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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살다 발굴해서 역사를 찾는 고고학자들 이야기
원제 : Lives in Ruins : Archaeologists and the Seductive Lure of Human Rubble
ISBN : 9791186293607 / 368쪽 159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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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지나간 흔적을 찾아 역사의 공백을 메우는 사람들, 그들의 살아 숨 쉬는 일상을 발굴하다 폐허 속에서 고생을 자청하는 이들, 쓰레기더미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이들. 우리는 그들을 고고학자라고 부?른다. 그들은 왜 죽은 것, 묻혀 있는 것에 그토록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걸까? 이 책은 흙에서,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그릇 조각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찾아 복원하는 이들을 조명한다. 뛰어난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메릴린 존슨이 세계 각지를 누비며 흥미진진하면서도 매혹적인 고고학자의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우... 지나간 흔적을 찾아 역사의 공백을 메우는 사람들, 그들의 살아 숨 쉬는 일상을 발굴하다 폐허 속에서 고생을 자청하는 이들, 쓰레기더미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이들. 우리는 그들을 고고학자라고 부른다. 그들은 왜 죽은 것, 묻혀 있는 것에 그토록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걸까? 이 책은 흙에서,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그릇 조각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찾아 복원하는 이들을 조명한다. 뛰어난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메릴린 존슨이 세계 각지를 누비며 흥미진진하면서도 매혹적인 고고학자의 삶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우리에게 고고학은 흔히 영화 [인디애나 존스]나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과 관련된 기담으로 수렴된다. 어쩌면 만화 《마스터 키튼》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쪽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옛 유물이나 유적을 찾아 역사를 복원하는 학문이라는 가벼운 정의 정도는 내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통해서 고고학이 어떤 학문이며 고고학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사실 고고학이 인류의 역사에 어떤 기여를 해왔으며, 어떤 가치와 의미가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기는 고고학의 이면과 고고학자의 일상을 발굴해 우리 앞에 복원한다. 카리브 해에서 지중해로, 미국 동부 앞바다에서 남미 페루의 마추픽추로. 고고학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 이 책의 저자 메릴린 존슨은 전문가들과 함께 18세기 사탕수수 농장을 발굴하고, 아폴론 신을 기리는 기원후 1세기의 그리스 신전 터를 탐사한다. 광막하고도 음산한 숲 지대에서 과학수사 고고학자들과 시신 사냥에 나서는가 하면, 고대 음료 전문 고고학자와 맥주잔을 기울이고, 동굴에 살았던 원시인들이 사용한 석기를 재현한다. 이렇듯 저자가 기꺼이 경험하고 겪어내는 고고학의 세계와 고고학자의 일상은 읽는 것만으로도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고고학자, 그들은 왜 과거의 흔적에 인생을 헌신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고고학자들은 석기에서 깨진 항아리, 흙에 이르기까지 보잘것없는 것들을 가지고 작업한다. 고고학자들은 사물이 깨지고 부서지고 분해되는 과정을 기가 막히게 포착하는 전문가이며, 일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된 것인지 주변 맥락까지를 날카롭게 추정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고고학자들은 인디애나 존스처럼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험가가 아니라, 부식돼 사라져가는 과거의 파편 속에서 진짜 이야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다. 작은 삽 하나 달랑 들고 고된 작업을 묵묵히 수행하는 인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고학자들의 이런 고집과 헌신에 매료된다. 그래서 그들을 쫓아 ‘진짜 현장’에 동참하는 동시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고고학자의 활동 영역을 취재한다. 