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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행간 우리는 왜 비현실적인 것에 주목해야 하는가

원제 : Stanze: la parola e il fantasma nella cultura
시리즈 : 뉴아카이브 총서 [13]

조르조 아감벤 저 | 윤병언 역 | 자음과모음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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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7078532 / 336쪽 145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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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객관주의와 합리주의로 물든 우리 시대에 대한 성찰!
분열된 언어를 넘어 진정한
기쁨의 여정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다


“누군가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것,
소유 불가능한 것과 관계를 맺고 소통할 줄 안다면
그에게는 현실과 긍정적인 것에 접근하고
그것을 향유하고 소유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 사회는 소위 ‘빅데이터’ 사회라 할 만큼 너무나 많은 양의 지식과 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지식과 정보는 여러 상품과 학문 등으로 일상에 스며들어 이윤을 창출하는 데 사용되고 있고,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 객관적이고 계량화하고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정보를 요청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현실은 일견 타당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면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숫자로, 하나의 담론으로, 하나의 프레임으로 제한하고 규정지으려는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발견한다. 객관주의와 합리주의에 물들어 늘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하고 그것을 토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가장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현대인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자 현재이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삶이 배제된 삶과, 인격이 사라진 앎과 지식, 무엇을 알고 무엇을 기뻐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부재’이다. 늘 관계하고 있지만 그 관계는 연결되지 않은 일방적 관계이며, 결국 우리는 그 무엇과도 소통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이윤과 성장의 논리로, 하나의 담론, 하나의 프레임 안에 가두고 진정한 앎과 기쁨의 길로 향하지 않는 잘못된 문화 속에 현대인이 살아가고 있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계속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회에서 과연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겠는가?
행간이라는 비현실적인 것의 차원을 분석하는 조르조 아감벤의 텍스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현실에 기인한다. 우리의 문화를 위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잃어버린 진정한 앎과 기쁨을 회복하는 하나의 시선으로 당당히 마주하고 진실한 물음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 서양문화의 근간을 이룬 유령이라는 테마의 얼굴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안에 내재된 유령의 접근 불가능성을 규명하고, 필연적인 허구와 완성된 현실이라는 허구 사이에 유령의 세계가 부재의 형식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간』의 저자 조르조 아감벤의 진실한 물음이자 ‘삶’이며, 독자인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행간’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대상을 통과하는 것이자 대상과 관계하는 것이며, 인격적 주체로서의 고유한 인식을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현실’로 확장해가는 전복적 행위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미학의 정수를 담다! 아감벤 대표 저서 『Stanze』 초역 출간 “가장 원대한 비현실을 붙드는 사람만이 가장 원대한 현실을 창조해낼 것이다.” 서양문화의 기저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원동력을 제?공해온 ‘유령’이라는 테마의 서로 다른 얼굴을 분석한 기념비적 저서 객관주의와 합리주의로 물든 우리 시대에 대한 성찰! 분열된 언어를 넘어 진정한 기쁨의 여정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다 “누군가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것, 소유 불가능한 것과 관계를 맺고 소통할 줄 안다면 그에게는 현실과 긍정적인 것에 접근하고... 미학의 정수를 담다! 아감벤 대표 저서 『Stanze』 초역 출간 “가장 원대한 비현실을 붙드는 사람만이 가장 원대한 현실을 창조해낼 것이다.” 서양문화의 기저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원동력을 제공해온 ‘유령’이라는 테마의 서로 다른 얼굴을 분석한 기념비적 저서 객관주의와 합리주의로 물든 우리 시대에 대한 성찰! 분열된 언어를 넘어 진정한 기쁨의 여정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다 “누군가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것, 소유 불가능한 것과 관계를 맺고 소통할 줄 안다면 그에게는 현실과 긍정적인 것에 접근하고 그것을 향유하고 소유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 사회는 소위 ‘빅데이터’ 사회라 할 만큼 너무나 많은 양의 지식과 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지식과 정보는 여러 상품과 학문 등으로 일상에 스며들어 이윤을 창출하는 데 사용되고 있고,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 객관적이고 계량화하고 명확하게 검증할 수 있는 정보를 요청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현실은 일견 타당하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면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숫자로, 하나의 담론으로, 하나의 프레임으로 제한하고 규정지으려는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발견한다. 객관주의와 합리주의에 물들어 늘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하고 그것을 토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가장 현실적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현대인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자 현재이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삶이 배제된 삶과, 인격이 사라진 앎과 지식, 무엇을 알고 무엇을 기뻐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부재’이다. 늘 관계하고 있지만 그 관계는 연결되지 않은 일방적 관계이며, 결국 우리는 그 무엇과도 소통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이윤과 성장의 논리로, 하나의 담론, 하나의 프레임 안에 가두고 진정한 앎과 기쁨의 길로 향하지 않는 잘못된 문화 속에 현대인이 살아가고 있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계속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회에서 과연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겠는가? 