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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5323982 / 396쪽 153 x 225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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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인 영화인 백학기 시전집
<가슴에 남아있는 미처 하지 못한 말>
-문단 데뷔 35년, 첫 시집 낸 지 30년 만에 시전집 출판
“문학과 영화는 제 삶의 두 축이지요. 젊은 날 문학과 영화에 대한 열병을 앓으면서 시작된 ‘문학과 영화의 삶’은 벌써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이순(耳順)의 세월을 향해 다가가고 있네요. 누구나 가슴에 남아있는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있기 마련이죠.”
문단데뷔 35년, 첫 시집을 낸 지 30년 만에 시인 영화인 백학기(56)씨가 자신의 시집 3권을 함께 묶은 양장본 시전집 『가슴에 남아 있는 미처 하지 못한 말』을 (도서출판 더클, 정가 22,000원)에서 펴냈다.
이번 시전집은 지난 1985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낸 첫 시집 『나는 조국으로 가야겠다』를 비롯해 두 번째 시집 『나무들은 국경의 말뚝을 꿈꾼다』(1990년, 청하), 세 번째 시집 『많은 날들이 지나갔다』(2002, 새로운 눈)에 실린 200여 편의 시들을 묶었다.
여기에 이후라는 제목으로 최근 불교 심우도를 자신의 내면에서 깊게 끌어올린 연작시 <흰소>10편과 부록으로 신동아 논픽션 수상작 <내 가슴에 남아있는 천하의 박봉우>를 함께 엮었다.
특히 이번 시전집에 수록된 <이후>에 별도로 묶은 <흰소> 연작시 10편은 ‘흰소 연작은 우리가 인생(삶)을 살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존재론적 상황을 심우도(尋牛圖)에 비유해 시적 이미지로 구현해본 것이다.’라고 후기에서 밝혔듯이 우리들의 인생론적 서사를 심우(尋牛)에 비유해 아름다운 울림과 감동으로 다가와 주목된다.
가령 심우도의 아홉 번째 그림인 반본환원(返本還源)의불교적 선(禪)의 세계를 ‘흰소 9’를 통해
<<산은 산이다// 백년여관도 보였다/ 시냇가에 심은 교회도 보였고/ 고려수산도 지척이다//가까이 /호남탕 굴뚝도 보였다// 인근 초등학교 교정에서/뛰노는 아이들 소리가/삼천대천세계를 울린다//한때는 처녀였고/ 한때는 어머니였던/연지암 비구니 스님이/절마당에 물을 뿌리고 있다// 물은 물이다>>
이처럼 시화(詩化)해 우리 삶은 근원적 표상의 세계를, 돈오점수(頓悟漸修)기법으로 먼 산 위에서 조망하듯 나타내고 있다.
그는 “심우도를 젊은 날부터 보고 알고 있었지만, 어느 날 나에게 깨우침으로 온 것은 지난 봄날 고향의 자주 가는 암자에서였어요. 결국 종교란 우리 삶이 궁극적인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길잡이일 것”이라며 이번 시전집에 실린 흰소 연작은 최근 시전집을 펴내야 하겠다고 다짐을 한 지난봄부터 여름까지 쓴 시편들이라고 소개했다.
20대 중반에 펴낸 그의 첫 시집 『나는 조국으로 가야겠다』는 분단된 이 땅 한반도의 슬픔을 깊은 역사의식으로 풀어낸 아름다운 서정시의 세계를 그렸으며,
두 번째 시집 『나무들은 국경의 말뚝은 꿈꾼다』는 사랑과 상실의 아픔의 세계를 나타낸 바 있다. 또 세 번째 시집에서는 삶과 죽음의 이미지를 사물에 비유한 허무의 세계를 그려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끈 바 있다.
지난 1981년 『현대문학』 2월호에 <삼류극장에서 닥터지바고를> 작품으로 추천 완료되고, 같은 해 『한국문학』 5월호에 <가난의 삼단논법>이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문단에 데뷔한 그는 지난 2000년 불혹을 넘기면서 돌연, 충무로에 입성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충무로에서 그동안 고 박철수 감독의 조감독 생활을 하면서 한국영화에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중국에서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배우생활과 감독 생활을 병행해왔다. 현재는 서울디지털 대학에서 강의를 맡는 한편 장편상업영화 <완전한 인생>을 찍을 계획이다.
산 천 아
부르지 않아도 눈빛들 있다
靑門청문 열어 나서는
봄들과 밭 아지랭이 저 먼 곳
너의 가슴 찌르는
꼿꼿한 햇살 넘어오듯
부르지 않아도 얼굴에 담긴
숨 타는 눈빛들 몰려온다
산천아 태울 것 모조리 태우고
더 이상 쏟을 그리움도 담고
저 깊이 산천에 우리가 비울
세월도 연륜도 눈빛이어늘
살아서 무엇을 꼭 불러야 쓰느냐
부르지 않아도 눈빛들 있다
그렇게 하여 한 시인은 태어난다
가깝고도 멀다
네 조국은
사월이 가고 오월은 오지만
부름도
自由자유도 地平지평에 떠오르지 않는다
연필을 깎는다. 너는
무엇인가 쓰기 위하여
山脈산맥을 향하여
닫아놓은 필통 속에서 아우성친다
밀리고 밀린 사월의 힘.
사월은 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새의 죽음으로
들녘의 초라한 들꽃으로
버려진 낫으로
조국을 이룬다
또는 강줄기에서
물을 틔워 이룬 大河대하의
외침의
자꾸만 작아지는 반도의 땅에
너는 남아서
조국이여
무엇인가 쓰기 위하여 남는다
들끓는 사랑으로
사월은,
오월이 가고
그렇게 하여 한 시인은 태어난다
大 地대지
사람 살아가는 일이 이렇게
드넓구나
大地대지여,
비탈길 오르면
풀잎들 깃발 세우고
오월의 햇살 찬란하구나
가빠지는 숨결로 노래 부른다
사람 살아가는 일의 드넓음이여
詩시 속에
마음 펼쳐 만나는 場장이
반짝이누나
大地대지의 동맥 속에 흐르는
숨결을 본다 흐르는
피를 본다
우리의 깊은 心臟심장 속을 뚫고
흐르는 歷史역사의
눈보라의 바람이여
가시 돋친
하늘이여
우리 죽어 묻힐 땅에
우리 살아 솟을 땅에
맺힌 숨결이여
大地대지여
봄
아지랭이와 같이 피어오르던 가시내야
산골로 메아리와 함께 숨는 새야
비탈에 비탈에 디딜 새 없이 핀
달래야
山산이며 노래며 정든 가슴이며
학교며 집이며 마을이며 언덕이며
邑長읍장이며 面書記면서기며
청밀처럼 고운 머리카락이며
店舖商점포상이며
닳고닳은 흰 고무신이며
안단다
벌판에
힘줄처럼 솟은 벌판의 강에 뿌린 햇살
손에 발에 눈썹에 어깨에 뿌린,
온통 햇살
어찌할 수 없는 저 밀려오는,
밀려오는
손뼉, 손뼉들
연보
제1시집 『나는 조국으로 가야겠다』(문학과지성사, 1985)
제2시집 『나무들은 국경의 말뚝을 꿈꾼다』(청하, 1991)
제3시집 『많은 날들이 지나갔다』(새로운눈, 2002)
이후- 연작시, 「흰소」 1~10 (2015년 발표)
부록- 신동아 논픽션 공모 수상작 「내 가슴에 남아 있는 천하의 박봉우」 (신동아, 1997)
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