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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 문학과지성 시인선 321

남진우 저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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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17099 / 156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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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에서 시인은 낯선 것과의 조우에 대해 노래한다. 그 낯선 것들은 사자, 악어 같은 짐승이기도 하고, 식물이나 기후, 자연현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낯선 것들의 정체는 우리를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매개물이다. 그것들은 미지의 세계의 한 자락이면서, 이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며, 또한 이 세계 안에 있는 타자이기도 하다. 우리의 일부이면서 영원히 타자이기도 한 죽음과도 같은 잠처럼.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남진우는 설교하는 자가 아니라 몸부림치는 자이고 그의 언어는 깨달은 자의 언어가 아니라 꿈꾸는 자의 언어라서, 그는 끝내 시인의 자리에서 겸허했고 성과 속의 변증법을 놓지 않았다. 스스로 성스럽?지 못한 세상에서 스스로 성스럽지 못한 자의 회한과 동경이 그의 시를 낳았다.__문학평론가 신형철 평론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기형도와 함께 현대시의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대표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남진우의 네번째 시집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00년 여름에 발간된 『타오르는 책』 이후 6년 만에 ... 남진우는 설교하는 자가 아니라 몸부림치는 자이고 그의 언어는 깨달은 자의 언어가 아니라 꿈꾸는 자의 언어라서, 그는 끝내 시인의 자리에서 겸허했고 성과 속의 변증법을 놓지 않았다. 스스로 성스럽지 못한 세상에서 스스로 성스럽지 못한 자의 회한과 동경이 그의 시를 낳았다.__문학평론가 신형철 평론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며 기형도와 함께 현대시의 그로테스크 리얼리즘 대표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남진우의 네번째 시집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00년 여름에 발간된 『타오르는 책』 이후 6년 만에 나온 이 새 시집에서, 독자들은 참으로 오랜만에 남진우 시의 어두운 빛깔을 만나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남진우는 해찰하지 않는다. 그는 성(聖)을 향해 전력으로 진력한다. 지난 25년간 그의 모든 시는 단 한 편의 시였다”라고 이번 시집의 해설을 시작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시에서 남진우 시인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가 허물어진 곳에서 타자와 만나는 다양한 방식과 메마른 세계에 대한 사유는 이번 시집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3부에 걸쳐 총 60편의 시가 실린 이번 시집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에 대한 이미지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타자를 응시하며 신성을 찾아간다. 이처럼 한 대상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인의 ‘일물일어’에는 어떤 종교성이 엿보이는데, 이 종교성으로 인해 시인의 노래는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고 해설은 또한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진우의 시가 늘 한 자리에 멈춰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첫 시집에서 깊은 곳을 향해 그물을 던졌고, 두 번째 시집에서는 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했으며, 바로 전 시집에서는 타오르는 것들에 대해 노래했다. 깊은 곳과 죽은 자, 그리고 타오르는 것을 향한 성스러운 노래가 오롯이 그의 것으로 각각의 시집 안에 녹아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네번째 시집에서 낯선 것들과 만난다. 그것들은 이 세계와는 또 다른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다시 말해 그 낯선 것들은 미지의 세계의 한 자락이자 이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며 또한 세계 안에 있는 타자라고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처럼 말이다. 1부에서 만날 수 있는 낯선 것들의 정체는 동물이다. 여우(「여우 이야기」), 개(「저수지의 개들」), 사자(「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반달곰(「겨울잠」), 호랑이(「먼 산 먼 길」), 꽃게(「종일토록」), 악어(「열대야」 「계단 오르기」), 들소(「들소떼와 춤을」)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 나타나는 동물들은 이 세계 속에서 시인이 느낀 피로와 절망감을 나타내는 부류와 이러한 시인의 공허 사이로 찾아와 그것의 입을 더 크게 벌려 놓는 부류로 나누어진다. “발톱으로 서로의 목줄기를 찢으며 짖어”대는 「저수지의 개들」이 전자라면 “새벽 세 시”에 “내 방 문 앞”에 나타난 “사자”(「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는 후자라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타자들에게서는 이전까지 그의 시에서 보여졌던 일말의 성스러움을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그 반대편에서 아비규환을 이루며 시인을 지치게 할뿐이다. 성(聖)을 탕진한 세속도시에 시인은 서 있는 것이다. 동물들이 남긴 흔적 위에서 세속도시의 삶과 죽음에 관해 성찰하는 시들이 2부를 이룬다. 1부와 마찬가지로 2부에 나타나는 죽음의 모습 역시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세속도시의 타락상을 드러내는 발견되는 죽음과 타락한 세속도시의 파국을 꿈꾸는 죽음이다. 파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묵시록은 검은 판타지로 반복되며 계몽이 아닌 향유로서 그려지고 있다. 3부는 앙코르와트(「앙코르」), 몽생미셸(「몽생미셸」), 인도의 시원(「반얀나무 아래」), 카타콤(「카타콤」), 인도의 두르가 사원(「멍키 템플」) 등을 순례한 기록이다. 이 시편들은 타락한 세속도시, 성소를 잃어버린 자의 비애에서 씌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시들에서는 폐허가 된 성소를 순례하는 자가 그 성소를 자신과 동일시하는 시인의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남진우의 시에서 ‘시적인 것’이 작열하는 순간은 바로 이런 순간이다. 신성을 향한 열망이 몽상을 촉발하고, 이윽고 그 몽상이 수일(秀逸)한 이미지들을 창조해내고, 마침내 그 이미지들이 대상의 완강한 현실성을 뛰어넘어 신성을 탈환하는 순간 말이다. (해설 「열세번째 사도의 슬픈 헛것들」 중에서) 남진우 시인이 꿈꾸는 타락한 도시의 파국은 세계에 대한 그의 위기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이것은 남진우 시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그가 천착해온 주제가 바로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구원에 대한 감각이기 때문이다. 그의 시 속에서 낯선 것들의 안내를 받아 마주하는 미지의 세계에서 독자는 자신을 타자의 모습으로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만난 세계와 타자의 모습은 공허하기만 하다. 시인은 그 공허를 채우려는 열망으로 성을 찾는다. 그리고 독자에게 타락한 도시를 구원하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소리 없는 질문을 던지는 듯 하다. 이번 그의 시집은 그 자체로 독자를 미지의 세계, 죽음과도 같은 암흑의 세계로 안내하는 낯선 것,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 쓰는 산문(뒤표지 글) 봄날 뻐꾸기가 울고 있다. 가까운 산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평소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 아마도 도시의 소음 탓이거나 분주함 때문이리라. 잘 의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건물 안팎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소리가 늘 내 귀를 채우고 있다. 건물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사라진다 해도 실내의 TV 음향이나 오디오의 음악, 전화벨 소리가 끊임없이 내 몸을 가로지르며 흘러다닌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하는 일에서 풀려나 멍하니 앉아 있을 때, 그리고 마침 주변에 아무도 없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뻐꾸기는 운다. 한 번 울고 잠시 틈을 두었다가 다시 운다. 무심코 그 울음소리에 귀 기울이던 나는 한 순간 전신이 빨려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뻐꾸기는 나를 삼키고 내가 있던 공간을 삼키고 이윽고 우주 전체를 삼켜버린다. 나도 사라지고 세상도 사라지고 오직 뻐꾸기 울음소리만 존재하는 그런 순간이 몇 초 정도 지속된다…… 무중력 상태의 공간을 비행하는 느낌이 이럴까…… 그 소리에 잠겨 있으면 내 몸이 깊은 우물 속으로 한없이 낙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열기구를 타고 점점 멀어지는 지상을 굽어보며 광막한 허공으로 떠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한동안 뻐꾸기 소리에 빠져 있다가 슬며시 놓여 나온다. 가만히 아주 가만히 내 의식은 내 몸이 속한 공간에 닻을 내린다. 여전히 내 곁엔 아무도 없고 보이지 않는 세계 저편에서 한가로이 뻐꾸기가 울고 있다. 한 번 울고 잠시 틈을 두었다가 다시 운다. 고요의 밑바닥에서 내 생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듯 울고 있는 뻐꾸기. 내 몸을 들락날락하는 저 소리를 징검다리 삼아 한 시절 건너가면 거기 무엇이 있을까. 나는 다시 하던 일을 계속하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뻐꾸기 울음소리가 멀어진다.