행간이라는 비현실적인 것의 차원을 분석하는 조르조 아감벤의 텍스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현실에 기인한다. 우리의 문화를 위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잃어버린 진정한 앎과 기쁨을 회복하는 하나의 시선으로 당당히 마주하고 진실한 물음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 서양문화의 근간을 이룬 유령이라는 테마의 얼굴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안에 내재된 유령의 접근 불가능성을 규명하고, 필연적인 허구와 완성된 현실이라는 허구 사이에 유령의 세계가 부재의 형식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간』의 저자 조르조 아감벤의 진실한 물음이자 ‘삶’이며, 독자인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행간’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대상을 통과하는 것이자 대상과 관계하는 것이며, 인격적 주체로서의 고유한 인식을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현실’로 확장해가는 전복적 행위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출판사 리뷰 세계가 주목하는 미학자이자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문제작 행간을 통해 드러낸 인간 문화에 대한 이해, ‘고귀한 사랑’을 상실한 시대에 던지는 진실한 물음 1977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행간(Stanze)』은, 어떤 식으로든 소유하지 말아야 할 것을 소유해야 한다는 불가능한 과제 앞에서 인간의 영혼이 대답을 시도하는 공간인 ‘행간’의 위치를 특유의 해석학적 체제로 그려낸 조르조 아감벤의 대표 저작이다. 아감벤은 서양문화의 근간이 된 ‘유령’이라는 테마를 토대로, 왜 비현실적인 것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해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단테의 시 분석과 함께 사랑을 절대적인 위치에 놓는 도덕관 속에서의 유령 이론, 상품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계 속에서 예술작품이 차지하는 위치, 교부철학자로부터 프로이트에 이르기까지 우울증의 개념이 거쳐온 변화, 1500년대의 상징학이 현대의 기호학으로 발전하게 된 배경 등 책을 구성하는 주제들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주제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인류의 문화가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 즉 ‘유령’과 항상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는 사실에 있다. 『행간』은 바로 이 거대한 테마 속에서 읽을 수 있는 행(行)들의 관계를 연구한다. 벤야민적 비평과 바르부르크적 분석 방식을 과감하게 혼용하면서 아감벤은 아베로의 철학과 보들레르의 시, 단테의 시와 소쉬르의 기호학 이론, 중세 의학 이론과 라캉의 정신분석을 도마에 올려놓는다. 『행간』에는 동일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유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다양한 이름이 등장한다. 우울증 환자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악령과 부정의 언어 속에서 탄생하는 페티시즘의 주물(呪物)과 인간의 환상을 주재하는 프네우마와 표징, 상징, 기호 등이 바로 유령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아감벤이 추적하는 것은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유령들이 상이한 차원에서 드러내는 동일한 특징, 즉 운명적인 이유에서든 인간적인 필요에 의해서든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기 위해 명명되거나 창조되었다는 특징의 흔적들이다. 『행간』은 지금까지 한국에 번역된 아감벤의 정치철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책들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작품이다. 아감벤의 미학자로서의 면모를 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며, 아감벤이 기본적으로 취하는 비평적 자세와 철학적 ? 문헌학적 방법이 다른 어떤 텍스트보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글이다.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영혼에 관한 물음에 관해 아감벤이 내놓은 대답이 동문서답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동문서답을 통해 드러내는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이 결코 틀린 답이 아니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유령이라는 동일한 매커니즘을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까지 확장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우리가 충분히 동의할 수 있을 만큼 중세와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있는 까닭이다. 중세문화와 현대문화의 공통점을 찾는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때에도 아감벤의 『행간』보다 적합한 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자 소개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로서,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그의 저서가 한국에서는 최근에 비로소 처음 소개되었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인간’으로서의 현대 예술가의 운명을 고찰한 미학서인 [내용 없는 인간]( 1970년)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아감벤은, [스탄체 ; 서양문화의 언어와 이미지](1977년)와 [유년기와 역사](1978년), [사고의 종언](1982년), [언어활동과 죽음](1982년), 그리고 [산문의 이념](1985년) 등의 저작들을 통하여 그의 미학적 스탠스에서의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90년에 발표된 정치철학적 선언서인 [도래하는 공동체]에서 제시되고 있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계급 등을 향한 귀속을 거부하는 ‘주체 없는 주체’에 관한 모델과 매우 닮아 있다. 그밖에도 그의 미학을 둘러싼 이론적 또는 역사적 관심은 발터 벤야민의 이탈리아어판 저작집의 편집 참여와, 1993년 질 들뢰즈와의 공저인 [바틀비 ; 창조의 정식](1993년)을 통하여 지속되어 왔다. 이후에 아감벤은 구소련 및 동유럽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를 계기로, 언어활동을 테마로 유럽의 인간적인 조건에 관한 미학적인 고찰에서 정치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로 글쓰기의 이행을 시도한다. 실제로 '정체성 없는 단독성'만을 기초로 하는 공동성, 그리고 어느 한 속성으로 인하여 귀속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속성에 대한 무관심을 통하여 각자가 현재의 존재방식인 단독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토대로 공동체 구상을 제시한 [도래하는 공동체](La comunia che viene, 1990년)를 시작으로, [목적 없는 수단 ; 정치에 관한 노트](1995년)에서 제시되고 있는 정치에 관한 현재적 테마들 - 생, 예외상태, 강제수용소, 인민, 인권, 난민, 은어, 스펙터클, 몸짓 등 - 을 통해 아감벤은 정치의 존재론적 지위 회복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지표가 될 수 있는 개념들을 재고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주목할 저작으로는 [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1995년), [예외상태](2003년), [아우슈비츠의 남겨진 것](1998년)의 3부작을 들 수 있다. 

