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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231654 / 232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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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국경 없는 식욕의 향연!
― 도미니카에서 러시아까지 일곱 개의 바다를 건너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기기묘묘한 음식 기담
이번에 작은씨앗출판사에서 ‘음식’을 모티프로 전 세계의 여러 대륙과 나라들, 도시들을 여행하며 마치 음식을 요리하듯 온갖 독특한 이야기들과 풍부한 지식, 섬세한 감성을 버무려 맛깔나게 글을 ‘요리’한 책 『지상의 식사』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메이지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통 문학가이자 일본의 도쿄와 삿포로와 오사카, 러시아의 모스크바, 호주의 멜버른, 영국의 런던 등 여러 특색 있는 도시들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나카무라 가즈에다. 한 가지 더. 그는 대단한 미식가이자 탐식가이기도 한데, 책을 읽어보면 그의 음식에 대한 관심과 취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놀라게 된다. 저자 프로필을 보면 ‘지상의 식사’라는 음식의 맛과 음식, 그리고 사람을 둘러싼 풍성한 이야기와 독특한 역사 및 문화적 맥락과 정서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낼 만한 저자로 이 책의 저자인 나카무라 가즈에 교수보다 더 적격인 저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저자는 동으로 서로, 남으로 북으로 종횡무진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흥미진진하다 못해 기기묘묘한 이야기를 빚고, 감동과 추억을 자아낸다. 카리브 해의 이모보우(芋棒), 사막의 애벌레, 빵나무 열매와 탐험가의 통조림, 고래고깃국과 식인 습관, 수도원의 과자, 후리카케와 초콜릿……. 세계 각국의 접시는 제 땅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추억과 이야기로 채워진다.
출판사 리뷰
국경 없는 식욕의 향연!
― 도미니카에서 러시아까지 일곱 개의 바다를 건너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기기묘묘한 음식 기담
이번에 작은씨앗출판사에서 ‘음식’을 모티프로 전 세계의 여러 대륙과 나라들, 도시들을 여행하며 마치 음식을 요리하듯 온갖 독특한 이야기들과 풍부한 지식, 섬세한 감성을 버무려 맛깔나게 글을 ‘요리’한 책 『지상의 식사』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메이지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통 문학가이자 일본의 도쿄와 삿포로와 오사카, 러시아의 모스크바, 호주의 멜버른, 영국의 런던 등 여러 특색 있는 도시들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나카무라 가즈에다. 한 가지 더. 그는 대단한 미식가이자 탐식가이기도 한데, 책을 읽어보면 그의 음식에 대한 관심과 취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놀라게 된다. 저자 프로필을 보면 ‘지상의 식사’라는 음식의 맛과 음식, 그리고 사람을 둘러싼 풍성한 이야기와 독특한 역사 및 문화적 맥락과 정서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낼 만한 저자로 이 책의 저자인 나카무라 가즈에 교수보다 더 적격인 저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저자는 동으로 서로, 남으로 북으로 종횡무진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흥미진진하다 못해 기기묘묘한 이야기를 빚고, 감동과 추억을 자아낸다. 카리브 해의 이모보우(芋棒), 사막의 애벌레, 빵나무 열매와 탐험가의 통조림, 고래고깃국과 식인 습관, 수도원의 과자, 후리카케와 초콜릿……. 세계 각국의 접시는 제 땅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추억과 이야기로 채워진다.
맛은 삶의 문맥 위에 있다!
“한 잔의 물이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맛있다. 맛은 삶의 문맥 위에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한 말로 일견 평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기실 삶에 대한 대단한 통찰력을 지닌 글귀이다. 또한 위의 문장은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장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문제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음식’에 관한 이해에 있어 ‘문맥’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리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정서적 배경과 맥락을 모른 채 나라마다 도시마다 가진 음식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도 향유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이 독특하면서도 나름 읽을거리가 풍부한 테마에세이이자 여행에세이이면서 동시에 손색없는 인문서로도 읽힐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맥락과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음식 그 자체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얻어지는 날것 그대로의 펄떡이는 지식’과 ‘독특하고도 육감적인 스토리’에 갈증과 식욕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귀한 경험을 제공해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인간이 밥을 먹는다’는 것. 토속 음식의 이면을 더듬어보면 오랜 묵은 이야기와 지혜가 박혀 있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에는 언제나 개인의 기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리고 바다를 건너온 음식은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깜짝 놀랄 반전 을 감추고 있다.
