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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

시리즈 : 문예중앙시선 [48]

유형진 저 | 문예중앙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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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7806677 / 195쪽 125 x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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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언어의 마블링이 그려내는 ‘있지도 없는 세계’ 유형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가 문예중앙에서 출간됐다. (2014년 출간된 전자책 소시집 『피터 판과 친구들』을 포함하면 네 번째 시집이다.) 그는 첫 시집(『피터래빗 저격사건』)에서 아스팔트조차 밟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모니터킨트’들을 대변하며 2000년대 중반 ‘미래파’의 선두 주자로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두 번째 시집(『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에선 한층 더 심화된 동화적 상상력을 펼쳐내며 알록달록한 유토피아 ‘랜드 하나리’로 ... 언어의 마블링이 그려내는 ‘있지도 없는 세계’ 유형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우유는 슬픔 기쁨은 조각보』가 문예중앙에서 출간됐다. (2014년 출간된 전자책 소시집 『피터 판과 친구들』을 포함하면 네 번째 시집이다.) 그는 첫 시집(『피터래빗 저격사건』)에서 아스팔트조차 밟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모니터킨트’들을 대변하며 2000년대 중반 ‘미래파’의 선두 주자로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고, 두 번째 시집(『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에선 한층 더 심화된 동화적 상상력을 펼쳐내며 알록달록한 유토피아 ‘랜드 하나리’로 우리를 초대한 바 있다. 그의 시가 어떤 길 하나를 내고, 그 위에 우리의 삶을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내려 했다면, 그는 적어도 그 지점에서는 아직 방향을 틀지 않았다. 유형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언어의 차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편견과 권위, 통념을 떨쳐낸 자유로운 상상력의 공간 “허니밀크랜드”를 펼쳐 보인다. 그곳은 환상이나 공상으로 지어올린 허구가 아닌, ‘지금-여기’ 살아 숨 쉬는 생생한 말들의 풍경과 잔치 속에서 빚어낸 독창적인 공간이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낯섦의 거처를 현실의 평면 위로 들어 올린 것이다. 삶의 다채로운 결들에 상상력을 덧입힐 줄 아는 유형진 시인이 그려낸 칼레이도스코프(만화경)의 세계, 그러나 결국 현실인, ‘있지도 없는 세계’가 지금 이곳에 펼쳐진다. 언어와 사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틈입들 유형진 시인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고 있는, 저 구석구석에서 발견되는 ‘언어’에 촉수를 내민다. 매우 낯설고 기이하게 활용되는 언어들을 기반으로 시를 모색하고 공간과 세계를 창안한다. 어쩌면 그는 정말 자신이 본 대로, 느낀 대로, 삶의 각 층위에 스며들어 있는 그 언어들 그대로 기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언어들은 모두 필요성의 산물이자, 이 시대의 감수성과 정서를 반영하며, 나름의 고유한 뜻을 품고서 제 삶의 터전을 모색하고, 생존의 방식을 궁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매일 밤샘통화를 하다 다시 꺼낸 바람막이를 입고 테라스의 칼바람을 맞이하고 있었어. 그때 내 발 아래로 단풍나뭇잎 한 장이 떨어지더라. 아, 얼굴이 너무 건조해지는 계절이야. 나는 쫀쫀 모공 머드팩을 하고 잘 거야. 찬바람이 좀 더 불어준다면 나는 핑크밍크코트를 입고 너의 야상의 품안에서 잠들고 싶어. 공원에 나가 보니 바람맞은 카멜 트렌치를 입은 여자가 바스락 낙엽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데 나는 갑자기 따뜻한 뱅쇼 한 모금이 간절했어. ―「춤추는 플라밍고―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모든 걸 배울 수 있는 에서」 부분 위의 인용된 시에서 밑줄 친 시어들은 모두 에서 판매되는 네일아트의 상품명이다. 서로 다른 네일아트 이름들이 조합되어 또 다른 야릇한 무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말들이 빚어내는 아주 미묘한 차이로만 존재하는 고유한 세계가 또한 있다. 유형진 시인은 이 신조어에 가깝다고 해야 할 말들이 모국어와 충돌하며 빚어내는 섬세한 차이를, 집요한 관찰과 끈질긴 고안의 결과라고 해도 좋을 빼어난 상상력으로 최대한 밀어붙이면서, 현실의 경계를 한껏 확장해낸 풍경, 현실 속의 현실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그는 특정 소수가 전유한다고 여기진 말들, 특정 계층의 몫으로 이해되어온 표현들,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가볍다고 폄하되어온 발화, 지극히 일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던 표현들은 말할 것도 없이, 그 어법이 지닌 고유하고 새로운 가치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 세계의 가장 큰 비극”(「아무도 모르는 각설탕의 角」)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조재룡 문학평론가는 “언어와 사물, 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틈입이나 결여는 유형진에게는 추상적 관념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그는 그 틈새에 거주하며 삶 속에서 차오르거나 삶에서 갑작스레 빠져나간 추이들을 그 모습에 제각각 호응하는 말로 집요하게 수집하고 궁리하여 그러모은 후, 제 방식대로 배치해보고 이상한 이접(離接)을 허용하는 작업에 몰두하면서, 아무도 밟지 않고 드나들지 않았던 세계를 이 삶에서 창안하는 데 몰두하”는 것이 유형진의 시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 소개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산업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현대문학」에 당선되어 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 첫 시집 『피터래빗 저격사건』을 낸 후, 『가벼운 마음의 소유자들』, 『피터 판과 친구들』 등 다수의 시집을 냈고, 현재도 꾸준히 시를 쓰고 있다. 열두 살 소년의 엄마로, ‘순정낭독’이라는 낭독회를 열면서 시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머리말