역자 소개

중앙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인천 동산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오랫동안 독서 교육과 논술 지도를 담당해 왔고, 2006년에는 교육청 지정 논술 중심 학교 주무 교사와 2007년 논술 교사 동아리 팀장으로 활동했으며, 《통합 교과 논술의 기초》 등 여러 권의 논술 교재를 만들어 논술 지도에 활용했다. 인천 지역 교수와 교사들로 구성된 고전 연구회 ‘자락 서당www.zarakseodang.com’에서 도유사를 맡아 《네티즌과 함께 가는 우언 산책》 편집에 참여하는 등 고전을 공부하고 보급하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책 속에서

• 신성한 선(善, bono divino) 앞에서의 후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영적 가능성 앞에서의 후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어쨌든 하나의 기본적인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중세 심리학이 이루어낸 가장 놀라운 성과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모순의 발견이다. 나태한 인간이 신의 섭리 앞에서 후퇴한다는 것은 사실 그가 신의 섭리를 잊어버린다거나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학적인 관점에서, 그에게 부족한 것이 구원이 아니라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면,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나태한 인간의 후퇴가 결국 드러내는 것은 욕망의 사라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접근하기가 점점 불가능해지는 욕망의 대상이다. 나태한 인간의 타락은 대상은 원하면서도 그것에 이르는 길은 원하지 않는 욕망의 타락이다. 그는 욕망하면서도 욕망의 성취를 위한 길을 가로막는다.
—「에로스의 유령」(34~35쪽)

