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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35219 / 552쪽 138 x 222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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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국내 첫 소개되는 이탈리아 작가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의 걸작 『다뉴브』 중부유럽의 젖줄 다뉴브 강을 따라 펼쳐지는 눈부신 데카메론! 세계적인 독문학자이자 ‘미스터 미텔오이로파’로 불리는 중부유럽 연구가, ‘경계의 정체성’을 가장 잘 구현한 유럽의 휴머니스트 작가 베네데토 크로체,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에곤 프리델과 비견되는 21세기 문화사가의 역작 『다뉴브』 【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선집 ∥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지성과 사유의 씨앗이 된 작품들, 인문 담론과 창작 실험... 국내 첫 소개되는 이탈리아 작가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의 걸작 『다뉴브』 중부유럽의 젖줄 다뉴브 강을 따라 펼쳐지는 눈부신 데카메론! 세계적인 독문학자이자 ‘미스터 미텔오이로파’로 불리는 중부유럽 연구가, ‘경계의 정체성’을 가장 잘 구현한 유럽의 휴머니스트 작가 베네데토 크로체,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에곤 프리델과 비견되는 21세기 문화사가의 역작 『다뉴브』 【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선집 ∥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지성과 사유의 씨앗이 된 작품들, 인문 담론과 창작 실험을 매개한 작가들로 꾸려진 상상의 서가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시리즈. ▼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선집】 소개 및 작품 목록 클라우디오 마그리스(Claudio Magris, 1939~ )는 2000년대부터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된 이탈리아 현대 작가이자 명망 있는 중부유럽 연구가다. 중부유럽Mitteleuropa을 연구한 세계적인 독문학자라는 명성답게 ‘미스터 미텔오이로파’라는 별칭 외에도, ‘경계의 정체성’을 가장 첨예하게 구현한 작가로서 ‘유럽의 휴머니스트’로 불린다. 문학동네에서 소개하는 두 에세이 『다뉴브Danubio』(1986)와 『작은 우주들Microcosmi』(1997)은 전 세계 비평계와 독자로부터 찬사를 끌어내며 세계적인 작가로서 명성을 알린 대표작으로, 각각 1987년 바구타 상, 1991년 스트레가 상을 받았다. ---------------------------------- 1권 『다뉴브』 이승수 옮김 ∥ 552면 2권 『작은 우주들』 김운찬 옮김 ∥ 근간 ------------------------------- 【간략 소개】▶『다뉴브』(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선집 1)∥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중부유럽의 젖줄 다뉴브 강을 따라 펼쳐지는 눈부신 데카메론! “강은 늙은 도인과 같다. 강변을 따라가며 큰 바퀴 위에서도, 바퀴살 틈새에서도 가르친다.” 독일 슈바르츠발트의 수원지에서 오스트리아,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 루마니아를 지나 흑해로 흘러들어가는 다민족의 피?눈물?땀의 트랙, 다뉴브 강의 오디세이아! 산문과 소설, 역사와 일화, 정치와 우화, 문학과 신화가 뒤엉킨 에세이 문학의 걸작. 『다뉴브』는 중부유럽 역사의 강변을 걷는 한 인문주의자의 소요하는 정신의 기록, 그 물길의 기원과 과거, 현재, 미래의 강을 겹겹의 눈으로 비추는 시간의 책, 강물의 책이다. 여기서 우리는 마그리스의 유장한 문체와 더불어 하이데거, 아이히만, 셀린, 싱어, 무질, 카프카, 카네티, 루카치, 프로이트, 슘페터, 요제프 로트, 다닐로 키슈 등 중부유럽 역사의 급류에 휘말린 정신의 소용돌이를 만난다. * 1987년 이탈리아 바구타 상 수상 * 1990년 프랑스 최고외국도서 에세이 부문 수상 갓 솟아난 다뉴브 강의 이 젊고 가는 물줄기를 보면서 나는 자문했다. 