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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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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5]

엠마뉘엘 베르네임 저 | 이원희 역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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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885559 / 104쪽 132 x 1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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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짧지만 명징한 울림, 말의 포화상태에 던지는 집요한 침묵과 고독!”
반복되는 오해와 기대, 상투적인 사랑의 밀어에
전쟁을 선포한 독특한 연애 소설

“그린빈 좀 들겠소?” 로익이 엘렌에게 처음 건넨 말이자,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몇 마디 안 되는 대화 중 하나다. 『커플』이라는 제목을 보고 로맨틱한 연애 소설을 상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두 남녀의 만남은 여느 연애 소설처럼 드라마틱하거나 운명적이지도 않다. 그들의 만남은 ‘여덟 번’의 저녁 식사, ‘두 번’의 약속 취소, ‘한 번’의 섹스로 압축할 수 있다. 하지만 숫자로는 도저히 환원 불가능한 이상야릇하고 불완전한 두 남녀의 심리는 열다섯 개의 보이지 않는 구멍으로 남는다. 달콤한 말 한마디 등장하지 않는 연애 소설인 『커플』은 가장 지리멸렬하고, 가장 솔직하고, 가장 독특한 연애 소설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짧지만 명징한 울림, 말의 포화상태에 던지는 집요한 침묵과 고독!” 반복되는 오해와 기대, 상투적인 사랑의 밀어에 전쟁을 선포한 독특한 연애 소설 “그린빈 좀 들겠소?” 로익이 엘렌에게 처음 건넨 말이자,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몇 마디 안 되는 대화 중 하나다. 『커플』이라는 제목을 보고 로맨틱한 연애 소설을 상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두 남녀의 만남은 여느 연애 소설처럼 드라마틱하거나 운명적이지도 않다. 그들의 만남은 ‘여덟 번’의 저녁 식사, ‘두 번’의 약속 취소, ‘한 번’의 섹스로 압축할 수 있다... “짧지만 명징한 울림, 말의 포화상태에 던지는 집요한 침묵과 고독!” 반복되는 오해와 기대, 상투적인 사랑의 밀어에 전쟁을 선포한 독특한 연애 소설 “그린빈 좀 들겠소?” 로익이 엘렌에게 처음 건넨 말이자,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몇 마디 안 되는 대화 중 하나다. 『커플』이라는 제목을 보고 로맨틱한 연애 소설을 상상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두 남녀의 만남은 여느 연애 소설처럼 드라마틱하거나 운명적이지도 않다. 그들의 만남은 ‘여덟 번’의 저녁 식사, ‘두 번’의 약속 취소, ‘한 번’의 섹스로 압축할 수 있다. 하지만 숫자로는 도저히 환원 불가능한 이상야릇하고 불완전한 두 남녀의 심리는 열다섯 개의 보이지 않는 구멍으로 남는다. 달콤한 말 한마디 등장하지 않는 연애 소설인 『커플』은 가장 지리멸렬하고, 가장 솔직하고, 가장 독특한 연애 소설이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할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잇새에 낀 푸른 야채 조각을 없앨 것이다.” 여덟 번의 저녁 식사, 두 번의 취소, 그리고 한 번의 섹스…… 열정과 권태의 경계를 오가는 그들만의 불완전한 사랑의 방식 머뭇거리고, 기대하고, 오해하고, 남자를 유혹하고, 남자를 위해 요리를 준비하는 여자. 상상하고, 의심하고, 임상적인 시선으로 여자를 관찰하고, 무관심한 척 거리를 두고, 여자 몰래 피임 기구 페서리에 열다섯 개의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을 내는 남자……. 『커플』은 별다른 교류나 감정 없이 여덟 번의 저녁을 먹고, 한 번의 섹스를 갖는 두 남녀의 지난한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마치 카메라 앵글처럼 두 사람을 조용히 응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들의 만남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도록 만든다. 첫 번째 식사는 엘렌과 로익이 처음 만나는 저녁 초대 자리다. 의사인 로익은 어느 저녁 모임에서 우연히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엘렌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식사는 레스토랑에서 이루어지는데, 로익은 엘렌의 윗니 사이에 낀 야채 조각만 바라본다. 세 번째 저녁 식사는 엘렌의 집에서 이루어질 예정이었지만, 로익이 약속을 취소하는 바람에 엘렌이 준비한 음식들은 모두 냉동되고 만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총 여덟 차례의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그 과정에서 키스를 나누고, 섹스도 하게 되지만, 여전히 관계는 제자리걸음이다. 중간중간에 로익이 일부러 약속을 깨어 그녀의 반응을 살피기도 하고, 다른 남자의 흔적을 찾겠다고 엘렌의 집 구석구석을 조사하기도 하는 등 특이한 행동을 하지만 그조차도 그들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 급기야 로익은 마지막에 자신의 집에 문병을 온 엘렌의 페서리에 열 다섯 개의 구멍을 낸다. 