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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5749805 / 108쪽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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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정양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 “영혼이 앓아누운 시대를 아파하는 목소리, 세상의 헛것들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힐난과 익살!” “답답한 가슴을 펑 뚫어버리는 백민(白民)의 노래와 가락, 우리 시단의 왜소함을 훌쩍 넘어서는 고유한 스케일과 열도!” “애잔한 지난날을 오늘에 비추려는 온고(溫故)의 시선, 가파른 현실과 맞서고 그것을 증언하려는 감계(鑑戒)의 목소리!” 정양은 어떤 시인인가? 정양은 오랫동안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시인이다. 이른바 중앙의 문단에는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양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 “영혼이 앓아누운 시대를 아파하는 목소리, 세상의 헛것들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힐난과 익살!” “답답한 가슴을 펑 뚫어버리는 백민(白民)의 노래와 가락, 우리 시단의 왜소함을 훌쩍 넘어서는 고유한 스케일과 열도!” “애잔한 지난날을 오늘에 비추려는 온고(溫故)의 시선, 가파른 현실과 맞서고 그것을 증언하려는 감계(鑑戒)의 목소리!” 정양은 어떤 시인인가? 정양은 오랫동안 전북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시인이다. 이른바 중앙의 문단에는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작가회의의 젊은 후배작가들이 마련한 ‘아름다운 작가상’의 제1회 수상자이면서 창비가 제정한 ‘백석문학상’의 제7회 수상자이다. 이는 정양이라는 시인이 소리 없는 내공의 소유자라는 걸 증명한다. 1942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정양은 해방 이후와 6.25를 거치면서 서울, 김제, 이리(지금의 익산)를 전전하며 성장했다. 고교시절에는 도스토예프스키와 월북 작가의 글을 탐독했으며 사건의 고문 후유증으로 요절한 동년배 시인 이광웅, 후배 소설가 송하춘, 최창학 등과 교류했다. 1968년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하여 시인이 된 정양은 같은 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한 윤흥길과 비슷한 지역 출신이라는 것을 인연으로 이후 ‘절친’이 되었다. 1971년 시월유신의 충격으로 절필을 시도했던 정양은 1974년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어머니는 굳게 입을 다문 채 아버지의 모든 흔적을 지웠다. 사회주의 활동을 하다가 6.25의 혼란 속에서 희생된 게 아닐까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윤흥길은 정양의 가족사를 모티브로 소설을 썼는데, 그것이 저 유명한 「장마」이다. 1981년 5공화국의 암담한 상황 속에서는 김준태, 윤재걸, 문순태 등과 함께 무크지 『민족문학』의 기획에 참여했으며, 1990년에는 김영춘, 안도현 등과 함께 전북 민족문학인협의회의 태동에 기여했다. 1977년 윤동주 시에 대한 평론으로 신춘문예에도 당선되었던 정양은 그동안 『까마귀떼』,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 『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 『나그네는 지금도』, 『철들 무렵』 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모악문학상(2001년), 아름다운 작가상(2002년), 백석문학상(2005년) 등을 수상했다. 김제 죽산중고를 시작으로 이리 원광고, 전주 신흥고, 우석대 등에서 교직 생활을 하는 동안 수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현재 우석대 명예교수로 있다. 윤흥길의 눈에 비친 정양의 시세계 소설가 윤흥길은 정양의 시세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그의 고향 마을은 그에게서 소중한 모든 것을 거의 앗아가 버렸다. 그럼에도 고향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아주 남다르다. 가해(加害)의 대상이나 다름없는 그의 고향에 대한 사랑은 사뭇 뜨겁다. 그의 문학의 요체를 나는 애정이라고 믿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에도 정양 시의 특징은 잘 드러나 있다. 어떤 구절을 읽을 때는 온몸이 쑤시다가도 어떤 구절을 읽을 때는 싱긋벙긋거리게 된다. 현실과 맞서고 그것을 기록하려는 시인의 눈길은 독자에게 몸살을 앓게 하지만, 그것마저도 결국에는 애정으로 끌어안고 감내하려는 익살스러운 목소리에 답답하던 마음이 펑 뚫리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정양 시의 마력인 것이다. 