강을 따라 삼각주까지 가다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민족 속에서 피비린내나는 전장을 보게 될까, 아니면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속에서 이 모두에도 불구하고 하나된 인류의 합창을 듣게 될까. ―클라우디오 마그리스 【세부 소개】 다뉴브 강의 데카메론이자 자유에 대한 향수가 빚어낸 오디세이아 『다뉴브』는 단순히 다뉴브 강에 대한 책, 다뉴브 강의 지리나 역사 등에 대한 책이 아니다. 여기에는 여러 민족의 신화와 전통, 문학과 우화, 소소한 일상 풍경과 사건이 녹아들어 있어, 한편의 또다른 다뉴브 강의 데카메론이자 오디세이아다. 마그리스의 여행기가 보여주듯, 그의 말대로 “여행은 늘 구출작업, 사라져가고 있거나 조만간 사라질 뭔가를 서류로 남기고 수집하는 작업이며, 물에 잠기고 있는 섬에 마지막으로 상륙하는 것이다.”(350쪽) 수원지에서 하구를 향해 나아가면서, 그의 글쓰기는 격렬한 폭포수가 되기도 하고, 초원의 잔디밭처럼 머금은 물이 되기도 하고, 졸졸졸 흐르는 실개천의 물이 되기도 하면서 마침내 대하와 합류하는 여정과 함께 흘러가는 여행 기록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뉴브를 안내하는 서정적 여행가이드이자 망각의 역사와 싸우는 절박한 기록자로서의 마그리스, 또한 그는 ‘향수에 젖어 일상생활을 기록하는 문헌학자’인 동시에 시간 속에 묻혀 있는 현실의 다양한 층위를 발견하고자 하는 ‘고고학자’이기도 하다. 마그리스는 장 파울을 인용하면서 그의 방식을 따라 이 여행에서 마주치는 “낡은 서문, 연극 포스터, 역에서의 잡담 구문, 전쟁 시가곡, 장례 문구, 형이상학적 문구, 신문 스크랩, 술집 광고문과 교구의 공고문 같은 이미지들을 길에서 모아 메모”한다.(22쪽) 그는 중부유럽의 미시사에 대한 글을 소설로 풀어내고 싶어했던 욕망을 담아 이 책을 “물속에 가라앉아 숨어버린 픽션” 즉 수면 아래 잠긴 역사를 “수많은 인용과 공상”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의미에서 “익사한 소설”로 지칭한 바 있다. 오랜 세월 땅에 묻혀 있다 드러난 작은 물건이나 장소를 통해 그 밑에 숨어 있는 과거의 역사, 생활, 습관, 사상 등을 발견하듯, 여행자도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것 뒤에 있는 과거의 다양한 층위를 발견하고 그 현재적 의미를 다시금 되묻는 사람이다. 이처럼 다뉴브 강둑에 어지러이 남은 어두운 존재들의 희극적이고 비극적인 작은 이야기들에서 역사를 보기에, 『다뉴브』는 일종의 다뉴브 강의 ‘데카메론’이라 할 수 있다. 『다뉴브』에는 이처럼 작가의 현실 인식과 환상이 섞여 있다. 다뉴브 강은 어디서 처음 솟아났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하는, 이 여정의 첫머리 「홈통 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 마그리스가 나일 강, 라인 강 등 여러 강의 수원 문제와 관련해 다뉴브의 수원지 문제와 관련된 정확한 고문헌 자료나 공문서 자료보다 ‘홈통’ 즉 하나의 수도꼭지에서 다뉴브 물방울이 솟았다, 라는 얼토당토않은 한 아마추어 학자의 가설을 소개하는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 근거 없는 근원에서 출발해 여행자는 독일 역사에서 모든 것을 단일화하려는 전체주의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가 구현한 각각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별주의 사이를 오가며, 중부유럽 문화의 혈통과 혼혈성에 대한 의문과 상상을 차근차근 다채롭게 풀어놓는다. 책에 묘사된 모든 세부 사실들은 세심하게 현실로부터 가져온 것이지만, 상상력이 이들을 새로운 몽타주, 상상의 구조로 연결하여 다른 의미를 부여해준다. 이로써 여행자는 이 세계를 묘사하고 세계를 다시 생각하며 재인식한다. 마그리스는 “자유에 대한 향수”로 써내려간 이 오디세이아의 마지막 문장을 다음과 같은 시로 맺는다. “주여, 나의 죽음이 거대한 바다로 들어가는 강물의 흐름 같게 하소서.”(539쪽) 유럽 역사에 새로운 활력과 비전을 제시한 책이자 중부유럽의 정수를 한눈에 꿰뚫는 책 마그리스의 대표작 『다뉴브』(1986)는 흑림(독일 슈바르츠발트)에서 시작해 흑해(다뉴브 삼각주)로 끝나는 여행기, 즉 다뉴브 강줄기의 물을 따라가는 여행기다. 약 3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다뉴브 강을 수원에서부터 흑해로 들어가는 거대한 하구까지 4년간 여행하며 중요한 도시들(울름, 레겐스부르크, 파사우, 린츠, 빈,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루세, 부쿠레슈티, 술리나 등), 거대한 초원과 습지 풍경, 민족, 관습, 문학, 역사, 언어 문제를 살펴보고 난 후 집필한 여행 에세이다. 역사적으로 중부유럽의 뿌리를 연구할 뿐 아니라 문학과 예술에서 출발하여 인간 존재와 삶까지 명상하는 존재론적 경험과 사색이 집약된 책이다. 독일 슈바르츠발트 수원지에서부터 오스트리아,

