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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27296 / 134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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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지금을 호명하고 내일을 선언하는 시 일상에 숨어 있는 도취의 순간, 쏟아져 흐르는 맑은 진리들 물론 나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추구한다. 세상을 바꿀 단 한 편의 시와 만물의 이론이 적혀 있는 단 한 권의 책을._「시인의 글」 에서 “이것으로 나의 습작기를 마친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塔탑」이 당선되며 문단 활동을 시작한 시인 원구식의 세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두번째 시집이 나온 지 8년 만이다. 시 한 편을 오래도록 고치고 다듬어 숙성시키는 ... 지금을 호명하고 내일을 선언하는 시 일상에 숨어 있는 도취의 순간, 쏟아져 흐르는 맑은 진리들 물론 나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추구한다. 세상을 바꿀 단 한 편의 시와 만물의 이론이 적혀 있는 단 한 권의 책을._「시인의 글」 에서 “이것으로 나의 습작기를 마친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塔탑」이 당선되며 문단 활동을 시작한 시인 원구식의 세번째 시집이 출간되었다. 두번째 시집이 나온 지 8년 만이다. 시 한 편을 오래도록 고치고 다듬어 숙성시키는 시인의 올곧은 성정 덕에, 등단 후 첫 시집 『먼지와의 싸움은 끝이 없다』를 출간하기까지 13년이, 그 뒤 제40회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한 『마돈나를 위하여』를 묶는 데도 15년이 걸렸다. 시 전문지(『현대시』『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발행인이자 신구 세대를 이으며 한국 시단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쳐온 중견 시인으로서 쌓인 문단 안팎에서의 명성에 비해 과작하는 편이지만, 원구식의 시에는 그만큼 두터운 내공이 서려 있다. 『비』에 수록된 36편의 시들에서 실질적 현상과 과학적 사실들은 시적 주체인 ‘나’의 상상적 경험과 만나 ‘시적 사건’으로 전환된다. 모두에게 익숙해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던 당연한 사실에서 시인은 “사물의 이치”와 “모든 존재의 이유”를 발견해낸다. 사실에서 진리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도달할 수 없는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시적 직관, “찰나의 깨달음”이다. 2013년 심한 인식론적 단절을 겪었다는 시인은, 그 이전에 쓴 시편들을 모은 이번 시집 『비』로 지난 30년 가까운 시세계를 갈무리한다. “습작기를 마친다”라는 겸양 어린 문장 다음에 이어지는 선언은 사뭇 과감하다. “나는 새로운 세계로 갈 것이다.” 과학적 상상력과 에로티시즘, 그사이 제3의 도약을 가능케 한 원구식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 모더니즘 시의 한 거점이 ‘과학적 상상력’이라면, 원구식의 시는 그 계보를 갱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전통적인 서정의 문법과도 다르며, 형식과 질서 자체를 허무는 전위적인 모험과도 다르고,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의 ‘분열된 주체의 환상’과도 다르다. 그 빈틈에서부터 원구식 시는 이성적으로 사유하는 주체와 과학적 상상력을 재배치한다. 그의 시는 우주적 규모의 상상력을 추구하는 지적인 쾌락주의, 즉 시적 직관의 힘으로 객관적 사실에서 사물의 이치를 발견한다. 쾌락의 주체가 그 쾌락의 조건인 몸의 질량에서 해방되는 순간, 시적 주체는 에로티시즘과 물리학적 지식 사이에서 다른 상상적 도약을 시작하는 것이다._이광호(문학평론가) 쾌락, 그것은 세상 모든 현상의 이유 쾌락이여, 너는 과연 물속에서 완성되는구나. ―「얼음」 전문 “원구식의 시를 미묘하게 하는 것은 그 주제 자체가 아니라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다”(정과리). ‘물의 애인’ ‘불의 변형’ ‘흙의 기관’ ‘공기와 無’. 자연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인 물, 불, 흙, 공기를 적용한 부(部)에 각각 8~10편씩의 시가 속해 있다. 시들은 부 안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매우 직관적인 이 분류로 원구식은 시집에서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요소들을 좀더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듯하다. 물은 순환한다. 비가 되어 내렸다가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다시 증발한다. 이는 증명된 과학적 사실이다. 표제시 「비」에서, ‘나’는 하수종말처리장 근처를 노닐다 “그만 번개를 맞”고, “그 멍한 상태에서 번쩍하며 찾아온 찰나의 깨달음”으로 “모든 존재의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물이 순환하는 이유, 번개가 치는 이유. “바위가 부서져 모래가 되”고 “부서진 모래가 먼지가 되는” 이유까지도. 