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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류시화 제3시집

류시화 저 | 열림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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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구판 정보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류시화 저 | 문학의숲 | 2012년 11월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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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0639499 / 148쪽 12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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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15년의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1991),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1997)의 류시화 시인이 15년의 긴 침묵 후에 세 번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펴냈다. 오랜 시간 시 발표와는 거리를 둔 채 명상서적을 번역 소개하거나 변함없이 인도,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지내 온 시인의 신작 시집이라 더 반갑다. 그동안 쓴 350여 편의 시 중에서 56편을 이번 시집으로 엮었다. 시 외에는 모두 미발표작이다.... 15년의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1991),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1997)의 류시화 시인이 15년의 긴 침묵 후에 세 번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펴냈다. 오랜 시간 시 발표와는 거리를 둔 채 명상서적을 번역 소개하거나 변함없이 인도,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지내 온 시인의 신작 시집이라 더 반갑다. 그동안 쓴 350여 편의 시 중에서 56편을 이번 시집으로 엮었다. 시 외에는 모두 미발표작이다. 시집 출간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시인은 짧은 서문에서 말한다. “시집을 묶는 것이 늦은 것도 같지만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번 시집에는 긴 시간의 시적 침묵이 가져다준 한층 깊어진 시의 세계가 있다. ‘시는 삶을 역광으로 비추는 빛’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시인의 혼이 담긴 56편의 시는 상처와 허무를 넘어 인간 실존의 경이로움과 삶에 대한 투명한 관조를 보여 준다. 독특한 시적 감성과 상상력이 빛을 발하며 다가온다. 세계가 한 권의 시집이라면 시는 감정, 풍경, 기억이 담긴 상자이다. 상처와 꽃이 그 안에 있다. 한 편의 시가 우리를 강하게 껴안는 때가 그때이다.

저자 소개

1959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과 재학 중인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하다가 여행과 명상을 통한 자기 탐구의 길을 걸었다. 등단 10년 후인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발표했고, 5년 뒤인 1996년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발표했다. 등단 35년을 맞아 시선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출간했다.


자신의 시를 쓰는 일 외에도 좋은 시를 널리 소개하는 일에도 앞장서서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엮었다. 열일곱 자의 시 하이쿠를 읽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해 하이쿠 모음집 『한 줄도 너무 길다』 『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바쇼 하이쿠 선집』을 번역 출간했다.


지난 25년 동안 해마다 인도, 티베트, 네팔을 여행해 온 기록은 두 권의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과 『지구별 여행자』에 담았다. 이 기간 동안 매년 한두 권의 명상서적 번역 작업을 이어 와 『삶의 길 흰구름의 길』 『성자가 된 청소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인생수업』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마음에 대해 무닌드라에게 물어보라』 등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양서들을 소개했다. 

책 속에서

돌 속의 별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어머니

시가 될 첫 음절, 첫 단어를
당신에게서 배웠다

감자의 아린 맛과
무의 밑동에서 묻은 몽고반점의 위치와
탱자나무 가시로 다슬기를 뽑아 먹는 기술을
그리고 갓난아기일 때부터
울음을 멈추기 위해 미소 짓는 법을
내 한 손이 다른 한 손을 맞잡으면
기도가 된다는 것을

당신은 내게 봄 날씨처럼 변덕 많은 육체와
찔레꽃의 예민한 신경을 주었지만
강낭콩처럼 가난을 견디는 법과
서리를 녹이는 말들
질경이의 숙명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내 시는 아직도
어린 시절 집 뒤에 일군 당신의 텃밭에서 온다
때로 우수에 잠겨 당신이 바라보던 무꽃에서 오고
비만 오면 쓰러져 운다면서
당신이 일으켜 세우던 해바라기에서 오고
내가 집을 떠날 때
당신의 눈이 던지던 슬픔의 그물에서 온다

당신은 날개를 준 것만이 아니라
채색된 날개를 주었다
더 아름답게 날 수 있도록

하지만 당신의 경사진 이마에
나는 아무것도 경작할 수 없다
삶이 파 놓은 깊은 이랑에
이미 허무의 작물이 자라고 있기에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말들이 달라졌으리라
봄은 떠난 자들의 환생으로 자리바꿈하고
제비꽃은 자주색이 의미하는 모든 것으로
하루는 영원의 동의어로

인간은 가슴에 불을 지닌 존재로
얼굴은 그 불을 감추는 가면으로
새는 비상을 위해 뼛속까지 비우는 실존으로
과거는 창백하게 타들어 간 하루들의 재로
광부는 땅속에 묻힌 별을 찾는 사람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가슴 안의 시를 듣는 것
그 시를 자신의 시처럼 외우는 것
그래서 그가 그 시를 잊었을 때
그에게 그 시를 들려주는 것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세상의 단어들이 바뀌었으리라
눈동자는 별을 잡는 그물로
상처는 세월이 지나서야 열어 보게 되는 선물로
목련의 잎은 꽃의 소멸로
죽음은 먼 공간을 건너와 내미는 손으로
오늘 밤의 주제는 사랑으로




