈빛은 비통에 잠긴 듯 충혈되어 있었다. (80쪽)

베토벤이 연신 같은 말을 하더군. 난, 억울해요. 난, 억울해요. (……) 나는 악의에 차 있고 완고하고 인간을 혐오하는 악종 인간이 아니란 말이에요. 난, 억울해요. 도대체 무엇이 억울하다는 건지, 나는 그 반복되는 똑같은 말에 넌덜머리가 났어. 내가 약간 비웃음을 담은 목소리로 어깨를 움찔대며 그 작자의 말을 흉내 냈지. 난, 억울해요. 난, 억울해요. (86~87쪽)

간판에는 조랑말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 빨간 활자체로 ‘십이지 카페’라고 쓰여 있었다. 일 년 중 하루, 자유로운 복장과 동물 가면을 쓴 사람이면 누구든지 숨어들어와 은밀한 욕망을 나눌 수 있다는 게 그 카페의 특징인 모양이었다. 그 ‘십이지 카페’에서 정장 차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은 왜 허락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123쪽)

어느새 그의 두 눈엔 몽롱한 빛이 담겨 있었다. 마법의 음료라도 마신 것 같았다. 그는 그 눈으로 저 건너 세상을 바라보았다. 유리창의 사각 프레임 속에는 울긋불긋하고 알록달록한 관상어들의 세상이었다. 그 물고기들 뒤로 포플러나무가 바람을 묵묵히 맞고 있었다. 검은 포플러나무였다. 그 나무를 배경으로 제브라 다니오 한 마리가 살랑거렸다. (149쪽)

구조물 곳곳에도 크고 작은 금이 가 있고 그 균열 부위를 시멘트로 땜질한 흔적이 뚜렷했다. 그가 또 하나의 땜질을 발견했을 때 마젠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그 울음소리가 정말 마젠타의 것이라면 어떻게 굽이돌아 여기까지 온 걸까.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며 ‘나가는 곳’이라고 써져 있는 표지판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그가 본 건 ‘나가는 곳’이 아니라 ‘들어가는 곳’이었고, 그것은 노란색 표지판이었다. 그는 아뜩했다. 아, 어떻게 된 일이지? (201~202쪽)

목차

목차
인디고, 몸을 누이고 울다
그린, 개와 함께 잠들다
블루, 길 위에서 아내의 이름을 부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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