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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으로서의 편집자 현대 독일 프로테스탄티즘과 출판의 역사

후카이 토모아키 저 | 홍이표 역 | 한울아카데미 | 2015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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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46049611 / 376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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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지금이야말로 시대의 조류를 타지 않고, 시장의 요구에도 아첨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이 정말로 말하고 싶은 사상을 자신 있게 말하고, 그를 통해 시장(세계)을 바꿔나갈 수 있는 ‘참된 사상가와 사상을 가진 편집자’가 둘 다 필요한 것이 아닐까? _낙운해(洛雲海)의 서평 중에서

 

저자‒편집자‒독자라는 시대의 거울에 비추어 사상사를 재조명하다
독자는 저자의 사상을 텍스트의 형태로 만나고, 더 나아가 텍스트를 해석하면서 현실과도 새롭게 만난다. 그렇다면 편집자는 저자와 독자 간의 소통 과정 어디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는가? 적어도 20세기 전후의 사상사를 이해하는 문제에서 이런 질문을 다루는 게 마땅하다면, 이 책은 하나의 토론 자료로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는 시기에 사상과 예술의 각축장이던 서구 지성계는 양차대전을 겪으면서 전통과 권위가 파괴되고 새로운 지적 운동이 세차게 전개되었다. 더욱이 현대 독일 프로테스탄티즘 신학은 전쟁과 나치즘이 휩쓸던 시기에 걸출한 신학자들이 벌인 저항운동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이미 20세기 지성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파울 틸리히의 󰡔조직신학󰡕,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 같은 저작은 단지 신학 분야만이 아니라 당대의 지적 담론을 아우르는 역작들이다.
히틀러의 탄압을 피해 망명한 파울 틸리히는 고국에서 신학자로서 못 다 이룬 학문적 과업을 미국 땅에서 꽃피울 수 있었던바, 여기에는 그의 사상의 텍스트를 새로운 지적 운동의 추세에 걸맞게 재편하고 가다듬도록 애쓴 동료 신학자들, 그리고 그의 텍스트를 재발견해낸 편집인들의 화답과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스위스의 시골 목사로서 혁신적인 문제의식으로 성서 해석에 몰두했던 바르트의 경우, 당시 독일 표현주의운동에 크게 감화되어 이를 출판 행위로 끌어들인 오이겐 디더리히스 같은 편집자가 없었다면, 자신의 역작 󰡔로마서 강해󰡕가 빛을 보거나 신학사상사에 큰 충격을 줄 수 없었다.
저자인 후카이 토모아키는 한 시대의 사상사를 이해하는 전제로서 저자와 독자라는 틀을 넘어 저자와 편집자 그리고 독자라는 삼자 관계의 틀에 비추어 사상의 전후와 안팎을 두루 살펴볼 때 비로소 특정 사상의 텍스트에 얽힌 시대의 요청을 읽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편집자의 위상을 재평가하고 지성사의 맥락에 따라 그 정당한 위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한 시대의 사상이 주요 텍스트로서 사회적 논의의 초점으로 떠오르는 배경에 숨어 있는 편집자들의 역할을 중심으로 사상사를 이해하려는, 새롭고 다부진 시도이다.

