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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6269399 / 57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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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흐르는’ 문화가 요구하는 ‘패러다임’
트랜드를 넘어선 한류는 다른 문화를 만나 역한류, 새로운 한류로 그 모습을 끊임없이 바꾸고 있다. 이제 서양 문화를 받아들임에 있어서도 일방적 소비보다는 해석과 변화를 통한 새로운 문화 창출이 일어나고, 그러한 문화를 다시 역수출하는 문화교류가 이루어진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의 최전선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바야흐로 지구화 시대, 문화는 국민국가의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어 다른 문화들과 만나고 뒤섞이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 지구화가 본격적인 쟁점이 되기 전, 근대적 민족 공간에서도 문화들 간의 횡단과 접촉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지만 이런 현상을 문화연구의 본격적 주제로 삼는 데는 제약이 따랐다. 근대 국민국가의 경계 내에서는 주로 민족문화의 문화적 ‘본질’과 ‘기원’, 그리고 ‘경험’을 탐구하고, 다른 민족문화들과의 비교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민족문화 형성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작업이 문화연구의 주된 과제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문화의 횡단과 혼종이 일상화되고 있는 오늘날, 이런 방식의 문화연구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
이제 민족문화의 경험과 본질을 탐구해온 근대적 문화연구의 패러다임으로부터, 문화들 간의 횡단과 혼종이 벌어지는 초국적 경계지대들의 문화현상을 연구하는 새로운 탈근대적 문화연구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이 경계에서는 기존의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문화 개념은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것으로 변한다. 다시 말해, 이 공간에서는 자기충족적이고 독립적이며 본질주의적 문화 개념보다는, 개방적이고 유동적이며 구성적인 문화 개념이 보다 두드러지게 된다. 이런 현실을 다루기 위한 문화횡단과 혼종성의 경계지대가 문화연구의 주된 관심사로 부상하게 되었다.
서구 근대성 깨부수기와 로컬문화의 다채로운 비상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소명출판에서 괄목할 만한 책이 나왔다. <혼종문화론>(소명출판, 2013)이 그것이다. <혼종문화론>은 이런 문화현상들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이 책은 포스트식민적 시각, 서발턴적 인식론, 로컬적 생태학과 같은 시각을 바탕으로 지구화 시대 새롭게 부상하는 다양한 문화이론들, 즉 혼종성과 문화횡단의 문화이론들을 소개하고, 그 이론들을 우리 현실과 연결하여 살펴본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작업이 이루어져 있다. 우선 새롭게 등장하는 문화현상과 이론들은 과연 어떤 세계적 지식의 변동과 조건 위에서 출현하고 있는가 하는 혼종문화와 문화횡단의 가능 조건을 탐색한다. 새로운 문화이론들이 갖는 새로움을 깨닫기 위해서는 기존의 문화적 인식틀에 대한 비판작업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지구의 다양한 로컬에서 일어나는 문화현상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이런 현상들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판단을 차단해왔던 서구적 근대성의 작동을 판단중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서구적 근대성의 논리는 단순히 주관적·지각적 장애가 아니라, 오리엔탈리즘이나 근대화 모델에 근거한 지역학의 논리처럼 근대 세계의 서구중심적인 제도적 토대로 기능해왔다. 따라서 근대적 지식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오늘날 새로운 문화이론들에 대한 평가는 서구적 근대성에 대한 본격적 대면과 비판을 우회해서는 가능하지 않다. 이런 비판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 서구적 근대성과 그것을 국민국가의 경계 내에서 재생산해온, 민족문화 속에 가려져 있던 다양한 로컬문화들에 대한 적극적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
