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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5501337 / 472쪽 160 x 230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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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실시학사 실학번역총서 [14]
출판사 리뷰
실학자의 휴머니즘
이 책은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문인인 연경재(硏經齋) 성해응(成海應, 1760~1839)이 통일신라 말엽으로부터 18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순절(殉節)ㆍ순난(殉難)ㆍ충의(忠義)ㆍ병의(秉義) 등의 사적을 남긴 139인의 자취를 취재하여 기록하고 논평한 ‘인물 열전’인 「초사담헌(草?談獻)」을 현대어 옮기고. 주해를 단 것이다.
수록된 인물의 면면이 무명의 군졸, 무인, 은자, 기녀, 노비, 궁녀 그리고 광대와 백정의 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한 하층 신분의 인물이 다수를 차지하여, 훌륭한 덕과 비범한 재능을 지녔지만 그에 걸맞은 평가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인멸될 처지에 놓인 이들이 적극적으로 채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성해응은 중세 사회에서 가장 미천한 신분으로 평가받는 기녀와 광대, 백정 등을 한 인간으로 동등하게 존중하고 대우했으며, 나아가 창기제도를 비판하고 그의 폐지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이른바 조선 후기 한 실학자의 인간에 대한 애정과 개혁적 의식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 모음집이 아닐 수 없다.
진실로 살아 있는 인물, 인물들
ㆍ 캐스팅된 캐릭터―시대의 비주류
이 책에 수록된 인물은 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활약한 의병과 의병장을 비롯하여 이인좌(李麟佐)의 난과 신임(申壬)옥사 등 국가적 변란에 지절을 지킨 인물 및 기녀, 노비, 무당, 궁녀, 향리, 백정, 어부, 은자(隱者), 처사(處士), 신선, 화가, 악사, 승려, 품팔이꾼, 점술가 등 실로 다채롭다. 국적별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 남만(南蠻) 등의 인물이 수록되어 그야말로 조선 후기 다양한 인물전을 표방한다. 책의 제목을 풀어보면, ‘초사(草?)’는 초야(草野)에 있는 누대이고, ‘담헌(談獻)’은 ‘현자(賢者)를 이야기하다’는 뜻인데, 이렇듯 시대의 주류에서 벗어난 인물 군상들을 현자로 지칭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ㆍ 초야의 기걸지사(奇傑之士)에 대한 연민과 기록
성해응은 “초야에는 예부터 우뚝 뛰어난 선비가 많다(草野故多奇傑之士)”고 하여 훌륭한 덕과 비범한 재능을 지니고 있지만 초야에 은거하여 사적이 인멸될 처지에 놓인 이들을 적극적으로 취재하였다. 이에 노비나 한미한 가문 출신의 무인, 군대의 하급 관리들처럼 이른바 기걸지사(奇傑之士)의 훌륭한 사적들이 적극적으로 소환된다. 이들의 행적은 공과를 다투는 상대의 시기와 무고ㆍ은폐 혹은 궁벽한 지역인 탓에 문헌 자체가 전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쉽게 사라져버릴(린) 운명의 것들이었다. 성해응은 다양한 사례를 들며 이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나간다.
ㆍ 여성 인물의 다양한 취재와 문학적 형상
또한 「초사담헌」에는 여성 인물이 많이 등장하며 그 비중 또한 크다. 사대부가 여성으로부터 민가(民家)의 여성, 기녀, 궁녀, 노비, 아전과 백정의 딸, 광대의 아내 등 다양한 인물이 기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특기할 만한 지점으로 관기제도의 폐지를 주장한 대목을 들 수 있다. 세종 때 관기제도를 폐지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좌의정이던 허조가 반대하여 그 제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성해응은 이에 대해 금수와 같은 행동으로 사람을 인도한 것이라며 관기제도뿐만 아니라 그의 폐지를 반대한 허조까지 싸잡아 강경한 어조로 비판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되고 천시 받는 기녀라 할지라도 하늘이 부여한 품성은 귀천에 상관없이 똑같다는 말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 기녀의 존엄성을 당당히 인정하였다.
ㆍ 입전(入傳) 인물의 확장을 통한 실학자의 세계 인식
「초사담헌」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달단(??)족에 대한 사적까지 두루 수록되어 있다. 이러한 입전 인물의 확장은 성해응의 시야가 일국적 범위를 넘어 동아시아와 네덜란드(유럽)까지 아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선 후기 한 실학자의 세계적 시각과 인식, 아울러 그의 개명적 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 우리나라 풍속에서 관기를 둔 것은 고려 때부터 이미 그러하였다. 그러나 금수와 같은 행동으로 사람을 인도한 것이니 이것은 무슨 이치인가. 세종 때 관기를 없애려고 했지만 허조(許稠)에 의해 저지당했으니, 그가 대도(大道)를 알지 못했음이 안타깝다. 그렇기는 하지만 기생으로서 열행(烈行)을 행한 경우가 많으니, 하늘이 부여한 품성은 귀천에 상관없이 똑같다.
|본문 165~166쪽, ‘김섬(金蟾) / 애향(愛香) / 논개(論介) / 금옥(今玉) / 용강(龍岡) 기생’ 중에서 ■
․ 서양인은 기술이 많고 역법과 의술에 가장 뛰어났는데, 솜씨 좋은 장인과 훌륭한 대장장이들은 거의 바다에 빠져 죽었다. 다만 역법을 아는 자 1명과 권법(拳法)을 아는 자 1명, 조총을 잘 쏘는 자 1명과 큰 돌쇠뇌를 잘 쓰는 자 10여 명이 남아 있다가 후에 대부분 일본으로 도망갔다. ……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막혀 도적은 적지만, 동해와 남해가에는 늘 홍모이와 아란타들이 표류하여 이르렀으니 왜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바다 가운데 여러 나라들은 모두 난장이가 조잘대는 듯하여 그 풍속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성질이 사납고 표독하여 쉽게 화를 내며 가지고 있는 병기가 모두 정교하니, 만일 변방에서 흉악한 짓을 한다면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 것인가? 해외의 풍속이 다른 나라라고 하여 선비가 공부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신숙주의 해중제국기와 같은 것은 참으로 나라를 운영할 방책을 안 것이다.
|본문 230~232쪽, ‘박연(朴淵) / 어계복(魚繼卜)’ 중에서 ■
․ 백정과 광대는 천한 자들로, 사람을 욕보일 때 반드시 백정과 광대를 일컫는다. 그런데 어떤 이는 위태로울 때 죽음을 결정하였고 어떤 이는 술수로 남편의 죽음을 면하게 하였으니, 이는 실로 남자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천한 자들이 비록 스스로 천하게 처신하지만 천하게 처신하지 않는 자도 있다. 사람을 논할 때 걸핏하면 지위의 고하를 따지는 것은 어째서인가?
|본문 343~344쪽, ‘조절부(趙節婦) / 광대의 아내[優人妻]’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