카리브 해에서 진행된 필드스쿨(체험용 발굴현장)에 참여해 직접 땅을 파보고 현장을 지휘하는 고고학자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찰하는가 하면,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뉴포트의 차디찬 바다에서 수중고고학이라는 고고학의 새로운 미래를 만나기도 한다. 고고학자가 필요한 곳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대의 신전, 폐허가 된 유적지뿐이 아니다. 9·11테러를 비롯한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의 신분증과 유품을 찾아 가족에게 돌려주고, CSI(과학수사대)와 함께 숲 지대를 뒤지며 시체가 묻혀 있을 만한 곳을 찾는다. 저자는 전 세계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와 손잡은 고고학자들을 취재하고, 한국에 주둔하게 된 남편을 따라 1970년대 초 한국에 와서 《한국의 고고학》이라는 책까지 펴내며 한국의 고고학을 전 세계에 알린 사라 넬슨도 만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왜 그들이 지구 표면을 긁어 파는 일에 평생을 바치게 됐으며, 그런 일이 왜 중요한 것인지 탐색하고자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력의 고고학자들은 대단한 소명의식이나 책임감에서 고고학에 일생을 바쳤다기보다는 역사 속에 묻힌 패배자들의 이야기, ‘갈라진 틈 사이로 빠져버린 역사를 어떻게 해서든 다시 길어 올리는’ 소생의 과정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런 단순하고 명료한 이유가 그들을 고단한 현실에서도 발굴현장으로 이끄는 힘이며, 자신의 일에 헌신하는 이유다. 이제는 너무나 낡은 이야기가 되어버린 자신의 일에 대한 맹목적인 몰입과 열정이 주는 감동은 이 책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가치로 되살아난다. 고고학계의 민낯을 드러내다 그러나 그런 열정만으로 일에 몰두하기에는 고고학자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 그들은 우리의 소중한 과거를 발굴해서 이해하는 힘든 작업을 수행하지만 사회적 지원은 거의 받지 못한다. 저자의 취재로 드러난 고고학계의 현실은 이것이 과연 학문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 싶을 만큼 놀라움을 안긴다. “문화 유물과 유적을 꼼꼼히 연구하고 보전하는 일에 헌신하는 많은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고고학자들도 최저 생활을 유지할 정도의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찾기가 대단히 어렵다.”(126쪽) 평균적으로 화가보다도 월급이나 임금이 낮으며, 실업 상태인 고고학자가 50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2014년에 ‘인류학과 고고학’을 최악의 대학 전공 분야로 선정할 정도다. 고고학자들의 어려운 경제 상황은 고스란히 고고학계가 처한 열악한 재정적 기반과 연계되는데, 이는 고고학계에 대한 지원이 줄어듦으로써 고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고사할 위기에 놓이는 배경이 된다. 쌓여가는 컬렉션의 목록 작성을 위해 지원되는 자금은 전혀 없으며 수집된 유물들은 도처에서 고아처럼 버림받고 있다. 문화 발굴을 맡은 자원관리회사들이 폐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에게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보다 더 큰 문제로 다가오는 것은 여전히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는 도굴과 무분별한 개발이다. 도굴품은 전 세계적으로 마약과 무기에 이어 거래 규모가 3위에 달한다. 연간 60억~70억 달러 규모로 도굴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범죄행위라는 선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유물을 도굴한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작은 동전이나 조개껍데기라고 할지라도 ‘역사적 맥락’을 훔침으로써 ‘역사의 한 부분을 완전히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막대한 경제적 이익 앞에서 무분별하게 벌어지는 개발 사업도 고고학의 치명적인 적이다. 이처럼 저자는 고고학계가 처한 현실, 고고학의 기반을 흔드는 국제적인 문제에도 초점을 맞춤으로써 고고학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한다. 그럼에도 또 다시 현장으로 고고학자와 고고학계가 처한 문제는 심각하며 당장 해결하기 힘들 만큼 근원적이다. 가치 있는 유물과 유적의 기준이란 무엇인가,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위대한 유적지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유물과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이것을 격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고고학자와 고고학계 앞에 놓인 이런 묵직한 질문들은 저자가 고고학의 깊숙한 곳에서 캐낸 성찰이자, 우리 앞에 던져 놓은 난제다. 수많은 고고학자를 만나고 그들과 함께 살아 있는 고고학을 접한 저자는 처음에 던졌던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질문, 즉 ‘고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돌아간다. 그리고 고고학자들과 직접 부대끼면서 나눈 경험과 대화를 통해 이런 결론을 얻는다. “그것은 생명을 죽이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며 수천 또는 수백만 년 동안 잊히고 파묻혀 있던 것들에게 생명을 되돌려주려는 노력”(340쪽)이라고. 그렇다. 고고학자들이 하는 일은 어쩌면 로봇을 연구하고 우주 정복을 꿈꾸는 사람들의 일에 비해 지나치게 과거에 매몰되어 있고 때로는 고루해보일지도 모른