저자 소개

  • 저자 : 남진우
시인 남진우는 1960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후 현재까지 시인과 평론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시집?으로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 『죽은 자를 위한 기도』 『타오르는 책』이 있으며, 현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 속에서

비 내리는 밤
저수지 밑에서 개들이 짖는다
흙탕물 위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울음소리

긴 혀를 늘어뜨리고
두 눈에 푸른 불을 켠 개들이
발톱으로 서로의 목줄기를 찢으며 짖어댄다

짖어댄다 소용돌이치는 저수지 밑
진흙탕을 달리며
일찍이 지상에서 쓸려 나가
저 어두운 물속에 갇힌 온갖 소리들이

물결과 물결 사이
허연 잇자국을 드러내며 거품을 뿜어댄다
물에 불은 주검들이 둥둥 떠다니는 수면 위
부우연 숲 그림자를 흔들며 번져가는 울음소리

밧줄을 내려주어도 저들은 올라오지 못한다
오직 짙은 어둠에 몸을 숨기고 짖어댈 뿐
일렁이는 수초 사이에서 뒤엉켜 싸우면서
저들은 밤새 금 간 제방을 물어뜯는다

우리가 버린 말
우리가 욕하고 더럽히고 깨트린 말들이
폭풍우 치는 밤
저렇게 어두운 물 밑에서 하염없이 짖어대고 있다
─「저수지의 개들」 전문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모자 이야기 / 꿈 / 여우 이야기 / 저수지의 개들
새벽 세 시의 사자 한 마리 / 겨울잠 / 먼 산 먼 길
종일토록 / 열대야 / 저 석양 / 계단 오르기
들소떼와 춤을 / 버섯들 / 소음 / 어?부의 꿈 / 봄의 幻
도서관 유령 / 전갈에 물리다
제2부
낮잠 / 오래된 정원 / 조등 / 달의 물 / 소금별에서의 일박
베니스에서 죽다 / 문밖에서 / 환절기 / 우물 이야기
번개 치는 밤의 기록 / 일식 / 그가 보고 있다 / 오늘도 무사히
오후 세 시의 예감 / 어머니 / 나는 흑색 소설만을 읽는다
생은 다른 곳에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석모도 해변을 거니는 검은 개 한마리 / 눈 내리는 날
겨울 일기 / 그런 날 / 선인장 / 모래알과 마른 풀들 사이 / 겨울아침
제3부
월식 / 金宗三 / 축제는 계속된다 / 오래된 사원 / 앙코르
반얀나무 아래 / 몽생미셸 / 오후 세 시의 추억 / 카타콤
경을 찾아서 / 정거장에서 / 오래전 길을 떠날 때
저녁 산책 / 연가 / 멍키 템플 / 수목한계선 / 독서
해설 | 열세번째 사도의 슬픈 헛것들. 신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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