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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714414 / 304쪽 137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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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씨, 김민정
- 15,750
- 22,500
- 17,100
- 20,700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맛’난 음식,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한 278일 간의 유쾌한 남미 탐험 대학 4년생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된 장기간 생활 체험형 여행기. 남미에서의 익숙치 않은 생활과 좌충우돌 난관의 극복을 통해서 나를 찾아가는 여행 이야기. 유명 인사도, 그렇다고 타고난 글쟁이도 아니니 한 권으로 끝내야 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완성한 초안이 무려 A4 600장이었다. 학교 과제는 세 장도 채 쓰지 못하지만, 온전히 내 안에서 헤엄을 치며 쓰는 글이기에 이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했다. 출판을 목적으로 시작한... ‘맛’난 음식, ‘멋’진 사람들과 함께 한 278일 간의 유쾌한 남미 탐험 대학 4년생의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된 장기간 생활 체험형 여행기. 남미에서의 익숙치 않은 생활과 좌충우돌 난관의 극복을 통해서 나를 찾아가는 여행 이야기. 유명 인사도, 그렇다고 타고난 글쟁이도 아니니 한 권으로 끝내야 했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완성한 초안이 무려 A4 600장이었다. 학교 과제는 세 장도 채 쓰지 못하지만, 온전히 내 안에서 헤엄을 치며 쓰는 글이기에 이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했다. 출판을 목적으로 시작한 글이 아니었기에 무서울 게 없었다. 써도, 써도, 할 말이 많았기에 그냥 썼다. 그러니 엉망진창이었다. 수정에만 무려 1년이 걸렸다. 그리고 600장을 300장으로 만드는 ‘기적의 다이어트’ 작업이 필요했다. 분량을 줄이고 추리는 작업은 글을 쓰는 작업보다 훨씬 더디고, 지치고, 힘들었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수만 번은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여행세미나를 한 차례 열게 되었다. 여행에세이를 쓴다는 말에 학교 근처 헌책방 아저씨가 권유한 거였다. “뭐 얼마나 대단한 여행이라고 남들 앞에 서겠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보겠다고 거절했다. 하지만 지금 못하면 평생 못한다는 협박 반, 충고 반 이야기에 나는 사람들 앞에 서게 되었다. 그다지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발표를 준비했지만, 막상 내 눈을 반짝이며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을 보니 나 역시 신이 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내 가족도, 친구도 아닌,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워했다. 그 사람들 덕에 1시간으로 예상했던 세미나는 2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그 날 이후, 내 마음속에는 여행에서 느꼈던 뜨거운 열정과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차가운 용기를 갖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여행 전반부(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를 다룬 첫 편은 새로운 언어와 환경에 적응하며 일어난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았다. 하지만 이번 편은 그 반대다. 이번엔 남미를 ‘좀’ 안다고 생각한 오만한 여행자의 처참한 최후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행 후반부인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는 그 어느 곳 하나 쉬운 곳이 없었다. 나랑은 상관없을 줄 알았던 여행 슬럼프 역시, 이 무렵 나를 찾아왔다. 그만큼 힘든 여정이었다. 그러니 말하고 싶다. 우리 모두 조금은 ‘쫄아주기로’ 하자. 사고는 언제나 익숙할 때, 겁이 없을 때, 방심했을 때 찾아오는 법이다. 적당히 겁을 먹고 있어야 10번 당할 것도 9.5번만 당하고, 10대 맞을 것도 8.2대만 맞는다(고작 이 정도 예방이냐고 하면 할 말이 없긴 하다). 생각한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 낄낄댔으면 좋겠다,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으면 좋겠다, 답답함에 가슴을 두드리면 좋겠다, 가슴을 열고 공감해주면 좋겠다, 가슴을 펴고 용기를 내주면 좋겠다. 오로지 그런 마음으로 완성한 책이다. 완성이라곤 했지만, 여전히 곳곳에 허술함이 녹아있다. 하지만 완벽하고 매끈한 글을 위해 더 미루다 보면, 이 글은 평생 나 혼자만 낄낄댈 것임을 알기에 이제 용기 내어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듯, 그 음식으로 인해 잠시라도 행복감을 느끼듯, 아주 잠시라도 이 글이 맛있고 달콤한 디저트가 되었으면 한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내 불행에 낄낄대는 독자라도 좋으니 맛있게 즐겨주길 바란다. 책속으로 추가 티티카카 호수는 남미에서 가장 큰 호수로 꼽힌다. 그래서 호수라기보다는 잠시 파도가 휴식을 취하는 고요한 바다를 보는 듯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중 하나이기도 한 티티카카 호수의 모습은 나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마치 망망대해 속에 갇힌 힘없는 노인이 된 기분이었다. 유명한 섬이라기엔 신기할 정도로 조용한 이 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호수를 그저 바라보는 일뿐이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호수의 흐름처럼 매우 더디게 시간을 보내는 것 뿐이었다. 문득 도로에서 길을 막고 불을 지르며 버스를 흔들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티티카카 호수는 이렇게 잔잔하고 고요하지만 그들의 삶은 지금 이 시각에도 고요하지 않으리라. 도로 위에서 불타오르던 불길과 그 불길보다 뜨거워 보였던 그들의 눈빛이 뇌리를 스쳤다. 순간, 마음이 불편해졌다. ‘여행자’이니까 전혀 상관없다고, 상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들이 내 여행에 불편을 줬다는 원망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여행자이기에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것은 스스로 편해지기 위한 한낱 변명일 뿐이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때에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이었다. 사회적인 이슈보다는 연예인들의 가십, 누군가의 생존권보다는 나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작은 불편함, 한국에서조차 나에겐 그게 더 중요했다. 그러니 어쩌면 ‘여행자니까.’라는 말은 그저 변명일 뿐이었다. 그들의 치열한 삶과 다르게 새까만 밤하늘에는 아기자기한 별들이 고요한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별들을 골똘히 바라보다 생각했다. 나는 과연 여행자인가, 아니면 방관자인가.
