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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202417 / 200쪽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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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시는 그냥 오는 게 아니다. 시혼(詩魂)이란 게 먼저 있어야 하겠고, 시혼이 말을 만질 때에야 반짝이는 시어가 나오고 공감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시가 탄생할 것이다. 이때 시혼이 만져놓은 시어들과 시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자유하게 하고 기쁘게 한다면 더 바랄 게 있겠는가. 여기에 이르면 시를 대하는 독자들의 가슴도 뜨뜻하여 올 것이다. 한정석은 우리 시대에 버려진 또는 소홀히 여겨지는 개인적·사회적 가치들과, 사람들이 업신여기거나 쓰다가 무심하게 버린 존재들을 집요하게 좇아간다. 이런 가치들과 존재들이 어찌하여 사람들에게 무가치... 시는 그냥 오는 게 아니다. 시혼(詩魂)이란 게 먼저 있어야 하겠고, 시혼이 말을 만질 때에야 반짝이는 시어가 나오고 공감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시가 탄생할 것이다. 이때 시혼이 만져놓은 시어들과 시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자유하게 하고 기쁘게 한다면 더 바랄 게 있겠는가. 여기에 이르면 시를 대하는 독자들의 가슴도 뜨뜻하여 올 것이다. 한정석은 우리 시대에 버려진 또는 소홀히 여겨지는 개인적·사회적 가치들과, 사람들이 업신여기거나 쓰다가 무심하게 버린 존재들을 집요하게 좇아간다. 이런 가치들과 존재들이 어찌하여 사람들에게 무가치하게 다루어지고 파괴되고 부서져야 하는가를 묻는다. 거기 편안히 내려앉지 못하는 말들을 부둥켜안고 씨름한 뒤 시인은 그런 가치들과 존재들(의 현실)에 적합한 말들을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인간이 언제까지 지상의 중심이어야 하는가를 또한 그는 강하게 묻는다. 그리하여, 자유, 자기 결정권, 온생명(Global Life), 사유, 신심(信心), 고통 등의 가치들이 이 시집에서 새로운 의미와 힘을 얻는다. 새들이나 개들도, 바람도, 비도, 눈도, 여러 미물(?)들도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사람과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관계되어 있다는 데서 이미 사람보다 못한 하찮은 존재나 미물(微物)이 아니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말을 하는 것은 입이고 혀끝이지만 말을 내어놓는 곳은 온몸이다. 한정석에 따르면 차라리 그의 온 생애다. 그러니까 말을 낸다는 것은 자유로 향하는 통로이면서 도무지 정답이 보이지 않는 허방이기도 하다. 일견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 시에는 말에 대한 절망과, 그래도 버릴 수 없는 말에 대한 기대가 함께 드러나 있다. 그는 하나의 말을 위해 밤새워 뒤척이고 몸과 마음을 곧추 세운다. 말을 풀무질하고 갈아서 비로소 자유로 가는 한 개의 비수를 벼린다. 그러나 그 말이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다. 그 말을 꺾어 버리는 것은 무심한 새벽바람, 어쩌면 일상이라는 괴물이다. 여기서 말은 우리가 입 밖에 내는 말이 아니다. 말로 표상되는 우리 내면의 가치, 지금은 일그러지고 전도된 개인적, 사회적 가치일 것이다. 그는 그것을 자유라고 말한다. 즉 말과 자유는 수단과 목적으로 서로 환유하면서 그의 내부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두 축이다. 그리하여 그는 때로 절규한다.\"(최용탁/시인)
