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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도 옷을 갈아입는다

시리즈 : 푸른사상 시선 [101]

정대호 저 | 푸른사상 | 2016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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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07386 / 159쪽 128 x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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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정대호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마네킹도 옷을 갈아입는다』가 ‘푸른사상 시선 67’로 출간되었다. 세련된 도시형 모더니스트라기보다는 투박한 시골 선비에 가까운 시인의 자연스러운 일상과 생각들이 우직하고 직설적인 어조를 통해 진솔하게 형상화되었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예리한 눈길이 와 닿는다.

저자 소개

1958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났다.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 뜻하지 않게 글쓰기를 시작했다. 복현독서회와 복현문우회에 나간 것이 계기가 되어 전공 선택도 인생의 운명도 바꾸었다. 복현독서회는 2학년 때 강제 해산을 당했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고 빈둥거리다가 1984년 『분단시대』 동인으로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 후 대학원을 다니고 학원 강사, 대학 강사를 하면서 바쁘게 살았다. 1985년 첫 시집 『다시 봄을 위하여』를 대학에 복학한 기념으로 간행했다. 그다음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겨울산을 오르며」를 써서 두 번째 시집의 이름으로 사용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시집으로 『지상의 아름다운 사랑』 『어둠의 축복』을 간행했다. 평론집으로 『세계화 시대의 지역 문학』 『현실의 눈, 작가의 눈』 등이, 육아 일기라고 할 수 있는 산문집 『원이의 하루』도 간행했다. 현재 『사람의 문학』을 발행하고 있다.

 

머리말

한때는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며 한 시대를 조롱하며 살고 싶었다. 나를 조롱하고 세상을 비웃으며 희희낙락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용기가 없어서 밥 빌어먹는 일터를 버리지 못했다. 나와 가족들의 목줄이 달린 달랑거리는 그 끈을 끊어버릴 용기가 없었다. 아이들의 까만 눈동자가 아른거렸다. 또한 나는 한 시대를 조롱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세상을 읽어낼 만한 눈을 갖추지 못했다. 세상을 놀려먹기에는 두루 알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고 두루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갖추지 못했다. 때로는 어설픈 방관자로 희희낙락까지는 못 가고 적당히 희·락거리다가 옆 눈치나 보기도 하고 때로는 만용을 내어 어설픈 시대의 검객인 양 칼을 휘둘러보기도 했다. 그것도 부끄러우면 세상에서 발을 빼고 한 발쯤 물러나려 했다. 세상과 단절되어 신문도 없고 라디오나 텔레비전도 없는 곳에 있어도 보았다.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만 살 수 없는 것이 또한 삶이더라. 나는 조그만 텃밭이 하나 있다. 그곳에 가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삽으로 땅을 파며 땀을 흘리고 있으면 나만의 세계에 몰입할 수가 있다. 나물 몇 포기가 자라는 것을 한참 동안 바라보기만 하다가 집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일상에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가 없으면 밭으로 간다. 3부의 시편들은 부모님들에 관한 것이다. 두 분 모두 이제 만날 수가 없다. 특히 어머니와의 은밀한 대화는 남들에게 보이기 싫었다. 글을 쓴 지 10년이 넘었지만 남들에게 보이지 아니한 것들이 대다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이것들도 하나의 집착에 불과하다. 이제 떠나보낼 때가 되었다.

책 속에서

“시란 것은 인간의 심리와 사상―감정[性情]을 진실하게 읊을 따름이다. 시가 비록 정교하더라도 한갓 한담에 불과하면 실용에 아무런 도움이 없는 것이다.” 조선 중기 실학파의 선구자인 이수광은 『지봉유설(芝峯類說)』에서 시의 효용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를 실용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이런 시론(詩論)은 오늘날의 미학적 척도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바가 있다. 그러나 시의 본령이 인간의 심리와 사상―감정을 진실하게 노래하는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는 임진·정유 왜란과 광해군 시절의 험난한 풍파를 헤쳐나가면서 번잡한 성리학의 관념론이 아니라 도덕적 실천과 무실역행(務實力行)을 가르친 올곧은 선비의 기품이 느껴진다.
정대호의 다섯 번째 시집 『마네킹도 옷을 갈아입는다』를 읽고 문득 이수광의 시론이 떠오른 것은 정대호가 세련된 도시형 모더니스트라기보다는 투박한 시골 선비로 내 마음속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그는 시인이자 평론가로, 계간 『사람의 문학』 편집자이자 ‘시월문학제’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발한 문단 활동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청송 골짜기에서 올라온 지 며칠 안 되는 촌놈 같은 체취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얼핏 보면 동시 같기도 하고 초등학교 학생의 일기장 같기도 한 이 시들은 시인의 소탈한 육성을 그대로 들려준다. 이런 화법(話法)은 나이가 들고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정대호의 독특한 시법(詩法)으로 굳어지는 듯하다. 이번 시집에서도 이런 화법에 담긴 그 나름의 소박하고 담백한 성찰과 깨달음이 읽는 이를 편안하게 한다. 그는 이제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경지로 들어서고 있는 듯하다.
―정지창(문학평론가·전 영남대 교수)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금수상 정방사에서
그 어린 고라니의 까만 눈 때문에
백록 그 집
아내에게 사준 멋진 생일 선물
지상의 아름다운 소망4
지상의 아름다운 소망5
지상의 아름다운 소망6
채소밭에서
배추밭에 쪼그리고 앉아
고추를 따는데
제2부
깊은 산 저녁 어스름
골짝에는 흐린 물이 넘쳐흘러
산다는 것은
집 떠나는 아들을 보며
늙은 할매 둘이 지나가며
새똥
방을 치우다가
청자다방
내가 그렇게 동정받을 사람도 아닌데
살던 집에 다시 와서
고향 옛집을 다시 사서
가을의 서정
저문 강가에서
제3부
어머님이 가시는 길
이별 연습
항암제 주사 맞히는 날
항암제 주사를 맞히면서
꼬부랑 지팡이를 보면
어머니의 통증
모성애 1
모성애 2
안개 속 어머니 옆에 앉아
빈집
날기 위한 연습
비워둔 집
땅 위의 집을 비워내며
꿈속에 어머니가 나타나
살아도 죽은 목숨
떠나가는 집
거부하고 싶은 것, 헤어지고 싶은 것
제4부
시골 아내와 도시 남자 이야기
마네킹도 옷을 갈아입는다
마네킹은 머리가 없어도 손발은 멋있게
마네킹은 내일이 없다
할배는 콩을 심고 비둘기는 콩을 먹고
세금내기 싫다
밭에는 개망초가 만발하고
개도 이렇게는 싸우지 않는다
21세기 민주인사를 기르는 체험학습 현장
이상한 나라
경찰도 검사도 자본가의 용역과 한편이 되고
사람 사는 나라가 되려면
그날 부엉이바위에서 당신은 떨어져
팽목항의 사진을 보며
시골 남자와 도시 아내 이야기 1
시골 남자와 도시 아내 이야기 2
시골 남자와 도시 아내 이야기 3
시골 남자와 도시 아내 이야기 4
평화의 비 소녀상
지나간 시간에 대한 대화
뚱딴지
그녀의 이혼 타령을 듣다가
월드컵 축구를 보다가
발문 시골 선비의 마음 밭갈이 - 정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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