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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칠천 원

시리즈 : 사십편 시선 [24]

조영옥 저 | 작은숲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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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581740 / 132쪽 135 x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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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사십편시선 17권. 그를 아는 후배교사들은 '큰누님' 같다고들 말한다. 어머니 같은 넓고 깊은 품을 가진 사람, 예나 지금이나 부지런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 조영옥 시인이 10년의 세월을 건너 세 번째 시집, 을 냈다. \"상주란 마을에 와서 정착을 하고, 하고 싶었던 학교생활을 하고, 촌집을 사서 또 다른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두 딸이 결혼하고, 손주들이 태어나고 바쁘게 열심히 살았어요.\" 그렇게 끊임없이 삶터를 떠나 또 다른 살려 했으니 아마도 시가 파고들 시간이 없었을 터이다. 그래도 그 ... 사십편시선 17권. 그를 아는 후배교사들은 '큰누님' 같다고들 말한다. 어머니 같은 넓고 깊은 품을 가진 사람, 예나 지금이나 부지런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 조영옥 시인이 10년의 세월을 건너 세 번째 시집, 을 냈다. \"상주란 마을에 와서 정착을 하고, 하고 싶었던 학교생활을 하고, 촌집을 사서 또 다른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두 딸이 결혼하고, 손주들이 태어나고 바쁘게 열심히 살았어요.\" 그렇게 끊임없이 삶터를 떠나 또 다른 살려 했으니 아마도 시가 파고들 시간이 없었을 터이다. 그래도 그 10년의 떠돎과 바쁜 삶 속에서도 늘 밤하늘과 별과 바람과 함께, 그것도 사막에서 토해 낸 울음들, 그런 삶의 흔적들을 이 시집에 담았다.

저자 소개

1953년 부산에서 태어나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교직생활을 하던 중 1989년 전교조 가입으로 해직되었다. 10년간 학교를 떠나 있다가 1998년 복직하여 작은 학교 살리기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였다. 요즘은 그저 돌아다닐 생각뿐인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것들이 많아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다. 마음 놓고 돌아다니며 놀 수 있는 세상을 앞당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1990년 시집 『해직일기』 발간 후 『멀어지지 않으면 닿지도 않는다』, 『꽃의 황홀』을 펴냈다.

머리말

시인의 말

세 번째 시를 정리하고 10년만이다.10년 동안 시를 많이 쓰지 못했다는 의미다.
나에게 10년은 어떤 시간이었나?
상주란 마을에 와서 정착을 하고, 하고 싶었던 학교생활을 하고, 촌집을 사서 또 다른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고, 그리고 지역사람들과 지역문제를 해결하려 단체를 만들고 일했다. 바빴다. 열심히 살았다. 그 사이에 두 딸이 결혼을 하고 손녀, 손자가 탄생하고 가족 사랑의 절정을 누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 삶의 활력소는 ‘떠돎’이었다. 여럿이서, 단 둘이서, 혹은 혼자서 나는 끊임없이 삶터를 떠나 또 다른 삶을 살려 했다.
떠돌아서 충만함에 시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고 문득 절실히 혼자를 느낄 때 시가 찾아왔다. 마음 속 시의 자리가 너무 커서 시를 쓸 수 없었고 쓸려 떠나는 것들을 겨우 붙들어 한두 마디 할 수 있었다.
그런 삶의 흔적들. 그런 10년에 좀 대견한 것은 미움 때문에 마음을 다치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밤하늘 별과 바람과 함께, 그것도 사막에서 나는 참 많이 울었기 때문이다.그 울음들이 키 낮은 꽃으로 피어 기쁘다.


책 속에서


나무가 되어(본문 16쪽)

나무가 되어
큰 느티나무
어둔 밤
나무에 기대
나무가 되어 본다
내가 나무 되어 서 있고 싶은 건
뿌리 깊이 우뚝 서 있어서도 아니고
큰 그늘로 있어서도 아니다
열매 매달아
은혜로워서도 아니고
죽은 듯 봄이면 다시 살아나는
희망이어서도 아니다
한손바닥 물조차 담는
천공의 달빛
담을 수도 없이 흘려
물 속에서야 함께 흔들리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달빛을 만들어
나무는
하늘 가득한 바람
품지도 못하고
못내 아쉬워 보내면서
우수수 소리로
바람의 흔적을 만드는
나무는
그래서 내가 되고 싶은 나무는
나의 말이 되고
나의 마음이 되고
나는 나무가 되어
달빛 흘리며
바람을 보내며
그렇게 서 있고 싶다.


일만칠천 원(63쪽)
인터넷 검색창에 일만칠천 원을 쳐 본다
분당 정자동 이자카야 에비스 병맥주 일만칠천 원
8㎏ 수박 1통 일만칠천 원
최우수등급 등심 100g당 가격 일만칠천 원
3분 노래하고 오만 원을 받았다…… 1분에 일만칠천 원
방이동 모듬해물 어묵탕 일만칠천 원
모 치킨집 프리미어 텐더 요래요래 계산서 일만칠천 원
굿모닝 에그마스터 정품 일만칠천 원
어느 일요일 남편과 둘이 외식
목심 샐러드 스테이크와 고르곤졸라 피자 한 판
삼만사천 원 일인당 일만칠천 원
오십대 남자 새벽에 몸이 아파 119 불러 병원 갔는데
밀린 치료비 일만칠천 원 내지 않으면
접수를 받지 않겠다 하여 다섯 시간 미적거리다 쓰러져
급성 복막염 판정 사흘 뒤 죽었다.
일만칠천 원
수없이 많은 일만칠천 원
누군가 즐기고 뱃속을 채우는 사이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은 일만칠천 원
먹고 즐기는 것도 부끄러워 해야 하는 세상
사는 것이 죄가 되는 이런 세상
먹은 것 다 토하고 싶은
이런 이런 세상.


별을 길어(88쪽)
에르기니조 평원*
달이 지고 별천지
북두칠성 국자 손잡이
저 멀리
땅 끝에 걸려 있다
달려가 잡으면
국자 손잡이 잡으면
별을 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국자로 별을 퍼 올려
담으면
푸다가 푸다가 아마도
지칠 것이다
아니 그보다
한 국자나
퍼 담을 수 있을까
이 속 좁은 가슴에

목차

목차
제1부
서해에서
나를 위한 노래
나무가 되어
귀향
와온바다
와온바다에 오면
자동이체
땅콩 캐는 날
이름
풀
할미꽃 두 송이
창 밖에 江
유년풍경 1
유년 풍경 2
불망
봄
믿기로 했다
빈 들 따라 걷다
제2부
출석부
강여울
나도 江이 되어
해바라기
상주 꽃집 용주씨
부끄러움
일만칠천 원
고백
선생님 가시는 그 나라에는
큰나무
딱 부러지며 톡톡 튀는
머리무덤 앞에서
제3부
고비에서
하톤 볼럭 가는 길
도룬고비에서 길을 잃다
별을 길어
돌 하나 주워
초원에서 1
초원에서 2
바람만이 아는 대답
약간의 참음에 대하여
홉스굴에서
테르킹 차강 노르
아래를 보며 걷다
딜기르 무릉강을 지나며
부끄러운 계산법
알타이산맥 끝자락에서
세이항고비에서 별을 보다
바람을 만나다
아이락 한잔
나는 평화
해설 | 바람의 언어, 텅 빈 충만·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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