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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27630 / 288쪽 153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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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고독, 광기, 좌절의 도시 ‘산타마리아’
욕망에 갇힌 인간들의 슬픈 초상화

라틴아메리카 소설의 새길을 연 작가
후안 카를로스 오네티의 대표작 최초 출간


라틴아메리카 소설의 새길을 연 작가 후안 카를로스 오네티의 대표작 『조선소』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32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오네티는 기존의 중남미 소설가들과 달리 도시 사람들의 삶에 천착하고, 현실과 몽환적인 세계를 뒤섞고, 전통적인 소설 기법을 혁신하면서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삶과 역사의 문제를 문학적으로 절묘하게 형상화함으로써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이다. 그의 첫 장편 『우물』은 중남미 현대소설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오네티의 대표작 『조선소』는 각기 형태는 다르지만 자신의 욕망에 휩싸인 인물들이 고독과 광기 속에서 만들어낸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포주 노릇을 하다가 추방됐던 라르센은 5년 만에 산타마리아로 돌아온다. 이웃 도시 푸에르토아스티예로에 있는 조선소 사장의 외동딸과 결혼해 그의 유산을 물려받고 좌절된 삶을 역전시키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데, 조선소는 이미 파산하여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셈이고 회사에 남은 직원들은 조선소의 물품을 팔아 구차한 삶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그들은 유령처럼, 쇠락한 조선소처럼 황폐한 상태로 겨우 삶을 이어간다. 그들을 지탱하는 건 광기와 증오이다. 삶과 죽음, 몰락, 실존주의, 염세주의, 광기, 무기력이 엮여 그려낸 『조선소』는 우루과이의 혼란스러운 정치.경제 상황, 부패한 관료제도, 불의한 인간 군상을 비판하는 서사시이자, 인간성을 상실하고 고독과 소외로 존재의 무의미함을 느끼는 현대인의 실존적인 고뇌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문제적 공간 ‘산타마리아’

오네티의 소설은 대부분 가상의 도시 ‘산타마리아’를 무대로 삼거나 산타마리아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산타마리아 사가Saga de Santa Maria’라고 부르는데, 오네티의 독특한 소설 세계는 ‘산타마리아’를 중심으로 구축되었다.
오네티가 중남미 현대소설의 새길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인데, 도시를 중심으로 한다는 것은 민족주의적 특성을 가진 중남미의 전통적인 소설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인간 실존의 문제와 근대성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도시 ‘산타마리아’는 인간성이 상실되고 욕망만이 가득한 현대의 어두운 뒷면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현대인의 실존주의적인 고뇌를 형상화한 것이다. 오네티의 다른 소설 『짧은 삶』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산타마리아는 다른 소설에도 계속 등장하고 『바람이 말하도록 합시다』에서 화재로 파괴되는데, 특히 대표작인 『짧은 삶』 『조선소』 『훈타카다베레스』를 ‘산타마리아 삼부작’이라 부른다.
또한 오네티의 소설 형식적인 측면에서의 실험 역시 산타마리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오네티 작품의 매력이자 단점으로 지적하는 복잡성과 미완결성은 바로 산타마리아에서 비롯된다. 산타마리아에서 포주 노릇을 하다가 추방된 지 5년 뒤에 돌아와 조선소를 탐하는 『조선소』의 주인공 라르센은 다른 소설 『훈타카다베레스』에서 포주로 등장한다. 다시 말해, 오네티 소설에서 인물과 공간은 연결되며 산타마리아가 배경인 소설들을 모두 읽어야만 각각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사건들의 인과관계 및 전모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지시 대상 및 상황의 정확한 파악을 어렵게 만드는 불명료한 문체,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정보의 누락이 각 작품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특성이 몽환적이고 불투명한 오네티 작품의 본질이며, 오네티 작품의 독창적이고 차별적인 매력이다.

감히 모방할 수 없는 『조선소』의 맛

영국 가디언지는 “오네티의 경험은 아주 독특하다. 독자들은 오네티의 기괴하고 감질 나는 세계에 머문 뒤에 인간의 삶을 더 심오하게 이해하게 된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소설의 형식은 교묘하고 섬세하며, 냉혹하게 보이는 주제가 문학적으로 워낙 견고하게 형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소설의 맛은 감히 모방할 수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오네티의 목소리와 주제는 독특하고 예리하다. 어둡고, 칙칙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농밀하고 불투명하며 간접적인 문체는 오네티 소설 미학의 결정체로, 소설이 표방하는 문제의식과 더불어 오네티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특성이다. 독특한 이미지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오네티의 창조적인 재주는 흡인력이 있어, 희망도 없이 서글프고 음울한 분위기의 도시 산타마리아로, 억압적이고 음울한 이 소설로 독자들은 빨려들어간다. 『조선소』는 오네티의 소설 미학과 세계에 대한 관점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대표작이다.

저자 소개

1990년 우루과이 몬떼비데오에서 태어났다. 스물한살에 사촌 마리아 아말리아와 겨혼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주하여 로이터 통신사에서 일했다. 1955년 귀국한 뒤 저널리즘에 종사하다 1957년 시립도서관장에 임명됐다. 보르다베리의 독재체제하에서 반체제적인 작품을 수장작으로 선정한 심사위원단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되었으며, 결국 1974년 망명길에 올라 스페인에 정착하였다. 1963년과 1980년에 각각 우루과이 국가문학상과 세르반떼스상을 수상하였다. 1960년대까지 대체로 베일에 싸인 작가였지만 후에 라틴아메리카 '붐 소설'의 선구자로 새롭게 평가되었다. 1944년 마드리드에서 사망했다. 작품으로 마리오 바르가스 요싸가 라틴아메리카의 새로운 소설의 출발점으로 평가한 [우물], 허구의 공간 싼따 마리아를 창조해낸 [짧은 생애], 현실의 그로테스크한 캐리커처를 보여주는 [조선소], [죽음과 소녀] 등이 있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카로 이 쿠에르보에서 문학석사, 폰티피시아 우니베르시다드 하베리아나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비교문학연구소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에서 박사후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백년의 고독》,《사랑의 모험》,《항해지도》,《이야기하기 위해 살다》,《책 파괴의 세계사》,《바틀비와 바틀비들》,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말린체》,《소금기둥》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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