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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1004687 / 18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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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간과 세계가 교차하며 펼쳐지는 사랑의 신비와 본질을
환상적 수법으로 묘사한 로버트 네이선의 대표작 《제니의 초상》
《제니의 초상》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문단에서 독자적 지위를 얻게 된 로버트 네이선의 대표작이다. 1984년 제니퍼 존스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곽경택 감독이 “그 이후 어떤 판타지 멜로도 이만큼 와 닿지 않았다”며 극찬한 바 있다.
이 작품은 젊은 예술가와 미스터리한 소녀의 로맨스를 환상적 수법으로 그린다. 제니라는 이름의 소녀는 불현듯 나타나 갑자기 사라진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빠르게 성숙해간다. 이벤은 제니라는 뮤즈를 통해 점차 성공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걸리게 될 대작을 완성한다. 미스터리한 제니의 행적과 그들의 만남은 궁금증을 부르고 쉼 없이 다음 장으로 시선을 이끈다.
하지만 판타지 로맨스 《제니의 초상》이 문학적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읽는 즐거움뿐 아니라 상상과 현실의 독특한 혼합을 통해 환상의 거울에 현실을 비춘 데 있다. 로버트 네이선은 환상이라는 거울로 미의 궁극적 자태로서의 여성의 아름다움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그 미묘한 본질을, 영원히 동경하되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혼의 고향을 제니라는 젊은 부인도 소녀도 아닌 연령이 없는 여성의 모습을 비추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은 《갈매기의 꿈》을 번역한 이덕희 번역가가 사랑의 신비와 본질을 환상적이고 시적인 문체로 묘사하며 1981년 처음 발행한 도서이다. 극도로 물질화된 문명 속에서 모든 것이 실물적 가치에 의해 측정되는 요즘 세태에, 《제니의 초상》은 우리 영혼에 내재한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에 대한 영원한 동경은 그 어떤 것으로도 없앨 수 없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아름답게 보여줄 것이다.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뭔지 아시겠어요?” 소녀는 물었다. “몰라.” 내가 대답했다.
“소망 놀이랍니다.”
나는 그 애가 가장 소망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제가 자랄 때까지 선생님이 기다려주셨으면 해요.” 소녀가 말했다. “하지만 그러진 않으실 테죠, 아마.” 눈 깜짝할 새 소녀는 돌아섰다. 그러고는 몰 가 아래로 조용히 되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거기 서 있었다. 이윽고 나는 더 이상 소녀를 볼 수가 없었다. (16쪽)
■ 갑자기 그의 눈은 빛났다. 그리고 그는 화구 가방으로 손을 뻗쳤다. “이거.” 그는 소리 질렀다. “저건 뭐죠?”
나는 스스로도 호기심을 가지고 그가 손에 쥔 것을 바라봤다. “왜 그러세요.” 나는 확신 없이 말했다.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건 다만 스케치일 뿐이죠 ―― 공원에서 만난 어린 소녀를 그린. 무언가 상기하려고 그랬던 건데…… 그걸 가져온 줄은 몰랐군요.”
“아아.” 마슈즈 씨는 행복하게 말했다. “하지만 어쨌든 ―― 이건 색다른 것이오. 이건 좋아. 대단히 좋습니다. 내가 어째서 이걸 좋아하는지 아시겠소? 나는 그 속에서 과거를 볼 수 있거든요. 그래요, 선생 ―― 나는 이전에 어디선가 이런 어린 소녀를 본 적이 있답니다. 어디서였던가는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오.” (24쪽)
■ 그녀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한층 더 키가 큰 것임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넌 전번에 보았을 때보다 많이 자란 것처럼 보이는데” 하고 나는 말했다.
“저두 알고 있어요.” 그녀는 대답했다. 그리고 내가 아무 말 없이 다만 의심스럽게 미소만 짓자 그녀는 심각하게 덧붙였다. “전 서두르고 있어요.” (41쪽)
■ 어째서 우리는 만났을까,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나는 알지 못했다. 지금도 역시 모른다. 다만 나는 우리가 함께 지내게끔 정해져 있었다는 것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그녀의 삶의 실이 나의 그것에 짜넣어져 있었다는 것, 그리고 시간과 세계마저도 우리를 전적으로 떼어놓을 수는 없었다는 것을. 당시는 그랬었다. 영원히 그럴 것이다. (11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