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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상품 뒤에 가려진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

안미선, 한국여성민우회 저 | 그린비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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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6827975 / 228쪽 141 x 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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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최근 몇 년 사이, ‘백화점 갑질’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증언들이 SNS를 타고 전해졌다. 이 영상들에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백화점 노동자의 뺨을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무릎 꿇고 사과하기를 강요하는 이른바 ‘진상’ 고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런가 하면, 극심한 감정노동과 매출 압박으로 노동자들이 자살을 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겉보기에 번듯하고 화려한 공간인 백화점은 어느샌가 모욕과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 책은 휘황찬란한 백화점 공간 이면에서 고강도의 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귀한 시대”에, 이 책은 우리에게 친절하게 물건을 건네주는 사람,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하여 언제나 ‘상품’을 향해 있던 우리의 시선이 ‘사람’에게로 향할 수 있게 한다.
열두 명의 백화점 노동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는, 우리가 “물건을 사이에 두고” 비인간적인 고객과 무력한 노동자가 되도록 조장하고 있는 백화점과 사회의 이면을 낱낱이 일러준다. “지갑을 가진 존재로만 규정되는” 고객과, 매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받아 줘야 하는 존재”인 노동자들은 사회가 규정해 놓은 각본을 깨고 서로 만나야만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에게 공감하며, ‘연결’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최근 몇 년 사이, ‘백화점 갑질’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증언들이 SNS를 타고 전해졌다. 이 영상들에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백화점 노동자의 뺨을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무릎 꿇고 사과하기를 강요하는 이른바 ‘진상’ 고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런가 하면, 극심한 감정노동과 매출 압박으로 노동자들이 자살을 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겉보기에 번듯하고 화려한 공간인 백화점은 어느샌가 모욕과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 책은 휘황찬란한 백화점 공간 이면에서 고강도의 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 최근 몇 년 사이, ‘백화점 갑질’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증언들이 SNS를 타고 전해졌다. 이 영상들에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백화점 노동자의 뺨을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무릎 꿇고 사과하기를 강요하는 이른바 ‘진상’ 고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런가 하면, 극심한 감정노동과 매출 압박으로 노동자들이 자살을 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겉보기에 번듯하고 화려한 공간인 백화점은 어느샌가 모욕과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 책은 휘황찬란한 백화점 공간 이면에서 고강도의 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귀한 시대”에, 이 책은 우리에게 친절하게 물건을 건네주는 사람,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하여 언제나 ‘상품’을 향해 있던 우리의 시선이 ‘사람’에게로 향할 수 있게 한다. 열두 명의 백화점 노동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는, 우리가 “물건을 사이에 두고” 비인간적인 고객과 무력한 노동자가 되도록 조장하고 있는 백화점과 사회의 이면을 낱낱이 일러준다. “지갑을 가진 존재로만 규정되는” 고객과, 매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받아 줘야 하는 존재”인 노동자들은 사회가 규정해 놓은 각본을 깨고 서로 만나야만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에게 공감하며, ‘연결’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온갖 상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 그곳, 소비의 즐거움과 노동의 피로가 함께하는 그곳, 우리는 오늘, 백화점에 ‘사람’을 만나러 간다 “백화점 노동자의 숨은 얼굴을 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긴 쇼핑의 시간 동안 결국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시선을 저 높은 곳에서 거두고 맞은편에 둔다면, 무한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에서 유한한 사람의 노동으로 눈길을 옮긴다면 나와 아주 닮은, 외로운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백화점 갑질’이라는 제목의 영상과 증언들이 SNS를 타고 전해졌다. 이 영상들에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백화점 노동자의 뺨을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무릎 꿇고 사과하기를 강요하는 이른바 ‘진상’ 고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고객들은 구매한 지 몇 개월, 심지어는 몇 년이 지난 상품을 가져와 환불·반품해 달라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며 폭언을 퍼부었지만, 이러한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요구를 어느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그저 가장 힘없는 매장의 노동자들만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연신 반복해야 했다. 한편, 이러한 감정노동과 날이 갈수록 더해 가는 매출 압박은 백화점 노동자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겉보기에 번듯하고 화려한 공간, 그리고 최상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백화점은 어째서 이러한 모욕과 죽음의 공간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인가?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라는 말은 얼핏 당연한 진술문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화점은 많게는 하루 몇만 명 되는 고객들이 드나드는, 그야말로 ‘사람들로 넘쳐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시선은 언제나 ‘상품’을 향한 것이었지,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로 향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책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는 휘황찬란한 공간 이면에서 고강도의 노동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귀한 시대”에, 이 책은 우리에게 친절하게 물건을 건네주는 사람, 바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차별받고 있는 여성들과 함께 오랜 시간 운동해 온 한국여성민우회, 백화점 노동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 이야기를 통해 여성들을 만나고 연결해 온 안미선 작가, 그리고 용기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 준 열두 명의 백화점 노동자들이 이 책의 공동작업자이다. 공동의 노력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물건을 사이에 두고” 비인간적인 고객과 무력한 노동자가 되도록 조장하고 있는 백화점과 사회의 이면을 낱낱이 일러준다. “지갑을 가진 존재로만 규정되는” 고객과, 매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받아 줘야 하는 존재”인 노동자들은 사회가 규정해 놓은 각본을 깨고 서로 만나야만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서로에게 공감하며, ‘연결’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것이다. ‘과로 사회’, 그리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백화점 “1월, 5월, 9월 행사 집중 기간에는 집에서 서너 시간만 겨우 자고 출근해야 해요.” (최지은, 백화점 화장품 매장) “종일 무조건 정자세로 말없이 기다리고 서 있으라는 거예요. 그게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한번은 억울해서 울었어요.” (박정아, 백화점 잡화 매장) 사회 전반적으로 노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늦은 시각까지 영업하는 곳들이 늘어 가고 있다. 식당, 편의점, 마트 등 여기저기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백화점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은 노동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노동의 공간’인 곳들로 찾아 들어간다. 여가를 즐길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은 ‘소비’를 통해 여가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고된 노동의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이러한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백화점의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혹은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백화점에 머물러야만 한다. 백화점의 불이 꺼져도, 그날그날의 매출 정보를 입력하고 마감하는 노동자들의 손은 늦게까지 분주하다. 길어진 노동 시간만큼 대가는 주어지지 않고,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명목하에 강도 높은 감정노동을 수행해야 한다. 백화점에서 말하는 ‘고객만족’이란,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켜 지갑을 더 많이 열게 하는 것’이다. 대다수 백화점 노동자들의 휴무는 일정치 않고, 백화점의 정기휴무는 월 1회에 불과하다. ‘여가와 저녁이 있는 삶’은 포기한 지 오래이며, 주로 여성인 노동자들은 일과 가사노동이라는 이중의 부담 속에서, “서너 시간만 겨우 자고” 일터로 나서는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 그야말로 금전적, 시간적, 삶의 질적인 면에서 모두 빈곤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고객의 말과 매출이 곧 ‘법도’인 곳 ▶ 서비스에 대한 강조와 집착 “고객들은 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도 다 수용되는 경험들을 통해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본문 136쪽) 백화점은 대중 광고와 홍보물을 통해 ‘쾌적한 쇼핑 공간과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러한 백화점의 이미지는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모아” 쌓이는 것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고, 매출을 증진시키기 위한 서비스 교육은 거의 매일같이 반복된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고양시키도록 롤플레이(role play) 식의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고, ‘가짜 고객’이 불시에 방문하기도 한다. 이러한 평가는 노동자들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직원들의 인사 고과에 영향을 미치고, 해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백화점이 이렇게 ‘서비스’를 강조하는 것은, 인터넷 쇼핑 등의 활성화로 인한 매출의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서이다. 실제 서비스 교육 현장에서, “승부할 건 서비스밖에 없다”는 말이 오가기도 한다. 백화점은 매출의 책임을 노동자 개개인에게 지우고, 수시로 점검하며, 재촉한다. 모든 매뉴얼은 ‘판매’ 증진을 위한 것으로, 비합리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해오는 고객들을 적절히 응대할 만한 내용의 매뉴얼은 없다. “고객한테 세 가지 용어를 하면 안 돼요. ‘안 돼요’, ‘