텍스트의 사회화 과정에서 편집자가 선 위치, 그리고 급변하는 출판 환경은 어떤 편집자를 요구하는가?
이러한 시도의 배경에는 두 가지 질문이 역설적으로 얽혀 있다. 즉, 사상사의 발전 과정에서 등장한 ‘편집자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하나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한 번의 세기 전환점이자 시장의 자유가 맹위를 떨치고 정보의 독점이 해체되는 오늘날 과연 ‘누가 편집자로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두 질문이 이 책을 크게 2부로 나누고 있다. 제1부(편집자란 누구인가?)에서는 독일 프로테스탄티즘 사상사에 새로운 지적 운동의 충격이 시작되던 시기의 대표적 편집자와 주요 출판사들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그 본보기로 삼을 만한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 더욱이 단순히 사상의 텍스트를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편집자들의 활동만이 아니라, 당시 첨예한 국제정세와 신학계의 논쟁거리들을 둘러싸고 편집자가 정치적 행위로서 어떻게 지식을 촉진하고 현실 세계에서 실천을 촉진할 수 있었는가 하는 사례들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첨예하게 맞선 편집자들의 적극적 실천들, 그리고 신학사전의 편찬과 번역이라는 행위를 통해 당대의 정치 상황에 대응했던 과정들도 흥미롭게 살피고 있다. 2부는 시장과 내셔널리즘, 그리고 익명의 대중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러한 문제를 중심으로 20세기 후반기 이후 들이닥친 출판사와 편집자의 정체성 위기를 ‘익명의 편집자’에 대한 ‘사상으로서의 편집자’라는 대답으로 헤쳐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지식의 소통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특정한 저자의 사상과 시대의 요구가 상호비판적으로 만나도록 촉진하는 지식의 프로모터, 곧 편집자란 존재의 시대적 의미와 출판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편집자는 사상의 텍스트를 사회화하는 위치에 서 있다 편집자의 작업을 그 존재론적 혹은 문화론적인 위상으로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 깊이 있게 분석한 책 지금이야말로 시대의 조류를 타지 않고, 시장의 요구에도 아첨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이 정말로 말하고 싶은 사상을 자신 있게 말하고, 그를 통해 시장(세계)을 바꿔나갈 수 있는 ‘참된 사상가와 사상을 가진 편집자’가 둘 다 필요한 것이 아닐까? _낙운해(洛雲海)의 서평 중에서 책 소개 저자-편집자-독자라는 시대의 거울에 비추어 사상사를 재조명하다 독자는 저자... 편집자는 사상의 텍스트를 사회화하는 위치에 서 있다 편집자의 작업을 그 존재론적 혹은 문화론적인 위상으로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 깊이 있게 분석한 책 지금이야말로 시대의 조류를 타지 않고, 시장의 요구에도 아첨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이 정말로 말하고 싶은 사상을 자신 있게 말하고, 그를 통해 시장(세계)을 바꿔나갈 수 있는 ‘참된 사상가와 사상을 가진 편집자’가 둘 다 필요한 것이 아닐까? _낙운해(洛雲海)의 서평 중에서 책 소개 저자-편집자-독자라는 시대의 거울에 비추어 사상사를 재조명하다 독자는 저자의 사상을 텍스트의 형태로 만나고, 더 나아가 텍스트를 해석하면서 현실과도 새롭게 만난다. 그렇다면 편집자는 저자와 독자 간의 소통 과정 어디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존재하는가? 적어도 20세기 전후의 사상사를 이해하는 문제에서 이런 질문을 다루는 게 마땅하다면, 이 책은 하나의 토론 자료로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는 시기에 사상과 예술의 각축장이던 서구 지성계는 양차대전을 겪으면서 전통과 권위가 파괴되고 새로운 지적 운동이 세차게 전개되었다. 더욱이 현대 독일 프로테스탄티즘 신학은 전쟁과 나치즘이 휩쓸던 시기에 걸출한 신학자들이 벌인 저항운동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 이미 20세기 지성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파울 틸리히의 『조직신학』, 칼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 같은 저작은 단지 신학 분야만이 아니라 당대의 지적 담론을 아우르는 역작들이다. 히틀러의 탄압을 피해 망명한 파울 틸리히는 고국에서 신학자로서 못 다 이룬 학문적 과업을 미국 땅에서 꽃피울 수 있었던바, 여기에는 그의 사상의 텍스트를 새로운 지적 운동의 추세에 걸맞게 재편하고 가다듬도록 애쓴 동료 신학자들, 그리고 그의 텍스트를 재발견해낸 편집인들의 화답과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스위스의 시골 목사로서 혁신적인 문제의식으로 성서 해석에 몰두했던 바르트의 경우, 당시 독일 표현주의운동에 크게 감화되어 이를 출판 행위로 끌어들인 오이겐 디더리히스 같은 편집자가 없었다면, 자신의 역작 『로마서 강해』가 빛을 보거나 신학사상사에 큰 충격을 줄 수 없었다. 저자인 후카이 토모아키는 한 시대의 사상사를 이해하는 전제로서 저자와 독자라는 틀을 넘어 저자와 편집자 그리고 독자라는 삼자 관계의 틀에 비추어 사상의 전후와 안팎을 두루 살펴볼 때 비로소 특정 사상의 텍스트에 얽힌 시대의 요청을 읽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편집자의 위상을 재평가하고 지성사의 맥락에 따라 그 정당한 위치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한 시대의 사상이 주요 텍스트로서 사회적 논의의 초점으로 떠오르는 배경에 숨어 있는 편집자들의 역할을 중심으로 사상사를 이해하려는, 새롭고 다부진 시도이다. 