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점령을 살다 라자 샤다하의 팔레스타인 일기

라자 샤하다 저 | 이광조 역 | 경계 | 2016년 06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30.00
판매가
$16.5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3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북셀프

1시간도 길다! 5분만에 OK! 매장에서 직넙 책을 찾아가세요. 500원 추가적립!(선착순 천명/일)

가능매장 : 롯데스타시티점

북셀프로 구매하기 북셀프란?

ISBN : 9788996940333 / 264쪽 135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22,500
  • 15,120
  • 21,600
  • 18,000

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차분하되 순종적이지 않으며, 침착하되 분노할 줄 아는
한 인간이 써내려간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산문.
오늘의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때로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일상의 궤적들이 전체의 삶을 비춰주는 법이다. 그리고 그건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는 모든 일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획해야 한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검문소와 유대인 정착촌의 위치를 파악한 뒤 우회로를 찾아야 하며, 즐거운 주말 나들이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도둑처럼 조심스레 이동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계속된 점령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내부에까지 스며든 불신과 분노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점령지에서 살아간다는 건 바로 그런 것이다.

2008년 조지 오웰 상 수상자인 라자 샤하다는 바로 그런 점령 아래서의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쪽을 택한 보기 드문 팔레스타인 작가다. 자신이 살던 라말라가 이스라엘 점령 하에 놓이게 된 1967년부터 지금까지 일기장을 손에 놓지 않았던 그는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과 가족, 팔레스타인 이웃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용감하게 맞서 왔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그의 일기를 엮은 이 책 《점령을 살다》에는 분노와 사색이 공존하는 작가 자신의 일상 속 경험들이 담담한 필치로 기록되어 있다. 쓸데없는 눈물이나 환상을 만들어내지 않는 그의 문장들은 오늘날의 팔레스타인이 처한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준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 책소개 | 차분하되 순종적이지 않으며, 침착하되 분노할 줄 아는 한 인간이 써내려간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산문. 오늘의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때로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일상의 궤적들이 전체의 삶을 비춰주는 법이다. 그리고 그건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는 모든 일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획해야 한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검문소와 유대인 정착촌의 위치를 파악한 뒤 우회로를 찾아야 하며, 즐거운 주말 나들이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도둑처럼 조심스... | 책소개 | 차분하되 순종적이지 않으며, 침착하되 분노할 줄 아는 한 인간이 써내려간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산문. 오늘의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이다! 때로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일상의 궤적들이 전체의 삶을 비춰주는 법이다. 그리고 그건 점령지 팔레스타인에서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곳에서는 모든 일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획해야 한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검문소와 유대인 정착촌의 위치를 파악한 뒤 우회로를 찾아야 하며, 즐거운 주말 나들이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도둑처럼 조심스레 이동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계속된 점령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내부에까지 스며든 불신과 분노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점령지에서 살아간다는 건 바로 그런 것이다. 2008년 조지 오웰 상 수상자인 라자 샤하다는 바로 그런 점령 아래서의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쪽을 택한 보기 드문 팔레스타인 작가다. 자신이 살던 라말라가 이스라엘 점령 하에 놓이게 된 1967년부터 지금까지 일기장을 손에 놓지 않았던 그는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과 가족, 팔레스타인 이웃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용감하게 맞서 왔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그의 일기를 엮은 이 책 《점령을 살다》에는 분노와 사색이 공존하는 작가 자신의 일상 속 경험들이 담담한 필치로 기록되어 있다. 쓸데없는 눈물이나 환상을 만들어내지 않는 그의 문장들은 오늘날의 팔레스타인이 처한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준다. | 출판사 서평 | 일상은 힘이 세다. 누군가는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일상의 삶을 바꾸어 내는 것이라 했다. 뉴스를 통해 바라본 세상은 각종 사건 사고에 휘청대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아침이면 일어나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다시 돌아와 잠을 청하는 반복된 삶들이 촘촘히 들어차 있다. 그리고 그런 일상은 각종 테러와 전쟁으로 뒤범벅된 분쟁의 공간에까지 힘을 미친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선에서 누군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순간에도, 같은 땅에서 누군가는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사랑을 한다. 