불 주위로 둘러앉은 사람들은 구수한 음식 냄새를 맡으며 몇 번씩 반복되는 이야기에도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하고, 여행자는 한 접시의 친절을 베풀어주는 낯선 이들의 관심과 호의에 힘을 얻어 다시 이국의 땅을 여행한다.
이런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누구나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프롤로그
그래도 역시 행복은 ‘이들리’와 ‘도사’였다.
도쿄 집 근처에 있는 인도 식당의 여주인 시타가 “중화요리가 더 맛있지 않아요?” 하고 물었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더니 “집에서도 가게에서도 늘 인도 음식이잖아요. 가끔은 중화요리가 먹고 싶어요” 하고 말한다. 인도인이 인도음식에 질리다니 어이가 없었다. 시타는 툭하면 자신의 가게 2층에 있는 중화요리 가게에 가는 것 같다. 중화요리 가게 주인의 말이니까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시타도 아침식사는 분명 인도음식일 것이다. 지역별로 식문화가 가장 분명하고 가장 보수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아침식사다. 점심과 저녁은 색다른 음식을 찾는 사람도 아침은 전통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침부터 색다른 음식이 먹고 싶은 사람은 거의 없다. 익숙한 음식을 찾는다. 된장국에 밥, 그리고 산초를 넣은 멸치조림과 날계란. 토스트와 베이컨과 포치드 에그와 구운 토마토. 콘플레이크에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우유. 아니, 그건 됐습니다. 역시 이들리와 삼발과 차트니와 도사.
마이소르 왕궁을 떠나 따뜻한 음식이라곤 전자레인지에 돌린 팝콘밖에 접시에 올릴 것이 없는 미국 중서부의 한 호텔 방에서 이 글을 쓰는 나도 슈리니바스처럼 바란다.
아아, 이들리. 저 구름은 정말 아름답고 맛있어 보인다.
― 본문 중에서 (14 ~ 15p)
대구의 세계여행
사실 대구에는 깊은 사정이 있다. 대구는 상처가 나기 쉬운 생선이지만 가공이 간단하다. 말리면 단단해지고 가벼워서 운반도 쉽고 맛이 응축되어 더 맛있다. 소금에 절이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냉장고가 없던 시대에 먼 바다로 항해를 나갈 때나 먹을거리가 부족할 때 이보다 편리하고 보존성이 뛰어난 단백질원은 없었다. 캐나다의 뉴펀들랜드와 미합중국의 코드 곶(cape)이 대구로 유명해지기 훨씬 이전부터 노르웨이의 바이킹은 아이슬란드부터 그린란드, 캐나다 만(灣)에서 대구를 잡아 건조해 보존식으로 먹어왔다. 북극을 중심으로 한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이들 지역은 서로 이웃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스페인의 바스크인도 지중해의 소금으로 절인 대구를 오랫동안 즐겨 먹었다고 한다. 즉, 콜럼버스가 ‘인도’를 발견했다며 카리브해에서 흥분해 있을 무렵 대서양 동쪽에서 배를 타고 온 어부들은 이미 그가 말하는 ‘인도’의 북쪽 바다에서 열심히 대구를 잡아 가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대구와 바이킹에게 ‘신세계’는 웃기는 이야기였다.
북유럽에서는 주로 대구를 그대로 말려 먹는데 지중해에서 먹는 소금에 절인 대구는 말린 것도 있고 말리지 않은 것도 있다. 지중해 소금을 북유럽에서도 값싸게 사먹을 수 있게 된 것은 17세기 이후다. 소금에 절인 대구를 프랑스에서는 ‘모뤼’, 스페인에서는 ‘바칼라오’, 이탈리아에서는 ‘바칼라’, 포르투갈에서는 ‘바칼라우’라고 하는데 이들 나라에서는 가공하지 않은 생대구를 일컫는 말이 원래 없다.