<혼종문화론>은 이와 같은 새로운 인식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다양한 혼종문화와 문화횡단의 이론들을 소개한다. 주변부 문화를 대변해온 서구중심주의나 문화제국주의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시작으로 그것을 뛰어넘고자 하는 다양한 이론들, 특히 서구중심주의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주변부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 프레드릭 제임슨의 반주변부론, 문화횡단의 이론을 처음 제기했던 페르난도 오르티즈와 그것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전개한 앙헬 라마와 로버트 J.C. 영, 나아가서 국민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문화 간 혼종현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들을 제공해준 호미 바바, 네스토르 가르시아 칸클리니, 스튜어트 홀의 문화이론들을 집중해서 살펴본다. 이들의 문화이론들은 각자가 처한 역사적 상황과 사회적 맥락에 따라 이론 전개의 방식과 논리를 달리 하지만, 서구적 근대성과의 직접적 맞대결을 통해 주변부 문화와 그 주체들의 문화적 전유, 창조적 번역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문화이론의 균형을 맞추는 추錘가 되다
<혼종문화론>은 문화횡단과 혼종문화 이론들의 체계적 발전을 다루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지구화의 시대에 혼종문화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풍부한 배경지식과 다양한 이론적 시도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점은 이 책이 갖는 한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민족문화나 특정 문화의 경계 내에서는 문화의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발전과정을 다루는 작업이 의미 있을지 모르지만 이미 그러한 경계를 뛰어넘는 이론들을 다룰 때는 그러한 체계성 자체가 지적 오만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책이 서구 중심적 시선을 걷어내고 로컬의 문화생태학을 새롭게 인식하고자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면, 그런 체계적 작업이 다양한 로컬문화들을 자칫 또 다른 형태의 인위적 이론이나 중심주의로 환원해버릴 수도 있다. 다양한 로컬문화의 인식론은 그 로컬의 문화적 주체들이 그들이 살고 있는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독특하게 형성해나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혼종문화론>이 갖는 중요한 의의는 일부 번역은 되어 있지만 국내에 제대로 소개된 바 없는 다양한 문화횡단과 혼종성의 이론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서구의 문화이론 일변도인 우리의 지적 분위기에 나름의 이론적 균형을 이루는 데 있다. 서구의 문화이론을 거부할 수도 없고 거부해서도 안 되지만, 그런 이론과 주체적으로 맞대결하면서 그 이론들을 각자의 현실 속으로 주체적으로 번역해갔던 주변부의 많은 이론적 노력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문화연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머리에
I 서론
II 혼종문화의 가능조건
서구적 근대성 비판과 로컬의 문화생태학
1장 근대적 지식구조의 변화와 문화생태학의 복원
1. 세계체제의 위기와 이행의 시대
2. 근대적 지식체계의 변동과 지식의 불확실성
3. 지식의 탈식민화와 문화생태학의 복원
2장 지식의 식민성과 트랜스모더니티
근대성/식민성 그룹의 문화이론
1. 지식의 상황성과 객관성
2. 식민적 차이와 인식론적 전환
3. 근대적/식민적 세계체제와 권력의 식민성
4. 트랜스모더니티와 해방의 윤리
3장 유동적 근대성과 그 비판
지그문트 바우만
1. 민주주의의 위기와 고통의 지구화
2. 유동적 근대성과 잉여적 삶의 양산
3. 유동적 근대성에 대한 트랜스모던 비판
4장 로컬리티의 문화정치학과 비판적 트랜스로컬 연구
1. 로컬적인 것의 부상과 로컬리티 연구
2. 재편되어가는 로컬의 위상 변화-민족국가에서 전 지구로
3. 지역학 비판과 비판적 트랜스로컬 연구
5장 로컬적인 것과 세계문학, 그리고 문화번역
1. 팽창하는 로컬과 로컬적인 것의 가능성
2. 세계문학론의 유럽중심주의 비판-모레티와 카자노바의 세계문학론
3. 로컬적인 것과 트랜스모던 문화번역
6장 반주변부 (로컬)문화와 혼종문화
1. 근대적 야누스로서의 반주변부
2. 반주변부 문화의 곤경과 가능성
3. 반주변부 근대성과 혼종성
III 문화횡단과 혼종성의 문화이론
문화연구의 패러다임 전환
1장 혼종문화와 문화연구의 패러다임 전환
1. 글로벌 문화현상으로서의 혼종문화
2. 문화제국주의론과 문화횡단-페르난도 오르티즈와 앙헬 라마
3. 혼종성/혼종화의 문화이론-호미 바바와 네스토르 가르시아 칸클리니
2장 프레드릭 제임슨의 포스트모더니즘론과 서구중심주의
1. 제임슨의 포스트모더니즘론과 정치적인 것의 부재
2. ‘슬픔’으로서의 제3세계와 반주변부-제임슨의 (반)주변부론 비판
3장 문화횡단적 마르크스주의와 트리컨티넨탈리즘
로버트 J. C. 영
1. 문화횡단과 트리켄티넨탈
2. 서구마르크스주의의 백색신화 비판
3. 트리컨티넨탈리즘, 혹은 포스트식민의 급진화
4장 포스트식민주의의 혼종성과 문화번역
호미 바바
1.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론을 넘어서
2. 식민공간의 경제와 혼종성
3. 초국적 문화연구와 번역의 정치학
5장 신자유주의 시대의 혼종문화론
네스토르 가르시아 칸클리니
1. 혼종화 과정과 문화의 재전환
2.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혼종문화론-의의와 한계
6장 영국문화연구의 형성과 그 너머
스튜어트 홀
1. 주변의 시각과 영국문화연구
2. 영국문화연구의 형성-문화주의와 구조주의를 넘어
3. 신시대와 문화연구의 변화-‘계급’에서 ‘인종’으로
4. 폴 길로이의 블랙애틀랜틱 문화연구
참고문헌
인명 및 저서 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