그들은 우리의 소중한 과거를 발굴해서 이해하는 힘든 작업을 수행하지만 사회적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다. 역사가 영원히 사라져버리기 전에 포착하는 것이 고고학자의 과제라면 그들은 과연 그런 과업을 얼마나 잘해낼 수 있다고 자부할까? 우리는 고고학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도서관 사서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고고학자들에 대해서도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노고가 어떠한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좌충우돌 모험가 스타일의 고고학자는, 부식돼 사라져가는 과거의 파편 속에서 진짜 이야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고고학자의 참모습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10~11쪽)
그들은 어쩌다가 지구 표면을 긁어 파는 일에 평생을 바치게 됐을까? 그런 일이 왜 중요한 것일까? (12쪽)
멀리서 보면 고고학자들의 작업은 영화에 나오는 인디애나 존스처럼 화려해 보인다. 보물과 위험이 득시글거리는 그런 상황 말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폼 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고고학자들은 탐험가이고 모험가이지만―할리우드 영화는 이런 부분을 잘 포착했다―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완전 짱’ 스타일은 아니다. 고고학 발굴현장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처럼 보일 수 있다. 유물들이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흙 구덩이에서 드라마가 펼쳐진다. 우리의 영웅들은 무릎을 꿇고 둘러앉아 그 구덩이 속을 경외심 어린 눈길로 들여다보고 있다. (24쪽)
섬의 역사를 배우는 것 말고도 우리는 여러 현장을 감독하고 전문가와 실습생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하는 고고학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눈으로 보게 됐다. (36쪽)
이 보고서는 고고학 발굴작업을 현장에서 수행하는 학자들이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고 개발을 추진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관광객을 정말 많이 불러들일 수 있는 유적들이 파괴되는 경우가 많다. 이곳의 문화유산을 말살하려고 덤벼드는 것은 허리케인만이 아니다. 세인트토마스 섬에서는 한 지주가 오랜 협상 끝에 과거에 노예 집단 거주 마을이었던 부지를 보존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주가 그 땅을 개발업자에게 팔았고,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는데도 개발업자는 현장을 파 엎어버렸다. 바르바도스에서는 고고학 유적지들이 ‘고고유물 보전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하지만 말뿐이었다. 법 집행을 담당하는 주체는 고고유물 자문위원회였는데, 일을 해야 할 위원은 하나도 없고 회의조차 한 번도 소집되지 않았다. (43쪽)
고고학자들은 미스터리와 함께 살아간다. 어떤 유적지를 어렵게 발굴해서 다각도로 연구한다고 해서 우리가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의문이 생긴다. 우리는 고고학 연구를 통해 인류의 과거를 말해줄 생생한 파편들을 모으지만 과거로 올라갈수록 인류의 역사에 대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그림은 더더욱 불완전해진다. (76쪽)
1990년 미국고고학회 연례 학술대회 자리. 진 아우얼이 연단에 올랐다. (…) 너무 과학적인 냄새를 피우지 말고, 클로비스문화니 세형돌날이니 홍적세니 구석기니 하는 전문용어도 사용하지 말라는 얘기 같았다. “보고서의 일부만이라도 명료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써주십시오.” 아우얼의 문제 제기는 계속 이어졌다. “대중의 사랑을 얻을 수 있게 노력해보세요. 그들에게 여러분이 하는 작업이 중요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흥미롭고 매혹적이라는 것을 알려주세요. 석기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보여주세요. 잠시 제 경험을 얘기하면, 처음 흑요석으로 돌날을 만들어 가죽을 잘라봤을 때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거든요.”