품질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지중해에 수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B급 대구는 카리브해와 브라질 등에 수출되었다. 식민지의 대농원에서는 흑인 노예들에게 중노동을 견딜 수 있는 값싸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당밀, 즉 설탕의 정제 과정에서 생기는 검은 잔액이 럼주의 원료로 팔렸다. 서아프리카의 노예무역에도 말린 대구는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삼각무역의 화살표에 오르게 된 대구는 ‘신세계’의 주요 산물 가운데 하나로 대서양을 건너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전통요리의 재료가 되었다. 북유럽, 지중해, 서아프리카, 카리브해, 브라질 등에 지금도 대구 요리가 많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노예제도는 150년 전에 끝났지만 대구는 남았다.
― 본문 중에서 (34 ~ 36p)
자기 꼬리를 먹어 치운 도마뱀과 얼의 생선수프
마르티니크에서 배를 타고 스팽글의 바다를 건너 다시 도미니카로 돌아온, 잠이 마구 쏟아지는 밤. 활짝 열린 베란다 문으로 초록색 도마뱀 한 마리가 방안으로 들어오더니 빙그르 빙그르 눈알을 움직이며 주위를 살핀다.
도마뱀이라면, 자연스럽게 헤스케스 벨(Hesketh Bell)이 떠오른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엽, 그는 도미니카 섬의 식민지 행정관을 지낸 사람인데, 자신이 섬에서 본 도마뱀에 대해 묘사한 내용이 있다.
어느 날, 그가 앉아서 책을 읽는데 바로 옆에서 도마뱀이 파리를 쫓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뛰어 오르다가 차츰 대범해져서 자신의 발 위에 올라앉기에 손으로 잡았는데, 꼬리만 남기고 순식간에 도망쳐버렸다. 벨은 꼬리를 홱 던지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문득 돌아보니 개미떼가 이 성찬을 개미집으로 옮기려 하고 있고, 조금 전의 그 도마뱀은 숨어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나의 작은 초록색 친구는 몇 인치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유실물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개미떼는 자신들의 집으로 먹이를 옮기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도마뱀이 개미떼에 달려들어 자신의 잘린 꼬리를 낚아채더니 달라붙어 있던 개미를 털어내곤 아주 맛 있다는 듯 꼬리를 꿀꺽 삼켜버렸다. 과학적 용어로는 이런 행위를 뭐라 부를지 모르지만 나는 도마뱀 외에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먹는 동물 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Hesketh Bell, Obeah: Witchcraft in the West Indies, 2nd edition, 1893)
벨은 도미니카 섬에서 짧은 기간 동안 도로 건설과 원주민 거주지 확대 등의 많은 사업에 손을 댄 후 미국과 동남아시아에 부임했고 일본에도 여행했다. 아마추어 인류학자였던 그는 카리브해를 포함해 각 지역의 문화와 동식물에도 흥미를 갖고 저서도 남겼다.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소설도 썼다.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주술사와 열대어. 공무원치고는 괴짜다.
나의 작은 초록색 친구도 몇 인치 떨어진 곳에서 나를 곁눈으로 보고 있는데, 이 친구가 먹기에는 내가 너무 크다. 안심하고 둥근 달의 환한 달빛 아래서 잠을 자기로 했다. 적도에 가까운 지역일수록 해가 빨리 진다는 것은 사실이다. 가끔 알전구만 한 커다란 반딧불이의 불빛이 창밖을 가로지른다.
내일은 트리니다드 섬으로 간다. 친구를 만나러.
― 본문 중에서 (40 ~ 42p.)
빵의 기담
타히티와 빵 열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조셉 뱅크스 경(Sir Joseph Banks, 영국의 동, 식물학자)의 ‘빵 나무 이식 계획’과 윌리엄 블라이(William Bligh) 선장과 플레처 크리스찬(Fletcher Christian) 부선장의 대립, 즉 바운티 호의 반란이다. 여러 번 소설과 영화화되었다. 때는 18세기, 카리브해에 심을 빵 나무를 타히티까지 가지러 갔던 영국 선원들은 타히티에 매료되어 카리브해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았고, 결국 선장을 작은 배에 태워 바다로 쫓아버렸다.