텍스트의 사회화 과정에서 편집자가 선 위치, 그리고 급변하는 출판 환경은 어떤 편집자를 요구하는가? 이러한 시도의 배경에는 두 가지 질문이 역설적으로 얽혀 있다. 즉, 사상사의 발전 과정에서 등장한 ‘편집자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하나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한 번의 세기 전환점이자 시장의 자유가 맹위를 떨치고 정보의 독점이 해체되는 오늘날 과연 ‘누가 편집자로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두 질문이 이 책을 크게 2부로 나누고 있다. 제1부(편집자란 누구인가?)에서는 독일 프로테스탄티즘 사상사에 새로운 지적 운동의 충격이 시작되던 시기의 대표적 편집자와 주요 출판사들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그 본보기로 삼을 만한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다. 더욱이 단순히 사상의 텍스트를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편집자들의 활동만이 아니라, 당시 첨예한 국제정세와 신학계의 논쟁거리들을 둘러싸고 편집자가 정치적 행위로서 어떻게 지식을 촉진하고 현실 세계에서 실천을 촉진할 수 있었는가 하는 사례들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첨예하게 맞선 편집자들의 적극적 실천들, 그리고 신학사전의 편찬과 번역이라는 행위를 통해 당대의 정치 상황에 대응했던 과정들도 흥미롭게 살피고 있다. 2부는 시장과 내셔널리즘, 그리고 익명의 대중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러한 문제를 중심으로 20세기 후반기 이후 들이닥친 출판사와 편집자의 정체성 위기를 ‘익명의 편집자’에 대한 ‘사상으로서의 편집자’라는 대답으로 헤쳐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지식의 소통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특정한 저자의 사상과 시대의 요구가 상호비판적으로 만나도록 촉진하는 지식의 프로모터, 곧 편집자란 존재의 시대적 의미와 출판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신간 출간의의(출판사 서평)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주로 빌헬름 제정기 말 이후 바이마르 시기에 걸친 독일 사상사이다. 한마디로 사상의 격변기에서 당대 새롭게 위상을 얻은 편집자들을, 사상의 텍스트를 사회화하는 존재로서 다루고 있다. 제목에서 짐작해볼 수 있듯이, 한 시대의 편집자는 텍스트라는 구체적 대상과 역동적으로 대화하면서 하나의 ‘사상 그 자체가 되어’ 생산적인 지적 운동을 촉진한다. 이러한 시각에 비추어 오늘날 한국 출판계가 맞닥뜨린 여러 가지 도전과 난제들을 풀어가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헤아릴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과연 이 책이 다루는 시기의 편집자들과 출판사에 비교해볼 때, 오늘날 편집자들은 어떠한 지성의 프로모터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편집자로서 그 위상은 오늘날 한국 지성계에서 온당히 평가되고 있는가? 출판의 대중화가 불러올 수 있는 새로운 지식ㆍ정보 세계의 흐름 속에서 편집자는 스스로 그 대답을 가지고 있는가? 출판과 편집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 편집자 그리고 저자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토론의 자료로서 이 책이 때맞춰 출간된 것에 대하여 긍정적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그 시대의 정치나 경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것을 능숙하게 분석하여 사상적 유행을 놓치지 않는 것이 편집자의 가장 중요한 과제일까? 오늘날 출판사의 모습들처럼, 단편적이며 그 즉시 도움이 되어, 점수화하고 계량화하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시장의 동향에 즉각 대응하며 지식과 교양을 ‘잘라 팔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출판사’가 단순 작업의 ‘인쇄소’와 같지 않은 것은 거기에 편집자가 있기 때문이다. _228쪽 시장이라는 것은 하나의 역사적인 산물이며, 사상은 시장에서 소비되긴 하지만 시장을 상대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상이 반드시 시장 안에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상이 시장에서 선택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게 된다. _245쪽 이 책은 ‘사상으로서의 편집자’라는 관점을 통해 근대사상사 연구에서 편집자가 서 있는 위치에 주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들 편집자가 시장원리에 삼켜져버림으로써 그 위상을 상실해갔기에, 그렇다면 과연 ‘누가 편집자인가?’라는 물음이 생겨났다는 가설을 설정해 논의를 진행시켜왔다. _ 253쪽 이것은 편집자나 출판사가 전통적으로 고민해온, ‘독자와 사상가(작가)’ 사이의 중개 역할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제3의 대상이며 출판사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즉 ‘단순 소비자로서의 피동적인 독자들’이 아니라, 어느새 출판언론의 편집에 능동적으로 관여(간섭)하고 있는 ‘이름 없는 편집자로서의 독자들’에 대해서 고민해볼 시점이 온 것이다. _ 287쪽 현대의 출판사 문제를 생각해볼 경우에도,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기업으로서의 출판사의 편집

