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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22738 / 516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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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문학동네 평론선 [7]
출판사 리뷰
“문학은 절대로 삶 그 자체여야 하며 동시에 절대로 삶을 넘어서야 한다.”
문학이 가리켜 보이는 세계의 바깥, 이미지의 매혹 안에서
비로소 감지할 수 있는 존재의 낯섦!
그의 비평은 물로 옷감을 짜는 한낮의 빗줄기처럼 작품 밖을 서성거리는
작품의 맨얼굴, 작품 바깥의 광활을 더듬는 데 바쳐진다.
_김혜순(시인)
그는 일관성이 있고 공평한 사람이다. 그리고 매우 자주 정의롭다.
그는 너무나 많이, 정확하게 읽는다.
_서영채(문학평론가)
자신으로부터 빠져나온 길 잃은 얼굴들을 대면하는 한 젊은 평론가의 자세,
권희철 첫 평론집
2008년 『문학동네』 가을호에 「방랑자를 위한 여행안내서-윤대녕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권희철은 주목받는 젊은 평론가이자 현장비평의 최전선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평론가이다. 현재 『문학동네』 최연소 편집위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데뷔 5년 만에 첫 평론집 『당신의 얼굴이 되어라』를 펴냈다. 그간 쓴 글을 추려내고 정리한 첫 책임을 생각하면, 오백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은 그의 성실성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방증이 될 것이다. 또한 소설 비평뿐 아니라 시,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예민한 촉수를 드리운 그의 에너지 또한 앞으로 더욱 풍성한 활동을 기대하게 한다.
“문학은 절대로 삶 그 자체여야 하며 동시에 절대로 삶을 넘어서야 한다”는 신념 아래, 삶 그것에 집중하며 동시에 세계의 ‘바깥’, 즉 “세계 너머의 또다른 세계가 아니라, 모든 현실이 부정되었을 때 드러나는 비현실성이자 불가능성의 드러남”에 천착하는 평론가 권희철. “낯선 것을 낯선 것의 낯섦, 이 해 불가능성, 계산 불가능성을 보존한 채로 우리와 접촉하게 하는” 문학만의 어법을 통해 우리 존재가 처한 위험을 감지하는 데서 그의 비평의 특색을 짐작해볼 수 있다.
아감벤의 문장을 빌려 제목으로 삼았다. 그러므로 여기서의 ‘얼굴’은 ‘안면’과는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얼굴은 안면이 아니다. “얼굴은 수시로 안면의 정체성을 지우고 미세하게 차이 나는 감각과 정서가 새로운 표정으로 돋아나오는 열림, 드러냄, 소통의 장소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은 모든 양태와 성질을 탈고유화하고 탈정체화하는 문턱이다.”
우리 존재의 맨얼굴은 언제나 안면의 고정된 형태를 넘어선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꿈꾸면서 우리의 심연을 탐색하고 확장하며 강화할 수 있고, 그렇게 할 때마다 우리는 조금씩 다른 존재가 되어간다. 인간이 매 순간 자신 이상이고자 하는 가변적 존재이므로 안면의 고정된 형태가 우리의 맨얼굴을 대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우리의 존재를 변모시키는, 자신에 대한 꿈꾸기, 그 꿈의 무늬야말로 우리의 참다운 맨얼굴이다.(119~120쪽)
고정된 고유성과 정체성에 머물지 않고 ‘그것들과 함께’ ‘그것들을 넘어서’ “오로지 당신의 얼굴이” 된다는 것. 한 젊은 평론가의 넓고 깊어져가는 비평적 욕망을 따라가며 곱씹어보자.
1부 ‘밤, 바깥, 이미지’는 비현실성과 불가능성이 우글거리는, 위치지워지지 않은 채 낯섦을 유지한 존재들의 ‘불면의 밤’을 배경으로 삼는다. 신경숙, 한강, 배수아의 소설을 함께 읽으며 ‘가시적인 것의 비가시화’ ‘죽음의 극복’ ‘우글거림의 표현과 꿈의 존재론’을 도출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세 가지 항목들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그것이 결국 세계로부터의 물러남이라는 점에서,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빠져나옴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범주 아래 놓아볼 수도 있겠다.” 자기 자신의 바깥, 시간의 바깥, 언어의 바깥, 세계의 바깥 등에 자신을 던져넣는 작품들. 이장욱의 『고백의 제왕』에서도 역시 “가시적인 영역이 은폐하는 히스테리적인 것”을 읽을 수 있다. 김혜순 시집 『슬픔치약 거울크림』 역시 매끈한 우리 존재에 느닷없이 습격을 가해 ‘구멍’을 뚫는 ‘바깥’에 대한 시적 체험을 담았으며, ‘미로’의 생성이 돋보이는 조말선 시집 『재스민 향기는 어두운 두 개의 콧구멍을 지나서 탄생했다』도 마찬가지다. 편혜영의 단편과 이준규의 시들도 만날 수 있다.
