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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저 | 양억관 역 | 지식여행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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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고독한 미식가 의 원작자 구스미 마샤유키의 쾌락 에세이,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무렵 목욕탕에서 나와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한잔 같은 책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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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094870 / 216쪽 135 x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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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무렵, 목욕탕에서 나와서 마시는 맥주 한 잔! 거부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퇴근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온몸이 부르르 떨릴 만큼의 행복을 선사한다. 몸과 마음이 스르르 녹아버릴지도 모른다. 아는 사람만 아는 소박한 기쁨!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따분하고 시시한 일상 속에서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는 한낮, 어떠한 형태로든 사소한 일탈’을 꿈꾸지 않는 현대인은 없을 테다. 구스미 마사유키는 이 책에서 두 가지를 결합했다. 천창에서 비치는 한 줄기 빛, 높은 천장에서 울려 퍼지는 물방울 소리. 뜨끈한 탕에 잠겨 한껏 산뜻해진 몸에 거품 가득한 맥주 한 잔을 부어 넣는 것이다. 그것도 한낮에! 도저히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는 상황 아닌가. ‘목욕탕’과 ‘낮술’의 절묘한 조합은, 저 깊은 곳에서부터 맥주를 마시고 싶은 기분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 생생한 감정은 책 속에서 이렇게 묘사된다. “나는 지금, 온몸으로 맥주를 받아들이고 영혼을 다 바쳐서 맞아들인다. 사랑, 그런 느낌이다.” 이 책에는 실제로 도쿄 도내에 자리한 목욕탕과 술집 열 곳이 등장한다(한 군데만 홋카이도다! 어라, 그렇게 차가운 눈발이 흩날리는 홋카이도에도 목욕탕이 있다고?). 1863년에 문을 연 역사적인 목욕탕부터 ‘목욕탕 록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곳까지. 모든 장소가 각각의 뚜렷한 색깔을 지녔기에,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낮, 평범한 일상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어쩐지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목욕탕의 풍경! 우리가 모르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한편 《낮의 목욕탕과 술》에 등장하는 모든 에피소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목욕탕에서 마주한 낯선 아저씨를 슬쩍 엿보는 장면, 구스미 마사유키는 그 언젠가 아타가와 바나나 악어 공원에서 보았던 숨죽인 채 움직이지 않는 악어를 떠올린다. 지금, 확 덮쳐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살금살금 몸을 숨긴다. 온몸에 문신을 한 아저씨도 있다. 바깥에서 마주쳤다면 눈길을 슬쩍 돌리고 말았겠지. 이 순간, 그는 가슴을 콩닥거리며 나무 그늘 사이에서 벗어나지 않는 멍청이 원숭이가 된다. “거참, 하나같이 홀딱 벗고 있으니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단 말이야.” 하고 내뱉는 말에, 이 수다스러운 대머리 아저씨가 가진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싶어 흠칫 놀라면서도 동시에 킬킬 웃게 된다. 술집에서 듣게 된 주인 아주머니의 인생 드라마는 또 어떠한가. 아득한 눈길로 던지는 “그때는 밥 먹으러 오는 사람도 있고 해서 꽤 바빴다우. 무지무지무지 바빴다니까요.”라는 세 번의 반복에 가슴 찡한 뭉클함을 느낀다. 억지로 향수를 유발하려는 느낌은 없지만, 우리네 삶을 슬쩍 엿보며 애수에 잠기는 순간 역시 분명 존재한다. 따분하고 시시한 거품 빠진 일상, 아는 사람만 안다는 소박한 기쁨을 찾아 나서다! 국내 독자에게는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로 알려진 구스미 마사유키지만, 사실 특유의 ‘맛깔나는 문장’을 무기로 에세이스트로도 오래도록 활약 중이다. 1980년대, 우수에 찬 대학생의 책장에는 ‘그 어느 곳에도 없는 세계’를 그리던 무라카미 하루키와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공기감’을 그리던 구스미 마사유키가 나란히 꽂혀 있었다. 이렇듯 자신만의 감성으로 창작의 세계에서 살아온 그가, 시대의 변화에도 꿋꿋이 살아남은 목욕탕과 눈물과 웃음 속에서 사랑받아 온 낡은 술집의 이야기를 전한다. 유쾌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때로는 짐짓 시치미를 떼면서도 솔직담백하게 속내를 드러내는 까닭에 팔랑팔랑 막힘없이 페이지가 넘어간다. 꿀꺽 침을 삼키며 책장을 덮고 나면 독자들은 당장에라도 근처 목욕탕에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부어 넣고 싶어질 것이다. 아니, 어쩌면 구스미 마사유키의 정겨우면서도 온몸을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문장에 반해 다시 한 번 책을 들춰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여름날, 이 에세이와 함께 한낮의 달콤한 휴식에 잠겨 보는 건 어떨까.

