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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9456414 / 292쪽 14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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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 일본소설 > 추리/범죄/스릴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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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름다운 바다에 가로놓인 흰 현수교는 내 사랑하는 고향에 무엇을 가져오고, 또 무엇을 앗아 갔을까―.
15쪽
“나가고 싶어서 나간 사람, 남고 싶지만 나간 사람, 한 번 나갔다가 되돌아온 사람,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남은 사람,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사람. 욕을 먹고 괴롭힘을 당해도 나고 자란 곳 이외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
마지막은 어머니다.
35-36쪽
아내가 별일 아니라는 듯 짐짓 밝은 목소리로 식사를 재촉한다. 조금이나마 아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연신 맛있다는 말과 함께 전갱이를 통째로 입에 넣었다. 그러고는 깨닫는다. 아무리 그럴싸한 이름의 요리로 모습을 바꿔도 성가신 잔가시의 감촉만은 변함없다는 것을.
순간 뇌리에 섬에서의 생활이 되살아났다.
어머니와 둘뿐인 쓸쓸한 식탁이. 그리고 다시금 중년 남자의 탁한 목소리가.
62-63쪽
아저씨는 평소와 같은 호탕함을 되찾은 듯 싱긋 웃으며 내 발치에 있던 양동이를 들어 올렸다. 바닷물을 길어 올릴 수 있게끔 손잡기에 밧줄이 묶여 있다.
아저씨는 제방 위로 뛰어올라 양동이를 바닷속에 던져 넣었다가 다시 끌어올렸다.
―잘 봐라, 요헤이. 눈 깜짝할 새니까.
아저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시커먼 해면을 향해 양동이 속 바닷물을 재빨리 쏟아부었다.
파랗게, 파랗게, 파랗게 빛났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투명한 푸른빛이 해수면에 반짝반짝 떠올랐다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바다별.
89쪽
할머니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잔뜩 들떴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토지와 전답을 손에 쥐고 으리으리한 대문을 단 집에 사는 ‘저택 안방마님’인 할머니한테 있어서 아빠는 실권이 없는 상속자일뿐이었고 엄마와 난 고용인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안방마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었다.
도쿄 드림랜드가 다 뭐야. 태어나서 섬 밖으로 나가본 적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 주제에. 도쿄 드림랜드는 꿈속의 꿈일 뿐이었다.
그때 이후로 ‘도쿄 드림랜드’는 나한테 있어서 이룰 수 없는 꿈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었다.
115-116쪽
내 낡은 기억에는 하늘만이 남아 있었고, 철이 든 다음에도 하늘만 올려다보기 일쑤였다. 저 너머로 사라져버리고 싶다. 무심코 떠올랐던 생각은 하늘을 올려다보면 볼수록 강렬한 바람으로 변해갔다.
초등학교 2학년, 어머니의 출소가 코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평소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새파란 하늘에 흰 비행운 한 줄기가 그어져 있었다. 내게는 그 구름이 동아줄로 보였다. 언젠가 저 동아줄이 내려와서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주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했다.
170쪽
― 찾았다!
길이 십 센티가량의 십자가가 앞면의 관음보살보다 더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우리는 얼싸안고 기뻐하며 돌 뒤쪽으로 돌아갔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을 메구미는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메구미와 나란히 십자가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메구미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게 해 주세요……. 나는 그렇게 소원을 빌었다.
234-235쪽
어떤 배든 오늘 진수식에서 봤던 배처럼 많은 사람으로부터 축복을 받으며 바다로 나갔을 거야.
사람도 마찬가지야. 애타는 기다림 끝에 태어난 갓난아기에게 바람을 담아 이름을 짓고, 부부, 가족 모두의 기쁨과 희망을 담아서 넓은 세계로 내보내는 거지.
큰 바다에 나간 배가 자신의 역할을 완수하며 바다를 헤쳐 나가듯이 사람 역시 각자의 인생을 걷는단다. 때로는 바다가 거칠어지듯 인생에도 폭풍이 불어닥칠 때가 있어. 배를 내보낸 사람은 구조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모든 항로에 가까이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
287쪽
목차
귤꽃
바다별
꿈나라
구름 줄
돌십자가
빛의 항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