저자 소개

1939년 4월 10일 트리에스테 출생. 2000년대부터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수차례 거론된 이탈리아 현대 작가이자 명망 있는 중부유럽 연구가. 『현대 오스트리아 문학에 나타난 합스부르크가와 신화』(1963)로 독문학 연구가로서 성공적인 첫발을 뗐고, 『그곳에서 멀리. 요제프 로트와 히브리-동양 전통』(1971)으로 중부유럽 문학에서 히브리 문학의 맥락을 재평가한 선구자로 주목받았다. 1970년에서 1978년까지 토리노 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있었고, 이후 트리에스테 대학에서 현대 독일문학을 강의하며 이탈리아 신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1994년에서 1996년까지 상원의원을 역임했고, 2001년에서 2002년까지 콜레주드프랑스에서 강연했다. 산문과 허구를 넘나드는 마그리스의 작품은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깊은 인류애를 담고 있으며, 수려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정평이 나 있다. 호프만, 입센, 스베보, 무질, 헤세, 보르헤스 등에 관한 글을 썼으며, 중부유럽 문화와 역사에 대한 해박한 연구와 탁월한 안목으로 ‘경계의 정체성’을 탐구한 작가, ‘미스터 미텔오이로파Mr. Mitteleuropa’로 불리며 유럽 지성계를 떠받치고 있는 인물이다.
1986년 걸작으로 칭송되는 『다뉴브Danubio』로 1987년 바구타 상과 1990년 프랑스 최고외국도서상(에세이 부문)을, 1997년 『작은 우주들Microcosmi』로 스트레가 상을 수상했다. 두 에세이로 전 세계 비평계와 독자로부터 찬사를 끌어내며 백과사전적 지식과 뛰어난 통찰력을 갖춘 현대의 명문가로 명성을 떨쳤다. 이외에 『사브르 검에 대한 추론』(1984), 『슈타델만』(1988), 『또다른 바다』(1991), 『목소리』(1995), 『전람회』(2001), 『맹인에게』(2005) 등의 소설이 있다.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그의 작품들은 1992년 훔볼트 재단연구상, 2001년 에라스뮈스 상, 2003년 스페인미술협회 황금메달상, 2004년 오스트리아 황태자상, 2009년 독일문고평화상, 샤를 베이용 유럽에세이상, 장 모네 유럽문학상, 2014년 FIL로망스어문학상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비교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