포연이 자욱한 살육의 현장을 둘러싸고 세계 각국의 이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순간에도, 그 공간 어디에선가 강물은 흐르고 아이들은 자라며 바람이 분다. 점령지 팔레스타인, 일상으로의 초대 만약 당신이 50여 년을 하루같이 칼끝처럼 매서운 긴장이 지속되는,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지역, 소위 “중동”의 팔레스타인에서 태어났다고 상상해 보자. 하루가 멀다고 이어지는 폭탄 테러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의 밤낮 없는 분쟁으로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곳, 무너져 폐허가 된 거리에서 어린이와 어른들이 간신히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는 곳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껏 뉴스 속에서 보아온 팔레스타인의 모습이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들의 상상과는 달리, 팔레스타인이라는 공간 속에는 총을 든 투사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모든 지역에서 날마다 폭격이 벌어지거나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그곳에도 다양한 직업과 이름, 얼굴과 성격을 가진 갑남을녀들이 살고 있다.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매일의 의식주를 꾸려가고,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성실하게 살아간다. 다만 그들의 일상에는 우리의 그것과는 다른 정치와 갈등이 갈피마다 스며있을 뿐이다.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 바로 “점령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자신이 겪고 있는 내면의 고통을 토로하는 중년의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라자 샤하다.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활동하는 인권변호사이자 작가다. 그는 때로는 부드러우면서도 격정적으로, 또 때로는 단호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자신이 딛고 있는 땅과 그에 얽힌 일상을 일기장에 기록한다. 평범한 일상을 가로막는 잔인한 분리장벽과 검문소, 삶을 점점 잠식해오는 유대인 정착촌, 오랫동안 계속된 점령으로 인해 내부에까지 스며든 불신과 분노. 1967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에 의해 점령당한 이후, 아니 그보다 앞서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뒤부터 이어져 온 차별과 폭력 앞에 그의 조국 팔레스타인은 갈가리 찢기고 사람들의 삶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자신의 땅에서 무엇도 할 수 없는 삶. 그것이 점령당한 자의 삶이다. 조지 오웰 상 수상 작가의 차분하고 우아한 목소리 라자 샤하다는 그런 점령 아래에 처한 삶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보기 드문 팔레스타인 작가다. 자신이 살던 라말라가 이스라엘 점령 하에 놓이게 된 1967년부터 지금까지 일기장을 손에 놓지 않았던 그는 일기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과 가족, 팔레스타인의 이웃들이 겪는 폭력과 트라우마에 용감하게 맞서왔다. 그런 그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일기를 엮은 이 책 《점령을 살다-라자 샤하다의 팔레스타인 일기》에는 분노와 사색이 공존하는 작가 자신의 일상 속 경험들이 담담한 필치로 기록되어 있다. 쓸데없는 눈물이나 환상을 만들어내지 않는 그의 문장들은 오늘날 팔레스타인이 처한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준다. 그의 첫 책은 한국에도 번역되어 소개된 바 있는 회고록 《내 집을 차지한 이방인》(책씨 2005)이다. 이 작품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추방하고 이스라엘을 건국한 1948년, 고향인 자파에서 쫓겨나 라말라로 건너온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85년 의문의 죽임을 당한 자신의 아버지가 살아온 궤적을 따라간다. 라자 샤하다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것은 2007년의 작품 《팔레스타인 산책Palestinian Walks》을 통해서다. 작가는 자신의 고향 라말라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곳곳을 도보로 여행하며, 이스라엘이 세운 검문소와 정착촌으로 인해 점점 사라져 가는 팔레스타인의 옛 풍경을 추억하고, 고립되어 가는 사람들 사이의 단절된 관계를 기록한다. 그는 2008년 이 책으로 뛰어난 정치 저작물에 수여하는 조지 오웰 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점령을 살다》는 한편으로는 《팔레스타인 산책》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전작의 문제의식을 뛰어넘는다. 그는 침착한 태도와 우아한 어조로 점령당한 이들의 삶을 관찰하고 묘사한다. 그는 전작에서처럼 독자들과 함께 점령된 팔레스타인의 산과 언덕, 풀밭을 따라 걸으며 쏟아져 내려오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목마른 대지에 내리는 비의 냄새를 맡고, 정원을 거닐며 사색에 잠긴다. 하지만 그런 일상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작가 라자 샤하다가 차분한 분노와 냉철한 비판의 목소리로 이스라엘과 서방 세계, 나아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팔레스타인 사회 자체의 모순과 오류를 말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개인의 삶이 된 정치, 정치의 현장이 된 개인 어느덧 반세기를 훌쩍 넘긴 점령의 세월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이곳에서는 아주 작고 사소한 일상에서도 이곳이 점령지임을 인식하는 정치적 계기를 발견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모든 일을 미리 신중하게 계획해야 한다. 즐거운 주말 나들이를 망치지 않으려면 마치 도둑처럼 조심스레 이동해야 하고(본문 14쪽), 우편물이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전전긍긍해야 한다(본문 171쪽, 199쪽).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이스라엘 군인이 지키는 검문소와 유대인 정착촌의 위치를 파악한 뒤 우회로를 찾아야 한다. 겉으로 보아 평범한 일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이, 사실은 벼랑 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 놓은 달걀 위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불안하다. 이 평화는 언제 깨어질지 모른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성취와 이룰 수 있는 변화는 지극히 적다. 그렇기에 라자 샤하다의 분노 또한 일상 속 정치를 향해있