저자 소개

1987년에 태어나 ‘여성들의 목소리가, 삶이 곧 운동이 되는 곳’을 지향하는 여성운동단체이다. 호주제 폐지, 직장 내 성희롱 법제화, <렛미인> 방송 중단, 성폭력피해자 재판동행지원단, ‘낙태죄’ 폐지를 위한 활동 등을 펼쳐왔다.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는 슬로건으로 일상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위계와 폭력에 저항하고 있다. 『있잖아… 나, 낙태했어』,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내가 살 집은 어디에 있을까』,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등을 발간했다. 

여성으로 살면서 여성의 일과 삶을 기록해왔다. 이야기를 읽고 듣고 쓰는 일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사회에서 억압당한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일도 함께 해왔다. 르포집 《여성, 목소리들》, 생활글 모음집 《내 날개옷은 어디 갔지?》를 썼다. 백화점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담은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보이지 않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기록되지 않은 노동》, 한국 사회에서 엄마 되기를 분석한 《엄마의 탄생》, 송전탑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 구술집 《밀양을 살다》, 철거민 투쟁을 기록한 《여기 사람이 있다》 등을 함께 썼다. 기지촌 여성 자전 에세이 《아메리카 타운 왕언니 죽기 오분 전까지 악을 쓰다》의 공동 기록자기도 하다. 여러 형식으로 삶을 글로 표현하는 작업을 앞으로도 하고 싶고,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스스로 기록할 수 있게 곁에서 함께하려 한다. 이어진 길들에서 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책 속에서

백화점의 금빛 외양과 풍경 속에, 진열된 상품처럼 반듯하고 묵묵한 노동자들의 모습. 그녀들은 이처럼 화려한 공간에서 일하면서도, 사람답게 일하고 쉬고 싶다는 바람이 묵살된 데에 모멸감을 느낀다. 지금도 백화점에는 고객들이 무리 지어 들어오고 있고, 물건은 어김없이 진열되어 있으며, 노동자들은 언제나 웃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늦은 시간까지 환한 백화점의 활기찬 영업은 결국 이러한 고된 노동과 무수한 모멸감 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69~70쪽)