저자 소개

深井智朗
1964년생. 도쿄신학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독일 아우구스부르크대학교에서 19세기 독일 개신교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Dr. Phil., 교토대학교 대학원에서 20세기 신학사에서의 신인식 문제에 관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도쿄대학교 대학원, 릿쿄대학교 대학원 등의 외래 교수, 세이가쿠인대학교, 긴조가쿠인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토요에이와조가쿠인대학교 교수 및 동 학원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독일 근대 사상사 연구자이자, 지성사 및 사회사적 관점에서 신학을 성찰하고 비그리스도교 세계에서 그리스도교의 의미를 되새기려 하는 신학자이다. 40여권의 저서와 역서를 출간해 현재 일본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신학자로 꼽힌다. 지은 책으로 『초월과 인식』超越と認識(나카무라 하지메상 수상), 『하르낙과 그의 시대』ハルナックとその時代, 『사상으로서의 편집자』思想としての編集者(한울, 2015) 등이 있으며 슐라이어마허의 『종교론』, 하르낙의 『그리스도교의 본질』, 트뢸치의 『그리스도교의 절대성』, 판넨베르크의 『세속화된 세계에서의 그리스도교』 등을 일본어로 옮겼다. 

역자 소개

대학에서 신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교회사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근현대 그리스도교
역사 및 사상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현대 일본 그리스도교계 주요 저작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데도 관심을 두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일본 협동조합의 아버지 가가와 도요히코』(오사키 테이조, 다행, 2013), 『사상으로서의 편집자』(후카이 토모아키, 한울, 2015)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라인하르트는 하이데거가 “민족사회주의(Nationalsozialismus) 시기에 자신이 겪은 정치적 좌절을 뒤로하고, (새롭게 상정되는 독자들의) 행선지를 의도적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고 보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이데거는 자신의 작품을 자기 손으로 직접 ‘후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자신의 사상을 독자들에게 직접 마케팅하는 일을 자신의 중심 활동으로 삼게 된 것이다. _ 5쪽

