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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04163 / 142쪽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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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푸른사상 시선 [101]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작품 해설 이종섶의 시가 드러내는 세계는 조화나 화해보다는 부조화와 불화가 지배적이다. 이것은 시적 대상을 향하는 시인의 의식의 어두움과도 통한다. 시인의 의식이 향하는 곳에는 사물이나 세계의 그림자나 그늘이 깃들어 있다. 시인의 의식의 어두움과 그것의 투사는 세계의 어느 한 면만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시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일 시인이 어느 한 면만을 지나치게 드러내려다 보면 그 세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면 곧 그림자와 그늘은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어느 한 면이 아니라 다른 면이 동시에 드러나면 ... 작품 해설 이종섶의 시가 드러내는 세계는 조화나 화해보다는 부조화와 불화가 지배적이다. 이것은 시적 대상을 향하는 시인의 의식의 어두움과도 통한다. 시인의 의식이 향하는 곳에는 사물이나 세계의 그림자나 그늘이 깃들어 있다. 시인의 의식의 어두움과 그것의 투사는 세계의 어느 한 면만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시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일 시인이 어느 한 면만을 지나치게 드러내려다 보면 그 세계의 이면에 존재하는 또 다른 면 곧 그림자와 그늘은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다. 어느 한 면이 아니라 다른 면이 동시에 드러나면 세계의 모순이라든가 부조리는 물론 반어와 역설 같은 수사의 차원까지 탈은폐 전략의 범주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반어와 역설은 눈에 보이는 차원만을 주시할 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차원 이면 곧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을 주시하려는 태도를 보일 때 드러난다. 시인은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차원에 대해 일정한 자의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가령 사람들이 ‘코르셋’을 보면서 ‘잘 다듬어진 몸매만 바라보며 찬사를 늘어놓’을 때에 시인은 그 이면에 은폐되어 있는 ‘사슬이 남긴 흉터 자국’(「코르셋」)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잘 다듬어진 몸과 눈에 보이지 않는 흉터 자국이 말해주는 것은 세계 혹은 존재 자체의 모순과 부조리이며, 이 불화가 반어와 역설 같은 시적 원리를 낳는다는 사실이다. 코르셋의 이면이 은폐하고 있는 흉터 자국을 주시하고 그것의 의미를 발견하려는 태도를 지닌 시인에게 세계나 존재는 단선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쉬운 화해의 대상이나 나이브한 대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코르셋이 은폐하고 있는 상처를 어떻게 들추어내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세계나 존재 내에서 화해시켜 나갈 것이냐의 문제는 시인이 감당해야 할 중요한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시적 질료가 일종의 에너지 같다면 형상은 그것이 구체적인 형이나 상으로 드러난 것을 말한다. 시공간의 교차가 생산해낸 불안정한 에너지가 차츰 어떤 형이나 상을 지니게 되고, 우리는 그것을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듯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어떤 구체적인 이미지로 그것을 체험하게 된다. 천둥소리로부터 시작된 시인의 의식이 바다, 갈매기, 물고기 같은 시적 대상을 만나 질료와 형상을 갖추어가면서 한 편의 시를 완성해간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차원 이면에 은폐된 미적 질서를 들추어내는 과정과 다른 것이 아니다. 시인의 시 쓰기의 과정이 이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새롭고 낯선 형식의 시가 탄생하는 것이다. 시인의 자의식이 여기를 겨냥하지 않으면 미적 긴장은 성립될 수 없다. 시인은 이 시에서처럼 천둥소리를 듣고 그것을 지각의 장으로 투사하여 개념화되거나 도구화된 의식에 물들지 않은 낯선 영역을 발견하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것이 온전히 이루어져야 상투화되고 낡은 상상과 표현으로 인한 시의 도태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 이재복(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의 해설 중에서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그림자조차 두려워 눈을 감지 못하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
길을 잃은 나의 언어들은
흰자위만 두리번거리며 눈치를 보고 있는데
나는 입술을 움직일 수가 없어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못했다
오래전에 축제가 끝나버린 나의 목마름
내 혀를 마비시켜 바람 속에 던져둔 죄
무사하진 못할 것이다
지나간 세월을 돌아볼 수만 있다면
수많은 소리들이 걸려 있는 처마 같을 것
그러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빈 입만 매달려 바람의 언어를 연습하는 풍어 같을 것
새벽이 오기 전 나는
내 주머니 속에 아직 남아 있는
언어의 날개를 꺾어두어야 한다
얼마간의 기도를 하늘에 매달아두기 위해
하늘 높이 솟아 분수처럼 흩어져
다시 나에게로 첫눈처럼 내릴 소리의 향연
나는 그리움에 미친 사람이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무명 시인 / 나비의 속도에 관한 명상 / 바람의 구문론 / 울음비빔밥 전문점 / 사과 / 팔자를 고치다 / 가로수가 사는 법 2 / 꼬리에 대한 가설 / 내의 뒤집어 입기 / 첼리스트 거미 / 천둥소리 / 버려진 드럼통 / 아쿠아월드 / 입맛 / 나무젓가락
제2부
날지 못하는 짐승은 날개를 먹지 못한다 / 벼랑 주식회사 / 빙어 / 성노래방 / 정치학개론 / 엘리베이터 / 바코드 / 코르셋 / 게장 / 미혼모를 위한 변명 / 애완남 길들이기 / 의자 고문 / 겨울옷장 / 시대와 말 걸기, 혹은 불화하기
제3부
4월 / 우주를 연주하다 / 구름떡쑥 / 검멀레동굴 / 노산 / 은행나무 학교 / 민달팽이 / 배추흰나비 / 소나무 평전 / 야생을 사육하다 / 물 위에 쓰는 편지 / 꽃의 무게 / 밥상 / 풀잠자리 / 숲의 콘서트
제4부
똑같이 며칠을 사는데도 / 잡초 / 레몬버베나 / 퇴비젓 / 톱을 깎다 / 때를 밀다 / 눈물 씨앗 / 연민을 키우다 / 자반고등어 한 손 2 / 갈비 / 향나무 탁본 / 노면을 읽다 / 틀니 / 내장탕 한 잔 / 낙엽 냉국
해설:질료와 형상의 발견과 시적 지평―이재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