“대중의 사랑을 얻도록 노력해보세요.” 아우얼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럼 대중은 여러분을 사랑하게 될 겁니다.” (91~92쪽)
그러던 어느 날 한국어 선생이 한국인 고고학자를 소개해주었고, 그 고고학자는 한강변 유적지 조사를 같이 해보자고 권했다. 그는 발굴 참여 허가증과 발굴도구를 챙겨주었다. 넬슨은 대학원에서 배운 최신 조사 방법을 활용한 발굴 계획서를 작성했다. 또 발굴팀에게 미군 매점에서 사온 미제 담배와 맥주 같은 것도 선물했다. (117쪽)
한국에 처음 온 지 20여 년 만인 62세 때 넬슨은 《한국의 고고학》을 썼다. “이 책은 한국을 세계 고고학이라는 지도에 제대로 표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쓴 것이다. 지금까지 그 지도에 한국이 없었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넬슨은 책의 첫 쪽을 이런 문장으로 장식했다. (118쪽)
1960년대까지는 고고학자들도 수중발굴에서 수집할 가치가 있는 유물과 정보가 나올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이제 그런 의구심은 사라졌지만 도입된 지 몇 년 안 된 보존기법도 이미 부적합 상태다. 이것이 아바스가 발굴작업을 서두르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기술이 매년 새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고고학자들은 미래는 수중에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바스는 미래는 재료과학과 보존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발견물을 보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166~167쪽)
대개의 경우가 그렇듯이 고고학자들은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다. 인디애나 존스 같은 캐릭터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면 그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그들은 할리우드가 본의 아니게 준 선물을 환영하면서도 그것이 순전한 공상이라는 점을 잊지는 않는다. 고고학자들은 현혹된 게 아니다. 그들은 악취 나는 구덩이에 쭈그리고 앉아 고대의 쓰레기 파편에서 힘들게 중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작업이, 번쩍번쩍하는 유물을 낚아채고 나치의 추격을 피하는 스릴 넘치는 활약과는 동떨어진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모기떼가 들이닥치는 바람에 진흙 구덩이에서 꿈틀대던 거대한 독사들이 땅으로 올라오고, 가난한 원주민들이 피에 굶주린 식인종이 되는 장면 같은 것은 또 어떠한가. 그러나 코널리가 지적하듯이 영화적 과장을 제외한다면 경우에 따라 고고학자들이 하는 일은 인디애나 존스가 B급 영화에서 하는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것은 과거를 비춰줄 희미한 빛을 찾는 영웅적인 여정이다. 불굴의 인내와 창의적인 수완을 끊임없이 시험받아야 하고, 길들어지고 상투화된 삶에서 벗어나 이국적이고 배짱 넘치는 대안을 추구하는 작업인 것이다. (190쪽)
“좋은 고고학은 역사의 공백을 메우지요. 그것은 패배자들의 이야기를 말해줍니다. 갈라진 틈 사이로 빠져버린 역사를 어떻게 해서든 다시 길어 올리는 거지요.” (202쪽)
“지오캐싱(geocaching)이 뭐예요?” 그들이 떠나자 코널리가 내게 물었다. 나는 아는 대로 열심히 설명했다. 지오캐싱은 웹사이트에서 진행하는 일종의 보물찾기 게임이다. 보물과 단서는 진짜 현장에 숨겨져 있고, 게임 참가자들은 GPS를 이용해 보물을 찾는다. 코널리는 채석장 밑바닥에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 필시 단서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플은 바로 그걸 찾고 있었다는 얘기다. 코널리는 그런 건 예로니소스에서 아주 없애버려야 한다고 했다. 나는 용기의 위치 좌표가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으면 사람들이 계속 찾으러 올 것이라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채석장 밑바닥에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가 아니다. 나는 코널리에게 문제의 웹사이트를 찾아서 항의문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런 놀이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세상을 탐험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지오캐싱을 하는 사람들이 고고학 발굴지를 드나들어서는 안 된다. (몇 주 뒤 지오캐싱 웹사이트에서 답변을 보내왔다. 리스트에서 좌표를 삭제했다는 것이다.) (216쪽)