그저, “모든 사물은 날기를 원하는 것이다.” 물은 “순전히 허공을 날기 위해서” “한없이 낮은 곳으로” 흐르다가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증발시켜” 하늘에 다다른다. 마침내 절정에 이르자 하늘에서 “물의 사정, 물의 오르가즘”이 쏟아진다. 그것이 ‘비’다. 이렇게 원구식의 시에서 자연 현상과 과학적 사실은 시적 주체인 ‘나’를 통해 상상과 감각의 세계를 오가다 순간 도약하여 우주적 이치에 도달한다. “상상력은 모든 사물들의 존재 이유에 대한 시적인 설명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물의 경로가 길이다. 이 길을 따라 흘러가는 것은 모두 시간이다. 나는 말한다, 시간은 물처럼 졸졸졸 흐른다고. 달콤하지 않느냐? 시간을 정의하는 내 사상은 능히 물의 불순물 같은 것. […] 바다는 시간의 저장창고라고 생각한다. 지금 창밖에 내리는 비도 이런 시간의 저장창고에서 물들이 하늘로 올라가 아무 생각 없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는 하늘에서 온 시간이다. […] 얼음은 멈춘 시간이다. 최초의 시간은 아마 얼음처럼, 어디에서 온 바도 없고 어디로 갈 바도 없는 멈춘 시간들의 집적 속에 있을 것이다. […] 오늘 밤도 나는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 나는 시간이다. ―「물길」 부분 순간 시간이 정지되고, 어리석은 나는 벼락같이 깨닫는다, 보잘것없는 인간의 육체가 바로 인간이라는 사물의 소중한 기호임을.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이미 위대한 물질인 것이다. 갑자기 눈앞이 밝아지고 세상의 모든 별이 중심을 잃고 한꺼번에 내게로 쏟아진다. ―「풀밭에서 금지된 것들」 부분 시간과 육체를 벗어나 불가능한 쾌락에 손을 뻗다 한편 원구식은 “현대인을 대리하는 자”이기도 하다. 그는 타성에 젖은 시인(「시감도 2013」)과 “이념 장사꾼”(「‘맑’스」) “아첨꾼” “곡학아세의 달인” “탐욕의 무리들”(「그날 망루에서 굴러떨어져 정신이 살짝 나간 어느 아첨꾼의 수다」)을 질타한다. 가장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대상은 ‘나’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낸 오늘의 사람들이다. ‘나’는 “살기 위해서 지하철을 탄다(「지하철 의 기적」)”. “혁명이 불가능하기에/우리는 삼삼오오 모여 삼겹살을 뒤집”(「삼겹살을 뒤집는다는 것은」)으며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내는 것”(「탕진」)을 꿈으로 삼는다.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아직도 절대 시와 절대 책을 추구”하기 때문에, 원구식은 기존에 자신이 구축한 세계에 머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삼라만상의 이치를 깨닫는 일이/부질없음을” 느낀 그는 이 무수한 ‘나’들 가운데 하나를 빌려, “새로운 세계로 갈 것”이라는 선언의 변을 대신하고 있는 듯하다. “내 오늘 밤 수다스러운 무위의 책을 덮고/눈멀지 않은 소경의 눈먼 눈으로/점자를 더듬듯/해탈의 바다를 건너/너에게 돌아가도 괜찮겠니, 순간의 불빛처럼”(「학질(學疾)」). “이제야 겨우 아무런 이유 없이/인생을 헛되이 써버릴 준비가 되었으니 […] 정말 아무것도 아닌 나는/오늘 밤 이렇게 말한다./세상에는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탕진이여,/결핍으로부터의 자유여,/새로운 시작이여”(「탕진」). 뒤표지 글(시인의 글) 어리석게도 나는 아직도 절대 시와 절대 책을 추구한다. 물론 나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추구한다. 세상을 바꿀 단 한 편의 시와 만물의 이론이 적혀 있는 단 한 권의 책을. 이 시와 책은 파동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의 첫 페이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가엾은 나의 애인아. 내가 네게 미혹의 번뇌를 끊고 삶과 죽음을 초월하여 여기에 이르게 했구나. 나는 학질모기에 물린 듯 변방에서 오한에

저자 소개

  • 저자 : 원구식
저자 원구식은 1955년 경기 연천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와 숭실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塔?이 당선되어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먼지와의 싸움은 끝이 없다?』『마돈나를 위하여』가 있다. 2008년 제40회 한국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 현재 월간 『현대시』 격월간 『시사사』 발행인으로 있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1부 물의 애인
비/물길/풀밭에서 금지된 것들/좌망(坐忘)/얼음 /목울대 /불광천 /눈길/봄비를 재촉하는 시
2부 불의 변형
‘맑’스 /삼겹살을 뒤집는다는 것은/지렁이와 열병합발전소/분노의 맛/ㅑ/어느 승냥이의 변기/풀잎/그날 망루에서 굴러떨어져 정신이 살짝 나간 어느 아첨꾼의 수다
3부 흙의 기관
바퀴들 1/바퀴들 2/라스베가스/어둠의 경로/아령의 역사/최종 필터/전갈/악의 기원/멸치
4부 공기와 無
탕진/학질(學疾)/개와 뼉다귀와 행성/하느님은 행자가 시 쓰는 이유를 아신다/공인된 독재자의 노래/시감도 2013/지하철의 기적/해 뜨는 집/어느 무명 시인의 죽음과 그가 죽기 전에 부른 노래/로또
해설 | 쾌락의 물리학?이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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