모든 사물들이 서둘러 극단적으로 사라지는 거기 더 한층 깊은 대홍수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하는 것, 꿈과 비현실 속으로 침몰하게 만드는 것, 그곳에서 세계의 바깥을, 현재의 존재와는 다른 있음을 감각하게 하는 것.(51쪽)
2부에는 “삼켜지기와 빠져나오기, 가둠과 펼쳐짐의 리듬” 속에서 ‘보이지 않는 춤’을 추는 시와 시인들이 모여 있다. 박판식, 김이강, 윤진화, 이은규, 남진우, 강정, 송찬호, 신해욱 등을 만날 수 있다. 시는 고정된 진리가 붙박인 단단한 구조물이 아니라 “밝힘과 은닉 사이의 투쟁적 운동”을 “고요히 태동시키는 어떤 것”이다. “이 리듬이 우리의 꿈을 자극할 때 우리의 꿈 또한 이 리듬에 따라 우주적 반죽을 시작”할 것이다.
시는 무엇인가를 드러내 보이고 그것을 밝게 비춰주지만, 밤이 다가오고 그림자가 범람하는 것처럼 다시 그것을 불명료함 속으로, 대지의 품으로 몰아넣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대지의 품에서 다시 무엇인가를 꺼내서 우리 앞에 드러내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이 이중의 운동, 그것이 시가 품고 있는 것이다.(90쪽)
3부 ‘누구도 너무 많이 슬퍼할 수는 없다’에서는 생의 먹먹함과 슬픔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를 만날 수 있다. 도처에 고인 죽음과 이별의 분위기 속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슬픔’을 원동력 삼아 “그러한 분리 불가능한 슬픔이라는 조건 속에서” 상실의 대상과 새롭게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길들여지지 않은 슬픔을 땅에 묻다―박준론」). 또 “삶의 비극성과 거기에 따르는 곡진한 슬픔”이 “다만 슬픔 안으로 침몰하지 않도록 분투하는” 이야기는 “너무 슬퍼서 참 좋다”(「감정교육-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삶의 절박함과 서글픔, 외로움을 우리가 어떻게 서로 보듬고 감싸며 관계맺음을 향해 나아가는지는 신경숙 소설로 짚어가며, 상처와 고통, 절망과 허무주의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낸다는 것”에 대해서는 천운영과 최은미의 소설로 파고들어간다.
비극이란 슬픔, 고통, 시련을 전시함으로써 눈물과 함께 삶의 우울을 일시적으로 흘려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다. 비극은 그렇게 나약한 자들을 위한 체념의 예술이 아니다. 비극은 슬픔, 고통, 시련조차도 반복과 긍정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묻기 위해서만 그것들을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한 긍정을 통해 삶을 더욱 살아 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삶의 보석함을 마침내 열어낼 수 있는지를 묻는 의욕과 의지에 대한 시험으로써의 예술, 그것이 비극이다. (…)비극을 읽는다는 것, 허무주의에 감염된 슬프고 무력한 순간들을 의욕에 찬 기쁨의 순간들로 되돌려놓으려 한다는 것, 다시 말하자면 삶을 살아낸다는 것.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비극을 읽는 것입니다, (297쪽)
4부 ‘삶, 더 많은 삶’에서는 질식해가는 현실세계에 “문학이 어떻게 새로운 문제 제기의 산소를 주입할” 것인지, ‘입을 먹는 입’에 삼켜지는 것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고찰한다. 또한 “우리가 속물적 욕망에 얼마나 쉽게 굴복하는지, 그것이 이제 얼마나 단단하게 제도화되었는지”, 내면의 중심부를 채우는 고귀한 가치와 신념은 사라진 자기파괴적 폭력과 “쓰레기가 되는 삶” 등 우리 삶을 파괴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황정은과 편혜영의 소설, 김사과와 박민규, 김경욱, 이경의 소설과 송경동의 시를 만날 수 있다.
문학이 정치와 분열되어 있으며 그 분열 상태에서 정치적으로 무력하다는 반성은 오히려 문학 외부에 정치적 활기가 있으리라는 소망을 사실 판단인 양 착각하게 만들고 이런 착각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를 안심시키기까지 한다. 문학이 참여하고자 하는 정치적 공간 자체가 소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희미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오늘날 정치는 법에 의해 오염되어 스스로를 법 정립적 폭력으로 간주하거나, 단순히 살아남는 기술의 문제로 축소되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정치는 어둠 속에 가려져 있다.) 우리의 요점은, 질식해가는 정치에 문학이 새로운 문제 제기의 산소를 주입할 권리가 있으며 그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냉소주의의 시대에 ‘문학과 정치’를 논할 때, 함께 요구되는 것이다.(304쪽)
5부 ‘이야기의 교차로’는 배수아와 한강 소설이 가진 ‘이야기 없는 이야기’라는 편견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시하며 시작한다. 그들 소설에는 “이야기의 은밀한 법칙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법칙은 “이야기란 하나의 만남을 향해 나아가는 운동이라는 것”, “결코 도래하지 않은 채로 언제나 여전히 도래하는 중인 그 만남을 향해”간다는 것이다. 이렇듯 5부에서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소설가들의 ‘이야기의 은밀한 법칙’을 길러낸다. 편혜영 장편 『서쪽 숲에 갔다』 속 자기 지시적 알레고리와 “스트레칭 서스펜스”. “‘나는 누구인가’라는 절망적인 메아리와 담지자 없는 소리”가 이루는 뫼비우스의 띠, 성석제의 중편 『호랑이를 봤다』가 그려 보이는 성석제식 인간학, 조현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와 영화
<스캔들>
을 비교 대조한 비평 「절대인간의 몰락」 역시 인상적이다.