심지어 그 구멍조차도 작은 핀 구멍이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띄지 않는 구멍을 통해 아직 소설에 기술되지 않은 어떤 변화가 그들 사이에 불어닥치리란 걸 감지할 수 있다. 물론 작가는 로익의 이상 행동을 담담하게 보여줄 뿐 그들 관계의 결말을 예측할 만한 어떠한 결정적인 단서는 제시하지 않는다. 독자들은 작가가 던져준 열린 결말 속에서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커플』의 이야기 구조는 그녀의 문장만큼이나 간단명료하다. 여덟 번의 저녁 식사, 두 번의 약속 취소, 한 번의 섹스, 그리고 열다섯 개의 구멍. 이들의 관계는 겉보기엔 객관적 수치로만 환원 가능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또한, 이 작품은 보통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완전히 무시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곧 끝이고, 끝은 곧 시작인 것 같다. 어쩌면 소설의 안팎이 붕괴된 상태로도 읽힌다. 그리고 집요한 언어의 침묵과 행간의 여백은 사무엘 베케트에서 읽었던 완전무결한 고독감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놀랍게도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소설은 다시 시작된다. 열정과 권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듯한 두 사람의 불완전한 사랑의 방식이 편집증적으로 약속하고 취소하고 집착하는 반복적 행동을 통해 더욱 질척거리고 끈적거리는 감정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상투적인 사랑의 밀어, 운명적인 사랑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는 이 독특한 연애소설을 통해 끝 간 데 없는 권태와 끓어오르는 열정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메디치상 수상 작가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100페이지’의 미학 “곤두선 신경처럼 날카롭고 압축된 문체”, “자극적이고 아이러니컬한 차가움으로 탈선의 현기증을 묘사하는 작가”, “모든 사랑의 테마를 전율시키는 글쓰기”, “면도날로 자른 것 같은 분명함과 죄어오는 폭력적 압박감”, “하루 동안의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마시는 아주 진한 커피 같은 소설…….” 프랑스에서 가장 실험적인 작품에게 수여되는 메디치상을 수상한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소설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특이한 방식으로 현대 여성의 ‘괴벽’을 그리고 있는 베르네임은 20년 동안 100쪽 남짓한 짧은 소설 다섯 편(『잭나이프』,『커플』, 『그의 여자』, 『금요일 저녁』, 『스탤론』)을 발표하면서 ‘100페이지의 작가’로도 불린다. 특히 첫 작품 『잭나이프』는 출간 당시 비평가들로부터 너무 짧고, 너무 간결하고, 너무나 건조한 문투의 독특한 작품 세계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993년 ‘새롭고 독특한 문체’로 쓰인 작품에 수여하는 ‘메디치 문학상’의 심사위원회는 베르네임의 세 번째 소설인 『그의 여자』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 소설은 곧바로 1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고, 13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었다. 그의 후속작인 『금요일 저녁』 역시 출간과 동시에 문단과 독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작가정신에서 프랑스 문학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작품 세계의 정수를 느낄 수 있도록 초기부터 최근작까지를 선보이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네 편의 작품은 『잭나이프』, 『커플』, 『그의 여자』, 『금요일 저녁』이다. 작가의 가장 최근작인 장편소설 『다 잘된 거야』는 2015년 2월에 출간할 예정이다. ★줄거리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엘렌과 의사인 로익은 어느 저녁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 된다. 엘렌은 로익을 유혹하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로 초대하고, 빨간색 루주를 바르고, 페서리(피임기구)를 준비하기도 한다. 그러나 약속이 취소되었다고 해서 로익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그냥 로익이 집에 놓고 간 가죽점퍼를 몰래 입고 다닐 뿐이다. 한편, 로익은 약속이 취소되어도 화를 내지 않는 엘렌의 태도에 분명 다른 남자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로익은 그녀의 아파트에서 다른 남자의 흔적을 찾기 위해 마치 수사관처럼 화장실과 욕실, 응접실 등 구석구석을 조사한다. 때로는 그녀가 자신과 만나고 나서 다시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가는 건 아닌지 의심하며 마치 잠복근무를 하는 형사처럼 그녀의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있기도 한다. 이처럼 반복되는 오해와 기대 속에서 엘렌과 로익은 조금씩 관계가 진전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벽이 존재한다. 그러나 감기에 걸린 로익을 병문안 갔다가 엘렌가 전염돼 자리에 눕게 되자 로익이 그녀를 찾아간다. 그러고는 엘렌의 페서리에 “열다섯 개의 보이지 않는 구멍”을 낸다. 마치 그것이 둘 사이의 장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저자 소개