먹다 남은 음료수 컵을 버려 달라거나, 고객의 실수로 판매용 옷에 화장품이 묻어 정중하게 세탁비를 요구해도 도리어 항의 전화를 받게 되는 등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유추해 보건대, 고객들에게 노동자는 ‘버선발로 뛰어나와야 하는’ 하인이고, 손에 묻은 화장품을 닦아도 되는 존재이며, 정해진 업무는 아니어도 물을 떠오는 시중을 해야 하며, 온갖 화들을 분출해도 되는 존재이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기본적인 규칙들, 인권 의식 등이 백화점 안에만 들어오면 다 무화되어 버린다. 이곳을 지배하는 법도는 오로지 ‘매출’, 그리고 그 매출을 실현해 주는 고객의 만족이다. 이 둘은 무한하고, 온전히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124쪽)

이 같은 고객들의 갑질과 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은 하루아침에 우연히 벌어진 일은 아니다. 독과점 형태의 대형 유통기업인 백화점이 중소기업, 입점협력업체를 구조적으로 착취하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구조적인 착취의 종착역은 백화점에서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어떤 체계적인 매뉴얼도, 대처 방안도 없다. 무조건 “네”, 무조건 “죄송합니다”가 전부다. 고객을 대우해 주면 상품이 더 팔릴 것이고 그 이익을 백화점이 가져가면 된다. 손해는 입점협력업체의 몫이지 백화점의 명성에 흠집날 것은 없다. 고객을 극진히 대우하기 위한 노동과 그로 인한 상처는 백화점 노동자가 알아서 해결하도록 두면 된다. 백화점은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이다. (132쪽)

1996년에 유통산업이 개방되고 국내 재벌 유통기업 중심으로 백화점이 재편된 이래, 재벌의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르렀다. IMF 구제금융 이후 재벌과 대기업 위주의 유통업 구조조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로부터 10여 년 사이에 백화점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는데, 백화점은 포화로 인한 매출난을 타개하기 위해 ‘서비스 향상’을 주된 전략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의 전략은 자연스럽게 소비문화에 스며들게 되었다. 고객들은 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도 다 수용되는 경험들을 통해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136쪽)

미스터리 쇼퍼는 백화점 판매직 노동자의 서비스를 평가하고 점수화하는 ‘가짜 고객’이다. 미스터리 쇼퍼는 까다로운 질문을 하고 직원의 반응을 보려고 일부러 자극적인 말과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서비스를 꼬치꼬치 체크한다. 미스터리 쇼퍼 제도는 백화점뿐 아니라 면세점, 호텔, 레스토랑, 은행 등 다른 서비스 업종에서도 실시된다.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도 몹시 바쁜 와중에 자신들의 노동 수행 면면이 모니터를 당한다는 사실에 노동자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미스터리 쇼퍼는 자신들의 정체가 눈에 띄지 않게 하려고 매장을 은밀히 다닌다. 직원이 그들을 분간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노동 강도는 일상적으로 강화된다. (146쪽)

쇼핑객을 위한 광활한 공간에 비하면 노동자들에게 허락된 공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협소하고 어두컴컴한 곳이다. 백화점이라는 한 공간 안에서 고객과 직원은 다른 길로 다녀야 하며, 엘리베이터에서 서로 마주치지 않아야 하며, 같은 화장실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 직원들은 매장 안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응대하는 모습 이외에 어떤 것도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없다. 한 백화점 여성노동자의 말처럼, “직원은 사람이 아니다”. (184쪽)

우리는 일터에서의 경험들을 말하는 대신 숨기면서 견뎌내고, 일터에서 나오면 소비의 공간으로 들어가 마음껏 웃고 떠들며 잊고 싶어 한다. 그러나 소비의 공간, 백화점은 또 다른 사람의 일터였다. 10시간 넘게 노동하고 매출 압박에 죽음의 언저리까지 내몰리는 노동자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갑을 열고 닫으며 경쾌한 표정을 짓는 것은 참 이상한 풍경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갈라져 있었다. (219쪽)

목차

목차
들어가며_“백화점에서 ‘사람’을 본 적 있나요?”
1부 ㆍ 백화점 노동의 이면
아름다운 백화점, 그 안의 위태로운 노동
서비스 판매직, 여성의 노동?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백화점, 그 안의 노동자들
성할 날 없는 몸과 마음
오래 일하고, 적게 벌고
아름다움도 노동의 일부
백화점에는 첫째, 둘째, 막내가 있다?!!
2부 ㆍ 백화점 서비스의 이면
친절이 몸에 밸 때까지 교육, 또 교육
감정노동 이야기
떴다! 미스터리 쇼퍼
백화점의 법도, ‘매출’
3부 ㆍ 백화점 공간의 이면
하나의 공간, 두 개의 세계
하루에 세 번 이상 가기 어려운 그곳
‘직원들은 탈 수 없는’ 엘리베이터
나가며_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될 권리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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