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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803906 / 248쪽 146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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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한국작가교수회의 소설집 『기쁨의 섬』이 출간되었습니다. 작가로 활동하는 대학교수들의 단편 일곱 편이 실렸습니다. 한국작가교수회는 소설로 등단한 대학교수들의 모임으로 2000년 출범했으며, 소?설 창작과 더불어 그 교육에 관한 연구와 정보를 교환하고 후진을 양성, 지원하면서 한국 문학의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소설집 『기쁨의 섬』에는 소설을 통해 인간의 진실을 드러냄으로써 독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교수들의 신작 일곱 편이 실려 있다.
날씨에 마음을 쓰기 시작한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좀 수상쩍다. 글을 쓰자면 바깥 날씨에 마음 졸이지 않고 처박혀 몰두해야 하는 법인데 좀 해이해진 조짐이 그렇게 나타나는 모양이다. 바깥 날씨에 신경올실이 팽팽하게 일어서는 것은 아마도 글보다는 싸돌아다닐 궁리를 하기 때문일 터이다. 아무튼 텔레비전 일기예보를 보기 위해 별 흥미도 없는 스포츠 뉴스까지 거치곤 한다.
그런데 그날이 그날이다. 한파주의보가 내려도, 건조주의보가 발령되어도, 심지어 태풍경보가 나가도 그저 그렇거니 한다. 추상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기온이며 바람의 방향, 파도의 높이, 그런 것들을 보고 앉아 있자면 날씨의 실감은 사라지고 그야말로 시니피앙만 화면 위를 흘러다닐 뿐이다.
며칠 전에 죽은 울리히 벡(1944. 5. 15.~ 2015. 1. 1.)의 ‘위험사회’에 대한 불감증은 근대화에 대한 성찰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위험한 것일 터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이른바 기상캐스터라는 사람들이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된다. 얼굴이 모두 똑같다. 채널을 바꾸어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하나같이 얼굴 곱고 몸매 날쌍한 마네킹들이 살아 움직일 뿐이다. 여기 이르면 플라스틱 러브라는 불길한 꿈을 꾸게 된다.
바야흐로 성형을 권하는 사회에서 성형공화국에 이른 느낌이다. 제 얼굴 가지고 사는 인간이 안 보인다. 가면을 쓴 인간들이 물밀어다니는 거리에서 맨얼굴들은 주눅이 들어 후줄근히 처져 땅바닥이나 쳐다보며 포도 위를 어슬렁거린다. 문학판에도 성형을 매끄럽게 한 가면들이 넘쳐난다. 안타까운 일이다.
마네킹들 사이에서 맨얼굴로 버텨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있다. ‘돈키호테’의 후예들일 터인데, 이들이 소설가들이다. 그런데 소설가들은 자기 맨얼굴을 내놓고 사는 것은 물론 남의 맨얼굴을 드러내게 하는 이들이다. 인간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일은 위험부담이 크다. 그래서 돈키호테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맨얼굴을 드러내려 하던 세르반테스는 대리인 시데 아메테 베멩헬리라는 역사가를 내세워 작품을 진행한다. “역사가들은 정확하고 그 무엇에도 쏠리지 않고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 만큼, 그 어떤 증오나 두려움 때문에 진실의 길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시공사 판, 117) 이렇게 투철한 산문정신에서 다음과 같은 역사에 대한 규정이 나온다.
“역사는 진실의 어머니이며 시간의 그림자이자 행위의 축적이다. 그리고 과거의 증인, 현재의 본보기이자 반영, 미래에 대한 예고인 것이다.”
소설이 최소한 역사에 접근하는 인간의 맨얼굴 드러내기 작업이라면, 작가들이 이러한 소명의식을 지녀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가면의 거리에서 맨얼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모순된 행위라는 것 모르는 이가 어디 있을까만, 맨얼굴을 드러내는 거기에서 인간의 진실은 풀잎처럼 돋아나는 것이 아니던가.
독자의 소설에 대한 소망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우리 작가들의 믿음이다. 그러한 믿음에 값하는 작품이 되어 독자와 소통하기를 소망한다.
목차
▶책머리에:가면의 거리에서
우리 사랑 흘러 흘러|김성렬
기쁨의 섬|이덕화
불|정소성
아우토반 레이스|이강홍
호텔 몽골리아|우한용
신라 여왕 시절의 도림사 픽션|채길순
봄날 아지랑이 가물가?물|양영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