사상사 연구에서 차지하는 편집자의 위치나 의미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현대와 같이 ‘사상의 상품화’가 운명처럼 되어버린 사회에서, 편집자나 출판사가 사상가 및 저자와 대치(對峙)하는 것만이 아니라 시장(市場)과도 대치하도록 해야 한다. 즉, 시장에서 바라는 저작과 사상을 시장에 내보내는 것이 ‘출판사의 경영’이라는 점에서 중요해진다. _ 47~48쪽

이러한 모든 지적 동향과 유행은, 디더리히스와 그의 출판사 그리고 디더리히스가 발견한 새로운 지성의 창조자들이 만들어갔다. 반대로 말해,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지 않으면 그 당시에 화제가 되었던 ‘키르케고르 르네상스’나 ‘톨스토이 유행’, ‘니체 신드롬’ 심지어 ‘동양 종교의 붐’ 등이 왜,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빌헬름 제정기를 관통한 디더리히스의 생애와 그의 출판사의 역사를 통해, 새로운 지성을 싹틔우고 또 그 시대의 사상을 형성했던 편집자의 역할을 발견할 수 있다._ 99쪽

사상으로서의 텍스트를 낳는 배경에는 그 텍스트를 낳는 사회사적인 콘텍스트가 있으며, 동시에 그 사회사적인 콘텍스트를 창출하는 사상의 텍스트가 있다. 이 순환을 성립시키고 있는 것은 저자 한 사람만의 힘일까? 그렇지 않다면 거기에 편집자가 어떤 위치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_ 125쪽

해석자로서의 ‘독자(讀者)’는 ‘저자의 사상’과 ‘편집자의 사상’이라는 두 사상체계를 ‘하나의 세트(a set)’로 전달받게 되지만, 이것을 식별하기 위한 노력이 분명히 무의식 속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한 권의 책이 특정 출판사를 통해 나왔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이다. _ 129쪽

그(뮌첸베르크)는 확실히 출판을 정치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때 대중을 향한 ‘정치적 계몽’의 추구라는 벡터(Vektor)와 더불어 다른 한편의 ‘정치적 투쟁’이라는 벡터는,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투쟁의 뿌리이자 주체이기도 했던 공산주의운동 자체를 향해서도 과녁을 겨눌 수 있었던 것이다. 즉, 그는 그가 살았던 시대의 사회를 비판했지만, 그 사회를 비판하는 공산주의 활동가도 더불어 비판하였다는 말이다. 이것이 선전(宣傳, propaganda)과 편집(編輯, editing)을 식별할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가 아닐까? _ 148쪽

발신자인 편집자가 저자의 사상이나 의견을 수신자에게 물어보고 호소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수신의 형태까지 강제하게 될 때, 편집자는 ‘정치의 수단’이 되었다. 괴벨스의 시대에는 그것이 나치스라고 하는 전체주의에 의해서 이용되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방법까지도 IT기업이나 단말기 회사가 소개하고, 그것을 시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심지어는 독서의 스타일까지도 결정해버리고 있는 최근 현대의 움직임 속에서도 그와 같은 원리를 발견하게 되지는 않을까? _ 162쪽

‘제3차 로볼트 출판사’가 붙잡은 것은 어떤 ‘새로운 노선’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그 어떤 정치적 입장도 붙잡지 않는다는 의미로서 ‘무정치성’을 선언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로볼트가 일관되게 지켜온 정치적 신조(信條)였다. 즉, 모든 정치적인 입장을 대중들 앞에 적나라하게 소개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그것이 로볼트가 생각한 ‘편집자의 정치적 책임’이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로볼트가 ‘편집자로서 지닌 정치적 입장’이었다. _ 176~177쪽