스캔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바꿔 말할 수도 있다. 문학은 우리를 밤의 시간으로 데려다주는 것이라고. 존재자들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활동으로 빼곡한 대낮, 그 이성과 노동의 시간의 사라짐의 현현이 밤이다. 밤은 존재자들이 세계에 자리잡기 전의 어떤 미결정 상태 속으로 존재자들을 되돌려보낸다. 밤의 시간 속에서 세계는, 이미지의 매혹 속에서 사물이 그런 것처럼, 더이상 존재하지 않고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불투명한 텅 빈 열림만이 존재한다. 그것은 단지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이 아니며, 미결정 상태의 존재의 웅성거림으로 가득한 열림이다. 밤의 시간 동안 비현실성과 불가능성이 우글거린다. 밤의 시간 동안 우리는 세계에서 쫓겨나고 이성과 노동의 시간이 제공한 익숙한 것들과 결별한다. 그때 우리는 어떤 사유도 다다를 수 없는 황야로 내던져진다. (……) 그러나 밤의 시간, 낯선 것은 우리 앞에 주어져 있으면서도 세계 속에 자기 자리를 찾지 않고 자신의 낯섦을 잃지 않는다. 그것이 사유와는 다른 문학의 어법이며, 문학의 불가능한 어법이다.
–13쪽
오늘날의 사랑에서 중요한 점은 너무 많이 사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뜨거운 사랑은 ‘진보(개발, 성장)의 열차’가 달리는 궤도를 비틀어놓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355쪽
책머리에
프롤로그 _우글거리는 밤의 시간들
1부 밤, 바깥, 이미지
노아의 방주로부터 대홍수를 구출하기
불면의 밤, 익명의 중얼거림-이장욱의 『고백의 제왕』
죽음과 함께 있는 것은 여기까지-편혜영의 「저녁의 구애」
어떤 시적인 것은 시간의 바깥에서 온다-이준규의 근작시들
시인은 구멍을 쓴다-김혜순의 『슬픔치약 거울크림』
불안의 향기로 가득한 미로의 화원-조말선의 『재스민 향기는 어두운 두 개의 콧구멍을 지나서 탄생했다』
2부 보이지 않는 춤
거미의 줄, 실(絲), 끈, 현(絃), 길(道)-박판식의 『밤의 피치카토』
아름다운 그녀는 울지 않아요-김이강의 『당신 집에서 잘 수 있나요?』
궁극의 리듬을 위한 프렐류드-윤진화의 『우리의 야생 소녀』
식물성의 꿈-2010년 여름의 시들
‘생(生의) 음악’에 대하여-이은규론
꿀벌치기의 노래, 절망과 유혹의 대위법-남진우의 『사랑의 어두운 저편』
저작(咀嚼)의 말, 잉태(孕胎)의 시, 분만(分娩)의 예언-강정의 근작시들
아프리카의 꽃밭에 세우는 시업(詩業)의 지붕-송찬호의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우르르 넘어지는 볼링핀처럼-신해욱의 『생물성』
3부 누구도 너무 많이 슬퍼할 수는 없다
길들여지지 않은 슬픔을 땅에 묻다-박준론
감정교육-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사랑이며 또한 인생인-신경숙의 『모르는 여인들』
다락방의 악마에게 상처받을 수 있는 능력을-천운영의 『생강』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비극을 읽는 것입니다-최은미의 『너무 아름다운 꿈』
4부 삶, 더 많은 삶
당신의 얼굴이 되어라
<보론> 너무도 희미한 능력-2012년 겨울의 비평들
인간쓰레기들을 위한 메시아주의-김사과론
아름다운 영혼이여, 안녕!-박민규론
사랑은 언제나 증오하고-김경욱의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먼지 도시의 이방인들-이경의 『표범기사』
그 말들은 뼈를 토해놓고 말이라 할지 모른다-송경동의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5부 이야기의 교차로에서
이야기의 은밀한 법칙-언제나 여전히 도래하는 중이거나 언제나 이미 지나간 만남을……
세계의 일식이 지나고……-편혜영의 『서쪽 숲에 갔다』
비극의 아래로 데굴데굴-성석제의 『호랑이를 봤다』
코스믹 포에틱스(cosmic poetics)-조현론
절대인간의 몰락-『위험한 관계』와 <스캔들>
에필로그
숲은 움직이게 되리라-은희경의 『태연한 인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