나는 코널리를 따라 오하이오의 문화유산 문제를 다루는 학술회의장에 갔다. 그녀는 불법적으로 획득한 유물의 국제 거래 및 그것이 지역사회와 문화, 우리의 지식 축적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강연했다. 쾌활하고 거침없는 강연에 참석자들은 상당히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예를 들어 지금 대영박물관에 조각조각 보관돼 있는 엘긴 마블스는 아크로폴리스라는 원래 장소에서 완전히 절연돼 있다. 코널리로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포세이돈상의 어깨 부분은 런던에 와 있고 ‘식스팩’은 아테네에 남아 있습니다.” 그녀의 설명에 청중은 금세 사정을 알아채고 폭소를 터뜨렸다. (221쪽)
“아니요, 아닙니다. 현장에서 감정이란 건 없습니다 .”샌디가 단호히 말했다. “그냥 맡은 일을 하는 겁니다.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프리카인 묘지 같은 경우 사람들에게 우리의 견해를 말할 수는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다,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일은 이게 뭐지?라는 질문에 답을 하고 그것을 보고서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감동을 받고 말고는 역사 유적 보존을 담당하는 주 정부 공무원들에게 달린 일이지요.” (237쪽)
“고고학자는 회의주의자입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여러분의 할아버지들이 해준 얘기 세 가지만 저한테 말해보세요. 그럼 저는 아주 주의 깊게 듣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사실인지는 반드시 의심해볼 겁니다. 우리는 땅에서 증거를 찾습니다. (240쪽)
나는 CSI(과학수사대) 팀과 동승해 뉴저지 주 파인배런스의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작은 막대에 깃발을 단 핀플래그를 잔뜩 싣고, 마약으로 몽롱해진 악당이 술집 종업원인 여자 친구의 시신을 파묻었을 장소를 찾아가는 길이다. 운전을 맡은 아만다는 모래가 많은 뉴저지 주 캠든 출신의 범죄현장 분석가다. (257쪽)
고고학자들이 관여하기 이전에 미 국방부 데이터베이스에는 리비아 보호대상 문화유적지 30곳 정도가 입력돼 있었던 것 같다. 나중에 목록은 242곳으로 늘었다. 7개월 간 폭격이 계속됐지만 그 유적지들은 하나도 다치지 않고 살아남았다. (280쪽)
그에게 고고학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생명을 죽이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수천 또는 수백만 년 동안 잊히고 파묻혀 있던 것들에게 생명을 되돌려주려는 노력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뼈나 보물의 파편과 조각들을 찾는 작업이 아니었다. 그것은 열악한 조건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극도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한때 지금의 현장에 닿았었던 인간 삶의 불티를 포착해내려는 작업이었다. (340쪽)
목차
▶ 차례
책머리에: 고고학자, 그들은 누구인가
1부 신병 훈련소
1장 필드스쿨 : 카리브 해 섬의 도자기 파편
2장 초기 인류는 천재였다 : 고고학자가 보여주는 생존 전략
3장 극한 음료 : 고고학자, 고대의 술을 재현하다
4장 옥저용 : 독창적인 고고학자를 알아보는 법
5장 나의 삶은 폐허 속에 있다 : 고고학자들의 궁핍한 현실
6장 길을 따라서 가는 시간 여행 : 고고학자가 슬픔에 잠길 때
7장 바닷속에서 미스터리를 찾다 : 고고학의 미래, 수중고고학
2부 고전고고학
8장 탐험가 클럽 : 고대 세계 발굴과 인디애나 존스
9장 흙과 더불어 속삭이는 사람들 : 예로니소스 섬 필드스쿨에서
3부 고고학과 전쟁
10장 참전 용사 매장지에서 : 역사는 누구의 소유인가
11장 증거를 찾아라 : 법의고고학
12장 위험 세계 속의 고고학 : 고고학자들, 군과 손잡다
13장 군, 문화유산 보호에 나서다 : 존중하고 존중받기
4부 인류 문화유산
14장 마추픽추에서 문화유산을 생각하다 : 고고학자들이 세상을 구하는 날
감사의 글
참고 문헌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