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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이비

시리즈 : 라임 청소년 문학 [38]

캐시 스틴슨 저 | 박은정 역 | 라임 | 201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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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5871035 / 168쪽 / 218g / 153 x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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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내 동생 아이비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입니다! 그러나 아이비는 불쌍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아이비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비에게도 평범한 기쁨이 반짝이고, 무지개가 뜨는 날이 있습니다. 기획 의도 장애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협한 시선에 던지는 뾰족한 질문!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오래 사는 게 꿈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아를 자식으로 둔 부모들이다. 비장애인들은 장애가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접하면 잠시 동안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다가도... 내 동생 아이비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입니다! 그러나 아이비는 불쌍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아이비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비에게도 평범한 기쁨이 반짝이고, 무지개가 뜨는 날이 있습니다. 기획 의도 장애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협한 시선에 던지는 뾰족한 질문!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오래 사는 게 꿈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아를 자식으로 둔 부모들이다. 비장애인들은 장애가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접하면 잠시 동안 안타까움과 슬픔을 느끼다가도 곧 미적지근한 안도감을 느끼고는 잊어버리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장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우리의 삶 가까운 곳에 있다. 2012년 통계에 따르면 장애 인구수는 250만 명 정도로, 이는 총 인구 대비 5%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장애 인구는 2%대에서 5%대로 급증했으며 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 또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구체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사람들이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한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이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병증이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나와 다른 타인을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솔직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총 인구의 5%나 되는 장애인들을 거리에서나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없다는 것은,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현실의 방증일 것이다. 여기에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불편한 시선 또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장애아가 태어남과 동시에 가족 모두가 장애인이 된 것 같다고 느끼고, 편견도 동정도 싫으니 그저 보통 사람으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하기 그지없는 바람을 품는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장애 가정의 현실이다. 장애가 한 가정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와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참혹한 뉴스로 또는 안타까움과 죄책감이 뒤범벅된 채 장애인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라임 청소년 문학 여섯 번째 책인 《안녕, 아이비》는 이렇게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장애아와 그 가족들의 삶을 사실적이면서도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중증 뇌성마비 환자인 열두 살 소녀 아이비를 동생으로 둔 열여섯 살 소년 데이비드의 시선으로 장애, 사회의 편견, 사고사, 가족애 등의 다양한 주제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다. 간략한 소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솔직하게 쓴 ‘장애아와 그 가족 이야기’ 열여섯 살 소년 데이비드의 여동생 아이비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이다. 