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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숙 저 | 청어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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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7706624 / 28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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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무안하다. 뭐 이렇다 하게 이룬 게 있어야 의미 있게 혹은 재미나게 써볼 텐데, 누구나가 대개 한 번씩 하는, 태어나서 밥 먹고 자고 결혼하여 애 낳는 것 외에 특별히 한 게 없어서 새삼 무렴하고 반성이 되고, 적을 것도 없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부끄럽다.
하나 다른 게 있다면, 가장 꽃다운 나이 열아홉 되던 해 5월 18일, 광주 무등경기장 옆에 살았다는 이유로 볼 것 못 볼 것 다 듣고 보며 인간의 이중성, 한계 등에 대한 생각을 아프게 좀 많이 했다는 점 정도다.
그리고 그 생각은 훗날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앞에 서게 했고 곧 매료되었다. 답이 있을까 싶은 질문들을 가득 짊어진 채 밤마다 놋거울 닦듯 청춘을 보냈으니 그런 처녀가 무슨 생기가 있고, 일을 이루고, 꽃처럼 예뻤겠는가? 우중충했다.
그때 했던 고민들이 어설프게 문자화된 게, 1991년 「낙조」이고, 1992년 「꿈」이다. 그 두 번이 마중물이 되어, 제법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젠 뭔가 묻기보다는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연필을 잡았다.
녹차가 많이 나는 보성과 순천, 광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가 직장 따라 서울로 올라와, 지금까지 그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빅뱅 직전의 십 대 두 아이를 키우며 겨우겨우 힘들게 지내고 있다.


E-mail : softhanna@naver.com


 

책 속에서

태어난 생명체는 모두 한 번은 생명의 종말을 맞게 되지. 종말은 끝이야.
그런데 말이야, 한번 생각해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나 밑도 끝도 없이 막연하게 살다가, 연습도 없이, 보상의 기회도 가져보지 못한 채 역시나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어느 날 일회적으로 생이 끝나버리고 만다면 뭔가 너무 억울하지 않겠니? 무엇이든 다 연습할 기회가 있어.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삶엔 그것이 허락되지 않았어.
나는 왜 이 모습으로, 이곳에, 이때 태어났는가? 우연인가, 필연인가. 인생의 시작은 언제부터며 끝 또한 어디인가? 무엇으로부터, 누군가로부터 난데없이 던져졌단 말인가? 나는 무의지의 주사위 말 같은 존재인가?
내 생각에 도박 말고 다른 무엇으론 설명이 안 돼. 그래서 난 금생(今生)을 어떤 바람직한 매뉴얼대로 연습해본 후 꼭 진짜로 살아보고픈 거야. 도박 이상의 의미가 분명히 인생 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해. 분명히 있어. 처음부터 의미같은 건 없었다고 한다면 세상의 모든 가치는 허망한 것이 되고 말아.
분명 더 크고 다른 의미가 있는데 지금 나만 모르고 있는 거야. (……)
바람직한 매뉴얼이 곧 선각자들이 말한 진리, 도(道)가 될 거야.

신이 있다면 자신의 존재를 왜 드러내지 않나?
종교란 무엇인가? 왜 인간에게 필요한가? 가슴이 뛰었다.
인간이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고 고민하였을 그러나 쉽게 어디 내놓지 못하는 질문을 고인은, 가식 없고도 정직한 용기를 내어, 우물쭈물하는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던져준 느낌마저 들었다. 그의 마음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질문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돈만 벌지 않으셨군.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백의 시선은 온화한 중에도 날카로웠다.
질문은 어려운 게 아니었다. 그런데 젠장, 눈두덩이 뻐근해지면서 물기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가식 없이 언제나 품어온 꿈 말입니다.”
그는 빠르게 퍼지는 눈두덩의 온기를 쫓기 위해, 감상적인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평소 얼마나 간절히 원하여왔던가를 맨 정신으로 말하기 위해 먼저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태연한 척 헛기침도 했다. 한번 말을 빼면 못 주워 담는다.
“도통하고 싶습니다.”
그는 웃어버릴지도 모르는 백을 용기 내어 맞바라보았다.
“욕심이 큽니까?”
그는 얼른 대답하지 않고 있는 백을 보며 조심스레, 조금은 부끄러운 듯 덧붙였다.
깨달음을 언제나 희망하였지만 묻고 있는 백만큼 절실하고 절박하게 구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 순간만큼은 절실하다. 칠흑 속에서 길을 찾는 일은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고 그는 간절히 생각했다.
“바라는 이유 또한 물어봐도 됩니까?”
“그래야 하니까……. 사람이면 누구나 그래야 하니까요.”
그는 지체 없이 대답했다.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목차

목차
부재(不在)………………………………… 무엇이 없는 걸까
동거……………………………………………… 새로운 시도
나쁜 해법……………………………………… 어긋난 이해
배타(排他) ……………………………?……………… 두 마음
거울……………………………………………… 정직한 고백
누이들 ……………………………………… 또 다른 아픔들
실마리 ………………………………… 상실을 알아차리다
갈등………………………………………… 선택의 길목에서
재회 ……………………………………… 완성을 향한 도정
쉰들러 리스트 ……………………………………… 기적
새 인연………………………………… 우연을 가장한 필연
사랑 ……………………………… 사람에게 있어야 하는 것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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