1900년 전후의 ‘세기말 독일’에서 신학자와 출판사가 열정을 쏟아 부으며 관여했던 여러 정치적 분쟁과 사전 편찬을 둘러싼 수많은 사건들 속에서, 당시의 출판사는 저마다 입장을 가지고 주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러한 출판사의 입장이 그 당시만큼 의미를 갖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각의 출판사는 저마다의 입장과 의식을 가진 채 활동하고 있겠지만, 현대의 신학자들은 시장원리와 성과주의라는 압박 앞에서 더 이상 교파(종파) 분쟁이나 신학 분쟁에 휩쓸리려 하지 않게 된 만큼, 이러한 과거의 ‘출판사 정치’로부터도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_ 195쪽

그 시대의 정치나 경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것을 능숙하게 분석하여 사상적 유행을 놓치지 않는 것이 편집자의 가장 중요한 과제일까? 오늘날 출판사의 모습들처럼, 단편적이며 그 즉시 도움이 되어, 점수화하고 계량화하는 것을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시장의 동향에 즉각 대응하며 지식과 교양을 ‘잘라 팔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출판사’가 단순 작업의 ‘인쇄소’와 같지 않은 것은 거기에 편집자가 있기 때문이다. _228쪽

시장이라는 것은 하나의 역사적인 산물이며, 사상은 시장에서 소비되긴 하지만 시장을 상대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상이 반드시 시장 안에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상이 시장에서 선택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게 된다. _245쪽

이 책은 ‘사상으로서의 편집자’라는 관점을 통해 근대사상사 연구에서 편집자가 서 있는 위치에 주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들 편집자가 시장원리에 삼켜져버림으로써 그 위상을 상실해갔기에, 그렇다면 과연 ‘누가 편집자인가?’라는 물음이 생겨났다는 가설을 설정해 논의를 진행시켜왔다. _ 253쪽

이것은 편집자나 출판사가 전통적으로 고민해온, ‘독자와 사상가(작가)’ 사이의 중개 역할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제3의 대상이며 출판사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즉 ‘단순 소비자로서의 피동적인 독자들’이 아니라, 어느새 출판언론의 편집에 능동적으로 관여(간섭)하고 있는 ‘이름 없는 편집자로서의 독자들’에 대해서 고민해볼 시점이 온 것이다. _ 287쪽

현대의 출판사 문제를 생각해볼 경우에도,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기업으로서의 출판사의 편집을 좌우하는 커다란 요소는 광고를 포함한 대중의 흐름과 동향이다. 그것은 사상이 대중에게 말을 걸었던 옛 방식의 ‘역전 현상’이다. 즉 편집자가 사상가를 발굴하며,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은 사상을 시장에 공급하는 순서가 아니라, 마케팅이 먼저 존재하여 얼굴이나 실체도 보이지 않는 ‘익명의 대중’에게서 받은 요구가, 공급할 사상을 미리 제약하고 결정해버리는 역전(逆轉)이 나타나게 된다. _ 287~288쪽

‘시장원리에 맡긴다’는 출판사나 편집자의 태도는 실제로는 사상 활동에 자유를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시장’이라고 하는 ‘눈에 안 보이는 공간’을 영향력 있게 지배하고 있는 익명의 편집자들에게 강력한 통제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현대 출판계의 상황에서야말로 ‘사상을 가진 편집자’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바야흐로 ‘사상으로서의 편집자’를 확보한 출판사가 필요한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_ 298쪽

