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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2718 / 132쪽 126 x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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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시작 시인선 (천년의시작) [300]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시작시인선 203권. 1992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이상인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이상인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는 시공간의 경계인 ‘여기’와 ‘저기’에 대한 관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의 시를 표면적으로 읽으면 윤회설이나 장자의 호접몽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상상력은 차원을 넘어서는 곳에 있다.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흰나비 떼”는 분분하게 쏟아지는 “백설”에 대한 직유이자 현존의 한때를 드러내는 기표이다. 그러나 그 인식은 너무도 찰나적이며 소멸에 기울어 있다. 여기서 현존은 지나가는 한때일 뿐이고, 근원... 시작시인선 203권. 1992년 『한국문학』으로 등단한 이상인 시인의 신작 시집이다. 이상인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는 시공간의 경계인 ‘여기’와 ‘저기’에 대한 관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의 시를 표면적으로 읽으면 윤회설이나 장자의 호접몽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상상력은 차원을 넘어서는 곳에 있다. “무수히 쏟아져 내리는 흰나비 떼”는 분분하게 쏟아지는 “백설”에 대한 직유이자 현존의 한때를 드러내는 기표이다. 그러나 그 인식은 너무도 찰나적이며 소멸에 기울어 있다. 여기서 현존은 지나가는 한때일 뿐이고, 근원적인 시간은 “저편”에 있는 겹이 다른 장소이다. 이처럼 현존을 일과적인 시간과 장소로 여길 때, 자아는 떠돎을 멈출 수 없으며 밤중에라도 깨어나서 홀로 길을 가거나 택시를 불러 타고 다른 도시로 훌쩍 떠나게 되는 것이다.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뜀뛰듯 건너갈 수 있는 초월적 비전을 이상인 시인은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공기의 파장을 감지하는 날개를 가슴에 품은 채, 불가해한 도형으로 그려진 날개그물을 펼쳐 겹의 인연을 만나고자 한다. 따라서 그의 시에서 사용된 부사어 “딸깍”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노크이며, “툭”은 그 세계와의 접선의 신호인 것이다.
툭, 건드려주었다
벼랑 돌 하나를 굴려주었다.
일억 이천만 년 동안 나를 기다려
비탈길 하나를 굴러 내린다.
한 번의 구름을 위해
수만 번의 심호흡과 몸을 둥글게 말아가며
자세를 가다듬었을 것이다.
그 오랜 침묵의 무게를 벗고
파닥 날개를 펴는 새처럼
땅을 박차고 힘껏 뛰어 내려갔을 것이다.
단 한 번의 밀어줌으로
간단없이 급한 비탈의 경계를 넘어
다음 생에 당도한 바위 조각,
거기서 또다시
누군가 툭 건드려주는 일이 또 생길 듯이
깊은 꿈을 꾸듯 기다려야 한다.
문장리
사람들은 짧은 문장 안에서 산다.
잠시도 문장을 벗어나 본 적 없는 명사들이
서툴게 쓴 문장 길을 어슬렁거리고
문장의 크기만큼 열리는 오일장에는
싸고 풋풋한 언어들이 넉넉하게 팔린다.
몇 대째 한 문장에서 함께 사는 이들
고치고 고쳐도 허술한 생을 베개 삼아
저녁이면 30촉짜리
밝은 주제 하나 켜놓고 잠든다.
개구리 떼도 긴 문장 속에서 운다.
어쩌다 문장을 펄쩍 뛰쳐나간 놈들은
소문처럼 아침 안개로 떠돈다.
별들마저 새까만 밤하늘의 첫 페이지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전설을 수놓는
이 문장 안에서, 문장 사람들은
서로 뜻이 잘 통하는 한 구절 문장일 뿐.
부대끼며 힘들게 살다 보면
눈인사만 나누어도 금방 친숙해지듯이
짧고 간결한 내용의 문장들이
다시 태어나고 새롭게 고쳐 쓰이다가
결국은 삶의 비틀린 얼룩 자국처럼
세월의 비누로 깨끗이 지워져가는 것이다.
짧고 긴 문장 안에 사는 것들이 많다
목차
제1부
소 울음소리13
현미밥을 지으며14
문장리15
이륜耳輪17
선암매18
순천역이 가슴속에서 떠나갔다19
둥근 하늘21
쥐눈이콩22
툭, 건드려주었다23
물방울24
반짝이는 어둠26
뻐꾸기 둥지27
황태찜29
민들레 우주선31
풍진이의 봄날32
경經, 중얼거리다33
제2부
애기사과37
하늘로 밀려가는 파도들38
풍진이의 겨울40
여명41
오리들의 묵념43
폐자전거45
세 명의 내가 쓴 시47
휘리릭 휘리릭48
매미49
어머니의 눈50
난꽃52
빨간 신호등 건너기53
배54
번데기55
황금 붕어56
붉은 주머니58
제3부
목이전木耳傳63
시래기65
소쩍새 울음66
한 무리의 은어68
수숫대70
천둥71
보리밭72
12월74
이상인 씨의 농사法75
마루77
낚시하는 잠자리79
빨래방을 나오며80
겹겹의 배춧잎81
들깻잎82
제비꽃 무덤84
애장 터에서85
제4부
섬진강 노을89
식구91
콩꽃92
고구마93
태풍94
백설白雪95
백일홍96
황사97
대추나무98
꽃무릇 사랑99
망가진 소리판 한 장100
벚꽃102
수평선103
대나무처럼104
삶이 나를 속일지라도105
월산 이현도 씨네 매화나무106
해설
염창권?겹으로 짠 우주그물에서 날아온 나비 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