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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안식월

이승민 저 | 바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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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5163526 / 208쪽 / 270g / 13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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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인터파크가 주최한 제1회 K-오서 어워즈 여행소설 부문 당선작! 때로는 단 한 번의 여행이 영원보다 긴 기억을 남긴다. 잠시 쉬어가도 좋은, 당신의 안식월은 언제인가요? 피카딜리 서커스와 쇼디치의 낯선 거리, 순수한 불륜과 어긋난 짝사랑, 킨의 노래와 엑스터시, 시니컬한 게이 조향사와 이방인 티베트 인권운동가……. 런던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맞닥뜨리는 뜻밖의 풍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드라마틱한 인연과 사랑의 쉼표가 시작된다. 신인작가 이승민의 소설 은 인터파크도서가 주최한 2014년 제1회 K-오서 어... 인터파크가 주최한 제1회 K-오서 어워즈 여행소설 부문 당선작! 때로는 단 한 번의 여행이 영원보다 긴 기억을 남긴다. 잠시 쉬어가도 좋은, 당신의 안식월은 언제인가요? 피카딜리 서커스와 쇼디치의 낯선 거리, 순수한 불륜과 어긋난 짝사랑, 킨의 노래와 엑스터시, 시니컬한 게이 조향사와 이방인 티베트 인권운동가……. 런던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맞닥뜨리는 뜻밖의 풍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드라마틱한 인연과 사랑의 쉼표가 시작된다. 신인작가 이승민의 소설 은 인터파크도서가 주최한 2014년 제1회 K-오서 어워즈 ‘여행소설’ 부문 당선작이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인터파크도서와 출판사 바람이 함께 주최한 이번 공모전에는 남녀노소를 불문 숨겨진 고수들의 열띤 호응이 있었고, 본 작품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기자 생활 7년 만에 처음으로 한 달 간의 안식월을 맞은 주인공 유진은 사랑과 이별의 화두를 안고 런던을 찾는 다. 런던 유학 시절 연인 사이였으나 현재는 불륜 관계에 놓인 인혜와의 만남을 위해서다. 그러나 여행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마련. 먼저 런던에 도착해 둘만의 추억이 담긴 아파트에서 인혜의 연락을 기다리던 유진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알게 된 게이 조행사 데런과 그의 순진한 연인 쳰을 통해 티베트 독립과 동성 결혼 합법화 투쟁이라는 낯설고도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면서 점점 다른 세상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던 유진에게 인혜는 14일만에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문제 메시지를 보내 오는데…… 작가가 실재로 런던 여행 도중,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맞닥뜨렸던 작은 시위대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이 소설은 누구나 꿈꾸는 여행의 낭만이나 판타지와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오히려 계획과 상상을 배신하며 예기치 않게 펼쳐지는 여정이 현실보다 더 아프거나 쓰릴 수도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이별을 예감하며 런던을 찾은 주인공이 런던에서 만나는 뜻밖의 이야기는, 그래서 일상적이지 않고 이상적이지도 않다. 독자들은 을 통해 떠나오기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생경한 에너지가 어떻게 일상의 질서를 해체하고 치유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지, 나아가 사람들이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찾게 될 것이다. 이승민의 은 단순치 않은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만남과 이별, 동성애, 티베트, 불륜, 돌발적인 통고에 맞닥뜨린 삶, 기다림, 또 기다림…… 사건의 연속이지만 문장은 내성적이고 차분하다. 자기 연민보다는 훨씬 더 강력한 도구인 성찰과 냉정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작가로서는 중요한 자원이다. _소설가 성석제, 심사평 중에서 최종 심사를 담당했던 소설가 성석제의 극찬이 말해주듯 이 소설의 미덕은 흔치 않은 소재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서 삶의 이야기를 건넨다는 데 있다. 작가는 동성애와 불륜, 티베트 독립과 같이 결코 단순하거나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을 차분한 시선으로 솜씨 있게 버무려내며 마침내 보편적인 사랑과 삶의 이야기로 완성시켰다. 