낙타의 생

사막에 길게 드리워진
내 그림자
등에 난 혹을 보고 나서야
내가 낙타라는 걸 알았다
눈썹 밑에 서걱이는 모래를 보고서야
사막을 건너고 있음을 알았다
옹이처럼 변한 무릎을 만져 보고서야
무릎 기도 드릴 일 많았음을 알았다
많은 날을 밤에도 눕지 못했음을 알았다
자꾸 넘어지는 다리를 보고서야
세상의 벼랑 중에
마음의 벼랑이 가장 아득하다는 걸 알았다
혹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보고서야
무거운 생을 등에 지고
흔들리며 흔들리며
사막을 건너왔음을 알았다



직박구리의 죽음

오늘 나는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가령 옆집에 사는 다운증후군 아이는 인간으로서
어떤 결격사유가 있는가
그날은 그해의 가장 추운 날이었다
겨울이었고
대문 두드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가 보니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죽은 새 한 마리를 손에 들고

늘 집에 갇혀 지내는 아이가 어디서
직박구리를 발견했는지는 모른다
새는 이미 굳어 있었고 얼어 있었다
아이는 어눌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뜰에다 새를 묻어 달라고
자기 집에는 그럴 만한 장소가 없다고

그리고 아이는 떠났다 경직된
새와 나를 남겨 두고 독백처럼
눈발이 날리고
아무리 작은 새라도 언 땅을
파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흰 서리가
땅속까지 파고들어 가 있었다
호미가 돌을 쳐도 불꽃이 일지 않았다

아이가 돌아온 것은 그때였다
다시 대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아이는 신발 한 짝을 내밀며 말했다
새가 춥지 않도록 그 안에 넣어서 묻어 달라고
한쪽 신발만 신은 채로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을 하고서
새를 묻기도 전에 눈이 쌓였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인가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인가
무표정에 갇힌 격렬함
불완전함 속의 완전함
너무 오래 쓰고 있어서 진짜 얼굴이 되어 버린
가면
혹은, 날개가 아닌 팔이라서 날 수 없으나
껴안을 수 있음

 

 

목차

목차
바람의 찻집에서 10 / 옹이 12 / 돌 속의 별 13 / 소면 14 / 사하촌에서 겨울을 나다 17 / 반딧불이 22 / 낙타의 생 24 / 꽃 피었던 자리 어디였나 더듬어 본다 25 / 어머니 26 / 옛 수첩에는 아직 28 / 내가 아는 그는 31 / 만일 시인이 사전을 만들었다면 32 / 모란의 연緣 34 / 늙은 개와의 하루 36 / 얼음 연못 39 / 시골에서의 한 달 40 / 오늘처럼 내 손이 43 / 직박구리의 죽음 44 / 완전한 사랑 47 / 첫사랑의 강 48 / 당나귀 50 / 다르질링에서 온 편지 53 / 보리 54 / 태양의 불꽃을 지나온 57 / 오월 붓꽃 58 / 봄은 꽃을 열기도 하고 꽃을 닫기도 한다 61 / 자화상 62 / 두 번째 시집에 싣지 않은 시 65 / 물돌에 대한 명상 66 / 화양연화 68 / 언 연못 모서리에 봄물 들 때쯤 70 / 얼음 나무 72 / 바르도에서 걸려 온 수신자 부담 전화 74 / 제 안에 유폐시켰던 꽃 꺼내듯이 78 / 살아 있는 것 아프다 79 /
잠 80 / 그들은 돌아올 것이다 82 / 그는 좋은 사람이다 84 / 만약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세탁을 한다면 86 / 홍차 89 / 곰의 방문 92 /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94 / 나는 정원에 누워 있었다 96 / 다시 찾아온 구월의 이틀 98 / 일곱 편의 하이쿠 101 / 되새 떼를 생각한다 104 / 꽃잎 하나가 날려도 봄이 줄어든다 106 / 눈송이의 육각 결정체를 만든 손이 108 /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110 / 불혹에 112 / 파문의 이유 114 / 달개비가 별의 귀에 대고 한 말 116 /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118 / 독자가 계속 이어서 써야 하는 시 120 / 순록으로 기억하다 123 / 모로 돌아누우며 귓속에 담긴 별들 쏟아 내다 124
작품 해설 | 사물들은 시인을 통해 말하고 싶어 한다(이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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