삼세판이라고
여기서 아니면 진짜 아니라고 생각하며 왔는데
되돌아갈 유턴 지점도 놓쳤고
다음 유턴보다 끝이 더 멀더라도 이제는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나를 위해 몰래 울어줬던 고마운 사람들은
벌써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이 시집은
지금 열세 살인 소년이
스무 살이 되는 사월에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5년 여름 운정에서

 

 

책 속에서

그녀는 사랑이 깨지는 순간을 본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을
그녀는 자주 목도[目擊]한다

 

사랑이 어떻게 깨지는지
깨진 사랑이 어떻게 가루가 되는지
가루가 된 사랑이 어떻게 녹는지
녹은 사랑이 어떻게 질척해지는지
그 질척한 사랑이 그리는 마블링을
목도한다

 

녹아도 녹지 않고
깨져도 깨지지 않는
어떤 알갱이들이 만들어주는
그 오묘한 무늬를
체크무늬 코끼리
그녀는 본다

 

사랑의 마블링을 볼 줄 아는 그녀는
그래서 슬프고 아름다운데
정작 그녀를 아무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세계의 비극

 

하지만 이 세계의 비극은 이것 말고도
몇 개는 더 있는데
더 큰 비극은 그 비극을 이야기하기에 시간은
산장에 사는 검은 고양이의 털 만큼
셀 수 없다는 것이다
(/ '허니밀크랜드의 체크무늬 코끼리' 전문)

 

피터 판과 친구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언제나
우리의 마음속에

 

평화와 행복은 멀고
우울과 짜증은 가깝다
별빛은 멀고
무덤은 가까운 것처럼

 

어딘가에 있다는 거대한 수조 속에 사는
현자 거북에게 디스커션 하는 스티커 토끼처럼
별빛과 달빛은 밤낮없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바,

우리는 영원합니다
(/ '피터 판과 친구들―에피소드 10: Peace-8-11-2 '달빛과 별빛은 우리에게'' 중에서)

 

 

목차

목차
1부 허니밀크랜드에서
2부 새 이름을 부릅시다
3부 피터 판과 친구들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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