데이비드는 부모님을 도와 아이비를 돌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여동생에게 밀려서 부모님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에 적잖은 소외감과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이보다 더 불편한 것은 아이비를 데리고 밖에 나갈 때마다 만나게 되는 타인의 냉담한 시선과 차별 대우이다. 사춘기 데이비드의 마음은 아이비에 대한 사랑과 미움이라는 양가감정 때문에 요동치기 일쑤지만, 그래도 두 아이는 서로에게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며 사이좋게 지내는 제법 괜찮은 남매지간이다. 데이비드의 부모님은 아이비의 병세가 갈수록 심해지자 위험을 감수한 큰 수술을 결심하고, 수술 전에 가족끼리 오두막 별장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마침 엄마의 옛 친구네가 앞집으로 이사를 온 직후라 데이비드 또래인 그 집 딸 한나도 여행에 동행하게 된다. 데이비드는 한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해 여행 내내 들떠 있고,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틈틈이 아이비 때문에 소란과 갈등이 생긴다. 그런데 여행이 막바지로 접어들 즈음, 데이비드와 한나가 산책을 나간 사이에 호숫가에서 아빠와 물놀이를 하던 아이비가 극심한 경련을 일으킨 끝에 익사 사고로 죽고 만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이비를 잃은 가족은 슬픔과 자책감 속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데이비드는 아이비를 향한 그리움과 아빠에 대한 원망 속에서 대책 없이 흔들린다. 아이비의 죽음을 둘러싼 흉흉한 소문과 사람들의 무심한 이야기들로 상처 입은 데이비드와 부모님은 갈등을 겪다가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가족 간의 사랑과 믿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데이비드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을 한나에게 이야기한 뒤 차츰 아이비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안녕, 아이비》는 장애아를 가족 구성원으로 둔 이들이 경험하는 현실적인 고민과 심리적 압박은 물론이고, 장애아를 바라보는 타인의 다양한 시선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무엇보다 장애아의 죽음으로 인한 가족의 균열과, 양가감정에서 비롯된 자책과 혼란을 짧은 이야기 속에 짜임새 있게 구축했다. 또한 데이비드의 시선으로 아이비의 삶을 조명함으로써 장애라는 소재에 객관적 거리를 두어서 독자가 더욱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끔 형상화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나 남들과 다른 고통을 경험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아이비의 삶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아이의 죽음이 당사자와 가족 모두에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비장애인의 편협한 시선에서 벗어나 장애아의 삶에도 평범한 기쁨과 슬픔이 존재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와 나누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그림으로써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삶 앞에서 장애와 비장애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의미한 일인지를 절묘하게 보여 준다. 죽음을 통해서 삶을 긍정하게 되는 따뜻한 이야기 아이비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의 중심 이야기가 작품을 단단히 지탱하는 한편, 한나를 만나 설레어하는 데이비드의 이야기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슨하게 풀어 주며 서사에 리듬을 더해 준다. 데이비드의 풋풋한 첫사랑은 장애아를 여동생으로 둔 사춘기 소년에게도 평범한 삶과 고민이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읽힌다. 또 아버지의 부재라는 결핍을 가진 한나가 데이비드 가족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버지의 사랑과 가족 간의 믿음을 확인하고 부러워하는 점 또한 인상적인 대목이다. 비장애인들은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을 ‘장애’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기 때문에 그들의 삶 속에서 보편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윌 할아버지나 한나처럼 편견 없이 아이비를 대하고 데이비드의 가족과 어울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평범한 삶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비장애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장애라는 것이 단순히 특정한 가족의 불행으로 치부될 일이 아니라, 사회와 그 구성원들 모두 함께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는 이해도 가능할 것이다. 《안녕, 아이비》는 아이비의 죽음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삶을 긍정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고통과 죽음을 곁에 둔 이들이 평범한 삶을 치열하게 쟁취해 내는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삶이 그 자체로 기적’이라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안녕, 아이비’라는 말이 아이비와의 이별인 동시에, 장애라는 편견을 걷어내고 진짜 아이비를 만나는 인사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의 말 장애아의 죽음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등장인물들에 대한 세심하고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장애아를 가족 구성원으로 둔 이들이 겪는 희로애락을