쿡 선장의 최초 태평양 항해에 참가했던 뱅크스는 남태평양의 문화와 자연, 특히 식물전문가로서 당시 영국에서는 매우 유명한 인물이었다. 타히티 섬 서쪽에 있는 라이아테아 섬 출신인 마이(실수로 ‘오마이’라는 이름으로 서양인에게 알려졌다. 타히티인 중에 최초로 쿡 선장과 함께 유럽으로 건너갔다 ― 옮긴이)가 영국 사교계에 알려진 것도 뱅크스의 기획과 연출에 힘입은 것이다. 이 뱅크스의 제안으로 영국 해군의 배를 타히티에 보내 섬에서 자라는 빵 나무를 싣고 태평양을 건너 카리브해의 영국령 식민지에 이식해 흑인 노예의 식량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미합중국의 독립으로 영국령 식민지들은 이전처럼 북아메리카로부터 식량을 수입할 수 없게 되었다. 식량을 수입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노예 노동자는 값싼 것이 이점인데 비싼 음식을 먹여서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열대의 카리브해와 남태평양은 기후 풍토도 비슷하다. 1년에 100개, 200개, 전분질이 많은 커다란 열매가 달리는 빵 나무를 심어 노예에게 먹이면 수입을 식량화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아무튼 빵 열매 하나에 덩치 큰 어른이 하루를 견딜 정도의 영양분이 있으니까. 그래서 1787년 12월 23일, 블라이 선장 이하 46명의 선원을 태운 바운티 호는 타히티를 향해 출항했다. 32세의 블라이는 쿡 선장의 3차 항해 외에 여러 번 원양 항해 경험이 있어서 영국 해군의 신뢰를 얻고 있었었다.
― 본문 중에서 (76 ~ 78p)
벌레를 사랑하는 사람들
보공 모스(Bogong Moth)라는 나방의 복부도 훌륭한 영양식이다. 분석표를 보니 한 샘플은 100그램 당 430㎉의 열량에 단백질은 38.8퍼센트라고 되어 있다. 이 나방은 봄에 성충이 되어 따뜻한 북쪽(그렇다, 남반구에서는 북쪽이 따뜻하다)에서 개화전선을 따라 남하한다. 바람을 타고 뉴질랜드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타타르해협이 아닌 타스만해(海)를 나방이 건너는 것이다. 그러나 나방의 대부분은 대륙 남동부의 산맥지대로 향한다. 그곳에 보공 산이 있다.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이 냉랭한 산지에서 꿀을 먹고 통통해진 나방들은 갈라진 화강암의 틈새나 현무암의 꼭대기를 빽빽이 덮은 채 겨울잠이 아닌 ‘여름잠’을 잔다. 1만년 이상 이 나방은 이렇게 봄 여행과 여름잠을 반복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이 나방을 매년 맛있게 먹어온 것이다. 보공 모스는 가열하면 단맛이 난다. 잡은 나방을 뜨겁게 달군 모래 구멍에 넣고 몇 분간 잘 섞어준 후 꺼내 모래를 털어낸다. 수분이 빠진 배는 보리알 정도의 크기로 오그라든다. 이것을 모아서 ‘케이크’처럼 단단하게 압축하면 보존이 가능하다. 호두 맛이 난다고 한다. 여름에 상례처럼 보공 모스 축제를 즐기고, 산에서 돌아온 주변 부족들을 보면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피부가 반질반질했다고 한다(Josephine Flood, The Moth Hunters: Aboriginal Prehistory of the Australian Alps). 지금도 가끔 남동 도시부에서 이 나방이 대량 발생한다고 하는데, 그것을 기뻐하는 사람은 이 땅에 거의 없다. 도시인들은 멋대로 해충이라고 단정 짓는다.