한편, 런던을 단순히 배경으로 삼는 데 머무르지 않고 런던이 가지고 있는 매혹을 충분히 전달하는 데에도 성취를 이뤄 런던을 방문했던 이들에게는 짙은 향수를, 방문한 적 없는 이들에게는 떠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편, 작가가 직접 선정한 단편 이 수록되어 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듯 보이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소설 창작을 이어왔던 작가가 간직하고 있던 보석 같은 단편이다. 미혼 계급과 기혼 계급이 철저하게 나뉘어 있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부부 관계를 지속해도 좋을지에 대한 여부를 등급으로 판정받는 ‘감정실’에 앉아 있는 부부의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비현실적이면서도 소름 끼칠 정도로 현실을 은유하는 설정도 독특하지만 계급 사회의 현실과 사랑의 이면 등 인간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듯한 스토리 역시 주목할 만하다. 신인 작가 특유의 재기발랄함에 결코 가볍지 않은 내공이 더해진 이 흥미로운 단편을 통해 어려운 주제를 능수능란하게 다뤄내는 이승민 작가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 인터뷰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왔으니, 소설 이야기로 집중해볼게요. 소재도 신선했지만 주제도 강렬합니다. 이 소설의 출발이 궁금합니다. 어떤 계기 혹은 어느 사건으로부터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시작됐나요? 실제로 처음 런던을 찾았던 때 티베트인들의 시위대를 목격했습니다. 당시 출장 중이었던 저는 어울리지 않는 고급 차를 타고 런던의 명소들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피카딜리 광장에서 우연히 그들을 보게 된 것이지요. 런던 도심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러니한 이미지였는데, 비를 맞으며 절박하게 독립을 외치던 그들의 모습이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더군요. 그 기억의 끝에서 출발한 것이 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가요?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를 기쁘게 하거나 행복하게 하는 재료들은 소설이 되지 않습니다.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들을 꾹 담아두었다가 빵 터질 것 같은 순간에 배설하듯 써 내려갑니다. 정신없이 초고를 완성한 뒤에야 나 자신을 추스리듯 작품을 보게 되고요. 그런 의미에서 허무와 열등감, 우울은 기쁨보다 더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 쓸 때 특별한 버릇이 있나요? 초고를 완성하는 시간보다 수정하는 시간이 서너 배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초고 써 놓고 이것이 소설 꼴을 갖추기는 한 것인가 싶어 한동안 묵혀 놓는 시간이 포함돼서 더 그렇게 되더라고요. 마음에 들지 않는 소설들은 '쓰레기'라는 이름의 폴더에 넣어 놓는데 정도에 따라 3등급으로 표시해 놓습니다. 그 중 1등급 판정을 받은 상쓰레기 파일들은 얼마 후 깨끗하게 지워버립니다. 을 읽고 누군가는 런던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인가요? 핀란드로 날아가 얼어붙은 숲길을 걷고 싶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으며 혼자이고 싶습니다. 세상과 완벽하게 단절된 그곳에서라면 조금 덜 외로울지도 모르겠네요. POINTS! 01 아주 새로운 작가, 이승민 내가 그려 놓고도 어떤 그림인지 스스로 알아볼 수 없는 것이 소설이라 생각하곤 했다. 손끝에서 떨어져 나가는 순간 방향을 잃거나 다르게 해석되어 부유하는, 그래서 항상 글을 끄적거리는 동안 어둠 속을 헤매는 듯 불온한 상태에 놓였다. 내가 걷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자문하느라 자꾸 뒤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쓰는 행위를 멈추지 못하는 자신이 기묘하게 느껴지던 하루하루를 지내왔다. _이승민, 수상 소감 중에서 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신인 소설가 이승민은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십여 년 간 직장인으로 생활하는 동안에도 소설 집필을 이어왔다. 오랜 필력에서 비롯된 탄탄한 문장과 신인작가다운 재기발랄함, 새로운 감각의 상상력, 또래 남자 작가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섬세하고 독특한 감성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02 여행소설의 정석 은 앞서 바람이 펴냈던 2권의 여행소설집과 맥을 같이 하는 여행소설이다. 해외 도시를 다룬 단편소설집 와 대한민국 도시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단편 일곱 편을 묶은 소설집 가 그랬던 것처럼, 책을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런던의 비오는 거리를 걷고 싶어질지 모른다. 소설가 성석제가 심사평에서 밝혔듯이 “여행소설은 가보지 않고도