저자 소개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글쓰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 전까지 우체국에서 일하기도 하고,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 궬프 시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주 작은 마을에서 글을 쓰며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글쓰기 교실도 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빨강이 제일 좋아』, 『아무도 듣지 않는 바이올린』 등이 있습니다.

역자 소개

  • 이름 : 박은정
    국적 : 대한민국
    직업 :
    분류 : 아동/청소년 문학가 , 기타
    인기지수 [13]
    작가상세보기 관심작가 등록/신간알림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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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서 영어 영문학을 공부한 뒤, 중·고등학생을 위한 영어 교재를 만드는 일을 했다. 아이들에게 우리말로 읽어 줄 수 있는 좋은 책을 소개하고 싶어서 본격적으로 번역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어린이·청소년 책을 기획, 번역하고 있으며, ‘한겨레 어린이·청소년 책 번역가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에서

뜻밖의 초대
데이비드의 여동생 아이비는 중증 뇌성마비 환자이다. 부모님과 데이비드의 생활은 아이비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데이비드는 이런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외감과 서운함을 느낀다. 이런 와중에 앞집에 이사 온 또래 친구 한나에게 호감을 느낀 데이비드는 그 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를 쓰지만, 지저분하고 소란스러운 아이비 때문에 한나도 다른 친구들처럼 자신을 멀리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알았어요, 알았어. 아이비 일인데 어련하시겠어요. 우리 집에서는 그 애가 제일 중요하다는 거 저도 잘 알아요.”
나는 불퉁거리며 대답했다. 뭐든 아이비 위주인 부모님에게 쌓인 불만이 불시에 터져 나왔다. 이럴 땐 나도 스스로를 어쩌지 못하겠다. 아이비나 나나 똑같은 자식인데, 우리 부모님은 어째서 내 일에는 통 관심이 없을까? 한나가 오늘 처음으로 나를 집에 초대했는데도 이렇게 무관심하다니…….
한나는 삼 주일 전에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한나 엄마와 우리 엄마는 옛날부터 서로 알던 사이여서, 한나네가 이사 오자마자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었다.
나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한나가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서 초대를 받았을 때 무지무지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다. 한나가 나에게 호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딱히 아는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없어서 초대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지 어쩌는지 신경도 안 썼다. 이런 와중에 아이비 약을 사 오라는 심부름까지 시키다니…… 정말로 너무하다. ―8~9쪽에서


발작성 경련
데이비드의 부모님은 아이비의 증세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자 위험을 감수하고 큰 수술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수술 전에 시골 오두막으로 가족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운 뒤 한나도 초대한다. 데이비드는 여행 내내 한나와 단둘이 있고 싶어 애를 태우고, 아이비는 발작성 경련을 일으키거나 부모님의 갈등에 불을 지펴 데이비드를 속상하게 한다.

아이비는 기침이 멎자 다시 스프링클러 쪽으로 데려가 달라고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떠어! 업빠, 떠.”
“또 해 달라고? 안 돼. 큰일 나려고.”
아빠와 엄마는 아이비가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이비의 휠체어를 테라스 위로 미는 척하다가 방향을 틀어 다시 마당으로 향했다. 아이비가 나를 올려다보고는 씩 웃었다. 나는 고개를 숙여 아이비의 정수리에 뽀뽀를 했다. 마당을 반쯤 가로질렀을 무렵, 나무 덤불에서 참새가 날아오르는 게 보였다.
나는 새를 보고도 조용한 게 이상해 아이비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아이비의 두 손이 휠체어 손잡이를 꼭 붙잡은 채 뒤틀려 있었다. 경련이었다! 곧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짐작이 되었다. 나는 얼른 엄마와 아빠를 소리쳐 불렀다.
“엄마! 아빠!”
이내 아이비의 몸이 꺾이기 시작했다. 그 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팔이 앞뒤로 제멋대로 움직였다. 엄마와 아빠가 허둥대며 뛰어나왔다. 엄마는 얼른 의자 위에 있던 수건을 집어 들었다. 아이비의 등이 확 구부러지면서 동시에 팔다리도 마구 흔들렸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까지 창자가 꼬이는 것 같았다.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리고 이도 달가닥달가닥 맞부딪히면서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하지만 얼른 정신을 차린 뒤 수건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38~39쪽에서


끔찍한 사고
마침내 한나와 단둘이 산책하는 데 성공한 데이비드는 기분 좋게 오두막으로 돌아오다가 구급차를 발견하고 불안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과 한나가 산책하는 동안 아빠와 물놀이를 하던 아이비가 극심한 경련 끝에 익사 사고로 죽고 말았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슬픔과 자책 속에서 장례식을 치른다. 데이비드는 아이비의 죽음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의 무심함 속에서 상처 입고, 한나와 함께 아이비의 방에서 그 애를 추억하다가 충동적으로 한나에게 키스를 한다.

오두막에 도착해 보니 구급 대원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이비의 머리 위로 몸을 수그리고 있었다. 아이비의 머리카락은 물에 젖은 채 산발이 되어 모래밭 위에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플라스틱 풍선 같은 게 연결된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었다.
아빠는 수영복 차림으로 모래 위를 서성거렸다. 수영복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빠는 두 손을 가슴팍에 모으고 입을 반쯤 벌린 채, 덜덜 떠는 건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건지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엄마는 휴대폰을 꼭 쥔 채로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구급 대원이 아이비의 가슴을 힘껏 눌렀다. 나는 그렇게 세게 누르다가 아이비가 다치면 어쩔 거냐고 소리를 지를 뻔했다.
구급 대원은 아이비를 서둘러 들것에 실었다. 아이비의 얼굴에서 핏기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괜찮아질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니까!
아빠는 구급차가 떠나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호수 위 하늘에는 갈매기가 날고 있었다. 잠시 동안 모든 것이 정지된 것만 같았다. 소리도 없고 움직임도 없었다. 숨 쉴 공기마저 없는 것 같았다. ―76~77쪽에서