까칠한 볼리비아 신고식
페루에서 볼리비아로 국경을 넘는 건 꽤 간단해 보였다. 페루 쿠스코에서 푸노로 이동해 푸노에서 볼리비아 국경도시 코파카바나로 넘어가면 되는 거였다. 하지만 실전까지 간단했을 리 없었다.
쿠스코에서 날짜가 맞아 페루에서 처음 만난 영훈 오빠, 그리고 영훈 오빠의 친구인 독일인 토비와 함께 볼리비아로 이동하게 되었다. 페루에서의 마지막 날, 내가 좋아하는 고구마 칩 과자를 잔뜩 사서 페루 푸노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볼리비아로 국경을 넘을 때 여러 번 주의를 들은 말이 있었다. 절대 직행버스는 존재하지 않으니 속지 말라는 것! 역시나 터미널 삐끼들은 편하게 직행버스를 타라고 유혹했다. 눈빛 하나 흔들림 없이 확신을 주는 그들에게 살짝 흔들릴 뻔했지만 굳은 심지로 푸노까지만 버스표를 끊었다.
버스 안, 창밖을 바라보며 노래도 듣고 과자도 먹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 버스는 이미 멈춰있었고 주변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무슨 일이야?””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도로가 막힌 것 같아.””
도로가 막히다니, 졸린 눈을 비비며 창밖을 내다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도로는 활활 불타오르는 장작과 커다란 바위들로 봉쇄되어 있었다. 타오르는 장작에서는 보기만 해도 매캐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도로를 봉쇄한 주동자들이 버스 주위를 감싸고 흔들거나 위협적인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무슨 시위를 벌이는 것 같았다. 조금 기다리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기다렸다. 하지만 삼십 분이 지나도 한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조짐이 없었다. 더군다나 버스 기사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뒤였다.
시간이 흐르자 다른 버스들이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도로 상황은 좋지 않았고 몇 시간 내로 해결될 조짐도 전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우리 일행은 버스 짐칸에 넣어둔 짐을 챙겨 무작정 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날벼락이람?’ 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볼리비아에서는 버스회사, 운송회사, 혹은 광부들의 파업이 밥 먹듯 일어나고 있었다. 이번엔 운송회사들이 파업하면서 외부에서 오는 버스를 차단하기 위해 도로 위에 불을 지르고 돌을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발을 제대로 내딛기도 힘든 울퉁불퉁한 돌길 위에서 나는 무거운 짐을 끌며 사투를 벌여야 했다. 돌길을 지나면 움푹 파인 구덩이가 나오고 그 길을 지나면 엉망진창인 진흙탕 길이었다. 더군다나 나에겐 배낭이 아닌 무려 바퀴로 끌고 다니는 캐리어가 있었다. 남미 여행전까지 배낭여행이라곤 쥐뿔도 몰랐던 내가 조금 편하게 여행하겠다고 배낭 대신 선택한 가방이었다. 나는 한 시간 동안 캐리어를 끌지도 못하고 제대로 들지도 못하며 배낭 없는 배낭여행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몸소 깨달았다.
걸을수록 가관이었다. 진흙탕 때문에 옷이 엉망이 될 때마다 짜증이 났다.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임을 알기에 나도 그리 많은 걸 기대하진 않았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환영식 전에 이따위 신고식은 좀 너무하다 싶었다. 그들의 행동에 그저 짜증이 났다. 그저 길을 막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이 이기적이라고, 내 여행을 불편하게 하는 장벽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여행자였다. 그들의 삶이 전쟁터인지 아닌지는 외국인이자 외부인인 내가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결국, 한 시간을 걸어 볼리비아 국경지대에 도착했다. 그곳에서도 한참을 낑낑대며 걷다 봉고차, 그리고 버스까지 타고나서야 코파카바나에 도착했다.