비 내리는 실내체육시간 무식이 들통나버리는 얘기들마저 바닥나 선생님이나 우리들이나 어서 끝종이 울리기만 피차 기다렸는데 종이 울리기 한참 전에 훈육부 선생들 넷이 한꺼번에 교실에 들이닥쳤다 소지품검사를 해야 한다고 모두 열중쉬어 자세로 책상에서 일어서라고 한다 우리들보다 선생님이 더 화를 냈다 수업시간에 지금 이게 무슨 짓들이냐고 버럭 소릴 질렀고 학무국장 긴급 전통으로 전교생 소지품검사 결과를 교장선생님이 오늘 중으로 직접 보고를 올려야 한다느니 내 앞에서는 그딴 짓 절대 못한다느니 도대체 뭘 믿고 이러냐느니 옥신각신 다투다가 마침내는 훈육부 선생들이 교실에서 쫓겨났다 학무국장이든 교장이든 개좆이든 다 나오라고 해, 씨팔새끼들이 꼭 왜정 때 배운 대로만 풀어먹을라고 저 지랄들을 해댄다고 누가 듣든 말든 내뱉는 선생님의 막말에 귀가 번쩍 열려 앞으로는 절대로 선생님을 무식이라고 하지 않겠노라고 나는 입술까지 지그시 깨물며 다짐했는데 못된 짓만 못된 짓만 풀어먹는 일들이 나날이 늘어가는 세상에 다시는 부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별명만 맴돌 뿐 정작 선생님 이름 석 자는 영 생각나지 않는다 ―「잃어버린 이름」 전문 안도현이 지켜본 정양 시의 정신 시인 안도현은 정양의 시를 ‘쓸쓸한 광염의 시’라고 표현했다. “그의 시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밋밋한 감정을 기술하고 있지만 찬찬히 속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금방이라도 불타오를 것 같은 뜨거움이 도사리고 있다. 들길에 널부러진 사소한 풀잎들에게 몸을 기대서라도 그는 타오르고 싶어 한다. 잠들고 고여 있는 세상에 불을 지르고 싶은 꿈은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고자 하는 그가 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시적 장치다.” 정양 시의 쓸쓸함이, 그저 쓸쓸함에 머물지 않고 독자를 자꾸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기어이 세상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시인의 열망 때문이다. 시의 절정에서 흘러나오는 눈부신 쓸쓸함은 바르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이 스스로에게 가하는 고행의 모습인 것이다. 이발소 거울 앞에 앉으면 내 얼굴 민망해서 눈이 감긴다 가위 소리를 눈 감고 듣는다 가위 소리 멎어도 눈 감은 채 가죽 띠에 슥삭이는 면도날 소리를 듣는다 망나니 칼춤 같은 게 눈두덩으로 주둥이로 귓바퀴로 목덜미로 스치는 걸 짐작만 한다 얼굴에 찰싹 붙인 화장지 때문에 안마 받을 때는 더구나 눈을 뜰 수가 없다 능숙한 손길에 속속들이 몸을 맡겼다가 머리 감으려면 또 눈을 감아야 한다 길든 짐승처럼 두 손을 무릎에 놓고 검은 비닐보자기 두르고 목을 한껏 늘어뜨리고 익숙하게 눈을 감는다 아무래도 나는 눈 감으러 이발소에 오는 것 같다 목을 치기 전에 머리빡을 이렇게 몇 차례나 시원하게 박박 감겨주는 착하고 솜씨 좋은 망나니는 없었을까 오랏줄에 묶인 채 눈 감긴 채 원통한 목이 뎅겅 잘리기 전에 마지막으로 눈 부릅뜨고 싶었을 머리통들이 여기저기 피범벅으로 뒹구는 게 보인다 박박 감아주는 손길에 머리통을 맡기고 눈 부릅뜨지 못한 일들을 눈 감은 채 헤아린다 ―「눈 감은 채」 전문 유성호와 문태준은 『헛디디며 헛짚으며』를 이렇게 평한다 문학평론가 유성호는 정양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에는 ‘우리 시단의 왜소함을 훌쩍 넘어서는 고유한 스케일과 열도가 있다’고 상찬한다. 그의 투명하고도 순정한 시편들은, 지난날에 대한 애잔한 회상 과정을 “못된 짓만 풀어먹는 일들이 / 나날이 늘어가는 세상”(「잃어버린 이름」)에 대한 서늘한 일갈 과정으로 바꾸어간다. 그 안에는 “눈물 흘린 기억들”(「물약」)을 잊지 않고 오늘에 비추려는 온고(溫故)의 시선이 있고, 가파른 현실과 맞서고 그것을 증언하려는 선 굵은 감계(鑑戒)의 목소리가 있다. 이 모든 것이 추상적 절조(節操)가 아니라, 동시대에 대한 경험적 구체로 나아가는 데 정양 시
목차
시인의 말·5
1부 응답하라 1950
깨뜨리자 삼팔선·13
혈서·14
We have to·16
그건 세 글자다·18
화학선생님·20
신작로·21
너도 사람이냐·22
잃어버린 이름·24
꽁초 유감·26
2부 맹장은 어디쯤인가
그게 그거라고·29
눈 감은 채·30
더 먼 데·32
이게 나라냐·33
맹장은 어디쯤인가·34
빼도 박도 못하는·36
깜빡이 켠 채·37
핏발 선 눈을 가리고·38
물약·40
폭설·41
끝물·42
봄바람·43
철쭉밭·44
땀·45
시간 죽이기·46
풀 뽑기·48
부자 되세요·49
3부 겨울나무
겨울밤·53
그리운 할아보지·54
야이 슈발·56
망할 것들이 안 망하는 동안·58
막판이 저렇듯 타오른다면·60
도둑눈·61
신록·62
눈길·63
도토리숲·64
겨울나무·65
세월·66
몹쓸 인연·67
백련·68
목조삼존불감·69
단재 선생의 국적·70
갈채·72
4부 황하
지평선·77
野經·78
한 모금만 마셔도·80
하늘빛짙 푸를수록·81
둠벙·82
더 낮은 곳으로·84
먼지인가 모래알인가·86
모래의 꿈·87
숨죽일수록 강물은·88
잉어 한 마리·90
발문 살아 있는 문명의 그늘 / 이병초·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