맛있는 벌레로는 꿀개미(honey ant)도 유명하다. 깍지진디나 나무이 같은 벌레에서 단물을 모아 일개미의 일부가 이것을 배에 저장했다가 다른 개미들에게 나눠주어 사막의 가뭄을 이겨낸다. 살아 있는 저장고가 된 개미의 배는 마치 포도 알처럼 볼록한데, 다른 개미들은 단물을 배에 저장한 개미를 개미집의 깊은 곳에 감춰두고 소중하게 지킨다. 사막의 여자들은 마루가라는 나무 밑의 개미집을 파서 이 꿀개미를 찾아낸다. 깊이가 1.8미터에서 2.4미터나 되는 개미집을 파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그녀들은 어디에 맛있는 먹을거리가 숨어 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그곳만 골라 파서 잡아먹는다. 사나운 개미로 알려진 녹색나무개미(Green tree ant)도 영양가가 높다. 으깨서 개미산을 새콤한 맛을 낼 때 레몬 대신 쓴다. 개미산은 상당히 매력적인 맛이라고 한다.
― 본문 중에서 (91 ~ 93p.)
먹보의 고백
무슨 일이 일어나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인간이 밥을 먹는다’는 것. 토속 음식의 이면을 더듬어보면 오랜 묵은 이야기와 지혜가 박혀 있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에는 언제나 개인의 기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리고 바다를 건너온 음식은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깜짝 놀랄 반전을 감추고 있다.
불 주위로 둘러앉은 사람들은 구수한 음식 냄새를 맡으며 몇 번씩 반복되는 이야기에도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하고, 여행자는 한 접시의 친절을 베풀어주는 낯선 이들의 관심과 호의에 힘을 얻어 다시 이국의 땅을 여행한다.
음식을 주제로 에세이를 써보지 않겠어요, 하고 말을 꺼낸 것은 헤이본샤의 다케우치 료코 씨였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비교문화와 문학 이야기를 적절히 풀어낼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음식이라는 주제는 손쉽게 국경을 넘어 자유자재로, 하지만 완고하고 보수적이고 동시에 놀랄 만큼 유연하게, ‘문화’라는 애매한 말처럼 사람들의 다른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갈 수 있었다.
나는 맛있는 음식이 정말 좋다.
그것은 특별하고 진귀한 음식이 아니다. 한 잔의 물이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세상 그 무엇보다 맛있다. 맛은 삶의 문맥 위에 있다.
캐나다의 소설가 마가렛 로렌스는 『스톤엔젤 The Stone Angel』에서 아흔 살의 헤이거 쉬플리의 마지막 날들을 그렸다. 그녀는 기억이 가물거릴 만큼 노쇠했고 같이 사는 장남 부부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아들 부부는 감당하기 힘든 헤이거를 양로원에 보내려고 하는데 그녀는 집에서 도망쳐 나와 인생 최후의 모험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져 죽음을 맞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헤이거가 마지막에 물을 마시는 장면이다.
며느리가 그녀에게 물을 먹여주기 위해 컵을 가까이 대자 헤이거는 마실 물로 가득한 잔을 빼앗는다. ‘내 손으로 잡을 거야, 자, 자’ 거기서 이야기가 끝난다. 물이다, 물이야, 그래……, 영어로는 There. There. 이라는 말이 전부다.
이 부분을 읽고 나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헤이거 쉬플리가 회생하는 그녀의 인생은 실패였고 따분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녀는 모든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의 두 발로 걸어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 장소에서 홀로 인생을 돌아본다. 그리고 물 한 잔을 소망하고 그 달콤한 물을 마시려다 눈을 감는다. 의욕에 불타 다른 누가 자신을 위해 잔을 들어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 사람의 최후는 당당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 (227 ~ 230p.)
프롤로그_ 저 구름은 정말 아름답고 맛있어 보인다!
제1장_ 스팽글의 바다
벽록방향도 | 대구의 세계여행 | 자기 꼬리를 먹어 치운 도마뱀과 얼의 생선수프 | 미스터 베이커의 망고 | 프랑스 요리에 관한 고찰
제2장_ 탐험가의 식탁
빵의 기담 | 벌레를 사랑하는 사람들 | 일본인은 맛있을까? | 프랭클린 탐험대의 통조림
제3장_ 기억의 접시
고드름 먹기 | 마음에 걸리는 한 접시 | 고래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 된장장수의 문답
제4장_ 국경의 냄새
국경의 냄새 | 후리카케가 세상을 바꾼다? | 종카 냄새를 쫓아서 | 나가세의 빵과 네리만의 초콜릿 | 먹보의 고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