<제로니모의 환상 모험> 시리즈,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하늘을 나는 케이크》,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그날 밤의 거짓말》, 《그림자 박물관》, 《피노키오의 모험》, 《올리버 트위스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강이 하늘과 인간의 시선에 노출된 눈에 보이는 물이라고 한다면, 이 홈통은 다뉴브 강이다. 여기까지 보면 보고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만일 다른 장소, 다른 순간에도 강변을 따라가면서 강물 쪽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매번 ‘다뉴브 강’이라고 말한다면—논리학자 콰인이 실제로 카이스트로스 강을 두고 했던, 이 반복 지시행위 이론과 지시적 정의 이론을 적용해본다면—우리는 마침내 다뉴브 강이라는 동일한 정체성에 가닿게 되는 셈이다. 다뉴브 강이 존재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고, 이 강은 중간에 끊어지지 않는다. 만일 아메데오가 숨을 헐떡이며 비탈을 오르면서 둘째손가락으로 브레크 강의 수원을, 이 수원에 물을 대주는 초원의 실개천을, 이 실개천에 물을 대주는 홈통을 가리키며 계속 ‘다뉴브 강!’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바로 다뉴브 강이다.(30~31쪽)

다뉴브 강은 종종 반反게르만주의의 상징적 후광에 휩싸인다. 순수 혈통을 고수하는 전설의 지킴이 라인 강과 달리, 다뉴브 강은 여러 민족이 서로 만나고 교차하고 섞이는 기나긴 강이다. 빈, 브라티슬라바,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다키아의 강이며, 그리스 세계를 둘러싸고 있던 대서양처럼 합스부르크가의 오스트리아를 가로지르며 둘러싸고 있는 긴 벨트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신화와 이데올로기는 자신의 제국을 국가를 넘어서는 다원적 코이네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황제는 ‘나의 여러 백성’을 위하여 존재하고, 제국의 노래가 열한 개의 다른 언어로 불리는 제국을 만들었다. 다뉴브 강은, 게르만 제국과 종종 논쟁적으로 대립하는 게르만-마자르-슬라브-로망스-유대의 중부유럽, 요하네스 우르치딜이 프라하에서 칭송했던 ‘힌터나치오날hinternational’ 세계 제국, 즉 ‘민족들을 아우르는’ 세계다.(38~39쪽)

다뉴브는 오스트리아의 강이다. 그런데 역사가 모순을 제거하면서 모순을 해결한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 것도 오스트리아다. 한계를 넘어서고 없애는 통합을 불신하고, 미래는 죽음에 좀더 가까이 간다고 생각하여 미래를 불신한 것도 오스트리아다. 오늘날 노쇠한 오스트리아는 종종 우리의 고국같이 느껴진다. 왜냐하면 노쇠한 오스트리아는 자신들의 세계가 미래를 가질 수 있을까 의심하고, 노쇠한 제국의 모순들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해결책이 이질적 속성을 많이 갖고 있는 제국에서 몇몇 본질적인 요소마저 파괴해 결국 제국의 종말을 초래할 뿐이라고 여겨 오히려 그 해결책을 미루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나라였기 때문이다.(51쪽)

다뉴브는 사라지지 않는다, 헛된 약속도 안 한다, 끄떡없이 견디고 있다, 변함없이 우리 눈앞에서 흘러간다. 신학의 위험도, 이념의 도착倒錯도, 사랑의 실망도 모른 채로. 만질 수 있고 실재하는 강이 저기 있다. 강에 삶을 바친 사람은 자신의 삶이 흘러가는 강과 조화롭게 하나되어 흘러간다고 느낀다. 이 끊임없는 조화는 강의 신과 신자 모두로 하여금 계곡을 거쳐 하구로 흘러가고 있음을 잊게 한다. 네베클로프스키가 콰인과 마찬가지로 손가락으로 계속 강을 가리키면서 ‘다뉴브 강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는 이렇게 끊임없는 정열로 변함없이 강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삶을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86쪽)

