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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먹는 소

시리즈 : 문예중앙시선 [48]

고진하 저 | 문예중앙 | 2013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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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7804680 / 116쪽 125 x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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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한 잎 고통과 한 잎 황홀이 포개지는 방랑의 문장 자연 사물에 깃들인 신성(神聖)을 탐구하는 시세계를 펼쳐온 고진하 시인의 신작 시집 『꽃 먹는 소』(문예중앙시선 028)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인도 시편’이다. 고진하 시인은 지난 10년이란 세월 동안 매년 인도를 여행하며 길어 올린 “한 잎 고통과 또 한 잎 황홀이 포개지던 방랑의 긴 문장”(「시인의 말」)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냈다. 시인이면서 목사이기도 한 그는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신이 부재한 시대의 신성을 발견”하는 시세계를 펼쳐 보이며... 한 잎 고통과 한 잎 황홀이 포개지는 방랑의 문장 자연 사물에 깃들인 신성(神聖)을 탐구하는 시세계를 펼쳐온 고진하 시인의 신작 시집 『꽃 먹는 소』(문예중앙시선 028)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인도 시편’이다. 고진하 시인은 지난 10년이란 세월 동안 매년 인도를 여행하며 길어 올린 “한 잎 고통과 또 한 잎 황홀이 포개지던 방랑의 긴 문장”(「시인의 말」)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어냈다. 시인이면서 목사이기도 한 그는 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신이 부재한 시대의 신성을 발견”하는 시세계를 펼쳐 보이며 “종교적 사유와 생태적 사유의 결합”(유성호 문학평론가)을 추구해왔다. 이번 시집에서 고진하 시인은 기독교, 불교, 도교 등을 아우르는 해박한 신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대상과 사물의 내면과 깊이를 흡입하여 형이상학적 사유를 작품 곳곳에 부려놓는다. 인도에 대한 단편적인 관심이나 체험기가 아닌, ‘인도적인 것’을 넘어선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사유를 ‘인도’라는 프리즘을 통해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땡볕”과 “소나기”(「집시의 뜰」) 같은 시간 속, 일상의 견고한 질서에 금이 가버리는 어떤 한순간의 체험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결핍과 어떤 심연을 발견하여, 이를 자각하고 성찰해나간다. 그는 그 방랑의 10년간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아열대의 태양 아래/삶과 죽음이 뜨겁게 끓어오르던/어느 날의 새벽 강/흐느끼는 강의 눈물샘에/저를 빠뜨린 채 울부짖던 신들린 어린 소리꾼이/왜 그토록 오래 잊히지 않는지//모르겠네!” ―「시인의 말」 중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결핍과 영혼의 자각 손님을 기다리는 일에 이골이 났다 오후 들어 야채카레 한 접시를 비운 뒤 지나가던 열풍의 긴 꽁지머리를 뭉텅― 잘라준 기억밖에 없다 비리 몇 모금 빨고 나서 빈 나무의자 깊숙이 늙은 몸을 눕힌다 얕은 꿈결에 면도날 같은 시퍼런 문장이 지나가며 오랜 그리움의 새 별자리를 보여주었지만 문맹이라 받아 적지 못했다 ―「노천 이발소―뉴델리에서」 전문 서시 「노천 이발소―뉴델리에서」는 시인이 인도 뉴델리에서 본 어느 늙은 이발사에 대한 기록이지만, 인도적인 것과는 상관없는 인간의 근원적인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인이 인도에서 길어 올린 것은 단순히 인도의 풍광과 인정만이 아니다.) 위의 시에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늙은 이발사가 등장한다. 그날은 손님이 별로 없었던지 한가하게 무더운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점심으로 야채카레를 먹고, 담배 몇 모금을 피운 뒤, 긴 나무의자에 누워 낮잠을 잔다. 그런데 그 얕은 꿈결에 “면도날 같은 시퍼런 문장이 지나가며/오랜 그리움의 새 별자리를 보여주었지만” 늙은 이발사는 “문맹이라 받아 적지” 못한다. 삶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면도날 같은 시퍼런 문장이 지나”가는 순간, 자기 생의 진정한 가치와 간절했던 이상향이 그려진 “오랜 그리움의 새 별자리”를 떠올리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걸 “받아 적지 못하”는 운명의 굴레 속을 살아간다. 그러한 인간의 근원적인 결핍과 운명의 굴레를 시인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시집은, 진정한 영혼의 눈을 뜨게 하는 인도에서의 특별한 체험의 기록들로 가득하다. 그 체험은 “땡볕”과 “소나기” 같은 시간 속에서, 일상의 견고한 질서에 금이 가버린 어느 한 순간이며, 이 순간은 시인의 깊은 사유와 성찰을 통해 빼어난 시편으로 탄생한다. 뱃전을 때리는 사원의 종소리가 멀다 돌아올 생을 가늠하지 않고 잔물결 헤적이는 노 젓는 소리가 저승처럼 멀다 문득, 어린 뱃사공의 목젖이 끓는 강물을 들이켠 듯 뜨겁게 떨린다 저 어린 것이 흐느끼는 강의 눈물샘에 저를 빠뜨린 신들린 소리꾼일 줄이야 (…) 끓는 강물을 더 끓어오르게 하는 가야트리 만트라 귓전을 때리는 어린 사원의 종소리가 멀다 돌아갈 생을 가늠하지 않고 잔물결 헤적이는 노 젓는 소리가 저승처럼 멀다 ―「먼, 야무나 강」 부분 위의 시에서 가야트리 만트라를 부르는 어린 뱃사공의 소리에는 어떤 간절함이 묻어 있다. “아열대의 태양 아래/삶과 죽음 뜨겁게 끓어오르던/어느 날의 새벽 강”(「시인의 말」) 위에서 노래하는 “신들린 소리꾼”을 보며 시인은 자신의 초상을 발견한다. 그 간절한 것에 대한 그리움은 한없이 ‘먼 것’이어서 어린 뱃사공은 절절히 “불을 토해”내는 것일 테다. 시인은 자주 “멀다”고 표현한다. 가까이 느낄 수 있지만 쉽사리 다가갈 수 없는 것, 가까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아득한 것들. 이 시집 곳곳에서 드러나는 “오랜 그리움”(「노천 이발소」)과 지극한 “떨림”(「집시의 뜰에서」), 그리고 신과 인간의 거리와 삶의 죽음의 거리도 그저 ‘먼 것’이다. 시인은 인간 존재의 궁극적 기원과 자기 정체성, 그리고 존재의 심연에 대한 구도의 열망으로 갈증을 느낀다. 그러나 그조차도 멀 뿐이다. “영혼의 건기(乾期),/언제쯤 건기는 끝나게 될까”(「물지게」)라고 자문하는 시인에게 어쩌면 그 자체가 구도의 길일 테다. “가벼운 행낭으로/가없는 지평이 가없는/저 시간의 공포 바깥”(「시인의 말」)으로 걸어 나가는 구도의 길에서 시인은 “아무 빌 소원도 없는/삶을 살 수 있기를/내 목숨의 꽃등 꺼지기까지/빌 소원도 없이//이 어두운 강을 건널 수 있기를”(「꽃燈」) 바란다. 욕망을 버리고 깨달음의 과정으로 걸어가는 구도의 과정이 곧 삶이라는 듯이. ■ 시인이 쓰는 시론 어떤 시적 관념이 육화되는 순간의 융융한 희열이 시 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에네르기이다. 그 희열은 물론 고통을 내포한 희열이지만, 그 순간 나는 내 존재 바깥으로 나가 나를 응시할 수 있으므로 창작의 고통도 잊을 수 있다. 어느 사상가의 말처럼 ‘특별한 빛의 성유(聖油)’로 칠해져 있는 그 순간에 몰입해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창조의 샘에서 선업(善業)―시―의 문장을 길어 올릴 수 있다. 뮤즈의 신, 어떤 ‘다른 목소리’가 나를 부를 때마다, 나는 그 어디에도 정주하지 않는 방랑의 문법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고진하 시인