저자 소개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월간 <럭셔리(LUXURY)> 피처 에디터, <노블 에셋(Noble-Esset)> 편집장 등 여러 잡지 매체 기자를 거쳐 현재는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하며, 소설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2014년 <런던의 안식월>로 제1회 K-오서 어워즈를 수상했다. 

책 속에서

내가 호텔 안으로 들어가 체크인을 하는 동안 그는 차에서 여행 가방을 가져왔다. 10년 전 한국으로 돌아갈 때 들었던 낡은 트렁크였다. 데런은 진작 재활용 분리수거함으로 들어갔어야 할 녀석을 내려다보며 잠기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했다. 여기저기 긁히고 찌그러져 있는 트렁크는 나만큼 낡고 지친 행색이었다. 녀석에게 묻고 싶었다. 넌 이곳이 인혜와 함께 살았던 그곳이라는 게 믿겨지느냐고. 10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은 이유를 실감하겠느냐고. 덜덜거리며 돌아가는 바퀴에서 연신 쇳소리가 났다. 바보 같은 소리 그만하고 어서 구차스러운 가방으로서의 운명이나 끝내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다. 이번에도 나는 외면한다. 아직 아니야. 조금만 더 기다려.
_<런던의 안식월> 중 20p

티베트인 시위에는 피켓을 들고 행진에 참여하기라도 했지만 동성 결혼 합법화 시위 때는 어쩔 수 없이 거리를 두고 따라가는 것이 전부였다. 쳰은 우리 사이에 놓인 거리가 자신들이 없애고자 하는 딱 그만큼의 거리라고 했다. 솔직히 드랙퀸이나 반라 차림도 이 거리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얘기하자 쳰은 제발 데런을 닮아가지 말라고 말했다.
런던에 온 목적이 조금씩 희미해질수록 두려움은 불쑥 더 거세게 고개를 들곤 했다. 그것은 이곳에 온 목적을 절대 잊지 말라는 경고 같았다. 시위대를 따라가는 동안이나 갤러리에서 쳰과 농담 섞인 대화를 주고받을 때, 혹은 데런과 향수 노트에 대해 얘기할 때는 별다른 감정이나 상념이 끼어들지 않았다. 데런은 두려움보다 외로움이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고, 쳰은 두려움이나 외로움 모두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_<런던의 안식월> 중 80p

그리고 아무 연락도 없었다. 결국 저울은 쳰이 보여주었던 희망적인 반응보다 냉소적이었던 데런의 반응 쪽으로 기울었다. 기다림이 두려움으로 옮겨가려 할 때마다 나는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런던 거리를 정처 없이 쏘다녔다. 밀레니엄 브리지에서 한 시간 동안 템스 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나에게 경찰이 다가와 이것저것 물어보고 가기도 했다. 리치몬드 파크에서는 말없이 사슴을 바라보고 있던 나를 동네 주민이 신고했다. 같은 자리에서 한 시간 동안 사슴을 구경한 사람이 내가 처음이라는 게 신고 이유였다. 다행히 런던 경찰은 친절했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준 후 내가 타인의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이해시켰다. 다음부터는 한 시간 동안 사슴을 보지 말라는 이상한 당부도 했다.
_<런던의 안식월> 중 125p

5호 감정실 안은 사방 벽과 천장, 테이블과 의자까지 모두 백색이어서 원근감이 사라진 평면 공간처럼 다가왔다. 백색과 백색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명암 차이에 눈이 적응하자 테이블 저편으로 나란히 앉은 감정위원 세 명이 보였다. 모두 1년 전에 보았던 치들이었고, 가운데 앉은 대머리 감정위원은 벌써 3년째 보는 얼굴이다. 세 사람 다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있어 보호색을 띤 것처럼 보였다. 눈을 찌푸릴 만큼 부시게 내리쬐는 조명은 엄호사격보다 위압적인 기세로 그들을 수호하고 있었다.

- 기록 코드 1184번. 남편 김민기 씨, 아내 전혜리 씨. 부부 경력 5년. 최종 감정일 작년 10월 9일. 맞습니까?

백색 벽보다 더 하얀 얼굴을 지닌 왼편 감정위원이 기계적으로 차트를 읽었다. 지금 곧장 관 속으로 들어가도 될 만큼 혈색 없는 낯빛이었다. 나는 서둘러 ‘네’라고 대답했고, 아내는 두 번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감정위원들 앞에서도 주눅 드는 법이 없는 아내가 처음에는 존경스러웠고 나중에는 불안했고 가끔 걱정됐다.
_<감정> 중 168p

귀찮고 번거로운 절차이긴 하지만 해마다 연례행사를 치를 때면 새로운 자극을 받게 되기도 한다. 정기 감정 때마다 감정위원은 늘 똑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두 분 모두 기혼 계급으로서 품위와 책무를 굳건히 지킬 것을 서약한 마음에 변함이 없습니까? 결혼조약백서 위에 손을 얹은 남편과 아내는 가장 순결한 표정으로 ‘예’라고 답한다. 나는 그 의례적인 행위가 주는 신성한 자극에 매번 놀라곤 한다. ‘예’라고 답하는 순간 진정 기혼 계급으로서의 품위와 책무를 굳건히 지켜왔는지, 결혼식을 올리던 당시의 다짐에 정말 변함이 없는지 냉정히 되돌아보게 하는 매우 간단하고도 강력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_<감정> 중 182p

목차

목차
심사평_ 성석제 009
런던의 안식월_당선작_ 005
작가의 말_이승민_160
감정_작가 자선 단편_167
작가 인터뷰_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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