저자 소개

라자 샤하다Raja Shehadeh
라자 샤하다는 1951년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라말라에 있는 비르제이트 대학을 졸업한 뒤, 레바논에 있는 베이루트 아메리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그 뒤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1979년 인권감시단체이자 국제법률가위원회 지부이기도 한 ‘알 하크Al Haq’를 설립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권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했다. 그는 현재 인권변호사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내 집을 차지한 이방인》(책씨 2005), 《직박구리가 노래를 멈췄을 때When the Birds Stopped Singing》 외에 국제법과 인권문제에 관한 여러 권의 저서를 썼다. 특히 《팔레스타인 산책Palestinian Walks》로 2008년 조지 오웰 상을 수상했으며, 《점령을 살다》로는 2014년 조지 오웰 상 최종 후보작에 선정되었다. 팔레스타인 출신이지만 영어로 쓰고 말하는 것에 익숙한 그는, 지금까지 13권의 책을 펴내는 동안 줄곧 영어로 글을 써왔으며, 오늘날 영어권에서 가장 유명한 팔레스타인 작가로 꼽힌다.

역자 소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1월 CBS에 입사했다. 입사 첫해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을 맡아 이듬해 ‘민주언론상 대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998년 ‘올해의 PD상’, 2000년 ‘통일언론상 대상’, 2004년과 2005년 ‘한국방송대상 라디오 저널리즘 부분’에서 연이어 수상하는 행운을 누렸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예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잔인한 이스라엘』(미세기 2003), 『남자의 이미지』(문예출판사 2004), 『땅의 치유력』(생각의나무 2006), 『아메리카 군사학교』(삼인 2010), 『남자다움에 관하여』(이후 2010) 등을 번역했다. 

책 속에서

‘당신들의 더러운 언어로 내 귀를 더럽히지 마시오. 나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당신처럼 날 때부터 히브리어를 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싫소. 당신들만 여기에 사는 게 아니라는 걸, 그리고 이 땅은 당신들만의 땅이 아니란 걸 알아야 하오. 점령자인 당신들은 스스로의 자리를 알고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할 것이오. 그리고 무조건 히브리어로 말을 거는 그 끔찍한 습관은 버리기 바라오.’
_본문, 62쪽

물론 바위 사원이 자리하고 있는 언덕을 둘러싸고 서로가 각자의 성지라 주장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비원이 우리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낸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슬람 건축의 걸작인 이곳이 이스라엘의 국가정책에 의해 시달림당하고 유대인 극단주의자들로부터 파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나는 늘, 우리 스스로 압제자들처럼 행동하고 또 그들의 방법과 태도를 채택하는 것을 어떻게 경계할 것인지가 이스라엘 점령 하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도전이라고 믿어왔다.
_본문, 65쪽

그곳에서 젊은 남녀들이 스스럼없이 편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내가 얼마나 이방인으로 키워졌고 또 머물러 왔는지를 생각했다. 부모님이 자파를 떠나오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던 저 거추장스러운 체면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으며, 그들이 젊었을 때의 삶을 다시 즐길 기회는 언제 사라져 버린 걸까? 사람들과 동떨어진 내로라하는 집안 출신의 초연한 이방인으로 남느니, 차라리 저렇게 뒤섞여 어울리며 살아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_본문, 78쪽

