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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6867952 / 316쪽 152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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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동유럽에 눈뜨다 김애란 작가의 단편 「호텔 니약 따」에서는 태국으로 여행을 간 주인공이 숙소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한다. ‘1700년대 바흐가 작곡한 음악을 2000년대 캄보디아에 온 한국여자가 1900년대 글렌 굴드가 연주한 앨범으로 듣는구나.’ ‘이상하고 놀랍구나’. 세계는 원래 그렇게 ‘만날 일 없고’ ‘만날 줄 몰랐던’ 것들이 ‘만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여행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연한 작은 불씨로 인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곳에 발을 내딛고, 만날 줄... 동유럽에 눈뜨다 김애란 작가의 단편 「호텔 니약 따」에서는 태국으로 여행을 간 주인공이 숙소에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한다. ‘1700년대 바흐가 작곡한 음악을 2000년대 캄보디아에 온 한국여자가 1900년대 글렌 굴드가 연주한 앨범으로 듣는구나.’ ‘이상하고 놀랍구나’. 세계는 원래 그렇게 ‘만날 일 없고’ ‘만날 줄 몰랐던’ 것들이 ‘만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여행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연한 작은 불씨로 인해,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곳에 발을 내딛고, 만날 줄 몰랐던 낯선 도시와 사람을 만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것. 그리고 그런 우연의 점철을 맞닥뜨리며 우리는 여행에 중독되어 간다. 저자는 이 글이 여행을 갈망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불씨가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을 덮은 후 동유럽의 매력에 눈을 반짝이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번쩍 든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 같다. “혼자 여행을 가? 그것도 동유럽으로?” 첫 장기 여행을 동유럽으로 결정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부러움 반, 우려 섞인 시선 반으로 나를 봤다. 여행 경력이 적은 편은 아니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근 7년 동안 매년 짬을 내 여행을 다녔다. 그것도 대부분 계획을 손수 짜고 다녔으니, 여행을 모르는 초짜는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주변에 여행 이야기를 할 때면 매번 ‘네가?’라는 의외의 눈빛을 받는다. 이런 반응은 평소 나를 잘 아는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내가 봐도 나는 조용하고, 소극적이고, 예민하고, 움직이기 싫어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그야말로 내향적 기질의 완전체이기 때문이다. 동유럽을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내 그런 기질과도 연관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일상과 사람에 지쳐 있던 나는 그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었고, 그곳이 동유럽이라고 생각했다. 지도를 펼쳤을 때,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는 유럽 대륙이 보였다. 왼쪽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익숙한 나라가, 오른쪽에는 처음 본 나라들이 크고 작은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그 나라들은 마치 정복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처럼 보였다.
몇 년 전, 우연히 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할슈타트의 존재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담당 PD와 현지인은 작은 조각배를 타고 천천히 호수를 가로질렀다. 찰박찰박 노 젓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짙푸른 호수가 텔레비전 화면을 가득 채웠다. 호수면의 동화 같은 집들이 물결에 따라 흔들렸다. 현실에 없는 환상 속 세상 같았다. 이런 곳에서 며칠간 머물 수 있다면, 머리와 가슴속에 찌들었던 모든 것들이 말끔히 씻겨 나갈 것 같았다. 하루하루 일에 치여, 거의 반송장으로 살았을 때쯤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이곳을 여행하기로 결정했을 때, 해야 할 일들을 메모했다.
1. 사람이 거의 없을 새벽 무렵, 물안개가 피어오른 호숫가를 산책하고, 오후에는 산비탈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마을을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기
2. 해가 질 때쯤 호수 가운데서 모터보트 타기(햇빛이 강한 편이니, 조금 비싸더라도 차양이 있는 보트로 빌리자!)