목차

목차
한국어판 서문
프롤로그편집자란 누구인가? 누가 편집자인가?
1948년에 일어난 사건: 틸리히+애덤스+위크=『프로테스탄트 시대』│‘편집자’는 어디에 있는가: 사상사 연구에서 편집자가 선 위치│‘브라이?언 S. 엡스타인’이라는 샘플│근대 프로테스탄티즘에서의 사상가와 출판사│편집자란 누구인가?│누가 편집자인가?
│제1부│편집자란 누구인가?
│제1장│디더리히스 출판사와 독일 프로테스탄티즘
1오이겐 디더리히스는 누구인가?
표현주의 시대의 주인공은 바로 디더리히스였다!│출판을 통해 낳은 자식들│디더리히스가 꿈꿨던 출판이란?│디더리히스 출판사는 기존의 신학 전문 출판사와 무엇이 달랐는가?
2고가르텐의 두 스승신학적 아방가르드, 고가르텐과 디더리히스
3막스 베버 뒤의 ‘숨은 그림자’, 디더리히스편집자의 시점에서 본 『직업으로서의 학문』
4‘교회 밖의 기독교’와 디더리히스
5시골 목사 바르트, 세상으로 나오다!편집자의 관점에서 본 초기의 바르트와 1920년대 신학
바르트의 『로마서 강해』와 디더리히스│1920년 2월의 만남│알베르트 렘프의 역할
6저자의 사상과 편집자의 사상 사이에서
사상사의 ‘숨은 모퉁잇돌’, 그것을 찾는 데 필요한 ‘편집자의 사상’│사상적 텍스트와 사회사적 콘텍스트│‘저자의 사상’과 ‘편집자의 사상’은 구별 가능한가?
│제2장│정치와 편집자
1정치적 편집자, 빌리 뮌첸베르크
좌와 우의 괴벨스?│빌리 뮌첸베르크는 누구인가?│신문의 편집과 정치 활동│뮌첸베르크의 미디어 수법
2정치적 디자이너로서의 편집자, 괴벨스
일독 합작영화 〈사무라이의 딸〉│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누구인가?│‘편집자’의 정의│국민 라디오
3출판사의 정치적 미학(美學), 로볼트 부자
‘무정치성’이라는 정치적 입장│로볼트와 그 시대│‘무정치성’인가? 혹은 ‘대중 영합’인가?: ‘무정치성’이라는 이름의 ‘정치성’│책 속에 함께 녹아 있는 ‘편집자의 사상’과 ‘출판사의 정치성’
│제3장│근대 출판사의 정치적 기능
1‘신학사전’의 정치학
리츨 학파와 ‘신학사전’│‘신학사전’ 편찬의 사회사│출판사 정치│새로운 ‘신앙고백’으로 탄생한 ‘신학사전’
2‘번역’의 정치학
숨겨진 정치│디더리히스 출판사와 번역│그라베르트 출판사│‘번역의 정치학’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점
3크리스티안 카이저 출판사의 시작과 끝박물관이 되어버린 카이저 출판사의 옛 영광
‘창업’부터 『로마서 강해』의 성공에 이르기까지│파괴나 비판으로부터 창조적 건설을 향하여│나치스 시대와 크리스티안 카이저 출판사│전후의 발전과 갑작스러운 종언│크리스티안 카이저 출판사 매각이 남긴 질문들
│제2부│누가 편집자인가?
│제4장│편집자와 시장
1사상의 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되는가?
디더리히스의 시장조사│문화와 시장
2파울 틸리히와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대중론’
3시장을 지배하는 내셔널리즘과 출판나치스 시대의 종교출판사
1933년을 뜨겁게 달군 책들│제3제국에서의 기독교계 저널리즘│프로테스탄트 출판사와 제3제국│최대의 매스미디어로서 존재한 교회의 설교 강단│프로테스탄티즘과 내셔널리즘
4‘대중’이라는 이름의 편집자
신문사의 새로운 향기?: 《르몽드》 매수와 그 정치적 여파│《프랑크푸르터 차이퉁》의 아이러니│‘대중’이라는 이름의 편집자
에필로그‘사상으로서의 편집자’를 꿈꾸다
‘이제 출판사는 필요 없는 것’인가?│‘편집자(출판사) 없는 사상’과 마주한 편집자│편집자의 ‘대사(大使)로서의 역할’과 그 균형
주(註)
참고문헌
집필 후기
서평비판적 사상으로서의 편집이라는 영위(??)_니시타니 요시히데
서평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며_낙운해
역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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