일기에서 카프카는 자신의 유대 이름이 암셸Amschel이라는 걸 기억해낸다. 그에게 없던 인간의 정체성, 따뜻한 삶, 사랑, 가족을 표현하는 이름이었다. “오직 프란츠 카프카”가 되기 위해, 작가가 되기 위해 그는 이 모든 것을 부정해왔다. 생의 마지막 시기, 즉 도라에 대한 사랑이 유대교로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삶으로 다시 그를 인도했을 때, 그에게 일어난 일은 작가 카프카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와는 달랐고, 줄리아노 바요니가 말했듯 “오직 유대 이름이 암셸인 사람과 관계된” 이야기였다. 암셸은 카프카가 할 수 없던 것을 할 수 있었다. 암셸은 자신의 연약함을 받아들이고 사랑에 빠질 수 있었으며, 도라 없는 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줄 알았다. 카프카가 좋아한 『탈무드』에 나온 말대로, 여자 없는 남자는 남자가 아니다. 비록 죽음 직전이었지만 암셸은 진정한 남자가 되었다. 프란츠는 암셸이 되기 위해, 남자가 되기 위해, 이 오디세이아를 설명하고 가르쳤을 뿐이다.(221~222쪽)

헝가리에서 태어난 사람은 몸값이 붙는다. 왜냐하면 헝가리는—다른 시에서 말하길—죽음의 썩은 내가 나는 호수이기 때문이다. 지친 헝가리인들은 “세상의 어릿광대”이고, 시인은 고통스럽게도 자신 안에 우울한 초원을 품고 산다. 마자르 문학은, 요제프 어틸러가 서정시에서 노래했듯, 헝가리인들로 하여금 “세계의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듯 느끼게 만드는 자포자기와 고독의 이 감정, 이 상처들을 모은 두꺼운 전집이다.(346쪽)

중부유럽의 감성은 콘라드에게 있어서도 모든 독단적 전체주의 계획으로부터 세부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했다. 중부유럽은, 콘라드가 두 진영과는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하나된 통일유럽이라는 그의 개념 혹은 희망에 붙인 이름이다. 이것은 오늘날 세계 역사의 축이 된 듯한 러시아와 미국 사이의 대립이, 몇십 년 전 프랑스와 독일의 대립처럼 부조리하고 무책임해질 거라는 확신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부다페스트에서 유럽은, 강변 카페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머릿속에도 있다. 그러나 지지의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다. 쿤데라의 경우처럼 콘라드의 경우에도, ‘중부유럽’은 우아하지만 모호하고 포괄적인 말, 모든 정치적 야심을 위한 메타정치적 환상의 만능열쇠가 됐다. 콘라드 스스로도, 그가 기대한 지식인들과 민중의 결합은 권력이 붕괴됐을 때, 즉 그가 염원했던 것과는 달리 특별하고 비극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만 실현될 거라고 보았다.(361쪽)

그러나 자기 자신만을 자양분으로 삼는 서정시는, 시에 위해가 되는 죄를 지을 수 있다. 사행시나 운을 맞춘 시들,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는 말의 조각들 역시, 자신의 고통 속에서 무한히 자신을 되풀이해 재생산해내면서 상처투성이 수사학이 될 수 있다. 첼란의 희생은 이런 위험을 쫓아내기 위한 푸닥거리이기도 하다. 불가능한 확신이 그를 침묵하게 했고, 동시대인 혹은 후세대에게 “병 속에 띄운 메시지”를 남긴 후에 사라지게 했다. 첼란은 밤에, 그가 찾아낸 죽음의 장소 센 강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의 시는 “나는 나 자신 뒤에 빛을 만든다”라고 했다. 시는 이런 반짝임이다. 이 빛은 첼란이 그의 시를 데려가 사라졌던 곳을 보여준다.(430쪽)

목차

목차
1부 홈통 문제
2부 공학자 뉴베클로소프스키의 보편적인 다뉴브 강
3부 바하우에서
4부 카페 첸트랄
5부 성과 오두막
6부 판노니아
7부 안카 할머니
8부 불확실한 지도제작
9부 마토아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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