봄이 되면 언덕에서 이따금 눈에 띄는 피라미드 난초가 우리 집 정원에 나타났다. 분명 건설공사로 언덕에서 쫓겨난 뒤 살아남기 위해 우리 집 정원으로 들어온 것이리라. 이렇게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공사로 인해 한때 잔디뿐이었던 우리 집 정원은 언덕에서 쫓겨난 야생화들의 피난처가 되어버렸다. 나는 그곳에다 아무것도 심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려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 주워 온 산호 화석들을 전시해놓을 생각이다.
_본문, 81쪽

‘666’이란 숫자 낙인이 찍힌 요한계시록의 짐승 마냥 ‘쉐시’라는 꼬리표를 붙인 채, 우리는 마침내 검색대를 통과해 비행기 탑승을 위해 줄을 섰다. 내 시선은 앞에 선 남성이 들고 있던 짐에 붙은 ‘1번’이란 숫자에 날아가 꽂혔다. 자식, 운 좋군! 나는 그를 쳐다봤다. 키가 크고 배가 불룩 나온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처럼 보였다. 그는 어떻게 해서 ‘1번’을 받았을까? 이 운 좋은 사나이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나는 그가 히브리어로 쓰인 신문을 들고 있는 걸 봤다. 역시나 그는 우등한 인종인 이스라엘 사람이었던 것이다.
_본문, 105쪽

나는 스스로 운명을 받아들이라고 되뇌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애썼다. ‘네 운명을 받아들이란 말이야’, 나는 몇 번이고 곱씹었다. 그렇다면 내 운명이란 게 뭘까? 끊임없이 계속되는 충격, 지체, 차별, 폐쇄, 역경, 투쟁. 그리고 고통, 슬픈 소식, 축복의 부재, 낙이랄 게 별로 없는 삶. 우리들의 삶은 불만 가득한 관리들에게 볼모로 잡혀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바뀌는 규정을 우리에게 적용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더 이상 화낼 여력조차 없는 처지라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할 시간이 찾아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내 약한 심장을 생각해서라도 말이다. 아마 그때는 내 기분을 통제하고 감정을 누그러뜨려야만 하겠지. 물론 그런 상태에까지 이르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마치 자기 자신만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양, 늙어서 이 한 몸 보전하기에만 급급해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건강만 챙기는 그런 사람이 되기는 싫다. 계속해서 화를 느끼고,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고, 분노하며’ 살고 싶다.
_본문, 106쪽

나는 정원에다 정성을 쏟아부어 그곳을 작은 천국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혼돈과 예상치 못한 분열의 세상에서 오아시스가 되게 하고 싶은 것이다.
_본문, 108쪽

삼촌은 우리가 이스라엘을 물리칠 군사적 수단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도무지 방법이 없다고 믿었다. 나는 이런 삼촌의 뿌리 깊은 비관주의를 결코 흔들지 못했고, 결국 누구도 자신의 비관주의를 손상시키지 못하게 하는 행위가 삼촌에게는 일종의 자기방어였다는 걸 깨달았다. 삼촌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도 큰 고통이었던 것이다. 반면 내 경우에는 이스라엘이 패하고 점령이 끝날 것이라는 우리의 희망을 유지하는 것이 설사 어리석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미몽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쪽이다.
_본문, 141쪽

타흐리르 광장에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친절하다. 그들은 서로 음식을 나누고 사기를 북돋기 위해 농담을 주고받고 차를 끓인다. 혁명은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시간을 만든다.
_본문, 152쪽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새로 문을 연 베이트 아니세Beit Aneeseh 카페에 들렀다. 카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그들이 행복하게 살면 안 될 이유가 뭔가? 하지만 우리의 머리 위에는 점령이라는 현실이 어른거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런 현실을 잊고 가볍게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_본문, 153쪽

우리는 우편번호도 없다. 하지만 상당수 응모 서류가 우편번호를 적으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결국 나는 0000번을 쓰기로 했는데, 신기하게도 이게 통하는 것 같다. 우리가 제대로 된 나라가 될 때까지 우리는 0의 민족이다. 그것도 4개씩이나 말이다.
_본문, 172쪽

목차

목차
점령을 살다 7
후기 249
감사의 말 258
옮긴이 후기 26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