• 마르크스에 따르면, 노동에 의한 생산품이 상품으로서의 형태를 취하자마자 띠게 되는 이 “신비로운 성격”은, 더 이상 사용가치(인간의 어떤 특정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점)만을 가지고 있지 않는 물품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본질적인 이중화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이 사용가치는 동시에 무언가 다른 것의 물질적 지주이며 그 무언가란 곧 스스로의 교환가치다. 사용되는 물건인 동시에 가치운반체라는 이중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상품은 본질적으로 비물질적이고 추상적인 자산이다. 때문에 그것을 구체적으로 향유한다는 것은 축적과 교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오드라덱의 세계」(87쪽)

• 사물들에 대해 비양심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사회가 꿈꾸던 인물이 바로 댄디, 즉 불편함을 느낄 줄 모르는 남자였다는 것은 또렷하게 이해가 되는 일이다. 영국에서 가장 멋진 이름을 가진 인물들과 기득권층이 보 브럼멜의 한마디에 쩔쩔맸던 것은 이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던 이론을 바로 브럼멜이 손아귀에 쥐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우아함과 과분함을 삶의 유일한 목적으로 여기는 댄디가 자연스러움을 상실한 인간들에게 제시하는 것은 사용가치의 향유나 교환가치의 축적을 뛰어넘는, 사물들과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가능성이다. 댄디는 사물들을 구원하는 대속자다. 그는 그의 우아함으로 사물들의 ‘상품’이라는 원죄를 말소시킨다.
—「오드라덱의 세계」(105~106쪽)

• 앎의 과정에서 유령이 수행하는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유령이 지성의 필수 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성이 일종의 상상(fantasia tis)이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그가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강조했었고, 후에 중세의 지식 이론을 지배하게 될 인식론적 원리 속에 유령이 등장한다. 이 원리는 다음과 같은 중세대학의 한 표어 속에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다. ‘인간은 유령 없이는 아무것도 깨달을 수 없다(Nihil
potest homo intelligere sine phantasmata).’
—「말과 유령」(158~159쪽)

• “보이지 않는 구분”에 가까이 도달했을 때에만 우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기호의 서구적인 해석을 지배하고 있는 이 형이상학을 정말 넘어설 수 있는 영역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잔의 한 작품이 서양의 마지막 철학자에게 암시하고 있는 듯한 이 “보이지 않는 조화”의 단순함 앞으로 되돌려진 현존이 과연 무엇일지 우리는 막연히 예감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는, 그리스철학의 태동기에 수집이나 은폐와는 거리가 먼 말하기로 비쳤을 주술적인 의미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먼 곳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그 무엇을 향해 계속해서 정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퇴폐한 이미지」(317쪽)


 

목차

목차
서문
1부 에로스의 유령
1. 정오의 악령
2. 멜랑콜리아 I
3. 우울증에 빠진 에로스
4. 잃어버린 물건
5. 에로스의 유령들
2부 오드라덱의 세계: 상품 앞에 선 예술작품
1. 프로이트 혹은 부재하는 대상
2. 마르크스 혹은 만국박람회
3. 보들레르 혹은 절대상품
4. 보 브럼멜 혹은 비현실의 도용
5. 팽쿠크 부인 혹은 장난감 요정
3부 말과 유령: 1200년대 사랑의 시에서 나타나는 유령 이론
1. 나르시스와 피그말리온
2. 거울 앞의 에로스
3. “환상적 영”
4. 사랑의 영
5. 나르시스와 피그말리온 사이에서
6. “결코 끝나지 않을 기쁨”
4부 퇴폐한 이미지: 스핑크스의 관점에서 바라본 기호학
1.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2. 고유한 것과 고유하지 않은 것
3. 저항선과 상처
후기
옮긴이의 말
인명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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