저자 소개

그는 낡은 한옥 불편당(不便堂)을 손수 고치며 텃밭을 가꾸고, 직접 부엌에 들어가 요리와 설거지를 하는 등 몸으로 사는 삶을 수행의 소중한 방편으로 여긴다. 아내가 해주는 잡초음식을 먹으며 점점 건강해지는 몸에 놀랐고, 잡초처럼 ‘흔한 것이 귀하다!’는 나름의 철학을 시와 강의를 통해 전하고 있다. 요즘 그는 매일같이 시골 들길을 걸으며 나비 한 마리, 풀꽃 한 송이에 깃든 우주의 신비로움에 탄성을 지르곤 한다. 시집으로는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우주배꼽》 《명랑의 둘레》 등이 있으며, 산문집 《시 읽어주는 예수》 《영혼의 정원사》 《책은 돛》 등이 있다. 영랑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목차
노천 이발소
집시의 뜰에서
먼, 야무나 강
자연
흑소
푸줏간 앞에서
물지게
석불의 맨발에 입 맞추다
님나무
적멸의 문장
귀신을 볼 나이에 소를 보다
새가 울면 시를 짓지 않는다
꽃 먹는 소
모자
새점
아루나찰라의 잔돌들
가없습니다
그리운 나타라자
사두
소똥 다라니
노천카페
하늘 도공의 솜씨
소똥
이끼부처
빈 배
꽃燈
우물
태양의 선물
간디
검정개
태양사원
퐁디셰리의 사이클론
뉘실꼬?
꽃 공양
알몸의 광휘는 사라지지 않는다
너도 똥 누고 뒷물했니?
뿔
차도르
붉은 깃발
Ganga
폭염 속에서
물의 장례
죽음이 털기 전에
하리잔
무료한 갱년
벵골의 딸
벵골의 개들
식경(食經)
네 부재의 향기를 하모니카로 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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