저자 소개

(くすみまさゆき)

1958년 도쿄 출생. 만화가, 에세이스트, 작가. 이즈미 하루키와 함께 ‘이즈미 마사유키’라는 이름으로 『야행』, 『멋진 스키야키』 등 음식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했으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인 친동생 구스미 다쿠야와 함께 Q.B.B.(Qusumi Brothers Band)를 결성, 『중학생 일기』를 출간하여 제45회 문예춘추 만화상을 받았다. 다니구치 지로와 공동 작업한 『고독한 미식가』, 미즈사와 에츠코와의 공동 작품인 『하나의 얼렁뚱땅 요리』 등 만화 원작자로서 계속해서 화제작을 발표하는 한편, 에세이스트, 방송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역자 소개

번역가, 옮긴 책으로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츠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 난 해』, 『초감각적 세계의 인식』, 『120% COOOL』, 『탐정 갈릴레오』, 『한밤중에 행진』, 『용의자 X의 헌신』, ​『중력 삐에로』, 『69』, 『비트 키즈』, 『열네 살』,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9년전의 기도』, 『공부는 왜 하는가』, 『친구가 되기 5분 전』, 『제로의 초점』,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코인로커 베이비스』, 『공생충』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캬! 최고! 역시 한낮, 목욕탕에 다녀와 밝은 햇살 아래에서 마시는 맥주는 최고다. 그 첫 한 모금은 그야말로 무적. 나더러 어떡하란 말이야. 가게 안을 휘 둘러본다. 뭐 불만 있어? 목을 타고 넘어간 맥주가 이윽고 위 안으로 스며든다. 아, 맛있어.
나는 지금, 온몸으로 맥주를 받아들이고 영혼을 다 바쳐서 맞아들인다. 사랑, 그런 느낌이다.
바보인가. 바보라도 좋아. 아니, 바보라서 다행이다. 지혜 따위 필요 없다. 옳고 그른지 따질 것도 없어. 작전도 포기. 내일이야 어떻게든 되겠지, 뭐. 꼰대 아저씨 주제에, 목욕탕에서 다시 태어나 신제품으로 변신한 내가 전면적으로 맥주를 맞이한다.
지금, 맥주는 내 몸 안으로 무혈입성을 달성했다. 나의 모든 세포가 환희의 노래를 부르며 열광한다. “맥주 만세!” “맥주 만세!” “임금님 만세!” “임금님 만세!” 물론 임금님은 나다. 어리석은 임금. 벌거벗은 채 왕관 하나 달랑 쓰고 당나귀 귀를 쫑긋 세워서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백성을 향해 손을 흔든다.
다시 한 모금, 쭈욱 들이킨다. 황금빛 액체가 목을 치달려 내려간다. 이미 길은 닦였다. 취기라는 아련한 벚꽃색 공기가 머리 쪽으로 출렁 흐르기 시작한다. 행복하다. 이것을 행복이라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한 인생일꼬. 마셔야지. 봄날의 저녁나절, 활짝 핀 벚꽃에 건배.
-첫 번째 이야기, ‘평온한 거리, 하마다야마’ 중에서

몸이 아직 따끈따끈한 지금, 생맥주를 목 안으로 사정없이 부어 넣고 싶다.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이제 막 문을 연 듯한 분위기인데, 내가 첫 손님인 것 같다. 좋지 않은가. 단골들이 힐끗힐끗 살피는 건 질색이다. 카운터에 앉아 생맥주를 시킨다. 목욕탕의 첫 손님도 기분 좋지만 술집의 첫 손님이 되는 것도 기쁘다.
학생 시절, 이치가야의 술집에 친구들과 첫 손님으로 들어갔다가 마지막 손님이 되어 나온 적이 있다. 정말 죽어라 마셨지. 지금은 도저히 체력이 안 된다. 맥주가 나왔다. 손잡이를 잡고 쭈욱 들이킨다. 이쯤 되면 음주(飮酒)의 ‘음’을 ‘쭈욱’이나 ‘캬아’라고 읽어야 하겠다. 마침내 해치우고 말았다는 기분이다.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이 맛,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두 번째 이야기, ‘목욕탕의 제왕, 기타센주’ 중에서

몸을 씻고 탕 안에 잠긴다.
온도는 약간 낮지만 따스한 물이 피부에 착 달라붙으면서 여행의 고단함과 지난밤의 연주에서 오는 피로가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눈을 감으니 물과 하나가 되어버리는 듯하다. 눈을 떴다. 그사이 그만 물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의지를 가진 물이.
아니, 의지를 가진 이 물이 나를 녹이려 하고 있다. 눈길을 돌려 옆을 보니 구리 짱도 노천탕의 원숭이처럼 황홀한 표정이다.
“기분 좋네…….”
“정말이네요. 극락임다…….”
말이 길게 늘어진다.
-여섯 번째 이야기, ‘주문 많아요, 홋카이도’ 중에서

 

목차

머리말
첫 번째 이야기: 평온한 거리, 하마다야마
하마탕 ~ 이자카야 가노
두 번째 이야기: 목욕탕의 제왕, 기타센주
다이고쿠탕 ~ 이자카야 호리카와
세 번째 이야기: 태어나고 자란 곳 미타카
치요노탕? ~ 꼬치구이 만페이
네 번째 이야기: 한 차례 목욕하러, 긴자
곤파루탕 ~ 메밀국수 요시다
다섯 번째 이야기: 도둑놈 도라 씨, 다치아이가와
히노데탕 ~ 내장구이 도리카츠
여섯 번째 이야기: 주문 많아요, 홋카이도
야마하나온센 돈덴탕 ~ 라면술집 가츠
일곱 번째 이야기: 일하는 거리, 기치조지
벤텐탕 ~ 비어홀 기린시티
여덟 번째 이야기: 블루스라니까, 간세이초
안젠탕 ~ 꼬치구이 잇큐
아홉 번째 이야기: 비에 젖어도, 아사쿠사
자코츠탕 ~ 다이닝바 신타니바
열 번째 이야기: 추억이 흘러넘치는, 진보초
우메노탕 ~ 술집 헤로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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