사실 코파카바나는 국경도시라는 점 외에 그다지 특별한 곳은 아니다. 대신 멀지 않은 곳에 ‘태양의 섬’으로 불리는 작은 섬이 있는데 이곳이야말로 국경을 넘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꼭 찾아가는 유명한 관광지이다. 그래서 절대 가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유명한 관광지에 가서 실망하지 않았던 적이단 한 번도 없으니까. 하지만 나와 달리 영훈 오빠와 토비는 잔뜩 기대에 부푼 듯 보였다. 동행을 하기로 한 이상 내 생각대로만 여행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결국, 나 역시 누구나 들린다는 태양의 섬에 발을 내디뎠다. ‘이슬라 델 솔’이라고 불리는 이 섬은 고대 신들이 잉카 제국을 완성하고 현지인들에게 지혜를 전수한 곳이라고 알려졌으며, 페루와 볼리비아 사이에 있는 아름다운 티티카카 호수로 유명한 섬이었다. 듣던 대로 아름답고 한적했다. 너무 한적해서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주변에 있는 거라곤 티티카카 호수뿐이었다. 무료하게 그냥 명상이나 하면 보낼까 했는데 토니와 영훈 오빠가 호수 주변에서 통통배 하나를 빌려왔다. 한 시간에 고작 우리 돈 삼천 원이면 되었다.
티티카카 호수는 남미에서 가장 큰 호수로 꼽힌다. 그래서 호수라기보다는 잠시 파도가 휴식을 취하는 고요한 바다를 보는 듯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중 하나이기도 한 티티카카 호수의 모습은 나를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마치 망망대해 속에 갇힌 힘없는 노인이 된 기분이었다.
유명한 섬이라기엔 신기할 정도로 조용한 이 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호수를 그저 바라보는 일뿐이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호수의 흐름처럼 매우 더디게 시간을 보내는 것 뿐이었다.
문득 도로에서 길을 막고 불을 지르며 버스를 흔들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티티카카 호수는 이렇게 잔잔하고 고요하지만 그들의 삶은 지금 이 시각에도 고요하지 않으리라.
도로 위에서 불타오르던 불길과 그 불길보다 뜨거워 보였던 그들의 눈빛이 뇌리를 스쳤다. 순간, 마음이 불편해졌다.
‘여행자’이니까 전혀 상관없다고, 상관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들이 내 여행에 불편을 줬다는 원망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여행자이기에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것은 스스로 편해지기 위한 한낱 변명일 뿐이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때에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이었다. 사회적인 이슈보다는 연예인들의 가십, 누군가의 생존권보다는 나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작은 불편함, 한국에서조차 나에겐 그게 더 중요했다. 그러니 어쩌면 ‘여행자니까.’라는 말은 그저 변명일 뿐이었다.
그들의 치열한 삶과 다르게 새까만 밤하늘에는 아기자기한 별들이 고요한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별들을 골똘히 바라보다 생각했다. 나는 과연 여행자인가, 아니면 방관자인가.
목차
프롤로그
제1장 볼리비아까칠한 볼리비아 신고식 13
여행의 이유 18
인연을 만나고 인연을 놓치다 27
스페인어 대신 성교육 38
운동부 여자의 최후 49
묻지마! 칼부림 61
냄비에 달고?나, 너무 쓰구나! 67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케이크 73
밥心 77
[ 얼렁뚱땅 레시피 ① - 로시오의 아로스 콘 레체 ] 82
시골小녀의 전원일기 83
완벽한 잔머리 여행자 97
[ 얼렁뚱땅 레시피 ② - 마우리시오의 레몬첼로 ] 101
제2장 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 밀입국 시도 105
아르헨티나, 나한테 불만있니? 114
눈물의 생일축하 124
불법체류자가 국경을 넘는 방법 134
제3장 칠레산티아고 ‘퍽’치기 149
그 많던 체리는 누가 다 먹었을까? 160
돌하르방 혹은 모아이 167
바다 거북이와 인어공주 175
무식하면 용감하고 용감하면 고생한다 182
이스터 섬 연쇄살인마 193
모아이보다 사랑스러운 것들 209
이만오천원의 행복 218
[ 얼렁뚱땅 레시피 ③ - 람지의 페브레 ] 229
제4장 다시 아르헨티나이젠 파타고니아까지 휴업 중 233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243
달콤한 나의 도시, 바릴로체 254
[ 얼렁뚱땅 레시피 ④ - 이안의 파파 크림 파스타 ] 266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말괄량이 로피 267
카르페디엠 272
4년과 맞바꾼 남미여행 277
부침개 죽의 비밀 레시피 284
싸구려 아이스크림의 뒤통수 288
[ 얼렁뚱땅 레시피 ⑤ - 로피의 시금치 치즈 엠파나다 ] 295
마지막 생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