무성한 소문
아이비의 죽음을 둘러싼 흉흉한 소문과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말들은 데이비드와 가족들의 갈등을 심화시킨다. 데이비드와 아빠는 참다못해 서로에게 말하지 못했던 속내들을 털어놓으며 크게 싸우고,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아이비에 대해 뭘 안다고. 특히 메이어 아줌마 같은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아이비를 모를 것이다. 아까 머레이한테도 말해 줄 걸 그랬다. 아이비가 아무 생각이나 감정 없이 그저 휠체어에 앉아 있기만 했던 건 아니라고. 아이비는 꽃이랑 새를 좋아하고, 너처럼 초코 과자를 좋아하는 보통 아이라고. 어떤 날은 피에로가 튀어나오는 장난감 놀이도 같이 할 수 있었다고.
모닥불을 좋아하고, 모닥불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것도 좋아하고, 너랑 똑같이 《달려라 달려, 개야!》를 제일 좋아한다고 말해 줄 걸 그랬다.
또 아이비가 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도……. 욕조에서, 스프링클러에서, 수영장 치료실에서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또 스프링클러에는 간혹 무지개가 생기기도 하지만 쇼핑몰의 분수나 아빠랑 물장난하러 간 연못 같은 데는 무지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말해 줄걸. 아이비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볼 수 없는 뭔가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걸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우리가 알아채지 못했던 것뿐이라고. 그런 게 종종 아이비를 화나게 했다고 말해 줄 걸 그랬다. ―105~106쪽에서


안녕, 아이비
데이비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한나에게 털어놓은 뒤에야 비로소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아이비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게 된다. 서서히 아이비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 데이비드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이비를 잊어도 영원히 그 애를 기억하고 사랑할 것을 다짐한다.

몇 년 전, 엄마가 나에게 잡초를 뽑고 울타리를 손질하라고 처음 시켰을 때만 해도 나는 정원 일이 무척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원을 가꾸는 일이 참 즐겁다. 정원은 내가 혼자라는 게 마음 쓰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였다. 친구라곤 참새와 종달새 등이 전부였지만 말이다.
나는 기울어진 모이통을 바로 세워서 모이를 두둑이 채운 다음, 뒷마당으로 가서 해바라기 한 송이를 잘라 왔다. 그리고 해바라기를 자전거 앞에 꽂고 아이비의 묘지로 갔다.
“아이비, 네가 없어도 그다지 편하지는 않네.”
그새 근처에 새로운 묘지가 하나 더 생겨 있었다. 만든 지 얼마 안 되었는지 흙냄새와 먼지 냄새가 풍겼다.
“그리고 내가 못되게 군 거 미안해. 특히 과자 일은 정말 미안해.”
아침 햇살이 아이비의 이름이 새겨진 조촐한 묘비 위에 짧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전에 이곳에서 봤을 때와는 다른 햇살이었다. 그 빛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아이비가 나를 용서해 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잘 모르겠다. 목격자가 나타났다고 하니 아빠가 기소되어 재판을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가혹한 소문과 사람들의 수군거림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더 이상 두렵거나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그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을 만큼 마음이 단단해졌으니까. ―165~166쪽에서

목차

목차
뜻밖의 초대
내 동생 아이비
무지개 찾기
늙은 개와 작별하기
발작성 경련
한나와 정원
오두막 여행
초점 없는 눈동자
퍼즐 맞추기
괜찮아, 아이비
산책하기 좋은 날
끔찍한 사고
무덤 같은 집
씁쓸한 장례식
첫 키스
무성한 소문
부질없는 희망
아빠의 자책
아무도 모르는 진실
무서운 생각
아빠의 선택
부서진 경사로
소나기
어쭙잖은 화해
이제 모두 괜찮을 거야
안녕, 아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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