1955년 12월 13일 파리에서 태어나 일어학을 전공했고, 《영화 평론》지에서 사 년간 사진자료실 책임자로 근무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드라마 대본 심사위원이며, 2010년부터 메디치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프랑수와 오종 감독의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베르네임은 이십 년 동안 백 쪽 남짓한 소설 다섯 편을 발표했다. 1985년 발표한 첫 작품 『잭나이프』로 이미 화제가 된 그녀는 『커플』(1987년), 『그의 여자』(1993년), 『금요일 저녁』(1998년)을 내놓았다. 특히 ‘새롭고 독특한 문체’로 쓰인 작품에 수여하는 메디치상을 수상한 『그의 여자』에서 감각적인 소설가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스탤론』(2002년) 이후 거의 십 년이라는 오랜 공백을 깨고 발표한 신작 『다 잘된 거야』(2013년)는 자전적 소설로 아버지의 안락사라는 묵직한 주제를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역자 소개

프랑스 아미앵 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장 지오노의 『영원한 기쁨』 『세상의 노래』, 아민 말루프의 『사마르칸드』 『타니오스의 바위』, 블라디미르 바르톨의 『알라무트』, 도미니크 페르낭데즈의 『사랑』, 장 크리스토프 뤼팽의 『붉은 브라질』 『아담의 향기』,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그의 여자』 『금요일 저녁』 『커플』 『잭나이프』 『다 잘된 거야』 『나의 마지막 히어로』,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시리즈,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 『세상의 피』, 마린 카르테롱의 『분서자들』(전 3권), 마르크 레비의 『피에스 프롬 파리』 등 다수가 있다.

책 속에서

로익은 그다음 주에 엘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들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엘렌의 윗니 사이에 풀, 아니 샐러드 조각이 끼어 있었다. 로익은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는 일부러 말을 시켰다. 그는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입에 시선을 고정하고 치아를 드러나게 할 음절이나 미소를 기다렸다. 그녀는 먹고 있었다.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입술을 닦았다. 그는 꼼짝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말을 시작하면서 미소 짓길 기다렸다. 그는 커피 두 잔과 계산서를 부탁했다. 그는 엘렌을 바래다줄 것이다. 그리고 키스할 것이다. 그는 그녀의 볼 안쪽, 잇몸에 이어 치아로 혀를 옮기다 잇새에 낀 푸른 야채 조각을 없앨 것이다.

야채 조각은 엘렌이 커피를 마실 때 사라졌다. 그는 그녀를 바래다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키스하지 않았다.
-11~12쪽

욕실에서는 뭔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전기 면도기와 각각 칫솔과 치약이 담긴 컵 두 개가 있을 것이다. 같은 치약을 쓰는 게 아니라면. 아니, 그들의 입은 같은 맛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숨결이 뒤섞여 같은 냄새가 날 것이다.
로익은 화장실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작은 문을 열었다. 욕조도 세면대도 보이지 않았다. 수납장도 없었다. 선반 위에는 두루마리 화장지들과 탈취제 한 병이 놓여 있었다. 하얀 바닥에 변기용 솔 하나가 있었다. 잡지도 없었고, 벽에 붙여놓은 것도 없었다. 로익은 거칠게 변기의 물을 내렸다. 다음에는 욕실을 조사할 것이다 .
-19쪽

그는 오른손으로 호주머니에서 핀을 꺼냈다. 그는 핀으로 페서리를 찔렀다. 열다섯 번을 찔렀다. 고무막 표면에 골고루 찔린 열다섯 개의 작은 구멍. 열다섯 개의 작은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
-98~99쪽

목차

목차
커플
옮긴이의 말 달콤한 말 한마디 등장하지 않는 독특한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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