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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벽

이은희 저 | 수필미학사 | 201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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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5616117 / 192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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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67년 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서 아버지 이수행과 어머니 이정원 사이에서 1남 6녀 중 중 맏이로 태어나다. 1991년 강영일과 결혼하여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2004년 월간문학 등단.
2008년~2010년 청주문인협회 편집위원 역임.
2008년~2011년 중부매일 신문 ‘에세이뜨락’ 연재.
2010년~2013년 계간 《에세이포레》편집위원 역임.
2011년~현재 충북수필문학회 주간 활동 중.
2012년~현재 충북일보 신문 ‘에세이뜨락’ 연재 중.
2014년~현재 계간 《에세이포레》편집장.
현재, 한국문인협회, 에세이포레문학회, 청주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충북여성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1985년~현재 (주)대원 상무이사 재직 중. 

머리말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 세월의 더께에 낡은 빛이 드러난 예스러운 멋을 즐긴다. 그렇다고 새것을 싫어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새것도 옛것이 되고 마는 법. 모든 만물은 돌고 돌아 뫼비우스의 띠처럼 원점으로 돌아온다. 전통과 현대, 역사와 시대의 시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연결고리는 내 삶과 결합하게 된다. 고궁에는 궁을 돋보이게 하는 석상들이 있다. 입구에 버티고 앉은 해태나 난간석 위 다양한 수호석과 지붕에는 잡상이 자리한다. 그냥 스치고 지나면 보잘것없는 석상들이지만, 물상을 자세히 톺아보면 섬세한 숨결과 오묘한 진리가 숨어있다. 그 시대의 문화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그보다 세월의 더께가 앉은 물상에서 장인의 손길과 숨결을 느끼는 일이 소중하다. 나는 전통의 미와 결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 자주 옛것을 찾아다닌다.
선집 《전설의 벽》 1·2부 작품은 수필집 《검댕이》 《망새》 《버선코》 《생각이 돌다》에서 선정하였고, 3부는 제5집 수필집에 들어갈 신작이다.
오래된 것을 만나고 돌아와 점점 잊히는 것이 안타까워 가슴으로 담은 글이다. 시대의 격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간 장인의 흔적을 보게 된다. 유물과 유적은 낡아도 보존하면 남지만, 그것을 빚은 옛사람의 정신과 숨결은 노력하지 않으면 알 수도 느낄 수도 없다. 역사와 고문화를 공부하면, 어느 정도 알 순 있으리라. 하지만 내로라하는 문화재인 유적·유물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의 부속품 격인 작은 물상과 그들의 배경이 되거나 감싸고 있는 주위 풍경을 눈여겨보라고 말하고 싶다. 문화재를 고품격으로 끌어올린 소소한 물상들을 톺아보자는 의미이다.
도시에선 볼 수 없는 고택의 멋을 살린 지붕 끝 용머리에 망새와 이승을 떠난 사람을 위로하고자 무덤가에 동자석을 세운 선인의 지혜와 여유로움을 만나게 된다. 불국사 전각을 오르는 계단 측면에는 지붕 끝에 있을 법한 날렵한 버선코가 새겨져 있다. 천상천하 만물을 깨우는 아름다운 울림으로 맥놀이 기법을 탄생시킨 장인도 있다. 장인은 하늘로 갔지만, 그 숨결은 우리 곁에 영원히 존재한다. 그 대상을 알아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나의 감각과 체험, 정신과 육체가 만나 미래의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킨다. 결국, 나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무성한 풀들이 누렇게 말라버린 폐사지에서 번성했던 그 시대를 불러일으켜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허허벌판에 서 있는 굳건한 당간지주를 보며 사람들은‘영원한 것은 없다’고 단정한다. 그러나 나는 당간에 매여 힘차게 펄럭이던 깃발을 그리며 ‘영원’하다고 믿는다. 손에 잡히는 물상은 사라지고 없지만 선인의 보이지 않는 정신과 숨결, 손길을 확인하고 있잖은가. 이윽고 나는 강화도 전등사 처마를 받치고 있는 나부상의 전설을 감히 부인하고, 전설의 벽 너머 나만의 새로운 전설을 쓴다.
제4부는 대표작인 <검댕이>와 다시 읽는 문제작으로 거론된 몇 작품을 싣는다. 등대처럼 한줄기 빛이 되고 싶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일상에서 지은 시시한 글이지만, 단 한 사람에게라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되길 원한다. 더불어 나는 소망한다. 세파에 꺾이지 않는 문사文士가 되기를.
내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 뽑았는데 돌아보니 부끄러운 부분이 많다. 이 또한 문학의 숲으로 드는 수행修行 과정이라 여기고, 깊은 통찰력과 혜안을 지닌 작가로 거듭나고 싶다. 저의 선집으로 전통문화 계승까지는 아니어도 유·무형의 옛것을 톺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더불어 옛것을 통하여 생각의 여백을 담아낼 영혼의 그릇을 준비하여 창조의 싹을 틔우길 고대해 본다.
평소 고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일부러 찾아가 보고 느낀 것을 작품으로 발표한 것이 여러 편이다. 그것을 모아 주제가 있는 수필집을 엮고 싶었는데,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평소 저의 작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선집을 출간해 주신 《수필미학》 신재기 교수님께 각별한 감사를 드린다. 알게 모르게 스쳐간 모든 인연들이 고맙다.

책 속에서

이은희 수필선집『전설의 벽』을 한마디로 나타낸다면, 인식과 형상 미학이 빚어낸 예술수필이라 하겠다. 현란한 색채로 나타나는 허욕의 삶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순백색처럼 겸허한 삶을 그려낸 한 편의 멋진 벽화다. 한국의 전통적 제재를 다룬「버선코」,「맥놀이」,「난쟁이 탑」등의 작품은 정말 감동적이다. 이은희가 혼신의 힘으로 그려낸 한국적 수필은 한국 현대수필의 거대한 기념품이 아닐 수 없다. -권대근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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