3. 저녁에는 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따뜻한 오스트리아 전통 수프와 슈니첼 먹기 <35쪽>
쿠트나호라(Kutna Hora)는 예상했던 대로 ‘삭막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는 도시였다. 잿빛 하늘, 싸늘한 공기. 날씨마저 이렇게 ‘쿠트나호라’스럽다니! 쿠트나호라를 음산하고 침울한 도시로 기억하게 된 것은 ‘해골성당(Kostnice Ossuary)’ 때문이다. 4만 개의 유골로 내부가 장식되어 있다는 기괴한 성당. 어떻게 이런 성당이 존재할 수 있을지 호기심이 앞섰다. 성당의 탄생 배경은 이렇다. 1278년, 이스라엘을 방문한 헨리 수도원장이 예루살렘 골고다 언덕에서 가져온 흙을 이곳 터에 뿌리면서 이 장소가 신성한 곳으로 여겨졌고, 죽은 뒤 여기에 묻히기를 원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14세기 무렵, 흑사병과 후스 전쟁에서 희생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성당 인근에 매장되었는데, 점점 늘어나는 시신을 안치할 곳이 부족해지자 앞을 못 보는 한 수도사가 납골당을 만들어 내부를 뼈로 장식한 것이 지금의 성당이 되었다고 한다. 듣기만 해도 으스스한 이 사원 덕에 쿠트나호라를 찾는 이들도 꽤 된다. 나는 이 장소를 발견하고선 곧바로 매혹됐다. 낭만의 프라하보다 죽음과 몰락이 깃든 쿠트나호라가 내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93쪽>
자다르는 ‘고대의 도시’라는 명칭이 어울리는 곳이었다. 견고한 성벽이 바다와 마을의 경계를 가르고 있었고, 마을 입구에는 작은 배 수십 척이 정박해 있는 소박한 항구가, 뒤로는 끝없이 펼쳐진 청푸른 아드리아 해가 한눈에 들어왔다. 굵직한 신전 기둥 같은 구시가지 입구를 넘어섰을 때, 시간을 거슬러 고대의 도시에 들어선다. 윤이 나는 대리석 바닥의 좁은 길은 3천 년 자다르의 역사가 담겨 있는 흔적 그 자체다. 반짝이는 바닥을 신기한 듯이 발로 문질러 본다. 단단하고, 미끄럽고, 시원한 대리석의 감촉이 운동화를 넘어 맨살에 닿는 것 같았다. 이 사소한 행동이 도시의 정체성을 알아채는 주문이라도 된 듯, 익숙하고 친숙하게 이 낯선 도시를 받아들인다. <203쪽>
시나이아 수도원에서 펠레슈 성까지 가는 길, 여지없이 나는 길을 잃고 헤맸다. 혼자만의 여행이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길치’라는 불치병은 도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연히 만난 유쾌한 오스트리아인의 친절한 길안내가 없었더라면, 아마 성 근처에도 못 갔을 것이다. 시나이아에 왔다면 꼭 봐야 할 것은 두 가지다. 바로 시나이아 수도원(Sinaia Monastery)과 펠레슈 성(PeleşCastle). 특히 펠레슈 성은 유명하다. 사람들이 시나이아를 찾는 이유도 대부분 이 성을 보기 위해서이며, 시골마을에 불과했던 시나이아가 관광지로 알려진 것도 펠레슈 성이 생긴 후부터다. 카를 1세(Karl I)의 여름 별궁이었던 이 성이 선 후로 주요 도시와 교통이 연결되기 시작했으며, 왕족부터 일반 시민들까지 이곳에 드나들며 이 마을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펠레슈 성과 더불어 내가 이 도시를 유독 마음에 들어 했던 이유 중 하나는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여행 일수가 쌓일수록 이런 소박한 도시가 좋아진다. ‘꼭 봐야 하는 것’에 대한 강박이 줄어들면서, 자유로워진다. 그걸 깨달은 후로, 관광 후의 시간을 즐기게 됐다. <287쪽>






목차
하나,
나만의 도시 지도 만들기
체코, 체스키크룸로프
체코의 낭만 동화 속 마을에서 찾을 것·017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부슬부슬 비오는 날, 호수 마을 산책·033
다섯손가락 위에서 본 지구 풍경·044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흔적 따라 중세 골목 탐방·055
루마니아, 시기쇼아라
시간이 멈춘 도시, 언덕 위 요새 마을 방문기·065
그리스, 이드라
예술가들이 사랑한 이드라 섬에서 쉬엄쉬엄·075
둘,
낯선 도시에서, 모험
체코, 쿠트나호라
해골로 만들어진 성당이 있다고?·093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
개미굴, 화성비밀기지로 동굴탐험·103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요정이 사는 숲을 걷다·111
루마니아, 브란 성
스토리텔링의 승리, 브란 성·119
불가리아, 벨리코투르노보
절벽 위 아슬아슬한 마을 끝에서·127
오스트리아, 장크트볼프강
마리아가 도레미 송을 부르던 산으로·143
셋,
동유럽 속 숨은 매력을 찾아서
체코, 프라하
카를교, 여러 번 걸어야 한다·155
낭만 프라하, 맞춤 공연 투어·164
번잡한 프라하, 반나절만 탈출해 보기·172
오스트리아, 빈
예술의 도시에서 마음 속 예술가를 품고 오는 것·179
슬로베니아, 블레드
블레드 성에서 옥빛 호수를 내려다보다·193
크로아티아, 자다르
바다와 바람의 환상 하모니, 바다오르간·203
카푸치노가 저렴한 아드리아 해 노천카페에 종일 머물다·210
헝가리, 부다페스트
도시를 잇다, 사람을 잇다. 부다페스트의 특별한 다리들·215
부다페스트의 황금빛을 찾아서·224
불가리아, 소피아
돔의 향연,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사원이 포인트·239
넷,
숨기 좋은 도시에서 잠수 타기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베로니카가 사랑한 도시, 걷다 보면 알게 될 것·251
류블랴나 성에서는 특별한 일이 생긴다·258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지상의 유토피아, 이곳에서 찾았다·269
두브로브니크를 즐기는 세 가지 방법·278
루마니아, 시나이아
이토록 아름다운, 펠레슈 성·287
그리스, 미코노스
푸르고 하얀 섬 미코노스에서 펠리컨 찾기·295
무라카미 하루 키처럼 미코노스 산책하기·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