새소리 (21쪽)
아침엔/새소리가/사람 소리보다 더 커요/사람을 이겨요/새소리에 사람들이/끌려다녀요
은행잎 하나 (40쪽)
은행잎 하나/비를 안고/바람을 출렁이더니/풀섶에 지고요/한 생명이 그렇게/다른 생명에 닿고요
말을 낸다는 건 (85쪽)
자유 쪽을 향하려고/말들에게로 간다/몸을 정신을/똑바로 가져가려고/말들을 가지런히 한다/깎고 다듬고 손질하여/송곳같이 날이 선 말들을/하나씩 두드려 본다/입 밖으로 숨처럼/신중히 내어놓아 본다/무심한 새벽바람을/견디지 못하고는/날카롭고 힘센 말끝 하나가/잘리어 날아가 버린다/ 지난밤부터 내 고뇌가/허방으로 가는 꼴이다/말을 사물에 딸려 보내는 건/고달프다 때로 허망하다
숨 하나(172쪽)
그해 봄은 싱그럽지만은 않았다/시민들은 양심과 자유를 좇아/심하게 흔들렸다/금남로는 광란의 권력이 불러온/죽음들로 쓸쓸하였다/레이프 가렛의 열기가/양동시장을 생뚱맞게/새어 나오는 게 들렸다/이른 아침 장마 구름이 주월동 공생원/태극기에 걸려 넘어졌다/가엾은 숨 하나가 우주를 흔들며/지구별 위를 떨어져 내렸다/몸 하나가 보이더니 리어카에 삽과 함께/실리었다 잠시 천막천이 덮이고/툴툴거리는 리어카 바퀴살의 반주를 따라/세 사람이 힘없이/만가輓歌를 삼키고 있었다/화장실에서만 피던 자유 하나도/거기 딸려 가고 있었다/논길 끝 야트막한 산자락/음지에 비목들 숲이 보였다/거기 그는 말없이 누웠다/그에게도 예쁜 탄생과/따스한 봄날은 있었을까
기도의 바탈 (142쪽))
새가 가락을 하고/물이 웃음 짓는다/풀과 나무가 속삭이고/대지가 중저음으로 노래한다/바람은 수줍은 듯 떨리며 온다//약한 이들은/깊고도 길게 호흡한다/무릇 살아 있는 것들은/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소리로 숨을 건져 가는 거다//기도의 바탈은/귀 기울여 듣는 거다/하늘의 소리는 땅 위에 있다/내 몸뚱이의 욕망과는 거리하고 있다/내 바람을 저만치 멀어 있다//기도는 자유다/몸의 자유/정신의 자유
목차
바다는 자유 한다
자유 하는 바다 ┃봄비 ┃노란 은행잎 ┃김칫국 들었소이다 ┃눈물은 ┃말과 안개 ┃산밤을 먹었지요 ┃오늘 눈이 오면┃새소리┃새들┃언젠가 가로등이┃그는 사람 세상을 떠난다┃그와 나, 온생명은┃잠들지 않는 바다┃부은 하늘에┃몸을 만져 주며┃새들이 잠을 막아요┃눈의 깊이┃비의 메시지┃시간┃은행잎 하나┃가을 꽃 기운┃그냥 누워 있어요┃아! 저 아득한
내어놓으면 희망이다
우산 생각┃파리 한 마리┃살아 있으면 희망이다┃튼실한 그대 발자국과┃바람┃너를 넣으면┃물의 은총┃빨래를 널며┃비가 오면┃시한의 바닷가 극장┃새들과 나는┃들으라 한다┃그대만 보이오┃아, 차가운 새벽아┃몸, 즉or 몸뚱이┃풀을 뽑다가┃내 유년의 꿈┃오이김치 하려고요┃신앙 하려는가┃햇빛 좋아라┃하루해의 몰락
가난한 말들이 그립다
말을 살아남는 거┃말과 삶┃매끈한 게 좋은 거 아닙디다┃풀무를 견딘 말들아┃사는 이야기┃나의 말은 쓰다┃말을 낸다는 건┃쓰는 까닭┃말없이 있어서┃가난한 말들이 그립다┃요즘 아이들은┃말의 무게┃말과 사물┃내 말은┃새들 죽음도 슬프다┃슬픔이 멀어지지 않으니┃그는 나는┃말들을 살리려┃말을 놓아 버린 까닭┃그날 이후
뭍을 닿고 싶다
뭍을 닿고 싶었다┃살다 보면 힘들 줄 알고┃지난날┃고독한 산책자┃나에게 신심은┃어제 달빛에┃당신은 얼음 마음이기에┃죽음 앞을 서리라┃정신은┃한겨울에┃바람이 오면┃밤이면 ┃올해 잣 농사┃한낮의 꿈┃지옥을 떨었다┃내 뒷모습┃새들 따라 살고 싶다┃무어를 떠는 건가┃주름을 펴 볼까나┃인생은┃죄의식 하나┃농성동 오토바이들에게┃마음 꽃밭에┃나는 대체┃내 안 기름때┃기도의 바탈┃파김치를 담그며┃빛고을도 추웠다┃애말이오┃너의 아픔이┃나도
생명은 자기 결정이다
정치적인 말┃생명은 자기 결정이어요┃몸은 자유다┃사랑 하나┃웃는 정치를 기다리며┃우리에겐 저항권이 있소?┃살아 있다는 거┃내래 함경도 땅끝을┃비 새벽 풍경┃광주는 나에게┃정치의 풍경 1┃정치의 풍경 2┃달이 차오른다┃자유┃하양 비닐봉투┃숨 하나┃말을 가겠다는 건┃세르게이를 읽다┃반딧불이┃오늘 지구가 끝난다고?┃그해 사월┃꽃뱀 하나┃땅은┃오늘은 그냥┃욕망의 전차를 내리다┃말들을 거두며
해설┃최용탁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